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도피안 1-2, 외전, 특별외전 (2017. 11. 14, 시크노블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0,600원)
작품유형: 정략결혼, 황궁물
시대/장소: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 / 가상제국 자할
커플: 이홍(16-->24, 아말타의 왕자, 울분공), 변교진(27-->35, 정측왕, 황제의 이종사촌/처남, 권력수)
황제의 이종사촌이자 황후의 동생인 교진은 난데없는 황명으로 새장가를 가게 된다.
상대는 이국 아말타의 열여섯 어린 공주……라고 알고 있었는데, 마주한 것은 신부복장의 어린 왕자였다!
동맹을 핑계 삼아 이국으로 시집을 오게 된 어린 왕자가 가엾고, 전쟁이 싫어 시작된 결혼생활.
형식적인 부부관계만을 이어가던 어느 날, 둘의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1권
1장. 우치愚癡
2장. 진에嗔恚
3장. 식온識蘊
4장. 탐욕貪慾
5장. 색온色蘊
2권
6장. 상온想蘊
7장. 수온受蘊
8장. 행온行蘊
9장. 정定
종장. 일련탁생一蓮托生
외전
후일담. 불티마에서
외전. 나마타랄 이홍
특별외전
외전. 자할의 여름
review:
왕의 적자로 태어났으나 나이가 어려 대국으로 시집간 이홍. 상대는 황제의 사촌이자 처남으로 열 살도 넘는 애 딸린 이혼남입니다. 작은 체구와 예쁘장한 얼굴은 세월이 지나며 사라졌고 권력가 남편은 관대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자라고, 성욕이 폭발하는 시기가 지나고 남편과도 마음이 맞으려던 때에 고국의 이복형(아말타 왕)이 황제와 야합하여 목숨을 위협합니다.
연약하지만 영리한 권력가와 울분에 휩싸인 어린 왕자님의 조합이 괜찮습니다. 아편이 만연한 청말과 비슷한 시대배경은 신문물과 전통이 어우러진 제국의 사회상을 구체화하는데 적절합니다. 첫사랑(황제)에 미련을 가진 교진이 날벼락처럼 떨어진 어린 왕자님을 보듬어 어른 만드는 과정도 인상적입니다.
괴팍하지만 권력에 능란하고 어리지만 똑똑하게 처신하는 커플이 닥친 재앙을 피해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는 결말도 좋습니다. 평균작입니다.
용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제언 1-5, 외전 (2016. 9. 9, B&M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0,700원)
작품유형: 차원이동
시대/장소: 중세/가상대륙 사르피에의 서쪽 초원
커플: 메히온 단히 아페리티 카리튀페(29, 왕, 후회공), 이재환(19, 고3, 피폐수)
“여기는 어디죠?”
“축복받은 붉은 사자의 땅. 영광으로 아십시오.”
지겹도록 평범한 재환의 인생은
어느 날 다른 세계로 납치당하며 어그러지고 만다.
그런 재환을 때리고 강간하는 붉은 눈의 왕 메히온.
심지어 재환은 신 칼라가 보낸 ‘아페네’로서 메히온과 혼인하게 되는데…….
재환과 함께 있으면 화가 사그라지고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찼던 세상도 괜찮아 보이는 것이었다. 자신만 보게 가두어 놓고 싶은 이 감정이 사랑이 아니면 또 무엇이겠는가?
자신을 두려워만 하는 재환에게 메히온은 자꾸 마음이 가지만 표현할 줄 몰라서 자꾸 어긋나기만 하고.
메히온에게서 벗어나려는 재환의 몸부림과 그런 재환을 가둬 두려는 메히온의 광기.
시작부터 지독하게 뒤틀린 이 관계의 끝은……?
본편
서론
1.
2.
3.
결론
첨언 : 백일몽
첨언 : 후일담
외전
1. 첨언: 이판
2. 부록
review:
담적단의 《깨진 거울도 세상을 비춘다》와 궤를 함께하는 작품입니다. 특히 고등학생이 차원이동하여 이리저리 고생하며 도망 다니는 것이 비슷합니다. 그웬돌린의 《구원》이 차원이동의 달콤버전이라면 《깨진 거울은》언해피 버전이고, 이 작품은 파국버전입니다. 육체는 폭력과 협박에 진작에 굴복했고, 정신도 피폐해지는 소년의 모습을 절절하게 묘사했습니다.
일견 아쉬울 것 없고 강건해 보이는 왕도 내면은 곪을 대로 곪아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상성이 만나 최악의 플롯으로 치달으니 파국만 남습니다. 줄거리나 결말은 차치하고도 독자에게 불편한 작품입니다. 세계관과 캐릭터 설명이 충분치 못해 유추하며 읽어야 합니다. 최악으로만 치닫는 플롯도 부자연스럽습니다. 약자에게 가차 없는 중세 배경에 잔인한 왕이 통치하니 공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하층민은 물론 귀족도 예외가 아닙니다. 왕의 반려로 낙점된 소년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과연 이런 주인공을 귀중한 시간 들여서 보고 있어야 하는지 회의가 들었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것이라는 명언이 이토록 허무하게 생각되는 작품은 처음입니다. 카타르시스도 없고 피해자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수준미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