안경원숭이(Kaslan, 투명원숭이)
게이 로맨스
가엾은 카레에게 은총을 주세요 (2018. 8. 18, 예약: 8,000원)
작품유형: 주접코미디, 오메가버스, 캠퍼스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1: 장세민(만18세-->21, 소령, 대학생, 초능력자, 극우성알파, 콩깍지공), 강황(카레, 19-->22, 대학 1학년, 서큐버스 증후군 환자, 베타, 주접수)
커플 2: 화성인(중 1-->대학 2, 복학생, 우성알파, 성인군자공), 유자의(의자왕, 중1 --> 대학 4, 졸업반, 우성오메가, 미인수)
알파의 정액을 먹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린 베타 남자 강황. 서글픔의 별 아래 태어났지만 타고난 낙천성에 힘입어 인생을 구김 없이 살고 있다. 불알친구이자 정액 셔틀 화성인과 중학교 때 짝에서 절친이 된 유자의는 카레의 둘도 없는 친구인 동시에 서로 각인한 알파와 오메가다.
각고의 노력 끝에 화성인과 의자왕과 같은 대학에 입학한 기쁨도 잠시. 항공모함에 필적하는 초능력 소령 장세민의 바지를 벗기고 펠라를 한 카레. 살기 위해 그랬다지만 항공모함님이 가만히 계실지 걱정이다.
가엾은 카레에게 은총을 주세요 9
화성인과 의자왕 119
카레, 화성인 의자왕 그리고 항공모함 183
후기 218
review:
대섭이 찜쪄먹는 주접물입니다. 대섭이가 당사자는 모르는 주접물이라면 카레는 알면서 실행하는 것이 다릅니다. 죽을병에 걸렸지만 씩씩하게 삶을 향유하는 카레는 국보급 얼굴에 투명 드래곤급 초능력자 장세민 소령을 기백으로 침몰시킵니다. 또한 납치 트라우마로 선택적 함묵증에 걸린 자의의 입을 엽니다. 아웃사이더 출신인 열성 오메가 동주도 카레와는 친구가 됩니다. 카레를 위해 인생의 많은 부분을 희생한 성인군자 화성인과 까칠하지만 카레에게는 친절한 자의 등 주변인물의 성격이 독특하면서도 살아 있습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어울리게 집필한 작가의 능력이 인상적입니다. 오늘의 인생을 충실하게 사는 카레에게 신은 항공모함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코믹함에 작품성이 묻히는 경향이 있으나 수작입니다. 수작은 수작인데 오류도 있습니다.
PS1. 설정오류입니다.
자의는 기분이 더 나빠졌다. 이거 소위 말하는 가방 셔틀 아니야? - 130 p. -
자의는 강황의 친구라는 알파에 대해 주치의에게 털어놓았다. 어릴 땐 친했던 것 같지만 2차 성징이 시작되고 알파가 알파로 발현하면서 강황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아 보이며, 무엇보다 강황을 하인처럼 부려 먹는다는 게 요지였다.
“요즘 말로 셔틀이구나.”
“셔틀이요?”
해외에서 살다 온 자의보다 주치의가 신조어를 많이 알았다. 셔틀의 뜻을 들은 자의는 바로 그거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134 p. -
--> 앞 문장에서 셔틀의 의미를 알고 사용했는데, 뒷 문장에서 의미를 배우는 것은 모순입니다.
PS 2. 오타입니다.
강황은 동주의 쿨한 부분이 어른스럽고 멋있어 보여 해질(--> 친해질) 요량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 14 p. -
하지만 자신이 그 알파의 페로몬을 될(--> 쐬게 될) 것이라곤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 64 p. -
짧은 이야기들
소책자 《늪》by G바겐
이성애 로맨스
내 아버지의 아들을 찾아서 1-7 (2018. 9. 18, CL프로덕션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25,900원)
작품유형: 중세판타지
시대/장소: 중세/ 가상제국
주인공: 제리코 미베어(제리코 한슨, 17-->18, 마을 소녀 장사-->미베어 소공작, 용사의 사생아)
귀족인 친부를 찾아 돈을 받고
현재의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제리코.
그렇게 찾게 된 친부는
무려, 영웅 에라프 아리보 공작이었다.
그러나 그는 죽음을 앞두고 있었고,
돈 받으러 왔다가 졸지에 공작위를 잇게 생긴 제리코.
그때 마침 구세주처럼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가 말을 걸어왔다.
“주인의 숨겨진 아들을 찾아. 그럼 넌 자유야.”
공작위를 잇지 않으려면
내 아버지의 아들을 찾아야 한다!
review:
《황제와 여기사》를 감탄하며 읽어서 주저 없이 전액 결재했습니다. 그러나 전작주의자(월드병)가 아니라면 카카오페이지에서 매일 한 편씩 무료로 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황제와 여기사》보다 못합니다. 《가엾은 카레에게 은총을 주세요》만큼 유머러스하지도 않고 《황제와 여기사》처럼 메시지가 강렬하지도 않습니다. 전작들의 성공에 고무되어서 덜 익은 작품을 섣불리 발표한 느낌입니다.
