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비원)
딱히 연결되는 작품은 없으나 등장인물들의 지나가는 이야기 중에 전작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Spin off
1편 《Play boys》야나세 카오루, 현난우
2편 《물고기 하늘을 날다》반송주(현난우의 이웃), 채기열
3편 《Husky》프레드 세이건, 정재진(현난우의 국가대표 후배)
4편 《Jinx》이서준, 원은형(정재진의 수영선배)
Spin off
1편 《연습상대》로드 A. 레이버, 유신희
2편 《A breezy day》알렉스 P. 헤일리, 유안 T. 디너스타인(유신희의 제자)
작품연표
1 inch 1-2 (개인지 12호, 2009. 12. 20, 예약: 18,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아이스하키),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미국
커플 : 에이브리엄 패트릭 오르(18, 10학년, OTS 하키주장, 짝사랑공), 윤원재(조슈아 마르티노 리, 18, 9학년, 비밀수)
여덟 살 때 잠깐 만난 외사촌은 원재에게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원재쪽의 생각이었으며 상대방인 에이브는 전형적인 "좋아해서 괴롭히는" 상황. 10년의 세월이 흘러 미국 기숙학교에서 다시 만난 에이브. 그러나 원재와 달리 에이브는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원재는 에이브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데…….
vol. 1
Ten years ago 7
Enforcer 55
Intermission 149
Gordie Howe hat - tricki 174
vol. 2
The winner takes it all 7
A pictorial puzzle 68
Go to rink 233
Sudden death overtime 274
Thanks to 357
Hidden track 361
review:
첫사랑은 위대한 모양이라고 에이브 오르는 굳게 믿었다. 첫사랑의 우위를 정할 수 있다면, 아마도 자신의 첫사랑이 세계 제일의 첫사랑일 거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의 품에 안긴 첫사랑이 찡그린 얼굴로 눈썹을 씰룩였다. 에이브는 고민에 빠진 것 같은 잠든 얼굴에 입을 맞추고 다시 한 번 웃었다. - 2권 286 p. -
세계 제일의 첫사랑을 쟁취했다고 생각하는 에이브 오르. 그러나 그의 바램과 달리 원재는 불응기가 없는 눈깔괴물이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더욱 부풀려온 에이브와 달리 원재는 터프한 응징자(받은만큼 돌려주는)로 자라 에이브의 착각을 유도합니다.
아이스하키는 김기혜의 미완성 만화 《EXIT》이후로 처음 접하는 것이라 룰이나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두 사람의 신경전이 재미있습니다. 눈깔괴물에의 두려움을 극복한 원재와 각고의 노력끝에 첫사랑을 쟁취한 에이브. 풋풋한 소년들이 빙판위에서 뒹구는 모습도 실감나게 묘사했으며 읽는 동안 궁금했던 에이브 어머니의 종적도 마지막에 적절한 방법으로 알려주어 마무리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에이브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학사 행정 등이 현실감을 떨어뜨립니다. 평균이상입니다.
12시 01분의 고백 = A confession at AM 12:01 (개인지 20호 《This is A story about love》소책자, 2012. 6. 24)
작품유형: 스포츠물(배구)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 정수암(22, 배구선수), 모진운(29, 배구선수)
이탈리아에서 선수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정수암이 모처럼 국내 연습에 참석했다. 첫 만남에서부터 모진운에게 팬으로 존경한다고 고백하여 선배들을 놀라게 한 수암은 진운의 룸메이트가 되어 수발 후배를 자처한다
review:
공수 구도도 정해지지 않은 단편입니다만 기승전결 분명하고 메시지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잠깐의 부딪힘에 이끌려 일생의 진로를 결정하고 꾸준히 준비한 수암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이야기입니다. 한밤중에 잠든 상대에게 고백하는 것은 S. 허버그의 《유리열쇠》에서도 나온 것이라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이 작품이 시기적으로 먼저입니다). 평균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그런 것을 심각하게 받아드릴(-->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 28 p. -
교교빈빈(皎皎彬彬) 1-3, 외전 (2017. 8. 24, 벨노블 출판, 북큐브 제공, 가격: 14,400원)
작품유형: 동양판타지, 황궁물, 임신수
시대/장소: 과거/가상제국
커플: 류윤제(20-->32, 황태자, 형님공), 화후용화(12-->24, 태자비, 소년수)
고귀한 태생의 백화 소년 화우용화. 제북 장군부의 수장이자 대가주이며 하후가의 후계자였던 아버지를 숙부의 손에 잃고, 임신한 또 다른 아버지는 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시는 등 초년고생이 막심했다. 제북 십일 후족과 견제관계지만 후손을 낳기 위해 백화가 필요했던 진족 황제는 일찌감치 용화를 태자비로 낙점한다. 그렇게 용화는 열두 살 때 볼모겸 태자비로 황궁에 들어온다. 여덟 살 연상의 태자는 헌헌장부에 후궁도 셋이나 둔 상태이나 용화의 궁생활은 순탄치 않다. 세월이 흘러 열여덟이 된 용화에게 황제는 합방을 명하는데…….
외전
괘석습해월(挂席拾海月) - 돛을 달고 바다의 달을 줍는다
창천(蒼天)
순순(諄諄) - 거듭 타일러 친절히 가르치다
요요무무(曜曜懋懋)
review:
《소년환상지》, 《황제야결록》, 《야연》에 이은 네 번째 동양판타지입니다. 비슷한 유형의 작품이지만 차별화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첫째는 공수의 지위고하입니다. 언급한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년환상지》 황제(절대군주) - 귀족 소년 : 나이차가 있는 절대 우위
《황제야결록》 외척 대장군 - 황자(후에 황제가 됨) : 황제의 권위보다 대장군의 무력이 앞선 연상의 친척형님
《야연》 황자 - 황실의 인척 : 동갑의 소꿉친구이며 친척관계(처음에는 황자가 우위에 있었으나 혼인 후 대등해짐)
《교교빈빈》 황태자 - 태자와 비등한 고위 귀족 : 태자가 우위를 차지하는 나이차 나는 형제관계
후계문제도 다르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황제 또는 황자가 주인공인 《소년환상지》와 《야연》은 형님이 낳은 업둥이 아들을 두는 것으로 후계를 매듭짓고 있습니다. 죽는 순간 과거로 회귀하는 《황제야결록》에서는 진정한 후계의 의미가 없습니다. 이 작품은 위의 세 작품과 다르게 임신수를 등장시켜 임신과 출산, 육아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이나 황궁의 암투는 《황제야결록》과 비슷하지만 백화와 진족이 등장하여 전작과 차이가 납니다. 남성 임신이 가능한 백화와 무형의 파동을 일으켜 물리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진족 황족둘. 이들 종족의 정점에 선 황태자와 태자비의 이야기입니다.
후궁의 간계에 속아 진실을 보지 못하는 윤제에게 상실의 고통을 일찍 깨달아 애늙은이가 된 용화는 버거운 상대입니다. 후회도 늦고 고백은 더 늦은 윤제에게 조언을 한 이는 산전수전 겪은 황제입니다. 아버지의 코치로 윤제는 용화의 화를 풀고 사이가 좋아집니다.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보이는 관계로 전작주의자가 아니라면 찾아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 언급한 세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으십시오. 다른 점을 찾을 정도로는 변주가 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오타와 비문이 전말 많습니다. 퇴고를 하기는 한 것인지.
PS: 오타입니다.
“예…… 아? 소인이 모 상궁마마와 앞면(--> 안면)이 크게 있다니까요.”- 1권 -
중경 후족이라는 인상을(--> 인상은) 사라지고 군왕비 후보라는 인상이 강해졌다. - 2권 -
애원에 가까운 말은(--> 말을) 저리도 비정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워 어안이 벙벙했다. - 2권 -
네가 양손을 다 못쓰게 만들(--> 만든) 걸 어쩌겠느냐. - 2권 -
소환의 시중을 받으며 안으로 드는 태자의 얼굴을(--> 얼굴은) 무미건조했다. - 2권 –
특별히 그릇(--> 그른) 것이라 할 수는 없사옵니다. - 3권 -
오랜 정적을(--> 정적) 후에 낮게 가라앉은 저음이 고요한 귓가에 속삭였다. - 3권 -
언준을(--> 언준은) 짤막하게 대꾸하며 자유로워진 손으로 위험한 곳에 꽂혀 있는 표창을 뽑아냈다. - 3권 -
한편으론 처음이라 모든 게 조심시럽도(--> 조심스럽던) 윤조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게 민조를 돌보기에 제대로 못해 주는 것이 아닐까 또한 미안하고 걱정이 되었다. - 외전 -
윤조는 태자가 나타나면 제 가족 외의 이는 다가오는(--> 다가오는 것을) 불허하는 존재가 되었다. - 외전 -
정전 회의는 짐을(--> 짐이) 맡을 것이나, 그 또한 태자가 맡아 줄 날을 고대하고 있겠다. - 외전 -
그대는 웃고 있지만 1-2 = You smiling (개인지 4호, 2007, 7, 29, 예약: 16,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축구), 강간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영국
커플 : 우영원(23, 프리미어리거, 축구스타, 초딩공), 남기웅(23, 프리미어리거, 상식수)
한밤중 골목길에서 엄청 크고 센 놈에게 얻어맞고 강간을 당한 기웅. 얼마 후 국가대표팀에서 만난 룸메이트가 범인임을 알게 된다. 한편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하고 후회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영원은 강간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빌어먹을 처지에 놓인다.
1권
1 First 9
Episode 1 60
2 이상기후 67
Episode 2 107
3 동고동락 114
Episode 3 162
4 좋아한다는 것 168
Episode 4 201
5 I miss you, I hate you, I love you 208
Episode 5 239
6 낭만적 편집증 246
2권
7 취급주의 9
Episode 6 53
8 Oh, Plz! 59
Episode 7 92
9 Do I love you? 97
Episode 8 134
10 슬픔이 마를 때까지 139
Episode 9 175
11 달콤함에 빠지다 193
Episode 10 230
12 현재완료형 243
review:
자신을 강간한 사람을 용서하기는 어렵습니다. 강간범이 아무리 후회하고 엎드려 빌어도 강간범을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피해자가 강간범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를 사랑하게 된 강간범의 당황과 죄의식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만 각 장의 제목을 마지막에 적어서 독자에게 정보를 주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PS. 오타입니다.
못 넣으면 전 국민이 아쉬(--> 아쉬워) 할 것보다 오늘밤 안전하기 못할 내 안위가 걱정스러웠다. - 1권 82 p. -
밥만 먹고, 먹고 또 먹는 내 앞에서 선배들이 지껄였다. 우영원과 나의 관계에 대해 아주 심도 있게. 본인 앞에서 해야 할(--> 할 말) 인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 - 1권 89 p. -
돌이킬 수 없어. 쏟아져 버린 후. 주워 담으려고(--> 담으려고 해도) 찾아낼 수 없다. 사라진 동전은 어딘가로 숨어버려서. 어찌할 수 없어. 되돌아 갈 수 없다. - 1권 113 p. -
한참을 떠드는데 문이 열렸다. 우영원이 안을 드려다(--> 들여다) 보며 손을 들어 보였다. - 1권 223 p. -
우영원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놓는다면(--> 낳는다면) 영신이랑 똑같은 녀석을 놓을(--> 낳을) 것이다. - 2권 166 p. -
미묘한 스타일이었다. 그그가(--> 그가) 피치에 있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껴야 했다. - 2권 233 p. -
수비수도 우리 선수도 업었다(--> 없었다). 오직 라피만이 빈 공간에 있었다. - 2권 266 p. -
물고기 하늘을 날다 (개인지 2호, 2006. 12. 17,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농구),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반송주(18, 중림고 2, 농구천재, 억지공), 채기열(18, 중림고 2, 농구부 기록요원, 짝사랑 수)
중학교 시절 우연히 관람한 농구경기에서 반송주에게 반해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채기열. 그러나 161cm인 그와 191cm의 농구부 스타 사이에는 아무 접점이 없다. 농구부를 그만두는 대신 기록요원이 된 기열은 가차 없는 비평으로 송주의 주의를 끈다.
0. Prologue _ 005
1. 161/191 _ 011
2. 주문을 걸어 _ 056
3. Body &Soul 1 _ 101
side 1. 그 남자의 고백 _ 151
4. Body &Soul 2 _ 173
5. Are you happy now? _ 202
6. 오후와의 대화 _ 236
7. 171 / 191 _ 276
side 2. Amazing kiss _ 326
후기 _ 336
review:
가장 슬픈 건 이거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단신의 빠른 몸놀림도 아니다.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봐. 다리가 짧은데 어떻게 남보다 빠르겠어.
실제로 운동을 시작하기 전 길이만 긴 얼간이들을 얼마나 욕했었나. 그런데 진짜 코트에서 달리는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볼 때는 느리게만 보였던 것들이, 덩치만 큰 얼간이들이 얼마나 날렵한 스피드를 가졌는지, 내가 보던 것들은 모든 게 착각이었구나 싶었다.
그리하여 나는 반송주의 곁은 꿈도 꾸지 못하고, 같은 코트라고 말하기에 남부끄러울 수준이었다. 나는 그저 놈과 한 공간 안에 서식하고 있는 한 마리 스토커일 뿐이었다. - 13 p.
고등학교 2학년치고는 지나치게 자의식이 강한 기열의 독백이 인상적입니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성인들도 하기 어려운 주제파악을 열여덟 살짜리가 척척 해내는 점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우나 작품의 매력적인 부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반면 다분히 허리하학적인 공략에 약한 송주는 전형적인 사춘기 소년다운 성욕을 보여줍니다. 깊이는 없지만 고등학교 2학년다운 짝사랑과 질투와 시기와 성욕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균입니다.
少年幻想肢 1-2 (2014. 1. 24, 예약: 22,000원)
第一券
第一券 9
소년행(少年行), 소년을 노래하다 346
第二券
第二券 9
少年幻想肢 3 (2014. 5. 16,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역사물, 황궁물, 영혼이동
시대/장소: 홍위 9년-->홍위 15년/가상제국 華帝國
커플: 이후(17-->24, 홍위제, 화제국의 6대 황제, 외로움공), 정현진(여유량, 27-->34/15-->22, 사학과 대학원생/여가장의 삼공자 --> 미인 --> 귀비, 역사학자수)
화제국 6대 황제 홍위제는 600년전의 인물로 희대의 폭군 혹은 희대의 명군으로 불린다. 아홉 살 어린 나이에 등극하여 스물두 살에 친정(親政)을 시작하자 보필하던 다섯 명의 보정대신의 구족을 멸하는 초유의 사건을 일으키고 아끼던 측근도 꼬투리를 잡아 죽이거나 귀양 보내는 일이 많았다. 반면 백성들에게는 다시없을 성군이었는데 조세제도와 군사개혁으로 향후 수백 년간 제국을 이끌어갈 기초를 다졌다.
