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밀씨(난발인, Imazka)  

Spin off

1편 《Half Moon bay 1-2》알렉산더 L. 랜스키(세스 그린의 막내삼촌), 세스 그린

2편 《Crack 1-2》 레비넌트 마티어스(레오나르도 윈첼, 이안의 의붓형), 이안 윈첼

바밀씨 작품연표 

바르도의 宮 1-2 (2014. 2. 25, 예약: 21,000원)

작품유형: 환생물, 황궁물

시대/장소: 강제6년/가상제국 파제국

전생커플: 자호륭(29-->37, 원제, 파제국의 초대황제, 광공), 곡여흔(17-->25, 곡씨가의 소가주, 자살수)

환생커플: 자륭(강제, 파제국의 황제, 후회공),  곡흔(25, 곡씨가의 수인, 용서수) 

파제국 초대 황제인 원제의 명령으로 황궁과 도시설계를 책임지게 된 곡여흔. 곡씨가의 삼남이나 뛰어난 재주로 소가주가 된 그와 원제는 천년을 내다보는 대역사를 계획하며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형에게 몸을 빼앗기고 뇌살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곡여흔에게 원제가 빠지면서 둘의 관계는 물론 공사까지 어긋나게 된다. 십년에 걸친 도망과 속박의 결과로 곡여흔은 성곽하나를 무너뜨리며 깔려 죽고 원제는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저주를 남긴다.

146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 한쪽은 곡가의 소가주에서 죄인이 된 곡흔이며 다른 쪽은 과거의 자신을 비웃는 강제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둘의 만남은 과거의 인물들이 여전히 존재함을 알아가며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1권

序 … 5

一. 叛반 … 9

二. 執집 … 25

三. 催최 … 52

四. 懼구 … 91

五. 再재 … 113

六. 懞몽 … 160

七. 闕궐 … 188

八. 徘배 … 211

九. 桓환 … 280

2권

十. 瞻첨 … 5

十一. 屬속 … 31

十二. 鑑감 … 58

十三. 飜번 … 112

十四. 胎태 … 197

外傳 一. 銀燭은촉 … 232

外傳 二. 疑星의성 … 302

後記 … 351

review: 

오랜만에 보는 광공과 도망수입니다. 원제와 곡여흔이 비극이라면 강제와 곡흔은 행복한 미래가 기대되는 결말입니다. 1권이 전생과 환생의 비교와 차이를 드러냈다면 2권은 갈등과 사건을 폭발시켰습니다. 전생의 어긋난 인연을 환생에서 제대로 해결했습니다. 삼각관계의 무게중심을 황제와 곡여흔 외에 곡진성에게도 두어 균형이 잡혔고 셋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도시개발 천재와 초대황제의 의기투합이 욕망과 소유, 거부와 도망으로 변질되는 과정이 매끄럽게 설명되었습니다.

여흔이 황제와 오대세가의 권력싸움의 지렛대로 사용된 것도 독특합니다. 황궁물에서는 후궁들의 음습하고 소모적인 다툼이 주로 등장하는데, 황제와 적대세력의 물밑암투로 치환하여 스케일을 키우고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고(蠱毒)의 사용도 인상적입니다. 무협물도 아닌데 탁월한 소재로 선택되어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는 한자어가 등장하여 문맥에 의지한 의미파악을 한 것도 신선했습니다. 주로 황제에게만 사용하는 특수용어들인데 생소하지만 음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수작(酬酌)이나 야료(惹鬧)같은 단어의 본래 쓰임새를 알게 된 것도 소득입니다. 그러나 후궁궁 같은 단어는 그냥 후궁으로 사용해도 됩니다. 후궁들이 모여 있는 궐이라는 뜻인데 '역전(驛前)앞' 같은 뉘앙스라 읽으면서 부담스러웠습니다.

복수와 비극을 용서와 이해로 바꿨고 전생과 같으면서도 다른 환생인들이 전편과 다른 결말을 가져온 것이 마음에 듭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설정오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그렇다고 무시하기에는 껄끄러운 부분이 있어서 언급합니다. 전생에서 곡여흔은 열일곱에 원제를 만나 십 년을 알고 지냈다고 나오는데 정작 그는 스물다섯에 죽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십 년이 오랜 세월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열 해를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흔의 나이는 본편 마지막 장면에 의미심장하게 등장하여 주의를 환기시키는데 오류가 생기는 바람에 김이 빠졌습니다.

열일곱의 나이로 처음 원제와 마주했던 곡여흔이 지금의 여흔과 많이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을. - 1권 139 p. -

"아시다시피, 저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도 제 생은 스물여섯을 넘기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 1권 236 p. - 

순간 그가 강제인지 아니면 자호륭인지 혼란스러웠다. 강제는 고작해야 달포를 알았고, 자호륭은 십 년을 알았다. - 2권 20 p. -

"오늘이 며칠입니까."

여흔이 묻자 자륭이 마지못해 태자의 뒤통수에서 눈을 뗐다.

"다섯째 달 초닷새일 것이다."

"아……"

부지불식간에 짧은 탄성이 흘렀다.

다섯째 달 초나흗날이었다. 제 발로 걸어 죽음을 찾았던 그 날이. 스물다섯으로 저물었던 생의 마지막 날을 남기고 그 다음 날을 맞이한 것이다. 여흔의 표정을 따라 자륭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 이번에는 여흔이 손을 내밀었고, 자륭이 그 손에 손가락을 걸었다.

"다시 시작하는 첫날이겠군."

"예, 정말……." - 2권 231 p. -

오타입니다. 

소식은(--> 소식을 들은) 자륭은 어의를 시켜 한질(寒疾)에 좋다는 탕제와 - 2권 155 p. -

애초에 위정은 여흔이 걱정하는 바를 조금도 걱정으로 받아드리지(-->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 2권 293 p. -

반월몽 : 바르도의 궁 외전 (2019. 4. 19, 유주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2,000원)

작품유형: 환생물, 황궁물

시대/장소: 강제 9년/가상제국 파제국

커플: 자륭(강제, 파제국의 황제, 후회공), 곡흔(곡여흔, 28, 귀인, 용서수)

Story line:

강제와 함께 이국의 술을 먹고 잠이 든 곡여흔. 달의 저편을 보여준다는 술답게 원제가 있던 14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잠이 깬다. 자신의 목숨을 가지고 원제와 사생결단하듯 겨루던 그때로.

review: 

《바르도의 궁》 외전입니다. 강제와는 잘 지내고 있는데, 이상한 술 먹고 원제의 곁으로 돌아간 곡여흔의 이야기입니다. 원제와 아웅다웅하던 시간으로 돌아가긴 했으나 강제와 3년간 잘 지냈던 덕분인지 원제에게 화해의 손을 내밉니다. 지옥 같던 나날을 보내던 원제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었겠으나 돌아가길 바라는 여흔에게는 초조한 하루하루입니다. 

반년간 원제와 화해하다가 현실로 돌아온 여흔에게 남은 것은 풀지 못한 성욕이라 강제만 신난 이야기입니다. 남겨진 원제는 어찌 지낼지 궁금하긴 하지만 이미 죽어 없는 사람이니 알아서 하라고 하고. 황제와 귀인과 태자의 각기 다른 소망을 살짝 엿보인 내용이 인상적입니다.

