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슈슈

《황제와 강아지》시리즈

1편 《황제와 강아지》황제, 왕자

2편 《백작의 수난》공작의 차남(황제의 6촌동생), 미하일(황제의 부하)

작품연표 

7 in 1 ………… 패륜아 : 한 구멍 일곱형제 (개인지 2호, 2011. 9. 25,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다공일수, 후회물

시대/장소: 중세/ 가상왕국 렌타우

주인수: 아르지스카(38, 토프 가문의 소공작 --> 왕비 --> 선왕비, 굴림수)

주인공: 

에우스(31, 대공, 장남) 왕비를 향한 연심을 들켜 태자가 되지 못함. 대신 넷째 동생을 왕위에 올릴 정도의 정치력이 있음. 형제들의 브레인. 홀아비.

시크닛타(25, 차남, 대학교수) 똑똑한 두뇌로 일찌감치 공부쪽으로 선회한 인물.

칼/아더(25, 삼남/사남, 쌍둥이) 장안의 바람둥이로 함께 행동하는 일이 많음.

루체(25, 오남, 렌타우의 왕) 에우스 다음으로 왕비에게 연심을 품은 인물. 왕비를 손에 넣기 위해 왕이 되었으며 약혼녀 엘시가 왕비의 탈출에 도움을 주자 홧김에 겁탈하여 왕자를 낳음.

노프치(19, 육남) 일곱 형제 중 유일하게 왕비에게 적대적인 인물. 그러나 너중에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왕비에게 사랑을 느낀다.

키엔(17, 막내) 외가의 세력이 강하여 왕위를 위협할 정도. 본인은 왕이 될 생각이 없어 머리 빈 한량 행세를 한다. 직설적이고 순진한 면이 있어 형들의 애정을 빙자한 폭력의 희생양. 왕비가 사라지자 본색을 드러내어 형제들의 우려를 산다.

툴라(40대, 버만트경. 준남작) 왕비와 형제처럼 자람. 왕비가 궁으로 들어간 후 만나지 않다가 탈출에 도움을 주고 함께 숨어 지냄.

공작가의 후계자였던 아르지스카는 모든 것을 버리고 왕의 계비가 된 일로 가문과 사교계에서 버림을 받은 처지입니다. 왕에게는 정부와 후궁으로부터 얻은 일곱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그로부터 15년 후인 왕의 사후부터 시작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던 왕비는 먼 시골로 떠나려고 하지만 남편의 아들들에게 감금당한 채 치욕을 당하게 됩니다. 죽을 수도, 도망칠 수도 없게 된 가엾은 왕비님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Prologue   5

패륜아   9

Epilogue   333

야한 책 읽어 주는 남자   344

선물   353

Cui Cendre(재투성이)   360

후기   374

review: 

나이 드는 것과 독서의 공통점을 아십니까? 경험입니다. 직접이냐 간접이냐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나이를 먹고 책을 읽으면 경험이 쌓입니다. 경험은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삶의 지혜를 풍성하게 합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남들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를 예상합니다. 이것 말고도 다른 장점이 있지만 어지간한 일에 놀라지 않는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보다 노인들이 덜 놀랍니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들은 광복과 내전을 겪었고, 제3세계보다도 미개한 제4세계에서 최첨단 문명세계로의 변화를 체험했습니다. 어려서 굶어 죽을 뻔하다가 늙어서 배불러 죽는 세계에서 유일한 세대입니다. 지금의 중년은 어떻습니까? 군사독재아래에서 민주화를 꽃피웠습니다. 좋은 시절이 오나 싶었는데 IMF가 찾아오고, 조기퇴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첫 세대입니다. 앞으로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우리 윗세대들이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는 지금의 젊은이들보다 위기를 극복하고 난국을 타개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리라 생각합니다.

뜬금없이 경험 얘기를 꺼낸 것은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고, 책도 읽을 만큼 읽은 - 비록 고금의 고전이나 세기의 문학서는 아니더라도 - 저도 경험하지 못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계모를 납치하여 약을 먹이고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혼자 혹은 함께 능욕하는 이복형제 일곱의 이야기는 고전 에로시티즘 문학의 대표적인 두 작품, 존 클레렌드(John Cleland)의 《패니 힐 (원제: Memoirs of a Woman of Please)》이나 사드 후작(Donatien Alphonse Francois, Marquis de Sade)의 《소돔 120일 (원제: The 120 Days of Sodom)》에도 나오지 않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원제: Fifty shades of grey)》 - 제목 번역이 잘못된 대표적인 예입니다. 원래는 《회색에도 50가지가 있다》가 정확한 번역입니다. 비슷해 보이는 회색도 사실 다양한 색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에서도 못 본 패륜과 불륜입니다.