한국의 사학과 대학원생 정현진에게 홍위제는 일생의 화두였는데 이유는 그의 전공이 홍위제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 다양한 이설들, 추측 가능한 가설 등을 연구한 그에게 홍위제는 또 다른 분신이거나 때려죽이고픈 숙적이거나 달래어 사귀어야 할 애인이기도 했다. 지도 교수님의 도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홍위제의 지하궁을 구경하게 되었을 때 그는 가슴 뛰는 두근거림을 느꼈을지언정 자신이 과거의 홍위제와 얼굴을 맞대고 몸을 섞게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유적이 무너지면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홍위 9년이었고, 그는 화제국의 반악이라 불리는 여가장의 셋째공자가 되어 있었다.
그 시대 전공자답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꿰뚫고 있던 그는 사태를 파악하자마자 병환을 핑계로 벙어리 흉내를 내며 그 시대의 말과 글을 배우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화제국 제일의 미녀 누님 넷을 두고 누님들보다도 예쁘다고 칭송받는 여유량이지만 집안에 닥칠 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할 뿐이다. 황제에게 반역하는 큰 누이의 남편, 황제에 의해 멸문지화를 당하는 둘째/셋째/넷째 누이의 시가 등 모든 것은 포악하고 잔인한 홍위제가 원인이 되는 일뿐이다. 그러나 우연히 만난 황제는 놀라운 미남으로 무에 능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인데 자꾸 여유량에게 치근대는 것이 불안하다.
第三券 9
소요유(逍遙遊 ), 아득한 거리를 한가로이 거닐다 217
review:
꽉 닫힌 해피엔딩은 미래에 대한 기대나 여운이 없어 좋으면서도 싫은 이중적인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이 작품은 미래에서 온 역사학자가 과거의 역사를 움직이는 설정이라 완벽한 해피엔딩임에도 얼마간의 궁금함이 있습니다. 황제의 심리와 정현진의 대응에 따라 확정된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지, 죽을 예정이던 사람들이 어떻게 목숨을 부지하는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잠깐 분위기를 바꿔서 국내 소설과 SF, 게이 로맨스에게 미래에서 과거로 간 작품을 살펴보겠습니다.
두어 달 전쯤에 소설가이자 보수 논객인 복거일씨의 암 발병 사실이 모든 일간지의 한 꼭지를 장식한 적이 있습니다. 간암 판정을 받고 두 번 다시 병원으로 발걸음을 하지 않은 채 그가 한 일은 미완으로 남긴 《역사속의 나그네》를 완결 지었다는 기사입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시간을 충실히 사용할 수 있었다는 작가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역사속의 나그네》는 20세기보다도 더 미래의 한 과학자가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하여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가상역사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정현진처럼 영혼이동을 한 것은 아니고 비행기가 불시착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겠기에 동네 사람을 모아놓고 《아라비안 나이트》를 며칠에 걸쳐 들려주며 그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배를 채웁니다. 나중에 고통 받는 백성을 위해 혁명가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1부가 끝나는데 이번에 2부를 완결 지었답니다. 주인공이 중세 국어의 어미변화와 생소한 조선 시대의 단어를 유추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기억납니다. 미래의 과학기술도 적절히 응용합니다.
SF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으로 정확한 제목이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뼈대가 되는 설정과 결말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미래의 어느 날 과학자들은 더 먼 미래의 한 사람을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데려올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냅니다. 그들은 갑론을박을 벌입니다. 기회는 단 한 번이며 미래인이 머물 수 있는 시간도 10분 정도로 한정적이기에 그들이 해결하지 못한 과학적 난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석학을 데려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올 지는 랜덤이라 확률을 높일 방법을 고민합니다. 현재 그들의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의 교수 회관이 선택된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기계가 작동하고 드디어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다행히 청소부도 아니고 나이어린 학생도 아니고 사무원도 아닙니다. 나타난 사람은 안경 쓴 인텔리, 대학교수나 조교수 정도로 보였습니다. 나타난 남자는 그를 둘러싼 카메라와 방송국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자 당황합니다. 그러나 몇 마디 대화 끝에 그가 과거로 왔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가 난제를 풀어주길 바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는 호의를 가지고 과학자들의 노력을 치하하며 질문을 받습니다.
"워프는 가능해 집니까?"
"네, 제가 사는 세상에서는 일상적인 기술이 되었습니다."
"그럼, 그 원리는 무엇인가요?"
"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아무개 박사의 이론인데 자세한 원리는 저도 잘 모릅니다. 저는 인문학 교수라 과학적 지식은 상식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반물질 우주선은 만들어집니까?"
"예에~. 그것도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언제 만들어졌는지 연도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몇 번의 허무한 대회 끝에 남자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망연자실합니다. 처음 미래의 학자가 과거로 불려갔을 때 저도 기대를 했습니다. 몇 세기나 앞선 선진기술을 배우고 세기를 뛰어넘는 발명을 이루어 좀 저 나은 세상이 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나타난 사람은 감질나게 연대기만 읊다 사라졌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미래의 학자를 데려왔는데 원하는 것은 하나도 얻지 못하고 해프닝으로 끝이 났습니다. 오히려 미래를 엿본 탓에 연구를 게을리 하여 일어날 일도 미루어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게이 로맨스에서는 그냥파랑의 《트리지움 - 운명의 3일》이 있습니다. 주인공 미겔은 지구계 행성의 중세 시대를 연구하는 스멜타족 서지/역사학자입니다.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지구계 행성의 중세로 타입슬립하여 조그만 수도원의 수도사 노릇을 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에 몰두합니다. 스멜타족은 토트알과 함께 신에게 선택받은 종족으로 죽지 않으며 모든 언어에 능통합니다. 인류형 생명체에게는 신적인 존재입니다. 지구계 인간과의 대화에 무리가 없고 전공자이니 역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위험한 순간 불러낼 우주선도 대기중입니다. 그러나 미겔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깁니다. 이유는 그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토트알들이 마치 외유 나오듯 미겔이 연구하는 행성에 나타나 권력자 노릇을 하며 일반백성을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지구인 행세를 하다가 토트알에게 붙잡혀 죽을 위기에 처한 미겔을 토트알족 용병대장인 디란트가 나타나 구해주는 것으로 작품이 시작됩니다.
위에 소개한 작품이 시사하는 바는 세 가지 입니다. 첫째, 앞선 지식과 기술을 갖고 과거로 간다 해도 제대로 된 신분이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목숨 부지하기 어렵다. 오히려 마녀나 불길한 상징으로 오해받아 죽기 십상입니다. 둘째, 과거인들이 호의를 갖고 미래인을 기다리고 있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갖고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고 찾아간 당사자도 민망한 일입니다. 셋째, 앞선 기술을 소유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하더라도 비슷한 능력을 가진 다른 놈이 있다면 위험하다. 과거를 배경으로 미래인들끼리 싸움이나 전쟁을 벌여 위의 두 상황보다 더 나쁜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하더라도 이 작품은 정현진에게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당시대에 정통한 학자인데다(비록 대학원생이지만), 말과 글을 쓸 수 있고(나중에 따로 배웠지만), 엄청난 미인에, 좋은 집안의 도련님인데다, 비밀도 들키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현진 같은 입장이었자면 로또 맞은 기분으로 살았을 것 같습니다. 반드시 물을 끓여먹고 개인위생에 신경 써서 화제국의 반악 또는 하늘이 내려준 예언자로 호령하며 오래오래 살 것 같습니다. 좀 더 치기어린 사람이라면 후세에 전해질 비밀 서찰을 남겨서 미래인들을 놀래켜 줄 것 같습니다. 과연 이것이 역사적 사실이냐 아니면 미친놈의 허세냐로 현대의 학자들을 난상토론시키고 당시 역사를 비교하면 여유량은 동시대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는 업적을 쌓아서 여유량 타임슬립설을 받아들이도록 역사를 농락할 것 같습니다. 과거에 아무리 호강하며 살아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괴로움이 있을 테니 후세 사람들 골이 띵하게 해결하지 못할 숙제를 남겨 분풀이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역사에 책임감을 갖고 있지 않는 개인의 의견이지만 역사학도인 정현진은 달랐습니다.
역사 스포일러로 역사가 바뀌게 될까봐 걱정하는 마음과 역사를 바꿔 친인을 살리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오는 긴장을 열다섯 소년의 연약한 외모에 잘 녹여내었습니다. 역사를 바꾸려면 황제를 유혹해야 하는데 서른 살이 가깝도록 여자와 진지한 관계를 가져보지 못한 아저씨에게 열두 살부터 침전에 여자가 끊어져 본 적이 없는 황제는 힘든 상대입니다. 역사를 거스르지 않으려 하나 터닝 포인트마다 황제의 마음을 돌려 역사를 움직이는 원인이 정현진 본인인 것이 작품의 매력입니다. 상홍양의 권세에 눌려 스스로에게 무력감을 느끼는 열일곱의 황제에게 당신은 진정한 황제가 될 수 있다고 확신을 주는 장면이나 황후를 들이려는 황제에게 처음으로 필담이 아닌 말로써 혼인하지 말라고 눈물로 애원하는(술에 취해서지만)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이로 인해서 역사의 큰 물줄기가 바뀌고 여유량의 일생도 변합니다.
맨몸인 자신을 봐 주길 바라는 황제. 황제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한 열 살 연상의 청년은 황제와 역사를 구분하지 못해서 오랜 시간 고민하고 힘들어합니다. 제국의 역사는 황제의 그림자인데 정현진은 그림자만 보고 본체를 잊어버리는 우를 범합니다. 세 권에 걸친 삽질이 지나고서야 그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황제를 마주합니다. 강물같이 흐르는 피를 뒤로하고 서로를 직시한 맨 몸의 두 남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원인과 과정과 결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황제의 행동은 감정적이고 폭력적으로 보이나 당시의 기준으로 봤을 때 이성적이고 타당합니다. 오히려 현대물을 먹은 아저씨 정현진이 소년의 몸에 들어가서인지 감상적인 면을 보입니다.
전문가삘 나는 설명을 튀지 않게 언급한 것도 괜찮습니다. 명나라/조선/청나라 양식과 제도가 섞여 있고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지식, 특히 역사적 지식의 서술과 주지하는 의미가 인상적입니다. 각각의 상황에 맞는 문장을 적절히 찾아내어 인용했고, 과하지 않게 드러내어 강요하거나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황제를 제외한 나머지 왕야들의 입장과 권문세가의 결혼동맹, 국일을 비롯한 환관들의 정치세력화까지 황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암투와 정쟁을 다루었습니다. 외부적으로도 변방 번국의 정세변화와 정복전쟁, 상씨일가의 멸족과 관련된 측근들의 숙청까지 빠진 부분이 없습니다.
정현진의 노력이 무색하게 역사는 바뀌지만 부디 외로운 황제와 무뚝뚝한 역사학자가 해로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수작입니다.
PS: 몰라도 상관없으나 알면 더 좋은 범례입니다.
한국에서 군대까지 다녀오고 육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열다섯의 소년이 된 정현진. 듣기와 읽기/쓰기는 처음부터 가능했고 말하기는 나중에 배웠습니다. 그는 중국어, 한국어, 손필담, 종이필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편집으로 이것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중국어 대화는 낫표(「 」)인데,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여공자, 그제 준 것 어떻게 되었나?」
「죄송합니다. 어제 사역원에 올 틈이 나지 않아서 지금 하고 있습니다. 곧 마무리해 드리겠습니다.」 - 2권 256 p. -
정현진의 한국어 혼잣말은 큰따옴표(" ")입니다.
아오, 재수 없어.
내 입술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뭐야.”
남자와 나는 여전히 손을 쥐고 있었다. 내가 단단히 붙잡힌 손을 어린애처럼 휙휙, 저어댔지만 남자가 풀어주지 않은 채 그냥 걸었고 그래서 나는 더 휙휙, 손을 흔들어댔다.
「뭐?」
황제가 멈춰 서며 내게 물었다.
「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되물으며 걸었다. - 1권 322 p. -
손필담은 작은따옴표(' ')인데, 주로 황제와의 대화에 사용합니다.
‘비켜주세요.’
손끝으로 붙잡고 있던 손바닥에 다시 한 번 글씨를 휘갈겼다. - 1권 193 p. -
소수지만 종이로 필담을 나누는데 이때는 겹낫표(『 』)를 쓰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정신이었는지 나는 붓이 있는 책상 앞으로 포르르 달려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움직임으로 글씨를 휘갈겨 썼다.
『나는 단과자가 아니다』- 1권 254 p. -
오타입니다.
여씨가 자매들이 전부 닮으면서도 서로 특색 있게 아름다운 얼굴에 성격이 다른 것과 달린(--> 달리) 황제의 형제들은 아버지만 같고 어머니는 다 다른 탓인지 - 1권 153 p. -
少年幻想肢 외전 : 何彼襛矣 (2014. 5. 16,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역사물, 황궁물, 영혼이동
시대/장소: 홍위 15년/가상제국 華帝國
커플: 이후(24, 홍위제, 화제국의 6대 황제, 외로움공), 여유량(22/34, 귀비-->황귀비, 스포일러수)
황제와 여유량은 고백을 주고받고 사랑을 교환하고 황궁에 평화가 오는 듯 했다. 이때 절에 불공드리러 갔던 황태후가 환궁하면서 오십 명의 후궁 후보를 데려온다. 여유량은 축첩하는 옛 황실의 전통을 떠올리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여유량에게 수모를 당한 황제의 동복동생이자 상홍양의 맏며느리였던 회애공주는 미인계를 사용하여 여유량을 곤경에 빠뜨리고 그는 역사 스포일러를 시작하는데……
何彼襛矣 9
화비화(花非花), 꽃은 꽃이 아니다 305
review:
내용적으로 정치, 여난, 후계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역사적 지식은 물론 각국 언어에 능통하여 번역과 해석이 가능한 여유량은 황제의 유일한 비로서 정치에 개입합니다. 본편에서 역사학자로서의 입장을 고수하느라 여러 번 실기(失期)한 여유량이 본격적인 역사 스포일러를 시작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천인으로 거듭납니다. 또한 미래의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마술 같은 불쇼도 보여주고 전공인 역사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상황을 유리하게 이끕니다.
여난은 후궁으로 남자 한 명만 데리고 있는 비상식적인 내명부에 대한 접근입니다. 황태후와 회애공주의 노력이 무색하게 극적인 방법으로 어린 아가씨들을 물리치는 여유량과 황제는 더욱 굳건한 믿음으로 결속력이 단단해집니다. 그러나 후계자 문제는 쉽게 넘길 수 없고 결국 이 또한 작품에서 제대로 다루어집니다. 외전의 외전격인 《화비화》는 본편에 드러나지 않았던 황제의 심리를 시간 순으로 기술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이 작품과 비슷한 작품이 가규의 《Snow white》시리즈 4편 《Snow white : side story》입니다. 뮬러는 레베신이 아끼는 천사장의 환생이며 후에 하늘에서의 기억도 되찾습니다. 그는 어머니 가브리엘의 압박에 황제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가진 술레이만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술레이만의 비가 되어 통치를 돕는 재상의 역할을 합니다. 황제가 남자 황후를 대신하여 양자를 두는 것까지, 중국/아랍이라는 지리적 배경을 제외하면 거울같이 닮은 작품입니다.