산동네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던 소녀 장사 제리코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귀족인 친아버지에게 장사밑천이나 얻으려고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녀가 광룡을 죽인 영웅의 딸로 밝혀져 신분상승하는 것이 발단입니다. 용사 에라프는 용을 죽였지만 저주에 걸려 온몸이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가 남긴 전설의 검 드래곤 슬레이어 소드의 진짜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오라버니를 찾는 과정이 줄거리입니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세 남자(알비노 황자님, 천재 마법사, 황금 요정의 축복을 받은 천재검사)는 용사의 아들 자격이 충분합니다. 제리코가 할 일은 이들보다 더 위상이 높은 어머니들(제국의 공주님, 마탑의 주인, 제국 제일의 부자)에게 접근하여 아드님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정이 지루했고 복선도 복잡합니다. 말하는 에고 소드, 사연 많은 세 남자, 과거가 수상한 잘 생긴 이방인까지 다섯을 건사해야 하는 제리고는 애신 낭자보가 더 많은 사건과 사고와 마주칩니다. 게다가 마법과 광룡 살해에 얽힌 저주와 인과가 얽히고설켜서 이해하는데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등장인물의 사고방식이나 결말은 정석적이고 자연스러우나 과정이 답답합니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 읽었습니다. 찾아서 읽을 정도는 아닙니다.(절대로 19금이 아니라서 하는 얘기는 아님)
황제와 여기사 : 안경원숭이 장편소설 1-2 (2016. 8. 30, 디앤씨미디어, Black label club 27, 가격: 23,000)
1권
1. 윈터 7
2. 에하스와 쿠크다 69
3. 적응 95
4. 도강 137
5. 신고식 219
6. 왕의 기사 233
7. 사이좋은 주종 353
8. 터닝 포인트 417
2권
9. 황제의 길 7
10. 귀향 63
11. 개선 75
12. 잠시 쉬었다 가시오 125
13. 서열정리 207
14. 후궁의 여기사 271
15. 푸닥거리 403
황제와 여기사 : 안경원숭이 장편소설 3-4 (2016. 10. 24, 디앤씨미디어, Black label club 27, 가격: 23,000)
작품유형: 중세기사물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아크레아
커플: 룩소스 클레어(22 --> 40대 초반, 룩소스 1세, 아크레아 왕국의 소년왕 --> 아크레아 제국의 초대황제, 男), 폴리아나 윈터(폴리아나 크렌벨, 20--> 30대 후반, 북부 소국 에하스의 기사 --> 아크레아 제국의 후작 --> 황후, 女)
이복 여동생에게 작위를 물려주기 위해 죽어야 하는 폴리아나 크렌벨. 아버지와 계모는 그녀를 군대로 내몬다. 아버지의 기대와 달리 6년을 전장에서 구른 그녀는 승진도 하고 경력도 쌓는다. 그러나 그녀의 조국 에하스는 북에서 내려온 아크레아 정복군에게 연패중이다. 정복군에게 사로잡혀 죽을 위기에 처한 폴리아나를 살린 것은 적국의 젊은 왕 룩소스 1세다. 룩소스 1세에게 윈터라는 새로운 성을 하사받고 충성을 맹세한 폴리아나는 정복전쟁에 큰 공을 세운다. 북부와 중부에 이어 남부를 정복한 왕은 제국을 세우고 황제로 등극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군의 곁에서 동행한 폴리아나는 어느새 규격외의 존재가 되어 있었다. 여자인데 가사이며, 여자인데 군인이며, 여자인데 영지와 작위를 가진 폴리아나 윈터 후작이 그녀다. 그리고 대륙을 통일한 황제 룩소스 1세를 자기도 모르는 새 매료시킨다.
3권
16. 꽃뱀과 함께 춤을 7
17. 뱀 사냥 221
18. 사냥 중 잠깐 휴식 367
19. 꽃뱀 퇴치 415
4권
20. 사고 치면 수습해 줄게 7
21. 지각한 동생 219
22. 행복 257
23. 황제와 여기사 447
에필로그 473
review:
단편집 《짧은 이야기들》에 실린 《아름다운 마그놀리아》에서부터 작가의 독특한 현실인식을 예감했었는데, 이 작품에서 만개했습니다.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사회적 편견, 아름다운 왕과 못생긴 여기사의 역할 반전, 의지와 뚝심 하나로 주변을 변화시키는 평범한 여자 폴리아나. 걸크러시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골 때리는 개그도 자칫 진지하게 흐를 수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폴리아나를 통해 황제는 물론 주변인물이 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묘사되었고, 오랜 전통을 깨부술 동력도 얻습니다. 상대를 사랑할 수는 있으나 사랑과 이해는 별개입니다. 폴리아나의 사정을 이해한 최고 권력자 황제의 눈물 나는 희생이 돋보입니다. 의식의 흐름에 따른 스토리 전개가 물 흐르듯 이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수작입니다. 금년도 두 달이 남지 않았는데 올해 읽은 작품 중 두 손가락 안에 꼽힙니다. 반드시 일독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