왕국 최고 명문가의 정통 후계자를 사랑하여 계비로 들인 국왕과 아버지뻘인 왕의 곁에 있기 위해 가문을 박차고 나온 젊은 청년의 이야기까지는 미담이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왕의 사후 정부들 사이에서 태어난 일곱 아들이 벌인 행태는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희생자인 왕비가 귀한 가문에서 순수하게 자란데다, 나이는 많지만 절대 권력자인 왕의 비호아래 사랑만 받으며 살아서 충격이 배가 되었습니다. 서른하나에서 열일곱에 이르는 거침없는 청년 일곱과 얼마 전 상처한 고귀한 태생의 중년 미남자 한 명은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파국을 예감하게 합니다. 그나마 왕비가 정신을 놓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시달리는데 정신만 놓지 않았을 뿐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어 회복할 길이 요원합니다.

보통의 3P 또는 4P는 작가가 아무리 노력해도 메인 캐릭터와 보조 캐릭터가 나뉘게 되는데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닙니다. 장남 에우스와 국왕인 루체의 비중이 가장 많고, 나머지 형제들은 고만고만합니다. 다만 후회의 정도는 동일합니다. 브레인 장남이나 똑똑한 차남이나 바람둥이 쌍둥이나 권력자 국왕이나 싸움꾼 여섯째나 울보 막내나 왕비가 죽는 상상을 하자 가슴이 철렁하고 눈이 뒤집혀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그러게 처음부터 잘 할 것이지. 한 번 도망가고 잡히고, 다치는 과정에서 각자 사랑을 자각하는데 저지른 잘못이 있으니 관계 회복은 요원하고. 제 무덤 제가 팠습니다. 외전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보이는데 왕비가 사랑받는 자의 이점을 깨닫고 의붓아들들을 마음 내키는 대로 휘둘러서 반전의 여지를 남깁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맛보기 일 뿐 정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정상적으로 나가기도 어려운 것이 7대 1이니 누구에게도 만족한 상황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한참 기운 저울이지만 그나마도 균형을 맞춘 것은 작가의 능력입니다. 일곱 형제의 성격과 상황설정이 적절하고 묘사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문과 오타가 많은 것은 단점입니다. 바로 전에 문장 매끄럽기로 유명한 강소영의 작품을 읽어서 더욱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꼼꼼한 사람이 한 번만 훑었어도 상당부분 수정 되었을 텐데 대충한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 작품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서도 그렇지만 작가만의 독특한 매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단어의 적절한 사용과 개념 정의에 대한 공부는 필요해 보입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그들이 각자의 거처보다 더욱 자주 머물게 되는 것은(--> 곳은) 백합의 방 - 53 p. -

에밀리는(-->에실리는)  왕궁에 갈 채비를 마친 아들을 보고 투덜거렸다. - 42 p. -  

아르지스타는(--> 아르지스카는) 몸부림을 치려했으나 - 99 p. - 

"우리는 당신을 강제로 갖은(--> 가진) 겁니다." - 165 p. -

지금의 분위기는 정혼녀를 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취소를(--> 취조를) 하러 온 것 같았다. - 239 p. -

에우스 역시 철면피이긴 에우스 역시 철면피이긴(--> 삭제) 마찬가지라 남 앞에서 그런 - 267 p. -

"여기 있는 전부가 왕비를 직접 찾아내고(--> 찾아내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입니다. - 283 p. -

왕비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통이(--> 고통을) 받았던가 - 319 p. -

배꼽 주면 산들을(--> 살들을) 깨물던 넷째 형이 웅얼거렸다. - 368 p. -   

그대의 상냥한 십자가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3P, 뱀파이어물

시대/장소: 현대/가상 수도원

커플: 그레고리(사제, 신부(神父)공), 클렌티노(뱀파이어 사냥꾼, 사냥꾼공), 요한(신학생, 견습사제, 뱀파이어수)

수도원에 몸을 의탁한 뱀파이어. 그를 숨겨주는 의심스러운 사제. 뱀파이어를 사냥하기 위해 바티칸의 개로 길러진 남자.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아홉 번째 작품입니다.