보스를 지켜라 (개인지 1호 《Bloody Queen》외전 소책자, 2011. 10. 23)  

작품유형: 패러디, 환생물

시대/장소: 현대/뉴욕

커플: 제임스 헵번(20대 후반 ~ 30대 초반, 피닉스 코퍼레이션 법무팀장, 보모공), 피닉스 스튜어트(18-->19, 금발의 메리, 피닉스 코퍼레이션 CEO, 솔직수)

입양가정 출신의 게이 스트리퍼 ‘금발의 메리’ 피닉스 스튜어트는 사실 대재벌 피닉스 코페레이션 총수의 유일한 손자로 엄청난 부의 상속자다. 모시던 상사의 유언을 따라 디트로이트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던 피닉스를 대기업의 총수로 둔갑시켜야 하는 제임스는 피닉스의 약점을 노리고 들어가는데…….

review: 

개인지 1호 《Bloody Queen》의 외전 소책자로 본편 주인공이 환생하여 현대 뉴욕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본편에 영향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외전부터 읽어서 아직 본편의 내용은 모릅니다. 16세기 영국과 스코틀랜드, 프랑스 역사는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수업과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몇 권의 이성애 로맨스를 읽은 것이 전부라(그것도 10년이 넘었습니다) 기본적인 인물과 역학관계만 알 뿐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습니다. 

뇌 맑은 게이 스트리퍼와 어렵게 공부하여 권력의 정점에 선 변호사의 조합은 후견인과 피후견인의 타이틀 아래에서는 평범한 설정입니다. 아하~, 변호사가 스트리퍼를 돌봐주다 이렇게 저렇게 진행되겠지 예상했는데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 제임스는 전형적인 후견인의 노릇을 하고 있으나 되바라지고 주제 파악에 철저한 피닉스는 가끔 금발의 메리로 돌아가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곤경에 빠진 연인을 구하는 모습이 의외였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품입니다.   

블러디 문 1-4 (2016, 9. 9, 유즈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1,800원)

작품유형: 서양판타지, 기억상실

시대/장소: 제국력 435-437/가상제국 이베든

커플: 르샤크 키예딘 루 칼리프(28->30, 이베든 제국의 황태자, 집착공), 라단 드 라나디아(19->21, 케메네드 3왕자->에르키아나 공작, 바실리스크, 미지의 암살자, 장님수)

‘미지의 암살자’ 라단은 르샤크 황태자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창부를 가장해 황태자에게 접근했지만 암살은 실패.

대신 라단은 황태자의 눈을 자극해 버린다.

“네가 암살자가 아니라 그저 창부라는 것을 증명해 봐.”

정체를 숨긴 암살자와, 그를 곁에 두기로 한 황태자의 위태로운 애증 관계가 시작되는데…….

1권 

#01. 검은 별의 거리

#02. 창부의 이름

#03. 미지의 암살자

#04. 창부가 되는 밤

#05. 파란 뱀을 길들이는 법

#06. 잊혀진 예언

#07. 달콤한 죄악

#08. 별의 한숨

#09. 진심의 무게

#10. 철문 밖의 세상

#11. 저주의 시작

#12. 꿈, 과거의 파편

#13. 므자브의 사람들

#14. 안타깝고, 사랑스러운

#15. 꿈처럼 달콤한

#16. 한 발의 차이

#17. 한 번의 유예

#18. 절정

#19. 붉은 달이 눈뜰 때(1)

#20. 붉은 달이 눈뜰 때(2)

2권 

#21. 사냥

#22. 진실의 이면

#23. 한 줌의 거짓

#24. 저주의 시작

#25. 자정의 종말

#26. 진실의 얼굴

#27. 심장의 주인

#28. 아무것도 아닌 사람

#29. 오즈딘 게트의 신부

#30. 추격

#31. 눈을 가린 창부

#32. 최후의 전장

#33. 악몽의 경계

#34. 혼돈

#35. 예언자 하디르

#36. 변명의 대가

#37. 세 번째 밤

#38. 도망 칠 수 없는 물

#39. 신의 금기

#40. 운명의 상대

3권 

#41. 두 번째 달

#42. 예언

#43. 톱니바퀴

#44. 연쇄

#45. 종결

#46. 갈림길

#47. 선택

#48. 꿈의 뒤편(1)

#49. 꿈의 뒤편(2)

#50. 아흔아홉 개의 달(1)

#51. 아흔아홉 개의 달(2)

#01-04. 포식자의 사냥법(1-4)

#01-05. 네가 눈 뜨는 시간(1-5)

4권(외전)

#01. 수상하고 아름다운

#02. 이국의 손님과 황태자

#03. 취중연애

review: 

이베든 제국의 정결한 황태자 르샤크는 저주에 걸려 있습니다.

- 파란 뱀이 르샤크 칼리프를 죽일 것이다. 뱀이 그의 심장을 물어뜯을 것이다.

그리고 케메네드의 3왕자는 바실리스크의 저주를 받았습니다. 

“괴물이 태어났소. 이 왕실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핏덩이가 눈을 뜨자마자 왕후를 죽이고 산파와 유모를 죽였소. 그가 바실리스크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이라 했소.”

“제국의 황태자에게.... 예언이 있었다 했소. 뱀에 물려 죽을 거라는 예언이. 그리고 케메네드 왕실에는 바실리스크가 있었지. 그것은 강렬한 암시이자 증표였소. 결국 제국의 황태자를 죽이는 건 케메네드가 될 거라는 뜻이었으니까. 그때부터 뱀은 암살자가 되었소.”

케메네드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칠 년이나 감행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쳐다보기만 하면 사람을 죽이는 미지의 암살자는 제국이 승기를 잡을 때마다 요인을 암살하여 전쟁의 흐름을 바꿉니다. 

저주에 의해 암살자와 대상자가 된 두 사람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암살자 소년과 심장을 앗아간 연인을 붙잡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는 먼치킨 황태자의 이야기가 기둥 줄거리입니다. 여기에 양념처럼 등장하여 두 사람의 관계성을 인정하는 열두 명의 수호기사와 가족을 미끼로 소년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악당 빌런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년을 사랑하는 돈 많은 서브남주까지. 작품은 전형적인 삼각관계를 보입니다. 작품 후반부에 저주의 기원과 해결 방법이 나오는데, 소년을 사랑하는 황태자에게는 쉽고도 당연한 결말이라 무난하게 지나갑니다. 

바밀씨의 작품은 종이책 이후로 소홀히 하다가 최근 집중적으로 읽었습니다.  종이책으로 나왔던 《Half Moon bay》와 《바르도의 궁》의 외전이 전자책으로 나왔고, 《슬리핑 비스트》, 《첫사랑의 재구성》, 《블러디 문》, 《하르마게돈》 같은 장편도 꾸준히 전자책으로 출간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이나 환경 설정은 B1의 작품과 비슷하고, 신데렐라 결말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나름의 카타르시스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바밀씨의 작품 중에서도 당도가 높습니다. 둘이 알콩달콩 잘 사는 내용이 읽고 싶을 때 자주 읽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슬리핑 비스트 1-5 (2021. 5. 13, 유즈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6,000원)

작품유형: 서양판타지, 동화, 기억상실

시대/장소: 중세/가상왕국 아테이아

커플: 루스테반 드엘 카에딘(로미, 20살, 아테이아의 왕자, 짐승공), 라푼젤(라피, 24살, 파이장사, 상냥수)

어느 날 기억을 잃은 사람을 주웠다. 덩치는 크고 얼굴은 괴물처럼 예쁘지만 행동거지는 일곱 살 어린애 같다. 머리가 잘못돼서 버림받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데려와 성심껏 보살폈다. 처음에는 사고나 칠 줄 알던 애새끼는 하루가 다르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갔다.

