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결말에 이르기 직전 (2018. 2. 12, 예약: 15,000원)

작품유형: 피폐물, 연예계물, 스폰서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백효진(30대, 우상그룹 후계자, 스폰서공), 임태영(28, 배우, 피폐수)

어린 나이에 배우가 되어 절친에게 배신당하고 손목을 그은 임태영.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배우 생활을 이어간다. 태영을 물먹인 친구는 재벌 3세를 스폰서로 두고 승승장구중이다. 사기꾼 형님과 거액의 채무 갚기를 요구하는 사채업자와 네 번째로 결혼한 어머니와 계부의 쌍둥이 형제들까지. 태영의 주변은 하이에나처럼 그를 뜯어먹는 존재뿐이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태영은 두 번째 스폰서를 찾는데 바로 예전 친구의 현재 스폰서다.

review: 

중편집 《위로의 영역》에 실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통쾌한 복수물도 아니고 재벌과 가난한 배우의 러브스토리도 아니고 몸과 돈이 오가는 계약물입니다. 처음에는 순수했을지 모르나 식구들과 사채업자와 세파에 시달린 태영은 쉬운 방법을 찾아 스폰서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스폰서의 현애인인 과거의 절친에게 누명을 씌워 사회에서 매장합니다. 재벌 스폰서를 물었지만 지금을 즐기지도, 씁쓸한 현재를 외면하지도 못하는 태영의 심리는 읽는 이까지도 힘들게 합니다. 태영을 좋아하지도 않고 내치지도 않는 효진은 태영의 괴로움을 구경합니다. 태영에게 빠진 것 같으면서도 빠지지 않는 그는 냉정한 재벌 후계자의 전형입니다. 구질구질한 찝찝함이 작가의 의도라면 성공했으나 뒷맛은 개운치 않습니다.

그 남자의 사정 (2018. 2. 12, 예약: 15,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백수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선우섭(19, 분노조절장애, 난폭공), 김준홍(32, 작가지망생, 얼빠수)

군림하는 아버지와 절절매는 어머니 사이에서 쭈그리로 자란 준홍. 찌질한 학교생활은 뛰어난 성적으로 커버했지만, 어렵게 들어간 의대는 아웃팅 비슷한 사건으로 그만두게 된다. 작가지망생으로 서른두 살이 되었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은 잘생긴 남자와 한 번 해보고픈 숫총각의 오기밖에 없다. 우연히 세 번 만난 잘생긴 청년과 썸을 타려는 순간, 고등학교 시절 전부를 차지한 잘생긴 동창이 등장한다. 준홍의 선택은?

review:   

중편집 《위로의 영역》에 실린 세 번째 작품입니다. 별 이야기가 아니라는 서두처럼 준홍은 찌질한 백수가 맞고, 우섭은 돈 많은 양아치입니다. 그런데 묘하게 공감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생의 실패자지만 위로해 주고 싶고, 싸가지 없는 놈이지만 얼굴이 열일 하는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후반에 등장하는 동창은 이물질 역할이 아니라 질투를 유발하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1월 1일 아침이 아니라 밤까지만 진행되었어도 준홍의 동정탈출을 볼 수 있었는데 아침으로 끝나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간 중간 보이는 오타가 집중력을 떨어뜨립니다. (이 작품만이 아니라 중편집 전체에 걸쳐 오타와 비문이 보입니다.)  

PS: 오타입니다.

그렇다고 이 난간을(--> 난관을) 해쳐갈 의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 –267 p.

마왕, 발정하다 1-2 (2008. 9. 16, 예약: 26,000원)

작품유형: 조폭물,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이복희(17-->29, 조폭두목, 기억공), 김계진(14-->26, 대리운전 콜센터-->게이바 직원, 평범수)

고아원출신 계진과 권솔은 달동네 허름한 집에서 룸메이트로 지내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이경원과 김지만처럼 몸까지 섞는 관계는 아니다. 솔과 지만은 회원제 게이바의 기도로 일하고, 계진과 경원은 대리운전 콘센터에서 전화를 받는다. 어느 날 밤 대리운전 기사 이복희와 통화중에 통성명을 하게 된 계진은 복희가 회사 사장이며 솔과 지만이 일하는 게이바의 오너임을 알게 된다.

