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익조 

앙숙(怏宿) 1-4, 외전 (2017. 8. 1, 이색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4,000원)

작품유형: 동양판타지, 오메가버스, 임신수, 황궁물

시대/장소: 과거/가상제국 한(韓)

커플: 유은제(4-->29, 한의 2대 황제, 극양인, 강아지공), 범운서(20-->45, 영국공, 대장군-->황후, 극음인, 군사(君師)수)

한(韓)의 초대 황제가 붕어하고 그의 삼남 유은제가 즉위한다. 나름대로 귀를 열어 대신들의 고언을 수용하려 하지만, 기세등등한 재상 범운서의 건방진 언행만은 참기 어렵다. 당장 삭탈관직하고 시골 촌구석으로 쫓아내고 싶지만 능력도 권력도 없으니 어쩌나, 싸가지 없는 눈엣가시라도 참아야지. 범운서를 밑에 둔 황제만큼 극한 직업도 없다고 생각했으나, 언젠가부터 그가 달리 보이기 시작하는데….

1권 

서장(序章)

1장 통일제국의 일등공신

2장 사라진 포랑성의 봄

3장 주인 없는 제희궁

4장 동복형제

5장 덕산 온천

6장 설상가상

7장 과거와 현재

2권 

8장 해련지

9장 결연

10장 엇살리는 마음

11장 연모

12장 각자의 이야기

13장 한 사람을 위해서

14장 조금 더, 가까이

3권 

15장 우공이산

16장 급변하는 정국

17장 숙청과 신뢰, 모략과 연심

18장 정쟁

19장 결합

20장 군신, 연인

21장 옛 사람과 지금

4권 

22장 음해

23장 노래들

24장 어제의 적, 내일의 동지

25장 약속

26장 깊어진 마음

27장 모의 전투

28장 사병철폐

29장 결행

30장 사비(是非)와 성패()

31장 국혼

외전 

외전 1 전쟁의 일상

외전 2 일상의 전쟁

외전 3 한 뼘의 빛(1)

외전 3 한 뼘의 빛(2)

외전 4 비익연리

review:

건국 초기의 혼란과 수습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젊지만 비전이 확실한 황제와 천재급 군사에서 제국 최고 권력자가 된 승상 겸 대장군이 주인공입니다. 이들이 양인과 음인으로 결연까지 했으니 시너지가 엄청날 텐데 상황은 꼬이기만 합니다.

황제는 정략으로 혼인한 비가 세 명이 있고, 승상은 형질을 숨기느라 목숨을 깍아 먹고 있으며, 나이도 황제보다 열네 살 연상입니다. 거기다 과거 선황제와의 사고 같은 결연도 있었습니다.

권력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공신들의 사병을 혁파하고 세력을 약화시키며, 신진 세력을 키워야하는 건국 초기의 과업에 몰두하기도 바쁜 때에 결연에서 파생된 통제 불가능한 이끌림을 이성으로 누르며 정치적으로 대립하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하는 모습이 여타의 작품과 차별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치물로 봐도 손색이 없습니다.

아쉬운 점은 황후가 된 승상이 정치에서 손을 놓아 재능을 낭비하는 결말입니다. 피모의 《왕 시리즈》처럼 공동 통치 같은 방법도 있었을 텐데 완전히 물러납니다. 이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닙니다. 황후가 된 전 승상의 능력이 특출난 것이지 이후의 황후들에게 동일한 권력을 물려줄 수는 없으니 전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승상은 황후 노릇만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조당에서 공신들과 황제 사이에서 둘을 찍어 누르며 나라의 미래를 옳은 방향으로 이끄는 모습을 본 지라 여운이 남습니다. 

본문에 설명하고 괄호 안에 한자성어를 입력하는 편집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미묘합니다. 아는 한자가 나오면 괜찮게 보이다가도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왜 넣었을까 싶은 게 독자의 수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평균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