서로가 애틋해지는 가운데 자그마한 시골 영지에는 아이의 행방을 쫓는 이가 나타나고, 목숨을 걸고 도망치는 와중에 아이를 살리기 위해 마녀에게 대가를 내어주는데……

그래서 드러나는 아이의 정체는 저주에 걸린 왕자님이었다.

1권

00. Prologue

01. 마녀의 예언

02. 숲 속의 미인

03. 요정의 충고

04. 일곱 난쟁이

05. 빨간 망토와 검은 늑대

06. 늑대굴을 찾는 아이

07. 푸른 눈의 비밀 (1)

08. 푸른 눈의 비밀 (2)

09. 마법의 키스

10. 오두막집을 찾아온 늑대

2권

11. 요술 반죽

12. 어른이 된 아이

13. 이상한 귀족 이야기

14. 사냥꾼의 죽음

15. 요정의 숲이 거부한 인간

16. 회색곰과 늑대와 마녀

17. 잠에서 깨어난 왕자

18. 파이를 굽는 청년

19. 마녀의 선물

20. 왕자와 수수께끼

21. 마녀의 레시피

22. 요정의 작별 인사

3권

23. 바지 속에 들어간 고양이 (1)

24. 바지 속에 들어간 고양이 (2)

25. 버섯 파이

26. 눈물을 흘리는 왕자

27. 라푼젤이 되지 못한 여인

28. 한 가지 일만 하려는 왕자

29. 마법을 푸는 열쇠

30. 흙으로 지은 집

31. 움직이는 가슴을 갖게 된 왕자

32. 귀족의 심부름꾼

4권

33. 두 명의 거짓말쟁이

34. 진실의 사과

35. 감옥에 갇힌 왕자

36. 진실의 거울

37. 생명의 기름

38. 죽기 직전의 마녀가 본 것

39. 영원히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계약

40. 과자로 만든 집과 라푼젤

41. 오븐에 갇힌 마녀

42. 검은 늑대의 최후

43. 그리하여 모두가 행복해지는 동화

5권(외전)

외전1. 고기빵을 처음 먹어본 왕

외전2. 금공을 훔친 개구리 왕자

외전3. 재투성이 라푼젤

review: 

“그렇다면 초대받지 않은 이 몸은 저주를. 누구보다 아름답고 영특하며 강건한 신체와 뛰어난 오감을 지닌 미성의 왕자는 그 대가로 평생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유리될 것이다.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니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사랑받지 못한 채 성년이 되자마자 죽을 것이다. 왕자의 스무 해 짧은 생이 평생 고독하고 외롭기를.”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축복을. 축복이되 축복이 아닌 축복을. 왕자가 성년이 되는 그 해, 왕자는 그 몸에 내려진 모든 마법을 잃을 것이다. 축복과 저주의 힘이 동시에 잠드는 그 시간 동안 왕자는 온전히 제 힘으로 사랑하는 이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그 몸에 걸린 저주는 자연히 소멸하리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모티브로 한 루스테반 왕자님과 《라푼젤》을 모티브로 한 라피의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모든 것을 가졌으나 인간성만 빠진 왕자님은 스무 살이 되어 기억을 잃고 라피의 오두막 근처에 나타납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마녀의 손에 자라 요정의 죽음을 맞이할 착한 라피는 기억을 잃은 왕자님을 줍습니다. 두 개의 동화 외에도 《개구리 왕자》, 《신데렐라》, 《분홍신》,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빨간망토》, 《늑대와 어린양》 등의 동화가 섞여 있습니다.

원작 동화의 해체와 재구성력이 탁월하고, 단순 구조의 동화와 복잡한 현실 정치를 유연하게 결합했습니다. 루스테반 왕자님은 《One last cry》의 주인공 샤가프의 동화 버전 같습니다. 인간성이 결여 되었지만 무력이 엄청난 것이 닮았습니다. 착하고 동정적이며 실연의 경험이 있는 라피는 작가의 작품에서 처음 보는 스타일입니다. 루스테반 왕자님을 둘러싼 네 명의 시동은 《블러디 문》의 수호기사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평균작입니다.   

진암문도 鎭暗門徒 : 나의 다정한 대사형 1-2 (개인지 3호, 2012. 4. 29, 예약: 21,000원)

第一券 

序.   7

第一章. 노소이량 老小異糧   10

第二章. 애육려수 愛育黎首   45

第三章. 걸건(-->견)폐요 桀犬吠堯   90 

第四章. 복수불반분 覆水不返盆   123

第五章. 거세개탁 擧世皆濁   201

第六章. 여산진면 廬山眞面   233

外傳 이상감미근을 남긴 까닭   293

第二券 

第七章. 남아수독오거서 男兒須讀五車書   7

第八章. 의심생암귀 疑心生暗鬼   59

第九章. 번리지안 藩籬之鷃    133

第十章. 견마지충 犬馬之忠   189

第十一章. 대한불갈 大旱不渴   216

外傳 남겨진 자들의 사정   263

진암문도 鎭暗門徒 : 나의 다정한 대사형 3 (개인지 3호, 2012. 8. 26, 예약: 13,000원)

작품유형: 무협물

시대/장소: 과거/중원

커플: 무류환(12--21, 진암문 대사형, 패주 무일도의 아들, 광공), 운솔(8-->17, 진암문 삼제자, 씩씩수)

여덟 살의 고아소년 운솔은 굶어죽기 직전 네 살 연상의 사형에게 구해진다. 무림의 최정점에 있던 아버지는 천형(天刑)인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아들의 몸에 진기를 주입한다. 아버지는 약해졌고 사실을 안 부하들에게 배신당해 죽는다. 아들은 삶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류환은 절망에서도 삶을 갈망하는 솔이 이상하다. 

약한 육체에 아버지의 공력이 더해져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몸이 된 무류환은 솔에 의해 인생의 의미를 알게 되고 삶의 의지를 갖는다. 그러나 그의 육체가 견디지 못할 시간은 다가오고 치료방법은 묘연하기만 하다. 게다가 열여섯의 사제는 욕망을 자극하는데…….

第十二章. 십벌지목 十伐之木   7

第十三章. 불황계처 不遑啓處   76

第十四章. 연안대비 燕雁代飛   179

第十五章. 송무백열 松茂栢悅   204

第十六章. 축록자불견산 逐鹿者不見山   266

第十七章. 억조창생 億兆蒼生   293

外傳 천약유정이면 천일하리라   345

review: 

빡빡한 세 권의 편집.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의 연속에 작가의 무협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글입니다. 키워드는 세 가지 입니다. 격체이기(隔體移己: 신체를 격해 기를 다스림) 오마주, 상호이해 혹은 불신 제거하기.

개인적으로 평범한 현대물보다 무협이나, 판타지, SF, 시대물 등을 좋아합니다. 미스터리, 오컬트, 어브노말한 작품은 작가의 상상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고, 스케일이 커서 감동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랑 얘기는 상수고 전개도 비슷하다면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듯이 설정(세계관)이 독특하고 배경이 화려한 것이 읽는 맛이 있습니다. 무협물은 게이 로맨스의 장르 중에서도 기본 장르로 기존에 상당량이 있어서 독특한 설정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 작품이 기존의 무협물과 다른 점은 '격체이기'라는 새로운 설정을 저변에 깔았기 때문입니다. 고수의 진기를 죽어가는 몸에 넣어 생명을 연장하고 나아가 절정 고수가 되기를 도모하는 사술인데다 미완성이기까지 합니다.