수집가의 방 = Collector's room (2014. 10. 26,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패치물
시대/장소: 현대/마이애미
커플: 위고 르그랭 하이예크(32, 선박회사 이사, 변태공), 서정우(23, 미대휴학생, 비서, 정상수)
어린 시절 미술 신동으로 이름을 날리던 서정우. 미대에 입학해서 재능의 한계를 느끼고, 입대했으나 의가사 제대하고, 워킹 홀리데이로 한국을 떠난다. 이곳저곳에서 별의별 일들을 하다 선박회사에 들어가는데, 길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가 회사의 이사다. 얼결에 비서로 채용되고 연인이 되는데 이 남자 하녀복 패치라 정우에게 이런저런 옷을 입히는 것이 아닌가. 연인이 좋아한다면 못 입을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응하는데 파혼한 약혼녀까지 등장하여 사건이 복잡해진다.
어떤 방 In th room 9
수집가의 방 Collector's room I 16
첫 번째 시간 First time 43
다시, 수집가의 방 Collector's room II 74
한입 베어 물다 Take a bite 80
수집가의 방 Collector's room III 139
전망 좋은 방 A room with a view 254
review:
전형적인 B1식 이야기입니다. 억만장자 미남 공과 가진 것 없는 동양인 수. 한 눈에 반해 공이 들이대고 수는 자포자기로 허락하는 것까지 답습하고 있습니다. 둘 사이를 질투한 옛 여인까지 등장하니 《연습상대》와 판박이입니다.
독특한 것이 공의 집착적인 행동인데 떡대 남자에게 특수 제작된 메이드복을 입혀서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자주 보입니다. 거부감도 없지만 좋아하지도 않아서 덤덤하게 읽었습니다. 감당 못할 일이 생기면 맞서기보다 도망가는 것으로 인생을 회피해 온 서정우가 연인을 위해 메이드복을 입게 되면서 차츰 바뀌는 것이 주제입니다. 여전히 울기도 잘 울고 패닉에 빠지면 도망갈 생각부터 하지만 처음보다는 나아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평균입니다.
PS: 오타입니다.
큰 건물의 모든 걸 이사해야 한다며(--> 한다면) 비용은 아주 무서울 터였다. - 266 p. -
야연 (2016. 5, 조녹운 《향처시매화》예약특전 소책자)
작품유형: 황궁물, 소꿉친구물, 재회물
시대/장소: 과거 / 가상제국
커플: 소윤회(20대 초반, 기수대장군, 8황자 낭야현왕, 무심공), 우장의(20대 초반, 도위, 짝사랑수)
Story line:
황제의 여덟 째 아들 소윤회는 타고난 체격이 크고 무예가 뛰어나 시조 경무제와 비교되곤 한다. 어머니 취귀비가 황후의 질녀였고 소윤회를 낳은 후 죽자 황후의 손에서 황태자와 동복형제처럼 자란다. 소윤회가 자랄수록 태자의 당여들이 소윤회를 경계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열 셋의 나이에 국경 전투에 참가한다. 승승장구하여 열일곱에 국경을 넓힌 공로로 대장군에 오르고 봉작을 받는다.
소윤회의 밑에서 부장으로 일하는 우장의는 황제의 고모의 손자로 소윤회와 어린 시절부터 친구처럼 지냈다. 추운 겨울 물에 빠져 죽을 뻔하지 않았다면 우장의는 소윤회에게 고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목숨을 건지자 우장의는 소윤회에게 고백한다. 죽고 싶냐고 으르렁대던 공포의 왕야는 어쩐 일인지 침소로 부르고, 호출 회수는 짧아진다. 복상사의 위기에 처한 우장의는 꾀를 내어 황제의 전출 명령을 받아내고 소윤회가 만류할 틈도 없이 남쪽으로 내뺀다.
3년 후 현령으로 유유자적하던 우장의에게 황제의 결혼명령서가 도착한다.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납치되듯 황궁으로 끌려오는데…….
review:
B1의 작품은 스포츠물이 먼저 떠오르지만 최근의 장편은 중국풍 황궁물이 대세입니다. 《소년환상지》, 《황제야결록》을 보면 주인공인 황제보다 황제의 형제, 친왕들의 분량이 월등히 많습니다. 친왕들은 당여를 만들어 황위에 도전하거나, 황위를 포기하고 자기만의 인생을 즐깁니다. 위의 두 시리즈를 읽으면 작가가 고증도 많이 했고 캐릭터가 다양하고 입체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제가 친왕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나오겠거니 예상했는데, 조녹운의 《향처시매화》 예약특전 소책자로 보게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우장의의 결혼 상대는 소윤회입니다. 아픈 황제를 대신해 정사를 돌보는 형님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소윤회는 결혼 명령서를 받아내고 우장의를 업어가는데 성공합니다. 말도 안 된다고 이럴 수는 없다고 반항하는 우장의를 어깨에 짊어지고 퇴궐하는 소윤회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태자님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그래. 조심히 가거라. 잘 잘, 달래고…. 말로 하렴, 말로.” - 54 p. -
상상력의 여지가 많습니다. 절친의 고백에 처음에는 화를 내다가 나중에 불러서 불타는 밤을 보낸 이유가 궁금했고, 떨어져 있는 3년간 어떻게 견뎠는지도 의문입니다. 몸정이 쌓이다 이별하고 나서야 마음을 깨달았는지, 매일 밤 처소로 부르면서 쭉 이렇게 지낼 수 있겠거니 안심하고 있다가 수를 써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뒤통수 맞았다고 정색을 했는지, 처음부터 좋아했는데 고백도 한 발 늦고 그마저도 취소당한데다 손쓸 틈도 없이 헤어지면서 이를 갈았는지, 이별 후 이게 아닌데 라고 갸우뚱하다 불면의 밤을 보내며 미지의 경쟁자들에게 질투심을 불태웠는지. 읽는 내내 이런저런 줄거리가 떠올랐습니다.
예, 소윤회의 시점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후속작이 절실합니다.
PS: 오타입니다.
황후의 질녀라는 출신을 것을(--> 삭제) 감안해도 무척 빠른 진봉이었다. - 10 p. -
야연 (BL The Classics vol. 163, 2017. 7. 5, 더클북컴퍼니 출판, 북큐브 제공, 가격: 2,800원)
작품유형: 황궁물, 소꿉친구물, 재회물
시대/장소: 과거 / 가상제국
커플: 소윤회(9-->26, 기수대장군, 8황자 낭야현왕, 무심공), 우장의(9-->26, 도위-->북주자사, 낭아현왕비, 자안공, 짝사랑수)
우여곡절 끝에 낭야현왕비가 된 우장의. 한 갈 가까이 유사 성행위만 하고 삽입하지 않는 소운회가 의심스럽다. 평소의 행실을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소윤회는 과거 짖굳었던 행동을 사과하고 진심을 고백한다. 우장의도 열네 살 첫 몽정의 주인공이 소윤회임을 밝히고 진정한 신혼생활에 돌입한다.
야연(夜戀)
하우(夏雨)
화첨(華籤)
청예(靑醴)
도요(桃夭)
review:
조녹운 《향처시매화》의 예약특전 소책자의 개정증보판으로 ebook으로 나왔습니다. 소윤회의 뒤통수를 거하게 치고 남부로 튄 우장의의 빈자리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후회하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그래도 생산성 있는 후회를 하여 분노를 전쟁의 승리로 승화시킨 소윤회는 제국의 영토를 북쪽으로 끌어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웁니다. 지은 죄가 있으니 쫓아가 붙들지도 못하고 세월이 지나가기만 기다리는데 형님인 태자는 혼인을 재촉하고 진퇴양난입니다. 그러나 형님께 속마음을 털어 놓고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결혼에 성공하고 마음도 통했습니다. 봉건제국의 필수요소인 후계 문제도 얼결에 해결합니다.
PS: 오타입니다.
자의의(--> 자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청예》 중-
겨울을(--> 겨울이) 다 끝나갈 무렵, 황제가 훙(薨)하셨다(--> 붕(崩)하셨다). - 《도요》 중 -
--> 훙(薨)은 제후(왕)가 죽었을 때, 붕(崩)은 황제가 죽었을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보통 붕훙졸사폐(崩薨拙死斃) 로 외우는데, 순서대로 황제-->왕/제후-->양반-->양민-->천민/죄인이 죽었을 때 사용합니다.
연습상대 1-2 (개인지 9호, 2008. 12. 7,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테니스)
시대/장소: 현대/미국
커플: 로드 A. 레이버(21, 테니스 스타, 응석공), 유신희,(26, 테니스 선수, 보모수)
각종 테니스 대회를 현상금 사냥꾼처럼 상금을 노리며 출전하는 신희에게 랭킹 1위 로드 레이버가 연습상대가 되어 달라고 요청한다. 쉴 곳과 돈이 절실히 필요했던 신희는 그 요청을 수락하는데…….
1권
8분의 1 5
Hitting partner 10
Letter from Roderick 1 119
Letter from Roderick 2 198
그리고 289
Another side story 293
2권
Letter from Roderick 3 5
Left 14
Letter from Roderick 4 106
Don't worry, be happy 139
Letter from Roderick 5 162
Days and days 177
Letter from Roderick 6 269
Epilogue 293
review:
뛰어난 테니스 실력을 갖고 있지만 모든 일에 관심이 없는 로드가 유일하게 집착하는 유신희. 그런 그를 질투하여 테니스를 못하도록 사주하는 로드의 이종사촌 여동생. 결국 신희는 어깨에 칼을 맞고 로드의 곁을 떠납니다. 9개월 후 왼손잡이 사우스포로 다시 나타난 신희의 곁을 로드는 스토커같이 따라 다닙니다.
이 작품은 가족과 사랑과 질투와 용서와 경쟁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만 임팩트가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 신희의 침착함이 패배자의 비굴함이나 승리자의 우월함이 아닌 스스로 납득한 결과여서 뭔가 소란스러운 사건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무난하게 지나간 것이 아쉽습니다. 평균입니다.
오타입니다.
「뭐가 정말인데. 사람이 자고 있는데.」
「깨려고(--> 깨우려고) 했었어.」- 2권 233 p. -
연습상대 Episode (개인지 9호, 2009. 2. 22, 예약: 5,000원)
Intro 5
Episode 8
Outro 134
Another side story 138
입술을 깨물다 = Bite my lips (개인지 8호, 2008. 8. 24, 예약: 13,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육상),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윤이재(16-->22, 신스이 고교 육상스타, 유아독존공), 아오노 이즈미(14-->20, 신스이 고교 육상선수, 얌전수)
얌전하고 나서지 않는 조용한 소년 아오노 이즈미. 학교 나무위에서 육상으로 전일본을 들었다 놓는 한국인 유학생 윤이재에게 입맞춤을 당한다. 못된 선배의 심술궂은 괴롭힘이라고 생각하지만 만남이 길어질수록 패팅의 농도는 짙어지는데…….
Chapter 1. Youth 5
Chapter 2. 입술을 깨물다 82
Chapter 3. Epilogue 407
review:
중학교 1학년생의 풋풋한 연애 이야기가 수채화 같습니다. 상대방인 중3 소년은 어른느낌으로 양심의 가책을 갖지만 얌전하고 순한 소년은 그런 낌새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합니다. 또한 수위가 높은 것도 아닌데 부채질 여러 번 할 정도로 탐미적입니다. 땀내 나는 여드름투성이 사춘기 남학생을 솜털 보송보송한 계집애처럼 다룬 작가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방금 목욕한 목덜미에 입술을 묻는 장면이나 바람을 가르며 뛰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묘사가 탁월합니다. 성장소설로도 탐미소설로도 잘된 작품입니다만 한국인인 이재와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그의 이모 사이에 오간 말을 일본인인 이즈미가 이해하는 장면은 오류입니다.
개인적으로 센몬바카(専門ばか）¹인 이즈미의 형과 친구인 농구선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작품에 어떤 단서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둘 사이에 로맨스가 싹트길 기대합니다.
오타입니다.
이즈미가 웅얼거리듯 대답하자 이재는 마닿은(--> 맞닿은) 턱을 떼어내고 이즈미를 꽉 끌어안았다. - 34 p. -
주1. 센몬바카(専門ばか) : 학문이나 전공에 열중하다 보니 다른 면에는 어리숙한 사람.
와디 = Wadi (개인지 13호, 2010. 3. 9,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농구),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석이켠(석익현, 14->19, 예문고 농구선수, 달레마공), 문치성(14->19, 예문고 농구선수, 감수성공)
141cm의 14살 중학교 1학년 치성은 우연히 만나 농구를 가르쳐 준 석이켠을 보면서 마음에 설렘을 느낀다. 석이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그가 가르치는 농구를 열심히 배우고 함께 농구부에 가입하고 베스트 프렌드가 된다. 선수생활도 승승장구하여 팀은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며 두 콤비는 전국적인 스타가 되고 스카우터들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석이켠은 치성의 책상 서랍에 보관해 준 그의 사진들을 발견하고 치성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된다. 석이켠에게 실컷 얻어맞은 치성은 농구부를 그만두고 석이켠을 피해 다닌다.
아주 긴 인트로 009
As time goes by 056
One day in his life 091
If not belong to you, I don't want this life 101
Basketball is brotherhood 244
Waiting 296
Time after time 364
I'm lovin' you 375
평범한 아웃트로 433
review:
사랑해주는 사람을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그냥 좋아하기만 하는 딜레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치성은 석이켠을 사랑하지만 석이켠은 치성을 제일 좋아합니다. 치성에게 키스도 섹스도 해 줄 수 있을 만큼. 그러나 사랑과 우정이 다름을 잘 알고 있는 치성은 우정 혹은 동정으로 다가오는 석이켠을 피해 다닙니다. 우정이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에 적절한 사건이나 설명이 없어 밋밋하지만 한쪽은 사랑, 반대쪽은 우정이라는 딜레마를 선명히 부각시킨 점은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에 석이켠의 변심이 특별한 사건 없이 등장함에도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그러나 석이켠의 할아버지와 《Stick》에 등장하는 서인호의 외할아버지 캐릭터는 너무 비슷합니다. 평균이상입니다.
박건영과 그를 좋아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다른 작품으로 기대해 봅니다.
즐거울 樂 1-2 (개인지 7호, 2008. 6. 22,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 무협물
시대/장소 : 과거/서안(西安)
커플 : 황보운(31, 승검, 가벼움공), 도준녕(21, 필경생, 비밀수)
무림의 최강자 4패가 주도하여 만든 무림맹. 그곳에서 무림인이 아닌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승검과 필경생으로 무림인들의 죄과를 조사하여 죄에 어울리는 벌을 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가볍고 능글능글한 황보운과 까칠하고 비사교적인 도준녕은 한 팀으로 현대에서는 검사와 서기같은 일을 하고 있다.