복희는 처음 만난 계진에게 친절하면서도 광적인 집착을 보이고, 계진은 복희의 사회적 지위와 권위에 눌려 달아나지 못한다. 계진과 경원은 콜센터를 그만두고 게이바의 직원으로 들어가는데…….

review:  

다음 리뷰 할 작품이 Leefail의 《훼손》시리즈라서 요즘 머릿속을 지배하는 키워드는 ‘악을 계도하는 순수함’ 혹은 ‘순수함을 더럽히는 악’입니다. 작품의 주제가 묘하게 《훼손》과 닮았습니다. 이복희가 김계진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보잘 것 없는 깡패 친구 권솔에 대한 믿음과 의리입니다. 친어머니와 작은 아버지의 불륜으로 아버지가 죽고, 믿었던 친구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보기 좋게 배신당한 복희에게 오래전 봤던 계진의 보잘 것 없는 의리는 한 줄기 빛이었을 것입니다. 계진의 의리는 발랑 까진 부잣집 외아들 경원도 감화시킵니다. 그 효과는 대단해서 경원이 집을 나와 지만과 살림을 차리고 찌질하게 살아가도록 합니다. 4년 만에 경원이 집에 굽히고 들어가 원조를 받게 만든 것도 친구들을 위해서입니다. 계진과 솔의 우정은 거칠고 흔해 보이지만 내막을 알면 무조건적이고 깊이가 있습니다. 특히 여러 번 배신당하여 인간에게 불신감이 큰 복희나 외모와 부유함에서 오는 시니컬한 자만심으로 가득 찬 경원 같은 사람에겐 놀라운 기적으로 보입니다.

내용은 궁금증의 연속입니다. 많은 것을 가진 복희가 별 볼일 없는 계진에게 집착하는 이유도 마지막에 밝혀지고, 게이바의 미친년 캐릭터 장미와 죽은 줄로만 알았던 복희의 전애인 우현의 등장도 계진의 심기를 어지럽힙니다. 이 부분은 대거리의 《계란 한판 서스펜스》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표절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왕》의 경우 복희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는 마음의 갈등에서 오는 반면, 《계란》은 복수를 완성하기 위한 플롯의 하나입니다.

독특한 이력을 가진 마스터 주방장과 조수 - 그 중 일부는 주인공/수의 친척입니다 -,  게이바의 정신 나간 캐릭터는 《계란》보다도 Samk의 《삼겹살》과 비슷합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떠올린 작품은 그 외에도 그린그림의 《절교》가 있습니다. 허름한 달동네의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친구들끼리 이웃하여 살아가는 모습이 닮았습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모든 작품들이 표절이나 따라했다기 보다 각 작품에서 독립성을 갖고 유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비르케나우에서 (하루사리 《렌토아이의 정령들》소책자)

시나브로 봄 (2018. 2. 12, 예약: 15,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청춘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석지원(31-->36, 건설회사 사장, 차도남공), 이영솔(15-->20, 대학 1학년, 지원동생친구, 연하수)

무능한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이혼했다. 마흔 넷의 어머니는 이른 폐경이 왔고, 찻 대학에 입학한 영솔은 알바로 내몰린다. 배다른 갓난쟁이 여동생과 젊은 새엄마와 죄의식에 얼굴을 들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는 것은 부담스럽다. 친구의 형님에게 오랜 짝사랑을 키워온 영솔은 그의 이혼에 힘을 얻어 고백한다. 열여섯의 나이차, 중견 건설회사 CEO, 준재벌의 장남. 외모, 학벌, 경륜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석지원은 사랑 하나만 가진 영솔을 내치지 않는다. 그러나 일 년 가까운 사귐은 영솔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비즈니스상 만남을 이어가는 전처, 눈에 불을 켜고 형의 애인을 찾는 절친, 이혼의 상처로 방황하는 어머니, 닥쳐올 군대문제. 영솔에게 만만하고 쉬운 것은 없다. 설상가상으로 엄마에게 남자와 사귀고 있음을 들킨다.

review: 

중편집 《위로의 영역》에 실린 두 번째 작품입니다. 첫 번째 작품이 키스도 나올락 말락 한 건전물이라면 이 작품은 핫한 씬이 여러 번 등장하는 19금입니다. 서른여섯의 원숙한 형님과 순진하고 풋풋한 스무 살 청년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영솔이 지원에게 어필한 매력은 솔직한 연심과 무구한 연애경험입니다. 자괴감과 흥분이 뒤섞인 연애와 별개로 영솔의 집안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이혼과 변두리로의 이사. 영솔의 어머니에게는 영솔만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기둥이 될 줄 알았던 아들은 남자와 사귀고 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사실은 아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고 영솔은 패닉에 빠집니다. 아들과 어머니의 갈등이 작품의 정점을 찍고 있습니다. 포인트는 어머니와 영솔의 갈등 해소에 지원이 도움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지원은 외부인으로만 존재하고 영솔과 어머니는 화해합니다. 그 과정이 단순하지만 설득력이 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위로의 영역 (2018. 2. 12, 예약: 15,000원)