시술자와 피술자는 아버지와 아들이고 아버지는 시전 후 몸이 약해져 억울하게 죽습니다. 아버지의 희생으로 목숨을 부지한 아들은 햄릿에 버금가는 고뇌에 빠지고 긴 시간 끔찍한 육체적 고통에 시달립니다. 금수저로 태어났으나 흙수저 되기도 거부한 무류환에게 포기를 모르는 삶의 예찬자 운솔은 등대가 되기에 충분한 존재입니다. 예상대로 대사형은 사제에게 집착하고, 그 집착이 전화위복이 되어 아버지의 진기를 흡수하고 무공을 회복하는 동력이 됩니다. 

오마주는 무협소설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일반 무협도 출판한 작가의 경력 이전에 열혈 무협독자로서의 작가가 솔의 대화에 녹아 있습니다. 우백(좌백) 같은 유명 무협 작가의 패러디도 나오고 몇몇 작품의 대화도 솔의 입을 통해 인용하고 있습니다. 어리숙한 솔이는 장안의 무협지와 현실의 강호가 주는 괴리에 혼란스러워하지만 독자로서는 일반 무협지와 《진암문도》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작가가 무협이라는 장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상호이해 또는 불신 제거하기는 일찌감치 본인의 감정을 깨닫고 솔에게 집착하는 대사형과 그런 대사형을 이해하지 못하는 솔이의 감정의 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사형의 사랑은 상식이 통하지 않을 만큼 절대적이고 맹목적이라 솔이에게는 거짓이나 오해로 다가옵니다. 가진 것 없는 고아 소년과 천하제일인의 아들이라는 신분 차이도 이런 오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대사형 본인보다는 주변인들의 설명과 솔이의 체감으로 대사형의 감정을 깨닫고 솔이 스스로 대사형에게 다가갑니다. 과정이 지지부진했지만 카타르시스가 있습니다.

캐릭터 성격이 분명한 진암문도들과, 복잡하게 얽혔다가 극적으로 해결되는 사건들도 반전이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처음 입수했을 때 솔이의 너나 없는 욕설에 적응하지 못해 밀어 놓았는데 몇 년 만에 읽으니 캐릭터의 성격과 동떨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협에 대한 솔이의 설명적 독백과 군데군데 나타나는 작가의 개입은 몰입도를 떨어뜨립니다. 평균이상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으로 Samk의 《晩花》가 있습니다. 신분차이나는 커플,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가진 지략의 천재 등이 《진암문도》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PS: 오타입니다.

"그때 마친(--> 마신) 차는 두고두고 생각이 날만큼 참으로 좋았어요." - 2권 123 p. -

그의 몸은 점점 더 규형을(-->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 2권 329 p. -

아버지가 잘나서 너는 그때위도(--> 그따위로) 살아도 되는 거냐 - 3권 176 p. -

사제가 그러(--> 그런) 짓을 한들 대사형이 어디 말릴 양반입니까? - 3권 190 p. -

Bloody Queen 1-2 (개인지 1호, 2011. 10. 23, 예약: 24,000원)  

작품유형: 역사물, 팩션

시대/장소: 1558년-->1566년/파리, 스코틀랜드

커플: 제임스 햅번(27-->35, 보스웰 백작-->해적, 보호자공), 메리 스튜어트(16-->24, 스코틀랜드 여왕, 프랑스 왕세자비-->왕비-->해적, 여왕수)

스코틀랜드의 왕비 마리 드 기즈가 남녀 쌍둥이를 낳는다. 울지도 못하고 기진한 아들을 버린 왕비는 건강한 딸을 낳았다고 공표하고 아들은 궁의가 몰래 키운다. 잉글랜드와의 전쟁 중에 입은 부상으로 아버지가 죽자 갓 태어난 공주는 여왕이 된다. 잉글랜드의 침략이 계속되자 섭정 태후인 여왕의 어머니는 딸을 프랑스 앙리 2세의 장남 프랑소와와 약혼시키며 원군을 요구한다. 문제는 다섯 살 여왕이 홍역에 걸려 사망한 것이다. 태후는 서둘러 여왕의 쌍둥이 남동생에게 드레스를 입혀 프랑스로 보낸다.

열 여섯의 메리 왕세자비는 눈부신 외모로 시아버지를 사로잡고 그에게 안겨 고국 스코틀랜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남편은 아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는 바보다. 메디치가 출신의 시어머니와 프랑스 왕인 시아버지와 프랑스 권력 2위인 외삼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여왕은 자기편이 되어 국정을 움직여줄 가신으로 신교도인 보스웰 백작 제임스 햅번을 비서관으로 임명한다.

백작이 되기 전 기사로, 해적으로 용병으로 이름을 날린 백작은 여왕이 남자임을 알자 한 발 빼려 한다. 그러나 사방이 적이고 암살의 위험에 노출된 여왕을 외명하지 못하고 충성을 맹세한다.

위험에 빠진 여왕과 충성스러운 가신은 사랑에 빠지지만 이를 눈치 챈 시아버지는 앙리 2세는 마상시합을 빌미로 백작을 죽이려 하다 반대로 죽임을 당한다. 갑작스러운 왕의 서거로 정국은 요동치고 왕세자는 프랑스의 왕이 되고, 백작은 추방되어 고향으로 떠나는 배를 탄다. 그러나 여왕의 외삼촌 기즈 공작의 사주를 받은 부하에 의해 칼을 맞고 바다에 빠진다.

연인의 죽음을 알게 된 여왕은 실의에 빠져 국정에서 손을 놓고, 틈을 놓치지 않은 시어머니는 아들을 독살하여 여왕을 실각시키고 태후가 된다. 소문난 미모에 스코틀랜드라는 지참금을 가진 여왕에게 각국에서 청혼이 쏟아지지만 남자인 여왕은 어떤 청혼도 받아들이지 않고 고국으로 가려 한다.

한편 해적선에 구출된 백작은 천신만고 끝에 육지에 도달하여 여왕의 소식을 듣는다. 시아버지의 죽음으로 왕비가 되었다가 남편의 죽음으로 실각했고, 혈혈단신 스코틀랜드로 가려 하나 잉글랜드의 여왕 엘리자베스가 바다에서 침몰시키려고 벼른다는 소식을.

1권 

Bloody Queen 7

2권

Bloody Queen 5

Side story  

1. 안개의 여왕   313

2. 곰은 맨주먹으로 싸운다   322

3. 푸른 태양의 행방   346

Stories of unknown   393

참고도서   400

후기   401

외전 소책자 《보스를 지켜라》

수요조사특전 소책자 《Blind see》

review: 

16세기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의 일대기를 남성 버전으로 바꾼 팩션입니다. 당시의 역사는 bene vale의 《윌리엄 클리토》에 나와 있고, 이 작품에서도 역학관계와 인물간 알력을 중점적으로 설명하여 배경이해는 어렵지 않습니다. 

불쌍한 처지에 어울리지 않는 당찬 성격의 여왕은 처음 본 친어머니의 눈물어린 애원에 평생 여장을 결심할 정도로 사랑에 굶주렸지만 그를 진심으로 사랑해 준 사람은 독살당한 첫째 남편과 함께 도망친 셋째 남편뿐입니다. 그나마도 첫째 남편은 지능이 모자란 반편이였으니 제대로 된 애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평생을 함께 한 시녀는 셋째 남편인 보스웰 백작에게 반하여 사건의 고비마다 여왕을 방해합니다. 마지막에 합당한 벌을 받지 않았다면 화병 걸렸을 듯.   