Part 1
Chapter 1 9
Chapter 2 91
Chapter 3 157
Chapter 4 233
Part 2
Chapter 5 9
Chapter 6 69
Chapter 7 143
Chapter 8 202
Postscript 298
review:
처음에 몰입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적응하면 쉽게 읽힙니다. 각각의 챕터마다 하나의 사건이 등장하며 주인공들이 차례로 해결하는 줄거리입니다. 사랑과 복수, 질투, 음모, 납치 등 소재가 다양하고 완벽한 악인과 완벽한 선인이 없는 등 현대 수사물과 유사한 주제도 괜찮습니다. 실제로 작가 후기에 미국 드라마에서 소재를 차용했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그러나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각각의 챕터에 제목이 없어서 나중에 줄거리를 기억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의 신분과 그들이 가진 감정을 계속 숨기다가 마지막에서야 밝히는데 성급하고 갑작스러워 자연스러운 맛이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2권 마지막의 큼지막한 "End.“라는 글자가 어색합니다. 퓨전 무협도 아니고 정통 무협 마지막에 영어 End라니……. 작가의 이름도 일부러 悲願이라는 한자로 표기했으면서 ”終“자는 바라지도 않지만 "마지막”이나 “끝”만 되었어도 훨씬 분위기가 살아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포츠물만 다루던 작가의 무협물 시도치고는 괜찮은 결과물로 수준은 평균입니다.
아래는 오타입니다.
위지오령의 앞으로 남겨진 재산을(--> 재산은) 없었다고 합니다. - 1권 181 p. -
해파리 소년 = Jellyfish boy (개인지 24호, 2013. 7. 15,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수영)
시대/장소: 2008-2012/뉴욕
커플: 아마레 녹스(Amare Knox, 21-->25, 호주 국가대표 수영선수, 아이비리그 대학생, 기다림공), 이현재(16-->20, 한국 국가대표 수영선수, 소년수)
하와이 수영장에서 물맛을 보던 소년에게 반한 아마레 녹스. 열여섯 미성년이 자라기를 바라며 한국어와 우동 만들기 실력을 쌓아간다. 천부적인 자질을 가진 소년을 위해서 장학금을 마련하여 자신의 클럽으로 데려오고, 자신의 집을 하숙집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해파리 소년 7
Only for Olympians! 243
Vacation 255
I walk beside you 267
After ever after 298
review:
전형적인 B1식 스포츠물입니다. 먼치킨 공이 한 눈에 반한 소년을 위해 우렁각시 노릇을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소년은 일취월장하는 실력에 비례해 편의 제공자에게 홀랑 넘어가는 패턴에서 작가 특유의 분위기와 진행 방식을 알 수 있습니다. 소재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전문적인 식견이 이 작품에서도 보이는데 전신수영복에 관한 정보와 한국 수영협회의 비합리적인 운영방침, 올림픽 참가선수의 실력과 섹스와의 상관관계가 기억에 남습니다.
작품 곳곳에 현재의 수영실력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유연하게 물을 탄다, 슬로우 모션같이 보이지만 의외로 빠르다, 전혀 힘을 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영법을 갖고 있다, 등등. 넘치는 재능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세간의 평가인데 작품 자체의 흐름도 현재의 수영 방법과 비슷합니다. 편안한 기분으로 천천히 읽다보면 녹스가 기다리면서 여기저기 뿌려놓은 씨앗이 열매를 맺어 열여섯의 현재가 어느새 청년이 되어 녹스의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평균입니다.
황제야결록 皇帝夜決錄 1-2 (2015. 6. 28, 예약: 22,000원)
황제야결록 皇帝夜決錄 3-4 (2015. 9. 14, 예약: 21,000원)
작품유형: 황궁물, 시간역행물
시대/장소: 과거/가상제국 대척국
커플: 한제연(한연벽, 7-->33/7-->30대, 대장군, 일편당심공), 혁영가(6-->26/6-->30대, 29황자-->황제, 게으름수)
대척국 29황자 혁영가는 대무신녀로 예정된 어머니의 영감을 물려받지는 못했으나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추가의 목숨을 얻는다. 첫 번째 생에서 그는 몰래 좋아하던 22형을 도와 황권에 도전했으나 목숨을 잃었고, 두 번째 생에서는 원치 않았으나 황위를 다투는 유력한 황자가 되어 있었다.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한 살 위의 외사촌형 한제연으로 제국의 군권을 쥔 인물이다.
4권
취이음(醉裏吟), 취하여 속내를 읊조리다 9
유객유객(有客有客), 손님이 오셨다 손님이 오셨다 106
화우(花雨), 꽃비가 내린다 188
춘귀(春歸), 봄에 돌아오다 246
결(結), 맺다 317
review:
로맨스보다 황위쟁탈전에 방점이 찍힌 작품입니다. 원치 않는 황권에 도전하여 갈등하는 소년의 고뇌보다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희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 번에 걸쳐 발행되면서 흐름이 끊겼고, 비슷한 유형의 전작 《少年幻想肢》보다 수준이 떨어져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결같은 한제연, 포기하지 않는 연벽이형, 의지를 굽히지 않는 대장군만을 본 느낌입니다. 3권에 걸친 집착과 갈등을 해결하고 편안하게 지내는 외전이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복왕은 그림자처럼 따르는 제연은(--> 제연을) 힐끗, 돌아보고는 - 3권 69 p. -
폭력적인 소리에 놀란 염탄꾼(--> 염탐꾼)이 위치를 드러내며 - 4권 56 p. -
A breezy day = 바람부는 날 (개인지 16호, 2011. 6. 29, 예약: 13,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테니스)
시대/장소: 현대/미국
커플: 알렉스 P. 헤일리(Alex P. Haley, 31, W 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 전무, 보모공), 유안 T. 디너스타인(Euan T. Dinerchtein, 17-->18, 프로테니스 선수, 유신희의 제자, 사춘기수)
천재 테니스 소년에서 무난히 자라 천재 테니스 선수가 된 유안. 사춘기에 접어들어 나이에 어울리는 사고를 치고 다닌다. 그런 그를 걱정한 금지어는 전직 테니스 선수이자 스포츠선수 전문 매니저를 고용하고 금지어에게 약점을 잡힌 유안은 새벽에 일어나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매니저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열정을 품고 있는데…….
바람 부는 날 007
Happy birthy to you 334
Wimbledon 351
Love, sweet haliday 415
White &soft burned bread 443
On a Sunday 446
review:
《연습상대》의 주인공 유신희의 어린 제자 토비의 이야기입니다. 연정을 품었던 스승님은 절대강자의 연인이 되었고 아들을 돈 버는 기계로만 생각하는 부모에게 실망한 토비는 전형적인 사춘기적 탈선에 나섭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가 된 그의 일탈은 많은 사람의 걱정을 낳고 결국 금지어의 특단의 조치로 일당백 매니저를 고용합니다.
13살 차이. 상처 입은 어린 야수와 냉철한 매니저의 대결은 누구나 예상하듯 매니저의 승리로 끝납니다만 야수의 상처를 보듬다가 날름 잡아먹는 설정이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공수구도와 토비에 의해 이름을 부르는 것이 금지된 두 사람의 역할도 그림자처럼 묘사되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본편의 마지막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소년의 폭로가 후속편을 기대하게 합니다. 평균작입니다.
오타입니다.
유안은 친권상실심판에서 자신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분은 어머니의 이복언니인 이모이라고(--> 이모라고) 장황하게 써내려가는 중이었다. - 99 p. -
그 남자는 경기에 관한 인터뷰 중 애인에 대한 코멘트가 나왔을 때 그대로 몸을 일으켜 가버렸다. 인터뷰가 중단했다(--> 중단됐다). - 334 p. -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햄프든이 막 프로로 전향한 유안이(--> 유안을) 박살내주는 일이 대다수였다. - 379 p. -
PS: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컴퓨터 한쪽에 나달과 조코비치의 윔블던 결승전이 한창입니다. 현재 세트스코어 1-0으로 조코비치가 이기고 있습니다. 남자 테니스는 5세트이니 리뷰를 마칠 때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 해설자로 비요른 보리와 존 맥켄지가 나왔는데 하얗게 센 머리와 벗겨진 머리가 세월을 느끼게 합니다. 어제 여자 결승전에서는 관객 중에 나브라틸로바가 보였는데 선글라스를 껴서 얼굴은 확인하지 못했으나 그다지 늙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Do not feed the animals (개인지 18호, 2012. 1. 29,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야구)
시대/장소: 현대/미국
커플: 잭 헤르베크(Zachary W. Herbeck, 33, 조만장자 CEO, 재벌공), 설준모(21, 재활 야구선수, 좌절수)
갑작스러운 후견인의 사망으로 오갈 데가 없게 된 설준모는 후견인 아들의 제의로 포도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외국의 고성을 그대로 옮겨 온 엄청난 크기의 성은 위압감을 주고 후견인의 아들은 그의 약을 올리는데…….
먹이를 주지 마시오_007
경고! 건드리면 뭅니다_299
1/3 inning - suspended game_312
2/3 inning - wild pitching_ 329
3/3 inning - reversal grand slam_334
This is the moment_342
후기_355
review:
스포츠 전문 작가가 스포츠물이 아니라고 했지만 역시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목차부터 야구팬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전문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뉴욕 양키즈의 광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안티 뉴욕 양키즈가 된 재벌과 재활훈련중인 한국인 약선수는 미스매치로 보입니다.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인데 복선이 마지막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쯤 읽으면 무리없이 줄거리와 감정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품 자체로의 매력은 없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유언장의 명령과 그에 따른 반발과 계약 결혼 비슷한 플롯은 진부하고 재벌과 신데렐라의 만남도 흔합니다. 평균이하입니다.
Harem the 1st story : Saltanat Kapisi (개인지 22호, 2013. 4. 28, 예약: 10,000원)
Saltanat Kapisi _ 05
Harem the 2nd story : Inci Agac (개인지 23호, 2013. 7. 15,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하렘물
시대/장소: 과거/가상제국
커플: 오르한 2세(14-->28, 처형자, 술탄, 거짓말공), 아이바크 안 하룬(7-->21, 사막의 학살자, 술탄의 총비, 복수수)
재상집 도련님으로 자랐지만 천민 출신 친어머니를 둔 안 하룬. 어린 시절 만난 술탄의 황태자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다.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 거세를 당하기 싫어 자살하자 슬픔에 빠진다. 한편, 전대 술탄의 외아들로 별다른 경쟁 없이 술탄이 된 오르한은 열네 살에 처음 만난 소년과 재회하면서 그를 가질 계획을 세운다.
Inci Agac _ 07
Slaughterer &Executer _ 327
Bab-i Humayun _ 341
review:
단 한 권의 무협물, 그 외 20편이 넘는 스포츠물을 제외한 작가의 새로운 장르는 하렘물입니다. 요즘 하렘물이 유행인지 그웬돌린의 《금모래 위의 돌조각》도 완결이 멀지 않았고, 메이저 작가들의 작품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정통 하렘물로 Jooki의 《Sultan》, 《Muhibbi》, Zig의 《실낙원》, 《낙원의 새》가 있고, 판타지가 가미된 하렘물로는 가규의 《Snow white》시리즈, 그웬돌린의 《금모래 위의 돌조각》이 있으며, 황곰의 《Ever after》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렘물로 볼 수 있습니다.
동양 궁중물에 태황태후가 있다면 하렘물에는 술탄의 어머니인 발리데 술탄이 절대권력을 쥐고 음모를 꾸미고 주인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살펴볼 거리가 많은 이 작품은 발리데 술탄과 술탄의 총비와의 힘겨루기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권력의 정점인 술탄의 의지가 어느 쪽을 향하는지에 따라 시소처럼 오르내리는 권력의 향방이 통수권자의 의향을 파악하기 바쁜 현대의 정치와 다르지 않습니다.
메카니스트의 《Healer》이후로 거세물(남자가 여자로 둔갑하는 야마아이 시키코의 《사랑과 증오의 미궁 (원제: 愛と憎しみの迷宮)》은 논외로 하고)은 두 번째인데 두 작품 모두 주인수가 잃어버린 남성에 연연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계략에 의해 남성을 잃고 거짓 위로를 받은 안 하룬의 분노는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동력입니다. 그의 분노는 가출과 자해와 복수의 원인이며 끝까지 용서하지 않는 것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회고물 혹은 독백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안 하룬의 속마음을 열어 보이고 있는데 그의 마음과 정신은 연인의 배신과 동생의 죽음에서 오는 슬픔으로 해질대로 해져 감정이입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노회한 정치감각과 약삭빠른 장사꾼 기질도 스물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와 어울리지 않아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첫눈에 반한 연인에게 노예나 할 법한 시중을 들며 지은 죄를 보상하려는 술탄의 모습에서 전형적인 작가의 주인공 모습이 보입니다. 먼치킨, 짝사랑, 기다림의 키워드를 답습했습니다. 캔디로 볼 수도 있는 안 하룬은 예상치 못한 정치감각과 금전감각, 무예실력을 보여 전형적인 주인수 캐릭터는 아닙니다.
용어 혹은 단어 사용에 있어서는 참고자료를 숙지하고 자연스레 언급하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독자에게 기본지식이 없으면 깊이 있는 의미 파악은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을 가리키는 여러 단어들, 처음 들어보는 다양한 회의의 명칭들, 계급에 따라 달리 불리는 직위, 여러 가지 사물을 의미하는 등장인물의 이름들, 알아볼 수 없는 필기체 소제목, 생소한 계층과 생소한 문화, 지역, 풍습 등 평상시에는 호기심과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을 의미와 단어가 너무 많이 복잡하게 나열되어 흐름이 끊기고 내용 파악이 힘들었습니다.
2권 마지막 부분에 안 하룬의 입을 빌어 작품의 주제가 언급됩니다.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308 p. -
작가는 엄청난 이야기 혹은 자극적인 묘사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안 하룬은 육체적으로 훼손당하고 정신적으로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론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결론은 재미가 없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사원 가문으로 서안(--> 서한).'
사원에서 가문으로 서안을(--> 서한을) 보냈다는 답에 내어주지 않은 나뭇잎을 만지던 손이 흠칫, 했다. - 1권 283 p. -
네 중얼거림에 환관중이(--> 환관장이) 불안하게 흔들리는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 2권 172 p. -
역사서에 기록된 샤가라는 절세미인으로 뛰어난 미모 하나로 무소불휘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다 그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 스러져갔다. - 2권 283 p. -
Hit me lovely (개인지 5호, 2007. 7, 29,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배구)
시대/장소 : 현대/한국
커플 : 여승목(18, 고2, 계성고 배구부원, 윤리공), 이희조(18, 고2, 계성고 배구부원, 상처수)
배구에는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커밍아웃을 하여 만인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희조는 본명보다 호모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희조의 열렬한 어택을 받는 사람은 같은 배구부원 여승목.