잡으러 왔다가 잡힌 이야기입니다. 뱀파이어 요한은 죄 많은 육체를 미워하는 편이고, 그레고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요한의 마음을 조종하는 마스터 격입니다. 뱀파이어 사냥꾼 클렌티노도 그레고리의 음모에 속아 요한과 몸을 섞는데 미래가 없습니다. 아마 그레고리의 설득에 넘어가 요한을 숨겨 줄 듯.  

PS: 오타입니다.

십자고상은(--> 십자가상은)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다. - 152 p. -  

난폭일기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감금 동영상 촬영물

시대/장소: 현대/미상의 건물

커플: 준희, 겐, 사윤, K(동영상 출연진 4인 공), 남자 1인(맹한수)

“보통 이런 경우가 없지. 천하제일, 절색이라고 불리는 미인이 아니면, 유명 연예인도 아닌데 같은 업계에서 다섯이나 되는 남자들에게 구애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잖아.”

“네……?”

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 가 없어 나는 되물었다. 남자가 혀를 찼다.

“이건 맹한 척을 하는 거야, 아니면 진짜 맹한 거야?” - 277 p. -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열두 번째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다르고 상대하는 남자는 동일인인 씬만 연속으로 나오길래 뭔가 했더니 마지막 장면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사자만 모르는 짐승들의 서열다툼인데, 독자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자 셋이 할 수 있는 일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3P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강진욱(20대 중반, 머슴공), 기영(20대 중반, 머슴공), 선유환(마성의 게이, 여우수)

마성의 게이 선유환. 게이바 BEE에 존재하는 모든 탑들의 시선을 독식하는 그의 단점은 한 사람과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 그런 그를 삼주나 데리고 있는 남자 강진욱.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일곱 번째 작품입니다.

“해보니까 별 거 아니네. 좀 색다를 줄 알았더니.” - 114 p. -

“읽어보니 별 거 아니네. 좀 색다를 줄 알았더니.” - armian -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조폭물

시대/장소: 현대/27번가

커플: 남자(나이미상, 조폭두목, 조폭공), 소냐(클럽 가수겸 남창, 키 작고 왜소한 수)

27번가 클럽에서 가수도 했다가 2차도 뛰기도 하는 소냐는 키가 160도 안 돼는 왜소한 남자다. 어느 날 룸에서 노래를 부르다 일행의 보스에게 찍혀 2차를 가는데… ….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   5

소원을 들어 드립니다   15

行方(행방)   24

도서관에서   43

황제와 강아지   68

하지 않겠는가   91

남자 셋이 할 수 있는 일   108

죽은 왕비를 위한 파반느   115

그대의 상냥한 십자가   148

哀傷曲(애상곡)   162

임신하셨어요?   202

난폭일기   238

I wish   281

후기   309

review: 

동네에 새로 생긴 헌책방이 있는데 지난 토요일 산책 나가는 길에 우연히 들어가 몇 만 권은 족히 되는 서가를 둘러보던 중에 발견했습니다. 광년의 《다녀오겠습니다 1-2》와 희수의 《천소 1-3》와 에이리의 《브로큰 하트 1-2》 사이에 랩핑에 쌓인 채 꽂혀있었습니다. 어떤 경로로 헌책방까지 흘러들어왔는지 모르겠으나 안 읽어본 책이라 《다녀오겠습니다》와 함께 구입했습니다. 나머지 책들도 가져오고 싶었으나 《천소》는 읽은 책이고, 《브로큰 하트》는 3권이 없어서 남겨 두었는데 누가 사갈지 궁금합니다. 

단편집이라 마음 내키는 꼭지만 골라 읽었는데 여운이 남는 작품도 있고, 재밌는 작품도 있고, 아니올시다 싶은 것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첫 챕터에 실린 것으로 분량이 10페이지 밖에 되지 않습니다. 길게 늘이면 피모의 《막가커플》같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클럽 가수와 조폭 두목의 조합인데다 수에게는 늦게 찾아온 첫사랑이니 우여곡절이 있을  법한데 거두절미하고 10페이지에 우겨 넣었으니 용두사미가 되었습니다만 집필 의도는 알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캠퍼스물

시대/장소: 현대/한국

커플: 호원(20, 철학과, 인문대 왕꽃돌이, 연하공), 윤해진(24, 철학과 복학생, 연상수)