실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팩트와 픽션의 조화가 괜찮습니다. 어색하거나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감당치 못할 짐을 어깨에 짊어졌지만 무거운 줄도 모르는 여왕이나 무뚝뚝하고 반항적인 스코틀랜드인 특유의 인간성을 가진 백작이나 캐릭터 분석이 잘 되었습니다. 시대 묘사, 등장인물의 성격, 왕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 벌어지는 사건들이 생생하고 긴장감이 넘칩니다. 역사를 몰랐다면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는 이야기를 반복하니 김이 빠진 것은 단점입니다.

외전이 백미로 작가의 소설적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되었습니다. 왕위도 버리고 작위도 버린 두 해적이 어떻게 살아갈지 상상이 갑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잉글랜드 엘리자베스 1세의 이복언니인 메리 튜더가 별명이 “피의 메리”입니다. 작품의 주인공인 스코틀랜드의 메리 스튜어트는 “Bloody"라는 별칭으로 불린 적이 없습니다만 왜 《Bloody Queen》이라는 제목이 붙었는지 모르겠습니다.   

Crack 1-2 (개인지 5호, 2013. 2. 24,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기억상실물, 해킹물

시대/장소: 현대/미국, 가상공국 헤바울리스

커플: 레비넌트 마티어스(레오나르도 윈첼, 요제프 경, 27-->31, 헤바울리스 왕실경호단 및 수도방위대 사령관, 이안의 의붓형, 신분세탁공), 이안 윈첼(15-->19, 해커, 기억상실수)

주인수 이안은 해커입니다.

그렇다고 썩 그럴싸한 대악당 범법자 이런 건 아니고, 그냥 브로커가 알선해주는 소소한 해킹으로 돈을 벌어 엄마의 병원비도 대고 은행 대출 이자도 갚으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착실한 휴학생입니다. 그러나 엄마가 자살을 합니다. 엄마는 사년 전 양아버지가 의문의 살해사를 당한 뒤로 중증의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겪어 왔습니다. 장례식을 치른 이안이 물려받은 건 집 한 채가 전부인데 그 집마저도 은행에 잔뜩 담보가 잡혀 있습니다. 결국 이제껏 손을 대지 않으려 했던, 좀 더 위험한 해킹 의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집에 화재가 발생합니다.

파마자 바지 차림에 노트북 하나 덜렁 들고 지붕으로 탈출한 이안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망연자실해 하는 그의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나 불난 집에서도 구해주고 금전적인 도움도 제시합니다. 물론 수라면 거절해야죠. 그런데 이 남자, 하는 짓이 너무 수상합니다. 하필 화재가 발생한 그 시점을 콕 맞춰서 자기를 구해준 것도 그렇고 ‘익명의 자선가’라 하기에는 돈을 너무 팡팡 씁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말투는 틱틱 대는데 하는 짓을 보면 엄청 다정한데다 집착 기질마저 보입니다. 아, 이런 게 저패니즈 코믹북에서나 보던 츤데레인가... 하고 넘기기에는 너무 수상하죠. 분명 이 남자는 이안을 알고 있으며, 모종의 이유로 그를 돕는 것이 확실합니다. 남자의 정체가 참을 수 없이 궁금한 가운데 남자는 제 입으로는 말해줄 생각이 없으니 궁금하면 스스로 알아내라 하고, 이안은 결국 외국 국적을 지닌 남자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이민국 사이트를 해킹하게 되는데…….

남자의 정체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갈수록,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라 이안은 당황스럽습니다. 결국 이안은 자신이 남자를 사랑했지만, 남자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까지 기억해 냅니다. 마음이 몹시 아파옵니다. 남자가 왜 자신을 버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냉정한 겉모습과는 달리 언뜻언뜻 드러나는 태도는 너무도 다정해 이안을 혼란스럽게 하고, 이안은 남자의 정체를 모르는 가운데 계속 그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남자가 다시 돌아온 이유를 알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던 이안은 마침내 그가 양부의 죽음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1권 

#00. Prologue://불면증 Crack in the midnight ... 7

#01. 이방인 Crack in the oedinary ... 9

#02. 재개 Crack in the pause ... 51

#03. 회상 Crack in the memory ... 77

#04. 균열 Crack in the shell ... 98

#05. 허위 Crack in the truth ... 131

#06. 진실 Crack in the lie ... 181

#07. 변화 Crack in the current ... 225

#08. 붕괴 Crack in the perfection ... 251

2권 

#09. 고해 Crack in the vice ... 7

#10. 고백 Crack in the evasion ... 36

#11. 종결 Crack in the perm ... 67

#12. Epilogue:// 재시동 Crack in the end ... 118

#Side story 1:// Sleeping beauty ... 137

#Side story 2:// Ah, Kama Sutra ... 243

Post script ... 321

Hidden story 1 ... 324

Hidden story 2 ... 329

review: 

사실은 구부의 《Honey book》과 그루의 《사과는 잘못 없다》를 피폐물 연작으로 리뷰할 계획이었는데, 너무 피폐해서 한 번 쉬고 두 번 쉬다보니 리뷰도 못하고 두 달이 지나가버렸습니다. 이번 리뷰도 작가의 작품을 전부 구해서 읽고 나중에 할까 하다가 이미 처분한 책들을 다시 구하기도 뭣해서 잠깐 쉬는 기분으로 가볍게 썼습니다.

바밀씨의 작품은 지금까지 5종이 나왔고 그 중 4종을 읽었는데 《진암문도》와 《Wunde》는 리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최근에 나온 2종 《Crack》과 《Half Moon bay》는 괜찮습니다. 이 작품들도 근친상간, 가슴을 쥐어짜는 신파, 가족의 비밀과 살인사건 등 자기복제 티가 많이 나지만 캐릭터의 개성도 살아있고 스피디한 전개와 무엇보다 가슴을 울리는 주인공의 수바라기가 미드판 신파로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 미드에는 이런 줄거리와 분위기는 없다는 게 함정입니다. 비슷한 유형의 작품으로 매그넘의 《보일러 룸》이 있습니다.

1권은 자세한 해킹 방법이 기억에 남고, 2권은 헤바울리스의 돈지랄과 왕자님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에 정체를 드러내는 존 리든도 오랜만에 반가웠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Galaxy fragment report (2015. 6. 28, 예약: 9,000원)

작품유형: SF, 초능력물, 군부물 

시대/장소: 2193년/드메트뤼온 1함대, 쓰레기별(인공행성 E-AC08) 

커플: 샤가프 쿰(나이미상, 드메트뤼온 1함대 함장(국왕), 집착공), 리비트 쉐이던(21, 지구인, 투시/염동력자, 상처수)

드메트뤼온 함선의 온실 내부에 둥지를 튼 리비트는 나름 평온하고 행복한 동거 생활 중이었습니다. 드메트뤼온 주재 지구연방의 대사라는 무늬 직함을 얻고(이미 두 행성은 동맹도 뭣도 아니라는 게 함정), 그 핑계로 비글 같은 시동생(지쿠트엔)에게 종종 들볶인다는 것을 빼고는 나름 만족스러운 생활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착하고 듬직하며 말도 잘 듣던 배우자(샤가프)가 조금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개도 나이 들면 점잖아진다고, 이제 슬슬 사람다워지는구나 싶었습니다만 그게 아니라 동거 생활 초반의 열정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권태기인 같은 샤가프를 대하며 조금씩 외로움을 느끼던 리비트는 어쩌면 번식기가 끝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지쿠트엔과 그 부관들을 협박해 샤가프가 스스로 번식기를 끝내려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되는데……

00. Prologue report I –Afternoon tea party in space   9

01. Report II –A parcel from the earth   46

02. Report III –About abnormal breeding season   71

03. Report IV –The Misapprehension   97

04. Report V –A fatal blow   117

05. Report Vi -  Farewell   142

06. Report VII –Hidden war   170

07. Report VIII –A hitchhiker to the Galaxy   208

08. Report IX –Christmas day to the whole universe   225 

review: 

《One last cry》의 외전입니다. 전작에서 뿌렸던 밑밥을 제대로 회수했습니다. 악당 매닝 오언의 말로와 그의 충실한 개 퀴비에의 변심이 인상적입니다.