첫   9

시나브로 봄    119

그 남자의 사정   246

화양연화   361

결말에 이르기 직전   412

후기   549

첫(2018. 2. 12, 예약: 15,000원) 

작품유형: 학원물

시대/장소: 1999년/전라도

커플: 김민수(15, 문제 학생, 가난공), 서혜준(15, 전학생, 사색수)

재벌2세 아버지와 유명 아나운서 어머니를 둔 서혜준. 예전 중학교에서 공부로도 외모로도 집안으로도 주변의 시선을 모은다. 문제는 부모님의 이혼이 정리될 때까지 외할머니 댁에 머물게 되면서 생겼다. 혜준의 어머니는 개천용 출신으로 혜준의 외가는 전라도 촌구석에 터무니없이 가난했던 것. 해준 것 없으니 받을 것도 없다는 외할머니의 철학이 혜준에게 불똥이 튀었다.

전학 간 학교는 매 학년 3반 밖에 없는 작은 규모다. 그러나 그곳에도 학생간 서열과 권력이 존재하고 있다. 3반 반장에 수석을 도맡아 하는 김민수와 폭력으로 학교를 지배하는 백우창은 묘한 기류가 흐르는 친구사이다. 그리고 백우창에게 린치를 당하는 이름 모를 학생 하나가 있다. 혜준은 반장 김민수와 친해지면서도 상처를 달고 사는 문제아 학생에게 눈길을 빼앗긴다.

review: 

중편집 《위로의 영역》에 실린 첫 번째 중편입니다. 중2병 한가운데 있는 열다섯 살 혜준이 주인공입니다.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혜준은 세상을 관조적으로 보지만 내색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요란한 중2병 증세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면은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은 기정사실이고 어머니의 히스테리도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가난한 외가 집으로의 귀양은 혜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전학 간 학교에서도 두드러지거나 나서길 원치 않는 혜준이 눈길을 준 것은 두드려 맞으면서도 눈에 힘을 빼지 않는 3반의 문제 학생입니다. 우연치 않게 3반 담임과 그 학생의 대화를 듣게 된 혜준은 자신에게 유일하게 풍족한 돈으로 도움을 주지만 역효과만 납니다. 그리고 그동안 주고받았던 3반 반장 김민수와의 편지 교환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됩니다.   

궁지에 몰린 생각 많은 부잣집 소년과 양부의 폭행에 노출된 곱추 어머니를 둔 과묵한 소년이 주인공입니다. 혜준의 실수로 학교도 포기하고 가출한 소년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가출 얼마 후 혜준은 소년과 짧게 만났는데, 이별이 눈물겹습니다. 짤막한 외전으로나마 20년 쯤 후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른스러운 소년과 스스로 어른이 되어야만 또 다른 소년의 케미가 괜찮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화양연화 (2018. 2. 12, 예약: 15,000원)

작품유형: 근친물

시대/장소: 1970년대 초/서울

커플: 조화수(20대 중반, 금학그룹 장남, 대학생, 권력공), 조화윤(20, 금학그룹 4남, 학대수)

일곱 살에 실종되어 복지원에서 자란 조화윤. 그곳에서 성폭행을 당하며 지내다가 금학그룹 총수인 아버지를 찾게 된다. 왕으로 군림하는 아버지, 왕세자의 권위가 있는 큰형님, 비극의 주인공마냥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똑똑한 둘째형, 집안의 망나니 셋째형, 그리고 이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재벌가 둘째딸 어머니가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못 먹고 폭행만 당하며 살아온 화윤은 먹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긴장감이 흐르는 집안의 분위기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러나 밤마다 그의 침실에 찾아오는 손님은 떨쳐내기 어려운데……

review: 

중편집 《위로의 영역》에 실린 네 번째 중편입니다. 화양연화는 여자가 가장 아름다운 20대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작품 내용과 매치되지 않습니다. 복지원에서 성폭행을 당하며 굶주렸던 청년과 막무가내 아버지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권위적인 형님의 어디에서도 아름다운 20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화윤이 당하며 살아온 삶을 생각하면 미모는 짐작이 가고, 굴종적인 모습이 가학심을 자극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화윤은 여자 친구가 있는 둘째형을 자살 직전까지 몰아넣을 정도로 고뇌에 빠뜨렸고, 망나니 셋째의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중앙정보부장의 장녀와 결혼을 앞둔 큰형님의 심리가 빠져 있어서 깊이 있는 감상은 불가능했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어느 틈엔가 나타는 조화규가(--> 조화태가) 문기둥에 어깨를 비스듬히 기대고 - 379 p.-  

세영이 사 온 과자를 먹으며 그들을(--> 그들의) 대화를 집중해서 들었다. - 400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