1. 일상다반사 008
2. Serve, pass, set, spike, blocking, receive, and walking 050
3. 자각몽 lucid dream 104
4. 넌 내게 반했어 174
Side story 1 211
Side story 2 217
5. 봄을 낚다 223
6. 오늘부터 장마 273
7. C2H5OH 309
8. Anding 348
Side story 3 290
Side story 4 394
review:
고등학교 2학년이면 자기주장은 강하지만 그 주장이 자기에게 유리할 때만으로 제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이 작품의 주인공 승목은 고등학생답지 않게 상대방과 스스로의 입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평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속마음을 큰 소리고 떠들어대며 계집애처럼 엉엉 울기도 잘하는 희조는 언제나 조증의 심리를 보입니다.
이희조가 운동장에 대고 멍청한 고백을 퍼부었다. 웃으면서. 이전의 일을 되짚어 보면 웃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건 일종의 자기 부정처럼 보였다. 자존심 따윈 신경 쓰지 않고 헤실 대고 천진, 발랄, 유쾌하게 웃어대지만 씁쓸한 풍경이었다. - 36 p. -
승목이 꿰뚫어 본대로 "난 남자가 좋다"는 희조의 외침은 강한 자기 부정입니다. 이 작품은 언제나 즐거워 보이지만 사실은 고독하고 기댈 곳 없는 희조를 심지 굳은 승목이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스스로 이성애자로 생각하는 승목이 희조의 철없는 구애를 거절하면서 나중에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평균입니다. 그러나 몇 군데 오타가 있습니다.
이희조가 미친 건 처음 만난 날부터 들어 알고 있어TEK(--> 있었다). - 318 p. -
서브를 혼자서 맞게(--> 맞고) 있는 게 걱정 됐었다. - 364 p. -
Hot chocolate radio 1-2 (개인지 21호, 2012. 12. 09, 예약 : 21,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카레이싱)
시대/장소: 현대/독일
커플 : 세바스티안 리슈텐버그(셉, 세브, 25, 카레이서, 싸움공), 일카 아르네 머스토넨(19, 리저브 드라이버, 상처수)
일카 머스토넨은 북유럽인 부모님을 둔 한국계 입양아입니다. F1 샤르트 레이싱 팀을 운영 중인 모 기업 산하의 드라이버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는 일카 머스토넨의 앞에, 현역 F1 드라이버 세바스티안 리슈텐버그가 등장합니다. F1 세계 아이돌 같은 존재인 세바스티안 리슈텐버그는 F1 데뷔 이후 7년간 폭행 사건을 백 몇 번쯤 일으켰고, 결국 FIA국제자동차연맹의 징계를 받아 모 기업이 운영 중인 드라이버 아카데미에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오게 되고. 9살 때 재능을 인정받아 초대박 스폰서 계약을 터트린 F1 챔피언에 가장 가까운 존재를 보고도 일카 머스토넨은 큰 반응이 없고 세바스티안 리슈텐버그는 그 낯선 반응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1권
The first person _ 9
2권
How to become a formula 1 driver? _ 9
Gentlemen, start your engines _ 323
Third-person omniscient narrator _ 355
Post script _ 364
review:
어린 시절 성폭행이나 성적 착취를 당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 없지는 않았고 –빈수 《그대가 잠들 무렵에》, 유우지 《교차로에 비가 내리면》, 구부 《Honey book》- 입양아가 나오는 작품도 있습니다만 –피모 《월산 : 세월》, 이젠 《Paper garden》, 이자벨 《Stay at home》, S. 허버그 《장미도둑》, 바밀씨 《Half Moon bay》- 그 둘이 결합된 작품은 처음이라 작가가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습니다.
여러 번 느끼는 거지만 집필 스타일이 남성적입니다. 주인공의 성격이나 스포츠물을 소재로 하는 것도 그렇고 몇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인수가 철없는 소년 느낌이 납니다. 이 작품은 그런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트라우마로 접촉 공포증에 운이 나쁘면 기절하거나 움직이지 못하기도 하지만 일카는 문제를 소년의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엄청 괴롭지만 부모님과 남에겐 절대 비밀. 자신의 문제를 알아챈 연인에게는 어리광부리기. 문제는 일카의 트라우마가 설득력을 잃은 것입니다. 당사자에겐 자위는커녕 몽정도 불가능할 정도의 상처였지만 독자로서는 동감하지도 납득하지도 못했습니다. 세바스티안의 일카 돕기도 도를 넘은 과잉 친절로밖에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단,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눈물바람은 인정할 만합니다. 성격과도 어울리고 적절한 카타르시스도 제공합니다. 결정적으로 카레이싱 소재를 너무 많이 사용했습니다. 매뉴얼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아카데미로 사이클을 타고 출근하는 세바스티안 리슈텐버그, 아카데미 소속의 어린 드라이버들이 공개한 그들을과(-->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세바스티안 리슈텐버그, 아카데미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고르는 세바스티안 리슈텐버그 등 그의 사생활이 마구 퍼져 나갔다. - 1권 280-281 p. -
얼굴로 감정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또다시 왈칵 솟아오fms(--> 솟아오른) 울음이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짓눌렀다. - 1권 287 p. -
Husky (개인지 3호, 2007. 3. 8, 예약: 9,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수영)
시대/장소 : 현대/미국
커플 : 프레드 세이건(18, 세계기록 보유 수영선수, 짝사랑공), 정재진(제이, 21, 수영선수, 무기력수)
시기와 질투와 음모가 난무하는 한국 수영계에 염증을 느끼고 도망치듯 미국 아카데미아( 수영 영재교육 센터)로 온 정재진. 그곳에서 수영천재 프레드 세이건과 만난다. 처음에는 못된 장난으로 생각했던 프레드의 스킨쉽에 어울리다 차츰 친해지며 스스로의 마음도 변한다. 그때 재진의 목숨을 위협하는 테러가 발생한다.
Husky _ 7
그리고 그 후 _ 249
Husky minor _ 295
review:
발단이 빠지고 전개부터 시작된 느낌입니다. 발단은 작품 중간 이후에 재진의 속마음을 통해 드러나는데 그것도 여기 조금, 저기 조금 하는 식으로 조각조각 단서를 흘려서 명확하지 않습니다. 대강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재진은 부잣집 둘째 아들로 엄청 뚱뚱했고 살을 빼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위로는 뛰어난 형과 누나에게 치이고 아래로는 귀여운 여동생에게 밀리는 그에게 그나마 내세울 만한 것이 수영이었는데, 상하관계가 분명하고 선배가 후배를 구타하며 실력보다 돈이 우선인 한국 수영계는 두 번 다시 쳐다보고 싶지 않은 아수라장입니다. 다행히 주니어 시절 보결로 나간 국제대회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노력으로 좋은 기록을 내어 미국으로 수영 유학을 떠납니다.
프레드는 조만장자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회사를 이으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에게는 열여덟 살 연상의 머리 좋은 누나가 있는데 그녀는 회사를 경영하고 싶어합니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이어야한다는 시시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는 그에게 수영은 자유를 상징합니다.
두 사람이 아카데미아에서 만나 이런저런 사건을 만들며 사랑을 확인하는 줄거리인데 작품 전반에 걸쳐 재진의 무기력한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재진의 목표는 세계 기록도 한국 기록도 자신의 기록 경신도 아닌 아카데미아에 남아 있을 만한 기록유지입니다. 이십대 초반의 창창한 젊은이가 한국에는 적수가 없고 세계 기록에 단 3초밖에 뒤지지 않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 목표도 없이 한국에서 연습하기는 죽어도 싫고, 무기 같은 손발로 후배 때리기가 몸에 밴 한국선배들에게 지기는 죽어도 싫어서 미국에서 그럭저럭 연습하는, 어찌 보면 패배자 내지는 방관자적 캐릭터로 지금까지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다시 만나게 된 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첫사랑의 쟁취자 에이브 오르 - 《1 inch》-
사랑하는 사람에게 용서받기 위해 칼을 쥐어주는 우영원 - 《그대는 웃고 있지만》-
터무니 없는 성적에도 송주와 같은 대학에 가기 위해 150점 올리기 계획을 세우고 과외형에게 쥐어 짜이는 채기열 - 《물고기 하늘을 날다》-
라켓을 잡는 오른손을 다치자 각고의 노력 끝에 왼손으로 바꾼 유신희 - 《연습상대》-
얌전하고 조용한 것이 장점이지만 연인을 위해 큰소리를 내는 이즈미 - 《입술을 깨물다》-
사랑하는 사제의 죽음을 보상받기 위해 스스로를 죄인으로 만드는 황보운 - 《즐거울 樂》-
우승을 위해 전교생 앞에서 키스도 마다하지 않는 여승목 - 《Hit me lovely》-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는 것이 연인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도 있지만 핸들을 놓지 않는 루이스 사하 이젯 - 《I believe if I can fly 》-
염소가 들어간 물에 닿으면 온 몸이 터지는 아토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수영을 하기 위해 10년을 버틴 원은형 - 《Jinx》-
야구를 그만두면 야나세와 함께 리틀 아구단을 만들고 싶어하는 현난우. 야구 좋아하고 아이들 좋아하는 성격에 딱 맞는 은퇴계획입니다. 더불어 야나세와도 함께 있을 수 있고 - 《Play boys》-
1승을 위해 펠라치오도 마다않는 서인호 - 《Stick》-
이처럼 다른 작품의 주인공들은 치열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또한 《즐거울 樂》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장르가 누군가와 또는 시간과 경쟁하는 스포츠라서 주인공의 일방통행같은 행동과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으면 맥이 빠집니다.
"솔직히 말해봐. 너 아카데미아에 왜 있어. 폼이 좋고, 재능이 있다고? 세계 기록에서 3초 빠진다고? 세계 5걸 안에 들어? 그딴 거 필요 없어. 너 프레드처럼, 그 새끼처럼 간절히 수영을 좋아해? 아시아에선 최고일지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최고는 아니잖아. 가끔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기록 받아오잖아.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잖아. 너 같은 놈이 제일 나빠. 그런 놈이 애인이랍시고 붙어 있는 걸 놔두라고, 하! 네가 프레드를 알아? 그 녀석의 목표가 뭔지 물어나 봤어? 갠 최고가 될 거야. 너랑은 근본부터 달라. 그런데 너처럼 될 대로 사는 놈이랑 붙어먹다니. 절대 인정 못해. 너는 자격 없어." - 213 p. -
이 말을 하며 재진을 나무라는 사람도 프레드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당사자가 아니면서 남의 연애에 안 어울리네, 인정 못 하네 등의 주제넘은 참견을 하지만 진짜는 가짜는 알아보는 법. 그는 재진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재진은 되는 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재진은 심기일전하여 단거리도 장거리도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우지만 어쩐지 코치에게 떠밀려 억지스럽게 결정했나는 느낌입니다. 딱히 플롯이나 문체,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찝찝한 작품입니다.
이 외에도 몇 군데 오타가 있습니다.
용감한 가족은 환송식 같은 건 해주지 않았다. 누나도, 형도, 막내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인원수가 많아 한명쯤 빠져도 튀도(--> 티도) 안 날게 뻔했다. - 105 p. -
프레드 측에선 방 네 개를 하나의 방으로 개조하려 했지만, 아카데미아 측에서 네 개까지만(--> 세 개까지만) 트는 걸 허용했다. 제공받은 방은 세 개씩 뚫은 방 사이에 끼인 것 중 하나였다. - 191 p. -
I believe I can fly Part 1-2 (개인지 6호, 2008. 2. 24,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카레이싱)
시대/장소: 현대/영국, 브뤼셀 등
커플 : 에드 아일턴 프로스트(27-->30, 카레이서, 일편단심공), 루이스 사하 이젯(23-->27, 카레이서, 부적응수)
F1 계에서 만년 2위인 루이스. 세계제일의 실력을 갖고 있는 에드 프로스트와 얼떨결에 하룻밤을 보내고 이상한 사진도 타블로이드판에 실린다. 소문에 떠밀려 사귀게 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왜 그동안 2등만 하는지 알게 된다.
Part 1
I believe I can fry 1 9
Sakha 287
Part 2
I believe I can fry 2 9
Ed 283
review:
나는 이기고 싶어 한다. 에프원의 궁극적인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기려면 필연적으로 타인을 파괴해야 한다. 둘은 둘이면서 동시에 하나다.
나는 에드 프로스트를 좋아한다. 자각도 하지 못한 채 그의 뒤만 따라다닐 정도로.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다. 나는 이겨야 하는데, 나를 이기는 남자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앞을 가로막고, 옆을 치고 들어오는 그에게 가슴이 뛴다. 심장이 거세게 운다. 사랑하는 인간을 이길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나는 에드 프로스트를 파괴할 수 없다. - 《Part 1》 231-232 p. -
출생의 비밀을 갖고 태어난 루이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카레이서인 그는 경기 중에 연인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루이는 에드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결별을 선언하지만 에드의 들이댐은 계속됩니다.
사랑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대비를 F1 레이스를 배경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했습니다. 결말도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지나친 주인공 위주의 독백으로 작품의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생소한 단어와 경기 규칙에 대한 설명 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지나친 것은 단점입니다.
오타입니다.
새삼 지난밤에 한 얼간이 짓이 떠올라 목이 간지럽다.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다 깨길 반복한 걸치곤(--> 것치곤) 몸이 가볍다. - 《Part 1》 81 p. -
전화선을 뽑고 휴대폰 배터리를 내던지게(--> 내던진 게) 다시 떠올랐다. - 《Part 1》 83 p. -
각계각층의 스포츠 원로들이 쏘아주는 비난, 영국 방송 해설가의 생동감 넘치는 증오, 에드 프로스트 팬들이 던져지는(--> 던지는) 달걀 세례, 한 번에 10점씩 늘어나는 드라이버 포인트, 오랜만에 들게 된 1등 트로피, 나를 죽이고 싶지 않다는 에드 프로스트의 행동. - 《Part 1》 248 p. -
"글쎄요. 이렇게 집요하게 써놓을(--> 써놓은) 걸로 보아,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죠." - 《Part 1》 263 p. -
크루들이 소곤거리는 걸 훔쳐들은 바에 의하면 ‘퍼스트는 미, 미쳤어요,“라고 울먹이는 목소리(--> 목소리로) 말했단다. - 《Part 1》 278-279 p. -
사하가 냉정한(--> 냉정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 《Part 1》 300 p. -
조수석 차문을(--> 차문은) 흉측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 《Part 2》 40 p. -
내가 할 수 있는(--> 있는 것은) 별것 없었다. - 《Part 2》 229 p. -
“에드는 그걸 안다고. 그러니 괴롭히려고 이러는(--> 이러는 건) 아니지.” - 《Part 2》 278 p. -
데뷔 첫해를 화려하게 보낸 사하는 새로운 시즌과 함께 소포모어 징크tm를(--> 징크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 《Part 2》 311 p. -
I believe I can fly Part 3 (개인지 6호, 2009. 2. 22, 예약: 8,000원)
Prologue 9
I believe I can fry 15
Epilogue 233
Jinx (개인지 10호, 2009. 6. 17,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수영)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이서준(24, 전무, 상처공), 원은형(27, 휴학생, 전직 수영 국가대표, 포기수)
한 통의 잘못 걸린 전화에 대고 욕을 한바가지 퍼부어준 은형. 상대방은 스토커 기질이 있는지 집요한 전화는 계속되고 지친 은형은 전화기를 꺼버린다.