적대관계, 미등록 변방인과 국가 원수, 이성으로 무장한 현실주의자와 감수성 풍부한 에스퍼, 외계인과 지구인이라는 차이를 뛰어넘기 위해 두 사람이 겪는 험로가 우스우면서도 찡한 감동을 남깁니다. 리비트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 의사에게 정신 상담을 받는 샤가프. 번식기가 끝난 샤가프를 위해 조용히 물러나려는 리비트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배경으로 한 오 헨리의 단편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변인들의 피나는 희생과 눈물겨운 물러남도 둘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일조합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등장하는 단답형 드메트리어도 임팩트가 있습니다. 전작의 부족한 부분을 잘 메꾼 수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고적(--> 고작) 그 정도에 화가 나진 않았다. - 109 p. -

새 연로(--> 연료)를 받아 마신 카드는 내년 크리스마스까지 쉬지 않고 – 228 p. -    

Half Moon bay 1-2 (개인지 4호, 2012. 10. 28,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하드보일드, 근친상간

시대/장소: 현대/미국

커플: 알렉산더 L. 랜스키(17-->26, 세스 그린의 막내삼촌, 랜스키 인더스티리 이사, 집착공), 세스 그린(16-->25, 파트타임 웨이터, 연약수)

약물중독 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네 살 때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고 3일을 시체와 보낸 세스는 우울증과 사회불안증,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십대 소년이다. 게이 부부에게 입양된 후 양아버지의 죽음으로 그의 정신은 더욱 피폐해지고 학교의 공식 남창으로 찍힌다. 그런 그의 유일한 낙은 마을의 실권자인 윌리엄 랜스키의 막내 아들로 학교의 왕자인 알렉산더를 몰래 흠모하는 것. 그러나 알렉산더는 세스의 삼촌이 되는데……. 

1권 

#00. Prologue ... 7

#01. Friends from outer space ... 10

#02. Just a perfect mistake ... 36

#03. As we are blind ... 71

#04. Only two who understand this place ... 101

#05. Afraid to let go ... 129

#06. Mabye we were way too high ... 160

#07. We were stars up in the sunlit sky no one could see ... 188

#08. Maybe we are victims of all your past ... 250

#09. This isn’t where the story ends ... 274

2권 

#10. It just the way our love goes ... 7

#11. This ain’t goodbye ... 54

Out side of Half Moon bay

#00. Getting lost more everyday ... 77

#01. Men who can’t be moved ... 82

#02. Never feel quite enough ... 117

#03. Couldn’t be any stranger ... 143

#04. Don’t feel as far away ... 170

#05. Just tell me where it hurts you ... 209

#06. I’m gonna need you more than ever ... 230

#07. How can I move on when I’m still in love with you ... 273

#08. I’ll let you be who you need to be ... 294 

Post script ... 317

review: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수, 근친상간, 폭력, 강간, 공이 수에게 갖는 죄책감, 유사연애 등 Spin off인 《Crack》과 상당히 비슷합니다만 좀 더 선명하고 폭력적입니다. 작품이 진행되면서 다른 점이 보이는데 같은 유사연애라도 존 리든의 경우는 기억을 공유하고, 레오 세바스찬은 이름을 공유하는 식으로 변별력을 보이며, 결정적으로 《Crack》이 할리퀸식 해결을 보이는 반면 이 작품은 할리우드식으로 해결합니다. 세스와 알렉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알렉스의 가족, 세스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스의 어머니와 그의 루마니아 가족들까지 서브 스토리가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했던 “왜 존 리든은 안 되는가?”에 대한 저의 결론은 존은 세스를 사랑하기에 앞서 이해를 했고, 알렉스는 사랑을 먼저 했고 이해는 끝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알렉스에게 세스는 사랑의 대상일 뿐이지만 존에게 세스는 연인이기 전에 이해 가능한 불행한 인생입니다. 심리학, 의학, 마피아, 청소년, 학창시절, 삼각관계, 근친상간, 하드보일드 등 많은 태그를 붙일 수 있는 다양한 면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아니, 경찰에 신고했더니 이미 자신 신고가(--> 자진 신고가) 들어와 있었대.” - 1권 103 p. -

요새 부쩍 반항기를 겪고 있는 동생 때문에 가족 중 유일하게 섬세한 인물은(--> 인물인) 어머니는 필라테스 강습을 두 배로 늘렸다고 했다. - 1권 104 p. -

스스로 한심한 인간이 되는 같았지만 (--> 되는 것 같았지만) 그 한심한 기분이 꼭 나쁘지만도 않은 듯 했다. - 1권 145 p. - 

Half Moon bay : To the moon and back (2020. 11. 20, 유주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800원)

작품유형: 하드보일드, 근친상간,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미국

커플: 알렉산더 L. 랜스키(26, 세스 그린의 막내삼촌, 랜스키 인더스트리 이사, 집착공), 세스 그린(25, 사진학교 학생, 연악수)

review: 

《Half Moon bay》이 외전으로 재결합 과정에서의 아수라장을 뚫고 진짜 가정을 꾸린 세스와 알렉산더의 이야기입니다. 불쌍한 존 리든에게도 새로운 남자가 생길 기미가 보이고, 세스도 정신적으로 안정되려는가 싶었는데 이상한 남자가 달라붙습니다. 그것도 알렉산더가 원인이 되어.   

피해망상에 시달리거나 정신적으로 무너지리라는 예상과 달리 세스는 이성적으로 해결하려합니다. 알렉산더의 스토킹이 도를 넘어가고 있지만 세스가 납득한 이상 문제될 것은 아니고. 트러블 없이 살아갈 것이 예상되는 결말입니다.