4월에 만나 얼결에 뒤가 뚤린 해진은 4살 연하의 같은 과 후배에게 휘둘리는 것이 분하다. 처음은 강간이 분명한데 그 다음부터도 저항하지 않으니 마음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듯. 부잣집 아들도 생김새도 연예인 뺨치는 호원은 무뚝뚝한 해진이 관계시에만 애교를 부리는 것이 못마땅한데…….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네 번째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대학도서관 근로장학생이라 도서관 은밀한 곳에서의 씬이 나오는데 사실 보존서고나 개인문고가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들키지 않을 장소는 도서관에 없습니다. 작품에서도 다른 근로 여학생에게 들켜서 쿠사리 먹는 장면이 나오고, 해진이 입장에서는 나름 현실적인 얘기입니다. 호원이는 부잣집 아들에 철이 없어서인지 애인의 팍팍한 형편은 무시하고 본능만 남아서 숙제도 못하게 만들지만 교수님 구워삶아서 학점 관리는 할 수 있게 해 주니 신경 쓰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PS: 개인적으로 들었던 도서관 비사 중 수위를 다투는 것은 서가 사이에 똥 싸놓고 도망간 사람이 있었다는 것과 –이건 청소하시는 분에게 들었습니다. 범인도 못 잡았고, 당사자가 무슨 정신병인지 정말 급했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급해서는 아닌 듯. - 예전 1980년대 후반에 도서관 4층에서 어떤 남학생이 떨어져 자살했다는 얘기 - 이건 당시에 근무했었던 직원분에게 들었습니다. - 가 있습니다. 이 학생은 시골에서 올라온 전형적인 고학생이었는데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라 사는 게 힘들었는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떨어진 장소가 도서관이라 경찰 조사까지 받았답니다. 4층은 별로 높지 않아서 즉사하지 않았고 구급차가 올 때까지 숨이 붙어있어서 보고 있기 괴로웠다는 슬픈 얘기입니다.  

요즘에는 취업도 안 되고 갈 데도 없는 사람들이 공공 도서관에서 죽치고 앉아서 무협지나 소설 읽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약간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사람들도 도서관에 나타나는데 도서관 젊은 여직원에게 스토커 비슷한 남자가 붙어서 결국 그 여직원이 그만뒀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직원이 근무하는 곳에 앉아서 그 여직원만 쳐다보고 있었다니 호러입니다. 항상 들고 다니는 가방이 있는데, 어느 날 남자 직원이 궁금해서 들여다보니 도시락만 두 개 있었답니다. 도서관에 와서 점심 도시락 하나 먹고 직원 쳐다보고, 저녁 도시락 먹고 직원 쳐다보고.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SM

시대/장소: 현대/한국

커플:  운정(무뚝뚝공), 요정(장미요정, 요정수)

길가에 버려진 장미꽃바구니에서 집어든 장미에 요정이 살고 있었다. 요정은 한 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데 에세머 운정은 네 몸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원을 말하는데…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두 번째 작품입니다. 요정에게 인간보다 강한 체력이 있다는 전제하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순진한 요정이 사악한 운정의 조교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메시지는 없습니다.

임신하셨어요?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임신공, 차원이동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커플: 그리티우스 다이첼리안 델 미노스(왕, 임신공), 진유월(왕비, 여우수)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다. 이계에 떨어진 청년은 그곳의 사람과 사랑에 빠졌고, 온갖 흉계와 위험을 뛰어넘어 결국 사랑의 결정을 이루었다. 원래대로라면 해피엔딩- 으로 마무리를 지었으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잔잔하게 끝날 것 같던 이야기에 파문이 일어난 건… 어느 날 밤의 일이다. - 202 p. -

임신하셨어요?   202

번외편. 첫만남   230

번외편. 아이들의 꿈   235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열한 번째 작품으로 열 세편의 단편 중 가장 재미있습니다. 임신수는 많이 봤어도 임신공¹은 보기 힘든데 작정하고 쓴 것 같습니다.