후배를 만나러 간 백화점 실내 수영장에서 스토커와 조우한 은형. 그는 후배의 중학교 동창으로 은형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Murphy's Law 9
Complex 151
Syndrome 216
Law 290
A different point of view 331
Post script 354
review:
지독한 아토피 때문에 좋아하는 수영을 그만둔 은형과 누나의 자살을 눈앞에서 목격한 서준의 상처극복기입니다. 누나를 자살로 몰고갔다는 자책감을 가진 서준과 좋아하는 수영을 억지로 그만두게 된 은형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미래를 설계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사실 두 사람의 성적인 접촉보다 감정적인 치유가 더 부각된 작품입니다. 그러나 두 가지 거슬리는 점이 있습니다.
첫째, 각 단락의 말미에 징크스들을 적어 놓았는데 작가가 후기에도 썼듯이 내용과 어울리지 않아서 읽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머피의 법칙'이나 '13일의 금요일'처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본문은 저만치 달아나 흐름을 놓칩니다. 둘째는 존댓말의 사용입니다. 은형은 서준보다 세 살 위인데 평상시 만날 때는 반말을 사용하고 직장에서는 존댓말을 합니다. 반면 서준은 직장에서는 반말을 평소에는 존댓말을 합니다. 이것이 뒤섞여서 과연 어떤 말을 누가 하고 있는지 헷갈립니다. 평균입니다.
오타입니다.
"보완을(--> 보안을) 위해서 폐쇄회로를 많이 설치해뒀거든요." - 111 p. -
"그래도 꼴에 목표는 큰누나와 같은 학교에 가는 거였어요. 알아요? 앞에 저만큼 먼저 간 인간을 따라는(--> 따라가는 혹은 따라잡는) 건 상당히 비참하고 짜증나는 일이에요." - 178 p. -
One more lap to go : Let's bring up this living things! = 이 생물을 키워보자 1-2 (개인지 14호, 2010. 6, 27, 예약: 16,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카레이싱)
시대/장소 : 현대/더블린
커플 : 크리스토퍼 폴(24, F1 레이서, 각서공), 김단(24, 크리스의 매니저, 보모수)
불운의 연속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된 단에게 파면의 원인이 된 남자의 매니저 자리가 주어진다. 파격적인 주급에 몇 달만 고생하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위안하며 조건을 수락하지만 상대는 하룻밤에 일곱 번도 가능하고 4P도 한다는 특급 카레이서다.
review:
안티팬과 슈퍼스타의 만남이라 불꽃 튀는 싸움이나 독설이 난무하리라 생각했는데 실직의 원인이 된 남자의 매니저를 하게 된 단은 의외로 담담합니다. 모든 정신을 카레이싱에 쏟고 있는 크리스가 유일하게 허용하고 있는 것이 섹스인데 현재 그의 옆에 있는 사람이 매니저인 단이라 자연스럽게 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사고치고 난 다음에도 의외로 무덤덤한 크리스는 매니저를 이런 저런 구실로 묶어 각서를 남발합니다.
적대적 관계의 만남에서 침대를 함께 쓰는 사이가 되는 대는 술의 힘이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쿨한 남자 두 사람의 이야기라 상대방이 바람을 피워도 왠지 '흥 그래?'하고 이해해 줄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카 레이싱에 관해 어느 정도 식견이 있어야 제대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단점입니다. 수준은 평균입니다.
PS: 오타입니다.
"돈 많으면 다 되구나(--> 되는구나)…." - 2권 45 p. -
그는 안 된다(--> 된다는) 걸 알면서 가까운 호텔로 향했다. - 2권 269 p. -
One more night : One night only next episode (2015. 1. 1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카레이싱)
시대/장소: 현대/한국 외
커플: 주재형(파츠, 35, 레이스 엔지니어, 짐승공), 미겔 안드리치(류선우, 32, 카레이서, 미인수)
팀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보스에게 순응하는 미겔을 이해하지 못한 주재형. 보스와 대판 싸우고 팀을 이탈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미겔의 동료 몇 명도 미겔을 떠나고 미겔은 홀로 남겨진다. 한국에서 휴식하는 미겔을 찾아 온 재형은 미겔을 설득하여 독립팀을 만들고, 미겔의 조카를 CEO겸 투자자로 맞아들인다.
재형과 그가 데려온 공학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레이스카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기고 미겔은 승승장구하는데…….
review:
《One night only》의 후속작입니다. 전작이 주재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미겔의 고군분투기라면 이번 작품은 스포츠 정치학을 다루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한,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답게 돈지랄과 그에 합당한 정치력이 등장합니다. 절대 정치적이지 않은 미겔의 두 남자 - 주재형, 미하일 - 가 정치는 외면하고 본능으로만 행동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재형이 만든 차는 공학적으로 완벽하여 미겔은 기록을 경신하고 팀의 세컨드 드라이버까지도 경이적인 승수를 쌓고 있지만 옛 팀의 드라이버와 트러블로 메겔은 경기 중 사고를 당하고, 재형이 크게 놀라는 것이 긴장을 고조시킵니다.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은 없고 오직 미겔을 월드 챔피언으로 만드는 것이 팀의 목적임은 물론 작가의 집필의도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단점입니다. 알 수 없는 용어와 이해할 수 없는 공학용어와 F1용어가 등장하는 것도 마이너스입니다.
One night only 1-2 (개인지 17호, 2011. 10. 18,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카레이싱)
시대/장소: 현대/섬
커플: 주재형(파츠, 34, 레이스 엔지니어, 짐승공), 미겔 안드리치(류선우, 31, 카레이서, 미인수)
불미스러운 누명을 쓰고 카레이싱 업계에서 사라진 한국인 주재형.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으나 다시 업계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미겔 안드리치. 조만장자 아버지와 형님들 사이에 귀여움만 받고 자라나 카라에싱 드라이버 중에서 중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미겔은 은퇴한 천재 주재형과 계약하기 위해 같이 자는데…….
One night only 7
Every night 236
Epilogue 297
The perfect game 301
Post script 306
review:
최고 중의 일등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타의 작품과 다른 작품입니다. 전형적인 공수 구도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공의 도움으로 정상에 등극하는 수의 모습은 예전의 작품을 떠올리게 합니다. 내용이나 설정보다 미겔의 어마무시한 집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개인트랙, 개인 주차장, 엄청나게 비싸고 한정품인 레이싱카, 개인 주유소, 그리고 개인 코치……. 잘난척하고 막되먹기 쉬운 환경인데 밉상이 아니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자기 팀의 보스에 의해 피해를 입은 미겔을 위해 호를 내는 재형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육체관계로 시작해서 사랑에 도달하는 과정이 어색하지 않지만 동일 소재의 반복은 지루합니다. 평균작입니다.
Playboys (개인지 1호, 2006. 8. 27, 세트: 20,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야구)
시대/장소 : 현대/미국
커플 : 야나세 카오루(30대, 뉴욕 양키스 4번 타자, 직각공), 현난우(20대 초반,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소년수)
보스턴 레드삭스의 5선발 겸 마무리 투수 현난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만 사고를 치고 다니며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는 소년 같은 어린애다. 난우의 룸메이트인 니시오카의 후배로 뉴욕 양키스의 4번 타자 야나세 카오루는 생동감 넘치는 어린 동물인 난우를 사랑하는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review:
정반대인 캐릭터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전형적인 모범생 타입으로 스스로를 가둔 야나세와 모든 규칙은 깨기 위해 있다는 모토로 살아가는 난우는 야구라는 공통분모를 제외하고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전혀 다른 성격에서 오는 긴장감에 난우가 일으키는 사건이 등장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즐겁고 가벼워 보이는 난우의 우울한 과거가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자신의 사랑이 창창한 미래를 가진 어린 선수를 망칠까봐 두려워하는 신사적인 야나세와 그런 그를 '그럼 어때. 좋아하는데'라는 유아독존적 자기애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난우의 결론이 참으로 그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잘 몰랐던 미국 프로야구를 소재로 다룬 것도 좋습니다. 수작입니다.
Playboys +side (개인지 1호, 2006. 8. 27, 세트: 20,000원)
H time _ 005
KKK _ 081
Interview _ 224
후기 _ 274
Hidden track _ 277
Sex bomb (개인지 15호, 2011. 6. 26,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쇼트트랙)
시대/장소 : 현대/미국
커플: 예브게니 세르게에비치 체르체소프(22->23, 올림필 금메달 리스트, 죄책감공), 이서해(22->23, 쇼트트랙 선수, 괴로움수)
인라인 스케이트에서 쇼트트랙으로 전향한 이서해. 자신을 전향시킨 감독님의 죽음과 동경하는 선배의 자살로 국내 쇼트트랙 파벌에서 끈 떨어진 연이 되자 선배의 친구였던 빙상연맹 대의원을 협박해 방강제로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남자는 대한민국의 공적으로 찍힌 예브게니. 더러운 반칙으로 선배의 금메달을 가로챈 남자다.
1. Sex Bomb 007
2-1. C the Baby? 119
2-2. OK 2 C the Baby? 226
3. Good Vibration 244
4. 친절한 식탁보 이야기 350
5. 후기 360
review: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남자와 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혹은 그의 삶의 원인이 되지 못했다는 괴로움에 시달리는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작가 특유의 먼치킨 주인공과 자존심 있고 상식적이며 능력 있는 주인수의 방해물 없는 로맨스인줄 알았는데 시작부터 파벌싸움에 이어진 부상과 비중있는 조연의 자살이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서해의 입장에서는 악의축의 느닷없는 접근이지만 예브게니는 오랜시간 기다린 짝사랑과의 만남입니다. 서로에게 갖고 있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게 시작했는데 중반을 넘어가면서 두 사람은 평등하게 응시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포인트가 되는 한국 쇼트트랙의 파벌싸움이라던가 ‘핡’에 얽힌 유니폼 강매가 적절한 자극을 줍니다. 평균입니다.
Stick (개인지 11호, 2009. 8. 23,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 스포츠물(야구),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이영진(19, 고3, 시큰둥공), 서인호(19, 고3, 투수, 절박수)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인호. 팀에 마땅한 타자가 없어 연패에 시달리다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2년 전 사건을 일으키고 팀을 떠난 포수 영진을 데려오기 위해 인호는 영진의 조건을 받아들인다.
Stick 7
Sign 318
Post script 363
review:
매사 시큰둥한 영진을 설득해 팀에 들어오게 한 인호. 그러나 영진과 지내면서 그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편 인호가 어디까지 할까 지켜보던 영진도 인호에게 빠져 일생의 계획을 수정합니다.
앞서 읽은 작품이 풋풋한 소년물이라서 갑자기 뜨거운 실사가 나오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소문 때문에 생긴 오해를 벗고 몸에서 시작된 정을 마음으로 깨닫는 작품으로 평균작입니다.
오타입니다.
나도 녀석도 열성적으로 먹는 한편, 나는 야구공을 쥐고 일기를 썼고 녀석은 영어로 가득한 책을 뒤척였다(--> 뒤적였다). - 200 p. -
비 오는 그라운드에 수동으로 물을 빼는 프로 야구의 현실을 떠오른(--> 현실이 떠오른 혹은 현실을 떠올린) 건 우연이었다. - 292 p. -
Strawberry Dream 1-2, 외전 (2018. 4. 13, 비하인드 출판, 북큐브 제공,가격: 9,900원)
작품유형: 현대판타지, 회귀물, 스포츠물(축구)
시대/장소 : 현대/런던
커플 : 윌리엄 에이샤 유릭(18-->20대 초반, 아스널 주전선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짝사랑공), 윤소준(31-->18-->20대 초반, 부상선수-->웨스트햄 유스-->첼시 주전-->맨체스터 시티, 회귀수)
웨스트햄 유스에서 부상산수로, 그리고 중졸의 장애자가 되어 인생을 어렵게 살아가는 윤소준은 어떤 계기로 부상당하기 전의 18세로 회귀한다. 새 삶을 살게 된 그는 제로 베이스가 된 축구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감내기 수퍼스타 윌리엄 유릭과 함께 훈련하며 유대감을 키운다.
한편 가족도 비즈니스로만 대하는 윌리엄 유릭의 속셈은 따로 있는데…….
1권
Rain
꿈
오늘부터 1일
튜터링
Football’s coming home
Merry-Go-Round
퍼스트 터치
2권
온 더 볼
Let the game begin
휘슬
A Dream within a Dream
Strawberry Dream
It ain't over till it's over
외전
If You Like
Yes, I Am in Love
All over the pitch
review:
B1의 새로운 스포츠물입니다. 축구는 《그대는 웃고 있지만》도 있습니다만 이 작품은 회귀와 게임을 배경으로 하여 차별성을 두었습니다. 축구 게임의 플레이어 성장 스텝을 착실히 밟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막장인생 서른한 살에서 가능성 무궁한 열여덟로 돌아간 소준이 삶을 재설계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대는 웃고 있지만》보다 자세한 축구 해설이 들어가고 윌리엄에 의해 소준이 회귀하게 된 이유와 축구 게임식 작품 진행도 외전에서 납득이 가게 설명했습니다.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소준은 전생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운명의 태클을 벗어납니다. 그러나 서른한 살의 연륜은 소준의 새 삶에 크게 기여하지 못합니다. 회귀 초반에 어른스러운 모습이 잠깐 보이다가 나중에는 발랄한 18세로만 행동하는 것이 위화감이 있습니다. 특히 연애가 진행될수록 어리숙한 면이 두드러집니다. 오히려 유스 시절부터 축구에 있어서는 승승장구했던 윌리엄이 열여덟답지 않은 연륜과 매스컴 대처 능력을 보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수퍼스타가 사랑에 눈이 멀어 간도 쓸개도 빼줄 것처럼 구는 모습이 대리만족이 되었습니다. 전생의 고생이 무색하게 회귀 후 소준의 꽃길에는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무난히 넘어갑니다. 평균작입니다.
This is not A love story (개인지 19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런던
커플 : 일라이셔 틴버겐(15, 고등학생), 장위수(15, 고등학생)
어머니의 재혼으로 부잣집 아이가 된 장위수는 영국의 전통 있는 기숙사 학교로 전학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일라이는 눈부신 외모에 성격은 뭣 같아서 동급생은 물론 선배들까지도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존재다. 나방이 불꽃에 끌리듯이 속절없이 그에게 끌린 장위수는 자기도 영문도 모른채 일라이를 질투하는 세력의 표적이 된다. 결국 둘의 사진이 학교에 퍼지고 위수는 도망치듯 학교를 떠난다.