One last cry (2013. 11. 17, 예약: 13,000원)

작품유형: SF, 초능력물, 군부물 

시대/장소: 2075년 --> 2193년/쓰레기별 비벌리 힐즈(인공행성 E-AC08), 드메트뤼온 1함대

커플: 샤가프 쿰(나이미상, 드메트뤼온 1함대 함장(국왕), 집착공), 리비트 쉐이던(21, 지구인, 투시/염동력자, 상처수)

리비트는 지구-드메트뤼온 전쟁 당시 조직된 에스퍼 특수부대의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전쟁이 끝난 뒤부터는 투시력이라는 초능력을 살려(?) 정체를 감추고 정비공으로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리비트 앞에 다 죽어가는 외계인이 나타납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찌어찌 그를 살려줬는데 이 과정에서 살짝 오해가 생깁니다. 하필 번식기가 강제 유도된 외계인이 리비트를 제 멋대로 번식기 상대라고 각인해 버린 것이죠. 리비트는 다짜고짜 번식 행위를 하자며 덤비는 그를 샤워기로 후려쳐 가며 도망다니지만, 더럽게도 튼튼한 외계인은 그 정도로는 꿈쩍도 안합니다. 기껏 나는 네 번식기 상대가 아니라고 설득해놨더니 그럼 자기가 그렇게 만들겠다며 막무가내로 집에 늘러 붙습니다. 자기는 번식기가 끝나야지만 돌아갈 수 있답니다. 기절시켜놓고 출근했더니 깨어나서 냄새 맡고 직장까지 쫓아옵니다. 그리고 직장 동료들하고도 치고 박고 싸워서 입장 매우 난처하게 만들고, 다음에는 외출하니까 집 잘보고 있으라 해놓고 다녀왔더니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하루 종일 기다렸다고 합니다. 부담 되서 미칠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도 계속 하자고 덤벼드니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습니다. 그냥 들개인줄 알고 주웠는데 알고 보니 미친개였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사고만치는 유기견이 어느 순간부터 싫지 않습니다. 리비트가 웃기만 해도 “기분 좋아.” 라며 찰싹 달라붙는 그가 진짜 개처럼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결국 리비트는 이 버릇없는 유기견을 잘 훈련시켜서 데리고 살아보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러나 유기견인 줄로만 철썩 같이 믿었던 그는 사실 트메트뤼온 함대국의 수장이었고, 이러저런 정치적 입장으로 인해 지구연방과의 전쟁을 계획 중에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달달한 신혼 생활(?)이 막 시작되려는 가운데, 샤가프를 암살하려는 테러집단과 그를 찾는 드메트뤼온 군이 이들을 쫓기 시작하는데…….

00. Prologue: Peace &Galaxy ... 5

01. The Earth station ... 14

02. 별들의 숨바꼭질 .. 35

03. 천국의 북쪽 ... 105

04. PSSD ... 134

05. Dust Voice ... 178

06. 알 리사의 한숨 ... 195

07. 캘러리타스 ... 241

08. 구도의 랩소디 ... 292

09. Deorbit ... 340

10. A Drop of Mily way ... 390

Side story: Star cry Episode I ... 410

            Star cry Episode II ...460 

review:  

연재 때부터 읽었는데 번식기, 성호르몬 농축액, 중화제 등의 키워드 때문인지 리비트가 "리비도"로 보였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둘 사이의 화학반응이 정신분석과 맞물리면서 각 캐릭터의 행동이 구순기의 어디쯤인지 이들의 결핍은 무엇인지 원인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프로이트적으로만 해석이 되었습니다. 

전투에 특화된 반면 이성으로 무장한 종족이라는 드메트뤼온은 그냥파랑의 SF 시리즈 - 《트리지움》, 《네무스》- 의 주요 등장인물인 토트알족과 좋은 대조를 보입니다. 싸움을 주업으로 하는 것은 맞으나 감정이 앞서는 토트알과 달리 드메트뤼온은 이성이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가 번식기가 되어 폭발하는 설정이 신선합니다. 평상시 이성이 지배하다 특정 기간에 한 상대를 향하여 감정이 분출하는 만큼 극단적인 캐릭터의 변화도 이해가능하고 이성이 돌아왔을 때의 차가운 행동에 면죄부가 되기도 합니다. 한편, 뛰어난 초능력으로 네 살에 군대에 들어가 여덟 살에 종전으로 제대하고 아홉 살에 동료를 모두 잃은 리비트는 홀로 남은 쓰레기별의 고목 같아서 불쌍했습니다. 외로운 별에 홀로서 있는 어린 고목에 물이 아닌 뭔가(?)를 열심히 주고 있는 샤가프가 연상됩니다.

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캐릭터 분석에 들어가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우주적인 악당 매닝 오언입니다. 이 남자를 프로이트적으로 분석하면 소논문 대여섯 개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몇 억 광년이나 떨어진 별로 워프가 가능한 공간 텔레포트와 100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는 시간 텔레포트 능력을 가진 아버지의 초능력을 물려받지 못하고, 평생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아버지의 결핍을 보고 자랐으나 그 대상이 되지 못한 콤플렉스가 고스란히 드메트뤼온과 지구연방으로 옮겨져 비정부 테러집단의 수장이 탄생했습니다. 아들이 물려받은 초능력이 부러웠을 테고, 말 잘 듣던 아들의 일탈에 화도 났을 것이며, 좌절감의 원인인 리비트를 이용한 드메트뤼온과 지구와의 전쟁, 혹은 공멸도 실패 했으니 말로가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풀죽어 손 놓고 기다릴 타입은 아닙니다. 외전이 나온다면 어떤 못된 짓을 할지 기대됩니다.        

다음으로 신경 쓰이는 인물은 줄라브입니다. 할아버지의 이름과 초능력과 그리움을 고스란히 유전한 그는 운명을 피해 도망친 장소에서 운명과 맞닥뜨릴 때까지 세기의 행운아였으나 그의 사랑은 일방통행이고 운명의 상대에게는 지옥의 케로베로스같은 힘 좋고 질투심 강한  파수견이 붙어있으니 죽을 맛입니다. 비슷한 캐릭터로 《Half Moon bay》의 존 리든이 있습니다. 죽 쒀서 개 주는 불쌍한 조연의 전형입니다만 연민과 동정심은 일정부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호르몬의 최대의 희생양 샤가프가 있습니다. 호르몬과의 싸움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는 경험자로서(생리 며칠 전에 입맛이 당기고 몸무게가 느는 것을 멈춰 보려고 몇 년간 노력했는데 실패했습니다. 내 몸을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어떤 의미로 공포입니다)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성과 감정의 충돌을 한 몸에 받아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머리와 가슴의 상반된 명령은 그에게 폭력과 짜증을 불러오고 급기야 불면과 자해로 이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간신히 되찾은 연인은 그를 기억하지 못한 채 죽이려고 합니다. 후회와 연민이 뒤섞이고 질투와 보호가 혼재하는 상황이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것은 이성적인 통치자에게 재앙입니다. 연인 때문에 종족의 원로를 죽이고 내전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일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그는 자격상실이지만 타고난 지위에 복종하는 종족의 특성상 지위에서 벗어날 길은 요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불쌍한 리비트가 있습니다. 타고난 초능력으로 이성이 생기기도 전에 전쟁에 차출되어 아홉 살에 동료를 모두 잃은 불쌍한 소년. 비슷한 인물로 카야타 스나코의 SF대작 시리즈 《스칼렛 위저드》와 《새벽의 천사들》, 《크래시 블레이즈》의 해적왕 켈리 쿠어가 있습니다. 감정을 가진 우주선 감응두뇌 다이애너와 함께 우주를 누비다 어떤 덩치 큰 누님에게 잡혀 우주 제일의 재벌이 되었다가 늙어 죽고 마법 행성 본쥬이의 주민에게 구제되어 어린 나이게 헤어진 아들보다 젊어지고 오래 전에 죽은 아내와 재회하여 우주의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는 그와 리비트는 소년병으로 복무하다 전쟁이 끝나자 소모품처럼 학살당한 부대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설정만 비슷할 뿐 성격은 반대입니다. 외로움 잘 타고 상실감과 후회에 빠진 리비트는 예민한 감수성과 초능력으로 안으로 파고드는 성격인 반면 배출형인 켈리는 일생의 동반자 다이애나와 아내 재스민의 도움으로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다시 리비트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109년만에 찾아온 사랑은 회오리바람처럼 그를 휩쓸었지만 주사 한 방에 돌변하여 그를 외면하고 정신적 외상과 더불어 팔도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매닝 오언의 세뇌로 인간병기가 되어 침입한 드메트뤼온 함대에서 만난 남자는 기억에 없고 가슴은 두근거리고 죽음의 위기는 다가오고……. 긴장감은 고조됩니다.