임신과 더불어 정무와도 안녕하게 된 임금님 대신 이계에서 온 신에게 선택받은 왕비님이 국정을 꾸려 가시고 임금님은 베틀에 앉아서 처음 해 보는 아기 옷을 짜게 생겼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역할 바꾸기가 되었는데 두 사람 모두 제대로 해내고 있습니다. 한창 나이에 사이좋은 부부가 금욕도 해야 하고, 임금님은 입덧도 하시고, 왕비님은 귀족들과 파워게임도 벌이시고 금방 출산이 다가왔습니다. 무사히 왕자님을 출산하신 임금님은 왕자님의 백일잔치에 다시 헛구역질을 하시어 모두를 놀래킵니다. 두 번째 태어난 공주님도 만만찮은 성격으로 오빠와 쌍벽을 이루니 부모의 특징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습니다. 부부사이에 오가는 농담이나 대화에서 관계의 단단함을 알 수 있고, 주종간 대화에서도 친애의 정이 묻어나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예전 이야기로 장편을 만들어도 괜찮을 듯합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주1. 임신공: 피모의 《광동수산》시리즈의 광해, 《왕이 산다》시리즈의 명오, 에크의 《아르티오의 전사》의 레이나드가 있음.

哀喪曲(애상곡)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동양물, 새드엔딩, 3P

시대/장소: 만국 948년/가상왕국 晩國

커플: 가류(25, 만국의 왕, 공), 마우(가류의 동생, 마물공), 아연(25, 경현제, 英國의 패방한 황제, 황제수)

십년 전 첩자로 잠입한 동생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구걸하듯 빌어 동생을 데려간 만국의 왕자 가류. 전세가 역전되어 황태자이던 아연은 패망한 황제가 되어 왕제(王弟)의 노리개로 던져진다. 죽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으나 함께 잡힌 사촌 여동생들을 위해 힘든 밤을 보내는데…….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열 번째 작품입니다.

왕제의 노리개로 던져진 폐제(廢帝)나 그런 그를 잊지 못하는 왕이나 불쌍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왕제를 사이에 두고 왕과 폐제 사이에 눈길이 오가고, 십년 전 인연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강 같은 은원이 지나고 있으니 행복해 질 가망성은 없습니다. 그나마 도망가는 폐제를 위해 경비를 풀어주는 왕의 모습에서 끝나지 않은 인연의 힘이 느껴집니다.

죽은 왕비를 위한 파반느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일인이역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커플: 렌(이스더, 22, 황제, 후회공), 시스티에(19, 황비, 장님수)

욕심 많은 아버지들에 의해 어린 나이에 혼인을 하게 된 소년들. 황태자는 아내의 얼굴도 모른 채 황제가 되었고, 황비는 황궁의 말단 기사와 비밀연애를 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황비의 연애 상대가 신분을 속인 황제라는 것. 얼굴도 모르는 부부는 첫사랑에 불타오르지만 연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황제는 소소한 전쟁에 나간다. 승전보와 청혼을 동시에 얻으려는 얄팍한 자존심이었지만 전쟁터에서 들은 소식은 황비의 불륜 소식이었다. 몇 대 때리고 내치려던 것이 잘못되어 황비는 죽임을 당하고, 황제는 새장가 들 생각에 미련 없이 황비를 잊었으나 성문에 걸린 황비의 패물이 자신이 준 약조의 반지였으니…….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여덟 번째 작품입니다.

아마긴의 《눈의 여왕》축약 버전 같습니다. 황비는 죽지 않고 눈만 먼 채 상황의 궁에서 죽은 듯이 지내고, 사랑하는 연인이 십년 전 혼인한 아내라는 것을 알게 된 황제는 술에 쩔어 지내다 황비의 생존 소식에 안도하며 빌러 온다는 내용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황비가 끝까지 황제의 정체를 모른 채 작품이 끝나는 데 있습니다.

PS: 설정오류입니다.

아직 정정한 나이던 황제가 돌연 선위를 선언하고 상황의 자리로 물러나자 약관의 나이를 갓 지난 황태자가 그 뒤를 이었다. 새 황제는 여덟 개의 소국과 그에 속한 호족들에게 충성을 맹세 받고 반기를 든 식민지를 징벌하기 위해 원정을 떠났다. 오 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돌아왔을 때 그는 소년의 티를 완전히 벗은 사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 116 p. -

이 년 전 제위를 아들에게 물린 후로 상황(上皇)은 파블릭의 별궁에서 지내고 있었다. - 134 p. -

--> 새로운 황제가 된 아들이 원정을 떠난 지 5년, 폐위된 황태자비를 숨겨주고 있던 상황은 2년 전에 황위를 물려주었다니 연도가 맞지 않습니다.

하지 않겠는가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떡대수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커플: 쥬드(20대 후반, 황제, 음흉공), 이스펠린 경(20대 초반, 근위기사, 둔감수)

3곽 경비를 서던 무명의 기사가 황제의 근위기사로 발탁되었다. 밤 근무를 서던 기사는 황제의 밤시중도 들게 되면서 갑작스러운 승진의 원인을 알게 된다. 축격을 받고 근위대를 떠나려 하나 동료 기사들이 만류하는데, 그들은 한 사람의 희생으로 모두가 행복해 질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여섯 번째 작품입니다.