This is not A love story 9
Birthday suit 251
A differnet point of view 304
This is A story about love (개인지 20호, 2012. 6. 24,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재회물, 리맨물
시대/장소 : 현대/런던
커플 : 일라이셔 틴버겐(쟝 포레, 15-->31, 고등학생-->건축가), 장위수(홍위수, 15-->31, 고등학생-->건축회사 직원)
This is A story about love 9
Epilogue 287
I love Ils 292
Report B-612 326
Ich Hamm Tun was Ich Will 335
소책자 《12시 01분의 고백 = A confession at AM 12:01》
review:
《This is not A love story》의 후편으로 전편이 15살의 대책 없는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31살의 화해를 다루었습니다. 동일한 사건이 두 소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일라이를 좋아하던 위수는 그 사건으로 인간 불신이 되어 곁을 주지 않는 냉혈한이 되었으며 자신이 원인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 일라이는 일편단심 순정남이 되어 마음의 순결은 물론 육체의 순결까지 지키는 로맨티스트가 되었습니다.
재회한 후 두 남자의 역할이 바뀌어 일라이는 계속 들이대고 위수는 한사코 거부하는 것도 전형적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과거의 위수는 일라이를 좋아했으나 포스에 밀려 일라이에게 끌려다니기만 했으나 현재의 일라이는 번쩍이는 아우라 그대로 들이대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예전에 넘어갔을 것을 내성이 있었던 위수는 일라이의 미모와 돈과 재력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불쌍한 일라이의 짝사랑을 걱정한 집사님의 변칙적인 도움이 없었더라면 일라이의 고난은 한동안 계속되었을 것입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나한테 이 기회를 뺏지(--> 뺐지) 마. 내가 다시 또, 머리 뜯으면(--> 뜯으며) 후회 안 하도록.” - 194 p. -
그 기특한 아이가 부모에 대해 알았을 때의 충격과 배신감에 포악하고 사납게 굴면서도 결국 여전히 쓸쓸했을 것(--> 걸) 생각하자 섣불리 거부할 수 없었다. - 195 p. -
나는, 제가 필요해….
그 뒤로는 순식간이었다. 나는과(--> ‘나는’과) 필요 사이에 무수한 고민이 있었다는 걸 그때의 나는 까맣게 몰랐다. - 282 p. -
You smiling : The next episode (개인지 4호, 2010. 10. 24, 예약: 9,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축구)
시대/장소 : 현대/영국
커플 : 우영원(20대 후반, 프리미어리거, 축구스타, 초딩공), 남기웅(우영원과 동갑, 프리미어리거, 상식수)
강간, 재회, 외면, 용서, 화해의 과정을 거쳐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한 팀에서 같이 뛰고 있는 영원과 지웅. 어쩐 일인지 젊은 윙어들에게 추앙받는 지웅과 그런 지웅을 사랑하는 영원.
1. 따듯한 겨울 9
2. 눈 오는 날 오후와 비 내리는 저녁 사이에 14
3. 나무 22
4.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 37
5. I love you, Honestly I love you 85
6.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142
7. Piece 211
8. 숨길 수 없어요 254
9. 인스턴트 바나나 죽 271
Post script 293
Hidden track 295
review:
전편의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한 팀에서 뛰게 된 두 사람. 챕터의 마지막에 제목이 나오는 특이한 편집으로 전편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듭니다. 전편의 살벌하고 내치는 분위기가 살뜰하게 보살피고 거리낌 없이 몸을 섞는 분위기로 과정 설명 없이 넘어가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습니다. 마지막 기억상실 장면에서 전작을 느낄 수 있을 뿐 전혀 다른 이야기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주인공의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화끈한 신 장면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수준은 평균입니다.
Wake me up (2016. 9. 16, 벨노블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5,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야구),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남준회(23-->24, 대학팀 특급타자, 잠정적 좌완투수, 먼치킨공), 권정인(23-->24, 무소속 재활투수--> 프로팀 투수, 걱정수)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얼마 남기지 않은 고교 3학년 투수 권정인. 구속에 욕심을 내다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는다. 토미 존 서저리 수술 후 갈 곳이 없어진 그를 받아준 곳은 마이너리그 구단이었다. 재활은 지루했고 구속은 돌아오지 않았다. 2년 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고교 은사님이 감독으로 계신 대학팀에 무소속으로 합류한다. 그리고 아마추어 특급 타자이자 150Km를 던지는 좌완투수 남준회와 룸메이트가 된다. 그 후 권정인은 남준회와 이런저런 체위로 불타는 밤을 보내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prologue
1. Wake Me Up I
2. Wake Me Up II
3. Wake Me Up III
외전 1. Take My Hand Tonight
외전 2. Home, Sweet Home : 연애의 재구성
외전 3. Romantic Cage
review:
게이로맨스 이북은 그웬돌린, 장량, B1 이렇게 세 명 작가의 작품을 각각 한 편씩 읽었습니다. 세 작가 모두 단행본 출판 권수가 적지 않고 경력도 짧지 않은데 이북은 수준이 떨어집니다. 기존 작품들의 최대공약수(액기스, 혹은 키워드)만을 간추려서 재미없게 나열했습니다.
B1의 작품은 3편의 황궁물과 1편의 무협물, 현대물 2편, 하렘물 1편을 제외하면 모두 스포츠물입니다. 카레이싱, 육상, 농구, 배구, 축구, 야구 테니스, 쇼트트랙, 수영, 아이스하키를 하는 주인공들은 부자이고, 잘생기고, 운동능력이 발군입니다. 그들의 사랑을 받는 이들은 주인공보다 가난하고, 능력이 부족하고, 생김새가 평범할지라도 주인공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이들의 매력에 빠져 끊임없이 뭔가를 제공합니다. 돈과 시간과 사랑과 걱정과 관심을.
부상당하여 재활에 들어간 권정인은 오르지 않는 구속과 허송세월한 3년과 불투명한 미래에 확신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장밋빛인 남준회는 그런 권정인에게 부단히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재활을 돕고 멘탈을 안정시키고 숙식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밤에는 덤벼듭니다. 작가의 전형적인 집필 패턴입니다. 캐릭터의 성격, 전개, 설정, 심리까지 기존 스포츠물과 다른 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분략도 일반 단행본보다 적은 것이 습작용도 아니고. 처음 선보이는 이북이라고 하기에는 특기할 만한 사항이 없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Winter is coming (2016. 2. 29, 예약: 13,000원)
작품유형: 스포츠물(카레이싱)
시대/장소: 현대/런던
커플: 이안 헤일리(33, BIS 은행 회장대리, 자상공), 기엔 오디팽(류장우, 22, 카레이서, 죄책감수)
열 살 때 F1 대부에게 발탁되어 프랑스로 운전 유학을 떠난 기엔.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는 임신한 누나를 찌르고 사망한다. 스승의 죽음으로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 기엔은 누나와 매형과 조카를 먹여 살리기 위해 테스트 드라이버로 근근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돈 많은 남자를 위해 운전을 해준 기엔은 남자와 계약을 하고 F1으로 돌아가는데…….
Winter is coming 9
Epilogue 236
Spring I live you 243
Summer breeze 301
The Autumn effect 380
Winter shiny nights 401
review:
돈 벌레 같은 가족에게 시달리는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친척의 빚까지 해결해야 하는 한국적인 정서에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죄책감까지 짊어진 기엔은 보기만 해도 답답한 상황입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는 기엔과 돈을 받고 아들을 판 어머니를 둔 이안의 드라마틱한 반전 과거가 흥미롭습니다. 익명 연재 때부터 나는 누구다를 외치는 작풍으로 비밀 유지는 실패했지만 두 편의 동양풍 황궁물 다음에 보는 작가 특유의 스포츠물(카레이싱)이라 반가웠습니다.
가족의 굴레를 벗어던진 기엔이나 기엔을 통해 과거를 극복한 이안이나 서로에게 좋은 상승효과를 주는 연인입니다. 돈지랄 슈퍼카 구입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평균작입니다.
작풍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스포츠물
《즐거울 樂》을 제외한 모든 작품이 스포츠물입니다. 스포츠물들은 작가의 특징적인 부분이 잘 보이는데 《즐거울 樂》은 비슷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즐거울 樂》을 제외한 스포츠물을 중심으로 작풍을 살펴봤습니다. 사실 작가가 스포츠물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 됩니다.
스포츠 종목은 야구, 축구, 카레이싱, 테니스, 육상, 수영, 배구, 아이스하키, 농구 등 다양하고 자세한 해설과 설정이 인상적입니다. 작가가 쓰고 있는 대상에 문외한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2. 짝사랑
주인공 둘 중 한 사람 혹은 상대방이 서로를 모르게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비록 상대방은 물론 본인 스스로 깨닫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오랜시간 서로를 알아왔으며 조용히 사랑을 키워갑니다. 따라서 이들의 사랑은 순간적이지 않고 쉽게 식지 않습니다. 짝사랑 설정을 작품 곳곳에 복선으로 깔아놓아서 주인공들의 만남과 사랑이 우연한 일이 아니며 깊이가 가볍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말 많이 좋아했나봐."
"응"
"얼마나?"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에이브에게 원재가 물었다.
"가족이란 것도, 성별도, 나를 싫어하는 것도 상관하지 않을 만큼." - 《1 inch 2》 220 p. -
자신의 마음에게, 머리에게 따지고 따지길 반복했지만. 머리는 그저 어느 아침에 눈을 뜨니 남지웅을 좋아하게 되었다고만 말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견딜 수 없는 감정의 출연에 영원이 거친 발길질로 가방을 쓰러트렸다. 넘어진 가방에서는 동전이 쏟아졌다. 금속 소리를 내며 동전들이 바닥을 굴렀다. 그걸 본 영원은 바닥의 이곳저곳을 굴러서 사라져 버리는 동전들이 자신과 같다고 생각했다.
돌이킬 수 없어. 쏟아져 버린 후. 주워 담으려고(--> 담으려고 해도) 찾아낼 수 없다. 사라진 동전은 어딘가로 숨어버려서. 어찌할 수 없어. 되돌아 갈 수 없다. - 《그대는 웃고 있지만 1》 113 p. -
반송주를 처음 본 건 2년 전 전국중학농구 대회에서다. 녀석은 그때도 수출용 같은 몸놀림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엄청났지. 관중석에서 그 반짝반짝함을 훔쳐보던 나는 입을 헤 벌린 채 녀석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니까 혼자서. - 《물고기 하늘을 날다》 12 p. -
집에 데리고 오고 싶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좋아하니까. 집에 데리고 가고 싶은 거였다. 그런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나란히 식탁 앞에 앉고, 웃음을 건네고, 대화를 나누고, 그저 곁에 두는 것만으로 좋다고. 유신희, 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에 반해버린 것이다.
테니스 때문이 아니었다. 유신희의 테니스를 좋아하지만, 그보다 유신희를 더 좋아했다. 부드러운 웃음을 건네는 남자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거였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자각하지 못했었다.
곁에 두고 싶었다. - 《연습상대 2》6 p. -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이재는 연습 일정을 전부 바꾸고 생활 패턴을 갈아엎었다. 하지만 아오노 이즈미에게로 향하는 윤이재를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새벽 연습 후 집에 가서 씻고 오는 수고를 하면서 이즈미를 지켜봤다. 오후 연습을 크로스컨트리로 바꾼 것도 그때였다.
“저질이 아니라 스토커겠지.”
갈색 철제 선풍기를 향해 이재가 중얼거렸다.
“…저질스토커일지도.” - 《입술을 깨물다》 162 p. -
나는 단 한 번도 발기한 성기 따윈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부푼 석이켠의 성기를 보는 순간, 내 다리 사이가 부풀어 올랐다. 그제야 나는 내가 석이켠을 대하는 감정이 몹시 좋아하는 것 이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굉장히 늦은 깨달음이었고, 믿고 싶지 않은 이해이며, 내뱉을 수 없는 비밀이었다. - 《와디》 42 p. -
"어이. 야, 괜찮냐?"
낯선 목소리가 불렀다.
"어이!"
흔들리던 계단에서 튀어나오는 검은 그림자가 나를 안았다. 더 없이 다정하게. 나는 사랑에 빠졌다. 다정한 팔뚝과. 화창하기 이를 데 없는 3월 둘째 주 월요일이었다. - 《Hit me lovely》 212 p. -
이정도면 병이다 싶었지만 프레드는 자신을 말릴 수 없었다. 그는 누구를 향한 웃음인지 알 수 없는 웃음을 퍼트리며 남자가 머물다간 자리로 갔다.
커다란 사과와 과일칼 옆에 둥근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프레드는 붉은 핏방울을 손끝으로 훑었다. 그리고 맛을 보듯 혀끝으로 피를 핥아 멀었다.
"역시 달아."
자신이 생각해도 지나칠 정도로 그에게 미쳐있었다. - 《Husky》321 p. -
현재 그는 전면이 유리로 된 창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창밖에는 체리레드에 아이보리 색의 끈이 달린 후드 티를 입은 동양인이 찬바람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 있었다. 검은 머리칼이 바람에 팔랑거릴 때마다 깨끗한 이마가 언뜻언뜻 보였다.
오늘날까지 에드 프로스트는 동료를 상대로 한 번도 발정해 본 역사가 없었다. 하지만 스산한 바람을 맞고 앉아 있는 동양인을 발견하는 순간 역사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 《I believe I can fly Part 2》 305-306 p. -
듣지 말아요.
알아채지 마십시오.
돌부리에 걸려 조금만 휘청해도 속에 가득 담긴 마음이 와르르 쏟아질 지경이었다. 어쩌다 또 이렇게 됐을까. 남자가 좋았다. 강인함에 예쁘다고 쓸어 주고 싶었다. 귀엽다고 안아 주고 싶었다.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단단함에 입 맞추고 싶었다. 절제돼 있던, 오랫동안 잘 참아 왔던 심장이 덜컹거리고 있었다.
현난우는 심장에 나빴다. - 《Play boys 1》 86 p. -
…생각하면 안 돼.
이영진은 자신의 곁을 무심히 지나치는 서인호를 볼 때마다 되뇌었다. 놈의 구종이나, 구위나, 마운드에 섰을 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안 된다고. 어차피 자신과는 상관없는 녀석이었다.
생각하지 말자.
고개를 젓는 이영진을 여자애가 고민스럽게 바라봤다.
"영진아."
"이러니까 그 새끼를 좋아하는 놈 같잖아?"