외전이 짧은 것은 단점이지만 본편은 충실한 묘사와 설명으로 큰 스케일의 복잡한 SF임에도 술술 읽힙니다. 주인공수뿐만 아니라 주변인의 사정도 신경 써서 볼륨감이 있고, 상처받은 어린 남자와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상급군인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평균이상.

PS: 오타입니다.

계속 침대에 늘러(--> 눌러) 붙어 있으려는 샤가프를, 참다 못 한 리비트가 억지로 흔들어 깨워놓았다. - 198 p. - 

난발인 작품연표  

반도 反道 1-2 (북이랑, 2003. 9. 8, 15,000원)

1권 : 개도자(開道者) 길을 여는자

서장   13

제1장 저울의 눈금은 좀더 무거운 곳으로 기운다   17

제2장 자아의 원죄론에 관한 미학적 변위   63

제3장 세월이 흘러서 가는 곳은 어디인가   125

제4당 잊혀지는 것들을 위한 애도   171

제5장 기다림의 부조리적 극화   243

2권 : 시도자(始道者) 길을 시작하는 자

제6장 다리가 달린 것은 뱀이 아니다   9

제7장 좌우가 뒤바귄 것은 거울에 비친 것이다   69

제8장 표류하는 섬에 대한 이원론적 기법   131

제9장 죽은 자의 세계   187

제10장 망치는 두들겨야 하고 못은 두들겨맞아야 한다   255

반도 反道 3-4 (북이랑, 2003. 9. 30, 15,000원)

작품유형: 무협

시대/장소: 과거/중원

주인공: 녹엽(18, 2대 일수훼혼), 이규진(23, 천수신룡, 무림맹주 이경위의 아들)

당가의 고수가 사부의 손에 죽은 것은 정당한 비무의 결과다. 그러나 당가는 이를 인정치 않고 사부를 죽였다. 아미파의 현음소수는 현음절맥을 앓고 있는 사부의 딸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비급이다. 당가는 이 책을 미끼로 사부를 불러내어 죽였다. 녹엽은 사부의 복수와 사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살수가 되었다.

3권 : 반도자(反道者) 길을 되돌리는 자

제11장 날개는 등살을 찢어발기고야 돋아난다   9

제12장 퇴색하는 것들의 뼈아픈 항변   63

제13장 떠나는 자의 마음   117

제14장 남겨진 자의 사정   189

제15장 파정이 항상 결과를 정의하는 것은 아니다   251

4권 : 패도자(閉道者) 길을 닫는 자

제16장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번복하는 법   9

제17장 기억의 빗장을 풀다   71

제18장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가는 곳은 결국 가슴 밑바닥이다   129

제19장 현재에 있는 자가 현재를 정의할 수 없는 이유   195

제20장 하늘에 만일 정이 있다면 하늘도 쉬이 늙으리라   251

외전 자하검(紫河劍)의 생애   321

review: 

바밀씨의 《Blood Queen》예약 특전 소책자 《Blind see》에 실린 단편 《자하검(紫河劍)의 생애》의 본편이 되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첫 출판물이며, 정통 무협입니다. 《진암문도》의 프리퀄 격인 작품이기도 해서 어렵사리 구해서 읽었는데, 뭐랄까요? 친구집에 가서 친구와 꼭 닯은 부모님을 목격한 기분입니다.

격체이기와 원류회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최고의 자리를 박차고 나온 절대자의 아들도 보이고, 굶어 죽게 생긴 아이가 고수 사부를 만나 청년 고수가 되는 얘기도 나오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불쌍한 자식도 나오고, 천형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아버지도 등장합니다. 차이점은 여자가 이성으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여자 때문에 인생의 진로를 바꾼 후기지수, 장년 고수가 여럿 나옵니다.

등장인물의 마음의 향방은 정리가 여려울 정도로 꼬여서 읽는 대대 어떻게 해결될지 의문이었는데, 용두사미가 되었습니다. 얘기가 산으로 올라가서 처음의 긴박한 상황도 물건너 갔고, 중반의 탄력있는 사건도 흐지부지 되었고, 마지막의 카타르시스도 없습니다.

자하검(紫河劍)의 생애 (2011. 10. 23, 《Bloody Queen》수요조사특전 소책자 《Blind see》에 실린 단편)

작품유형: 무협물

시대/장소: 과거/중원

주인공: 자하검(요검), 우현

자하문주 서진철의 검, 자하검. 반검 우현은 그를 죽이고 자하검을 빼앗는다.

자하검은 요물검으로 피를 갈구하는데, 우현은 서진철의 아내와 자신의 피까지도 자하검에게 바친다. 그리고 검을 부러뜨린다.

review:

《반도》의 외전이며, 주인공 녹엽의 사숙 우현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우현은 서진철의 아내를 사랑했는데, 그녀는 천살성이라 많은 피를 부르는 운명입니다. 서진철이 요검 자하검은 그녀의 피로 담금질되어 요검이 되었고, 우현은 자하검을 휘두르며 천살성의 운명에 순응합니다. 후에 서진철의 아내와 그는 자살하고, 검도 반토막이 납니다.

우현은 《반도》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등장인물이라 과연 이들에게 어떤 스토리가 있을지 기대했는데, 안 읽어도 될 만큼 빈약한 이야기입니다.  

Imazka 작품연표

Blind see (2011. 10. 23, 《Bloody Queen》수요조사특전 소책자)

작품유형: 언해피

시대/장소: 현대/바닷가

커플: 나(18), 녀석(18, 장님)

차츰 눈이 나빠지던 녀석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장님이 되었다. 3개월 후 병원에서 나온 녀석은 바닷가로 간다.

review: 

바밀씨의 《Bloody Queen》 수요조사특전 소책자입니다. 작가가 현재의 필명을 쓰기 전인 2005년 집필 했습니다. (Imazka는 이마 이치코와 오노즈카 카호리의 합성어입니다.)

차츰 눈이 나빠지다 장님이 된 녀석은 나에게 고백을 합니다. 그리고 바다로 들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신병을 비관하여 자살한 녀석과 그가 사랑한 나의 이야기입니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바닷가로 향하는 녀석을 말리지 않은 나의 심리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눈이 안 보인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습니다. 

eaten up (2011. 10. 23, 《Bloody Queen》수요조사특전 소책자)

작품유형: 빨간망토 패러디, 언해피

시대/장소: 과거/숲

커플: 늑대(400년 이상, 늑대공), 레이(빨간망토, 소년수)

할머니가 400년 묵은 늑대에게 먹혔다. 장면을 목격한 소년은 죽을 줄 알았으나 살았다. 늑대는 할머니의 집에 머물며 소년이 오기를 소년이 오기를 기다린다. 소년은 매일 늑대를 찾아가 몸을 나눈다. 그리고 마을에 50년간 늑대를 쫓는 사냥꾼이 나타난다.

review:

동화 《빨간 망토》의 패러디입니다. 늑대는 소년을 사랑해서 잡아먹지 않았고, 소년은 늑대의 마음을 모르고 우울해합니다. 사냥꾼과 마을 사람들에게 정체를 들킨 늑대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죽지만 소년은 늑대와 함께 죽기를 바랍니다.

늑대인간인지 늑대인지 정체가 모호한 마물과 무서움을 모르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