황제님 주변에 여자 그림자가 보이지 않으니 설정이나 배경은 무시한 짧은 단편입니다. 얼결에 황제의 손에 넘어간 덩치 큰 기사의 어리둥절한 감상과 그런 기사를 마음대로 다루면서 흡족해하는 황제의 기분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行方(행방)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동양궁중물, 새드엔딩

시대/장소: 과거/가상왕국

커플: 왕(25, 후회공), 소년(21, 후궁, 짝사랑수) 

어미는 왕의 유모였다.

그가 아직 왕자였던 시절, 음식에 타진 독을 대신 먹고 죽었다. 어미의 공을 높이 산 왕자는 놀이동무에 불과하던 사내아이를 첩으로 격상시켜 곁에 두었다. 그가 거두어주지 않았다면 갈 곳도 없는 처지였다. 어미의 죽음도 잊고, 왕자의 곁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마냥 좋아하였으나 예전과 같은 다정한 웃음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 26 p. -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세 번째 작품입니다.

유모는 자신을 해하기 위해 음식에 독까지 탔다. 그것도 한두 번으로 끝난 시도가 아니었다.

죄를 실토하고도 살려 달라 발버둥치는 유모의 입에 그 음식을 쏟아 부었다. 지난 날 정을 돌이켜 보기엔 배신에 입은 상처가 너무 컸다. 아이에게 돌아가는 미움도 그 때문이었다. - 38 p. -

왕자는 자라 왕이 되었고, 어린 후궁은 왕자와의 오랜 인연으로 왕실의 실세가 되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어미의 죄 때문에 천덕꾸러기로 뒷방에 내쳐졌으리라고도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예뻐해 주지도 못하고, 풀어주지도 못한 왕은 남색하는 외국 사신에게 시집보낼 생각으로 소년을 내리지만 다음날 소년은 목을 맵니다.

새드엔딩이라 그런지 여운이 남습니다. 

황제와 강아지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황궁물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커플 1: 황제(콩깍지공), 왕자(14. 왕자 --> 침실노예, 강아지수)

커플 2: 공작차남(황제의 6촌동생, 공), 미하일(알베트 백작, 까칠수)

아직 상황을 모르는 여러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앞 내용을 소개하자면, 대륙을 좌지우지하는 제국이 옆에 찌질하게 붙어있던 콩알만 한 왕국을 침략해 버린 것이다. 한 2대인가 3대인가를 이어왔다던 왕가는 몰락해 버렸고 그 난리 통에 겨우 살아남은 국왕의 막내왕자가 황제 앞에 엎드려 제발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역시 찌질하게 빌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 68 p. -

황제와 강아지   68

번외편. 백작의 수난   82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후궁도 아닌 노예 어머니를 둔 왕자는 탑에 갇혀 열 네 해를 살다가 나라가 망하는 바람에 풀려났지만 적국의 황제 앞에서 목숨을 구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냉혹한 황제는 어린 소년에게 홀랑 반하고 침실 노예로 들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왕자님은 그 순진함을 무기로 황제를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황제님의 충실한 부하인 알베트 백작은 황제를 이겨먹는 말발을 가지고 있지만 계급이 깡패라고 어느 정도 굽히고 들어가는데, 황제의 육촌동생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이야기. 재미있습니다.   

I Wish (개인지 3호, 단편집 1호, 2012. 4.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영혼이동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우치흔(27, 탑배우, 여우공), 김도영(24, 일반인, 순둥수)

연말을 유명 배우 우치흔과 보내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더니 그와 몸이 바뀌어 있었다. 어안이 벙벙한 것도 잠시. 김도영의 모습을 한 우치흔은 매니저를 자청하며 우치흔이 된 김도영을 휘두르는데……. 

review: 

단편집 《너무 가벼운 소냐씨의 우울》에 실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영혼이동치고는 기간도 짧고 큰 사건도 없었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습니다. 소심하고 평범한 일반인이 오매불망 바라던 우상의 모습을 하고도 일을 치지 못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짧은 기간 일반인의 모습을 하게 된 한류스타는 의외로운 모습으로 일반인의 희망을 들어주는데, 크리스마스 기적이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