영진이 고개를 들며 투덜댔다. - 《Stick》325 p. -
3. 먼치킨
주인공은 전형적인 엄마친구 아들이며 몇몇은 먼치킨같은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머리도 좋고 돈도 많고 얼굴도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는 비현실적인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일부 주인공은 성질머리도 비뚤어졌고 운동 잘 하는 것 빼고는 볼 만한 것이 없기는 하지만 하나 잘하는 것이 너무 뛰어난 바람에 다른 단점을 가려주고 있습니다. 멋진 주인공은 못난 주인공보다 독자에게 잘 어필하고 호감을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물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작품이 많은 게이 로맨스 장르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키 팀 주장이 아무나 하는 건 아니었다. 아마추어 고교 팀의 하키라도 주장을 할 정도면 평균 이상이라는 뜻이었다. 믿기 힘들지만 그 와중에 에이브 오르는 학년수석이었고, 이쪽 동네 기준에서도 무지막지하게 잘생긴 모양이었다. - 《1 inch 2》302 p. -
의외로 사람과 잘 사귈 줄도 알고, 세계적인 축구 선수에. 잘난 얼굴에, 돈도 많지. 몸매 좋지, 외국어에 능통하지, 결정적으로 웃는 얼굴이 끝장나게 멋지기까지 한 복도 많은 놈이다. - 《그대는 웃고 있지만 1》200 p. -
미국에서 태어나, 변호사 부모를 두고 있고, 똑똑한 가르침 아래 영특하게 자라난 데다 농구도 잘하는 놈의 말은 확실히 사람 염장 지르는 것일 뿐이다. - 《물고기 하늘을 날다》 22 p. -
테니스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로드 레이버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 대단한 랭킹과 놀라운 능력과 어마어마한 수입을 빼더라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생긴 얼굴이 이름을 외울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 《연습상대 1》24-25 p. -
「한중일 주니어 챔프에 아시아 주니어 챔프라서 더 무서운 건지도 몰라.」
「비공인이긴 하지만 10초21을 끊었지.」
「괴물!」
「윤선배 성격 빼고 다 좋잖아?」
「잘생겨, 몸매 좋아, 달리기 잘해, 잡안 빵빵해, 엘리트 미인 어머니에, 부자고.」
「스펙은 어마어마해.」 - 《입술을 깨물다》205 p. -
"치성아! 내가 무릎이라도 꿇을게! 제발!"
"제발…? 농구부에 들어오라는 건 아니죠? 그러면 주장 안 해요."
"이 새끼 너 이렇게 잘하면서 나한테 왜 이러냐."
감독 형이 또 석이켠 같은 말을 했다.
"너는 재능이 있어."
- 중략 -
"저는 한의대 가고 싶어요. 농구해서 갈 수 있어요?"
감독 형이 내 말에 떨떠름하게 물었다.
"야… 너 공부 그만큼 잘 하냐?"
"봄 되기 전에 성적 더 올려야죠." - 《와디》 404-406 p. -
그는 자신도 모르게 '완전한 블론드'라고 불렸다. 그에 상응하는 투명에 가까운 푸른 눈동자를 싫어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금발의 벽안은 고대로부터 미인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세계 기록 보유자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올해 열여덟에 불과한 남자는 현재 네 개의 신기록을 보유하고 이었다. - 《Husky》 8 p. -
- 중략 -
마지막 기부자는 프레드 세이건이었다. 기록으로도 충분히 되는데 놈은 막대한 기부금을 들여 아카데미아로 왔다. 기록으로도 충분히 되는데 왜 기부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항간에는 이런 소문이 있었다.
놈의 '조만장자' 아버지가 '내 아들을 그냥 보낼 수 있나?'라고 말씀하셨단다. 한마디로 돈 남는데 쓸 일 없으니 너네한테 주마. 뭐 그런 거다. - 《Husky》54 p. -
이희조에게 전학을 권하는 팀이 몇몇 있었다. 이름 있는 학교에서 진지하게든, 장난스럽게든 희조를 보면 찔러보곤 했다. 승목이 이번 대회에서 겪은 최고의 충격은 다른 무엇도 아닌 이희조의 유명세였다.
빠르고 탄력 넘치는데다 기술까지 빠지지 않는 미모의 공격수. 뇌가 보통과 다른 구조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희조가 계원고 배구부로 대회 출전에 비협조적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놈이 들어가면 모든 팀이 녀석을 향해 서브를 넣었다. 그럼에도 이희조는 팀내 최고 득점자였고, 자신의 몫을 넘어서는 기량을 보여줬다. - 《Hit me lovely》 284 p. -
에드 프로스트는 가진 게 너무 많다. 그는 혈통 졸은 집안의 장남이다. 혈통만 좋으냐? 그의 아버지는 연맹의 통제권을 갖고 있는 영국 개인 주식 금융 회사의 대주주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을 타고 달려도 프로스트 가문의 땅을 벗어나지 못할 정도라고. 놈의 집은 거부라고 했다.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뼈대 있는 갑부 집안의 장남은 훤칠한 키에 잘난 얼굴도 모자라 모터 레이스의 천재였다. 4살 때 처음 카트에 올라, 그 이후로 위대한 기록들을 깨부수며 성장했다. 에드 프로스트가 보여주는 블로킹, 패싱, 코너웍은 교과서에 실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인생의 전부를 트랙에서 보낸 남자는 가진 게 많았다. - 《I believe I can fry Part 1》 39-40 p. -
남자는 목소리만큼이나 근사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 수려한 콧날과 매끈한 턱 선에 땀에 젖은 이마까지,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잘생긴 얼굴이었다. - 《Jinx》 28 p. -
- 중략 -
수영을 수준급으로 하는 전무는 골프와 스쿼시와 테니스에도 일가견이 있는 모양이었다. 사육현과 민찬우가 우경주의 정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뒤늦게 말했다.
"전무?"
"예, 전무."
우경주가 착실하게 대답했다.
"너랑 친군데 전무라고?"
"중학교 동창이에요. 고등학교도 같은 델 나오긴 했는데 저 녀석은 1년 늦게 졸업해서 아직도 대학생인데, 갑자기 어머니가 지병이 악화되셔서 방학 중에 귀국했다가 못 돌아가고 붙잡혀 있다는 것 같더라고요. 어머니가 여기 이거거든요."
이경주가 대답 끝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이거?"
"회장이요."
"회장 아들이란 말이야?" - 《Jinx》 38 p. -
생각해 보니 진짜 대단한 인간과 마주앉아 있었다. 돈 있어, 능력 있어, 인기 있어, 명예 있어, 거기다 인간성까지 좋다. 그러고 보니 그는 메이저 리그에 올 때부터 영어를 할 줄 알았다. 공부도 잘하는 거냐. 당최 못하는 건 뭐요. 뉴타입이다. 뉴타입. - 《Play boys 1》 14 p. -
"서인호 어디가 좋은데요?"
이영진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야구를 잘하잖아…."
"아, 그러세요. 야구는 볼 줄 아시구요. 다들?"
"그야."
"팬클럽 대표님들이. 서인호가. 슬라이더 못 던지는 건 안대요?"
"그건."
"걘 생긴 건 안 그런데 웬 별 이상한 게 다 있는 건지."
"인호는 야구부답지 않게 공부도 잘해."
국사 선생이 자랑하듯 말했다.
"얼마나요?"
"순위권이지." - 《Stick》347 p. -
4. 캔디
주인공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는 집단 이지매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들의 능력을 시기한 주변인들 때문이기도 하고 주인공들의 위아래 안보는 까칠한 성격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인종문제 같은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악인과 선인의 대결구도는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곤경에 처한 주인공은 독자의 동정을 쉽게 사고 작품을 이끌어가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죠슈아 M. 리가 어린이 시절에 평균 게임당 3골을 넣고 2개의 어시스트를 했다는 걸 기록한 종이가 책상 위에 미끄러졌다. 리그의 기록이 초토화 될 것처럼 들썩였다. 이상한 것은 한 번도 신기록이 갱신된 적은 없었다는 점인데, 냉정한 인상에 싸늘한 웃음을 걸치고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전원을 차단당하고, 라커룸에 갇힌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얼굴이 생각나는 것은 링크 밖에서 뿐 아니라 링크 안에서도 뭔가 차별이 있을 거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았다. - 《1 inch 1》151 p. -
악에 받친 영원이 발버둥 쳤다. 한두 번 당한 일이 아니었다. 말을 안 들어 먹는다며 받은 기합보다 더 자주 이런 일을 당했다. 잠시 한눈이라도 팔면 영원의 몸을 향해 이기고자 몸부림치는 상대의 주먹이 날아오곤 했다. - 《그대는 웃고 있지만 1》110 p.-
"넌 니가 해충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아?"
해충. 내가 곤충류로 보이나. 아무리 작아도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힐끗, 조윤혜를 돌아보자 눈이 잔득 구겨져 있다.
"그런 너 같은 애를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뭐라고 하는데."
다부진 표정으로 조윤혜가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나 역시 똑바로 바라보고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빠순이."
대답과 동시에 뭔가 휙 지나가는 것 같더니 뺨이 철썩, 쳐졌다. 사람더러 해충이라더니 저더러 빠순이라는 건 못 참겠는 건가.
"넌 최악이야. 다른 사람 노력을 자기 잣대로 긋고 멋대로 헐뜯고 비웃어. 세상에서 니가 제일 잘난 거 같지, 웃기지 마. 너는 저기 코트 위에서 뛰는 애들의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한 쓰레기야." - 《물고기 하늘을 날다》30 p. -
나는 순간, 숨을 멈췄다.
갑자기 어깨가 화끈했다. 고개를 돌리자 내 어깨에 낯선 것이 꽂혀 있었다. 칼이었다. 오른쪽 어깨뼈에서 괴상한 소리가 울렸다. 장갑을 낀 손이 차갑고 서늘한 칼을 쥐고 비틀었다.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이 눈앞에서 흔들렸다. - 《연습상대 1》 276 p. -
「아오노 이즈미였지?」
이즈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추켜 세워준다고 으스대지 마.」
「그 조센징한테 달라붙어 봤자 썩은 내 밖에 더 나겠어?」
「쓰레기랑 놀면 쓰레기밖에 안 돼.」
말없는 이즈미에게 아이들이 한마디씩 던졌다.
「조심하라고.」 - 《입술을 깨물다》166-167 p. -
"나는 네가 협박받아서 같이 온 건가 했어."
"협박?"
"첫날 선배들이 우르르 찾아왔는데 책상 엎어버렸다고 그러더라."
"책상을 엎어?"
"선생도 없고, 선배도 없고, 완전 망나니래." - 《와디》 26 p. -
"선배들처럼 물 흐리지 말라고 걷어차! 다른 녀석들처럼 역겹다고 패버리면 돼! 그 녀석처럼 호모 같은 건 죽어버리라고 계단 아래로 차버리라고!"
잊어버린 줄 알았다. 웃고 있어서, 매일 해실 거려서, 밝게 소리 지르고 다녀서. 몽땅 다 잊은 줄 알았다. 승목은 다가오는 사람들이 멈춰서는 것에 기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자신이라도 멈춰 섰을 것이다. 이희조가 아직도 일반 학생으로 있는 이유는 그 때문이었나 싶었다. 이제 함께 부대끼고 떠들어서 괜찮은 줄 알았는데. 녀석의 마음속에는 하나하나 새겨져서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놈의 잘못이 아니었다. 밀쳐낸 사람들이 나빴다. - 《Hit me lovely》 138 p. -
쟨 대체 뭐냐?
조금 어리긴 한데 특출 나뵈진 않는다. 무명인데다 과거도 변변찮다. 운동을 못해도 출전 선수로 뽑혀서 혹시 성격이 좋은가 싶었더니, 인간성도 더러워 보인다.
결국 출국 전날까지 보낸다, 안 보낸다 석쇠 위의 생선처럼 뒤집어졌다 엎어지기를 반복했다. 대회장에 도착해서는 출전하기 전날까지 무의미한 존재로서 까맣게 잊혀졌다.
위대한 선수가 나자빠지자 얼렁뚱땅 운 좋게 끼어든 놈.
철저한 무관심이 아니면 처절하게 씹혔다.
열아홉 살의 나는 다짐을 했다. 죽어도 입상하겠다고. 삼장이 터져서 뒈지는 한이 있더라도. 겉으론 '대회 나간다며?' 물으며, 속으론 '대체 얼말 줬기에?' 빈정거렸던 인간들이 찍소리도 못하도록. 놈들이 얼굴도 들지 못할 정도이려면 기록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해냈다. 악으로 깡으로. - 《Husky》 90-91 p. -
사하는 달렸다. 머리가 열로 뜨거웠다. 심장이 무거웠다. 피가 서로 엉겨 덩이가 진 것처럼 가슴 한 켠이 묵직했다.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자신이 망쳐버렸다.
한 여자를 십년간 농락했고, 한 남자를 사기꾼으로 만들었고, 또 다른 남자를 십년간 고뇌에 빠지고 했고, 또 다른 여자를 구차하게 만들었다. 모두 자신 때문이었다.
그 정도면 죽을 사유로 충분했다. - 《I believe I can fly Part 1》 314 p. -
돌이켜보면 녀석은 또래다운 게 아니라 정말 아린애인지도 모르겠다. 열다섯, 열여섯 즈음의 덜 자란 아이. 성장한 몸에 맞는 포장을 위장하듯 덧씌우고 있는 중인, 다 자란 척하는 어린애인 건 아닐까 싶어졌다.
죽은 누나를 찾는 전화를 하다니.
가엾기보다는 공포스러운 어린애였다. 다시 생각해 봐도, 몇 번을 되짚어 봐도, 스물 몇 살이나 먹은 녀석이 할 행동은 아니었다. 아무리 죽은 누나가 보고 싶다고 해도 낯모르는 번호에 전화해 찾는 건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다. - 《Jinx》 169-170 p. -
- 중략 -
"좋은 인재가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사라졌다고, 다들 그랬죠. 내가 죽인 건데……. 누구도 나한테 아무 말도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저 누나의 일은 안 됐다고. 유감이라고. 다 안다는 듯이 떠들었어요. 그런데 아무도 나한테 묻지 않아서,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자신의 범죄를 침묵하고 모른 체했어요. 스물네 살이 된 내 꿈에 스물세 살에서 멈춘 누나가 나와요. 내가 죽여 버린 어리고 약한 사람이요." - 《Jinx》 179 p. -
밤마다 자신을 모두 앞에다 불러 놓고 폭력을 행사하는 선배 놈은 정말이지 역겹다. 폭력, 폭력, 폭력, 폭력 반복되는 폭력. 이를 으득 물로 눈을 질끈 감아도 고통은 어김없이 팔을 내리쳤다. 선배란 새끼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맞는 순간 방관하고 있는 한 무리가 되는 놈들이 미워지는 건 막을 수가 없었다.
난우는 연습을 내팽개치고 멀찍한 곳에 앉아 있었다. 민정이 경은규와 속닥거리는 게 그냥 우연이라고 믿고 싶었다. 친구라던 놈이 자신과 싸웠다고 하지 않은 이야길 고해 올렸다니. 놈도 놈이지만 그런 놈을 친구라고 여긴 자신이 서글펐다. 남민정이 설령 자신이 안 한 이야길 했다손 치더라도 선배란 놈은 정신이상자였다. 자신의 험담을 했다고 운동선수 팔뚝을 배트로 후려치는 새끼 따윈 미친놈이다. - 《Play boys》 278-279 p. -
야구는 팀플레이고, 팀 캐미스트리를 해치는 플레이는 없느니만 못하다. 먼저 욕을 했건, 시비를 걸었건, 팔을 휘두른 게 저쪽이 먼저였다고 해도, 선배를 친 후배는 용서받지 못한다. 팀플레이를 망치는 놈이 나를 돌아본다. - 《Stick》 10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