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
《Angel Eater》 3부작
1편 《실락원》카인 베네스, 아벨 그라시안
블러드 후드 = Bloodhood : 엔데 감성 소설 (뿔미디어 Boys Love &Mental 22호, 2012. 11. 28, 가격: 12,000원)
작품유형: 판타지, 뱀파이어물
시대/장소: 현대/영국
커플: 루퍼스 아울렌티(300세 이상, 뱀파이어 클로저, 고통공), 기에 마치니(20, 진실을 보는 자, 무지수)
인간을 흉내 내며 살아가는 뱀파이어 일족 사이에 200년 만에 워처(watcher, 진실을 보는 자)가 태어났다. 워처가 20세가 되는 성인식 날 그를 가진 자는 세계의 정점에 설 수 있다는 일족의 전설에 따라 기에를 차지하려는 물밑 작업이 시작되고, 이를 걱정한 할아버지에 의해 일족의 살인자 역할을 담당한 루퍼스가 기에의 보호자가 된다. 그러나 위험은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review:
처음부터 설정이 밝혀졌으면 좋았을 작품입니다. 뭔가 비밀을 숨기고는 있는데 그 티가 확연하게 드러나 시시해졌습니다. 지루한 발단을 제외하고도 악당은 너무 악당스럽고, 순진한 어린양은 아무것도 모른 채 이리저리 휩쓸리고, 침묵의 능력자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으니 만족스러운 부분이 없습니다. 추격전부터 시작하여 싸움이라도 박진감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뭐 하나 괜찮은 것이 없으니 설정이 아깝습니다.
실락원 : 엔데 감성 소설 (뿔미디어 Boys Love &Mental 2호, 2011. 10. 19, 가격: 12,000원)
작품유형: 초능력물
시대/장소: 2057년/지구
커플: 카인 베네스(21, 엔젤이터, 치유능력자, 상처공), 아벨 그라시안(20, 엔젤이터, 파괴능력자, 희생수)
2023년 여름 동쪽의 작은 나라에서 전염병이 돌고, 일주일 만에 인구의 절반이 죽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처음에 변화한 사람의 모습이 천사와 닮았다 하여 엔젤이라 불렸으나, 그들은 이지를 상실하고 파괴를 일삼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엔젤을 피하여 섹터로 숨어들고, 10년 후 엔젤을 사살할 사병 조직, 엔젤 이터가 만들어진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엔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초능력 집단이다.
카인 베네스는 S랭크의 초능력자로 치유능력이 있다. 그는 엔젤 이터를 만든 아담 베네스 박사의 아들로 아버지와의 관계는 소원하다. 카인이 유일하게 인정한 동료가 아벨인데, 그는 S랭크의 파괴 능력자다. 연구소에서 아벨과 함께 자란 카인은 아벨과 한 팀이 되어 엔젤들을 죽이지만 3년 전 아벨이 아버지와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큰 상처를 받는다.
아벨의 배신을 곱씹으며 엔젤을 살상하던 때에 다시 아벨의 돌아온다. 아벨은 관계를 되살리려 하지만 카인의 거부는 단단하다.
review:
작가가 몽유라는 필명으로 이둔출판사에서 간행한 것을 수정하여 뿔미디어에서 재발행했습니다.
카인은 겉으로는 엔젤 박멸의 최선봉에 선 베네스 박사의 아들이지만 사실 변이가 시작된 엔젤의 체세포를 생식세포로 변화시켜 인간의 난자와 수정시킨 실험체입니다. 베네스 박사의 아내 릴리트가 대리모가 되면서 베네스 박사의 호적에 올라갑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인간으로 생각되었으나 릴리트가 엔젤로 변화하며 숙주를 변화시키는 능력이 밝혀집니다. 그는 초능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받고 엔젤 이터가 되었습니다. 세간에는 치유능력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인간이 엔젤화 하는 것을 막아주는 안정화 능력이 카인의 진짜 능력입니다.
아벨은 실험실에서 태어난 두 번째 아이입니다. 카인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잉태되었으나 그를 임신한 대리모를 죽이고 탄생합니다. 그는 엔젤로서 각성했으며, 파괴의 능력이 있습니다. 아벨이 엔젤로 변하지 않고 엔젤 이터로 성장한 것은 카인 덕분입니다. 카인과 함께 생활하며 그의 능력으로 변화를 억누른 것입니다. 그러나 카인을 떠나 3년이 흐르면서 엔젤로 변화했고, 다시 카인에게 돌아왔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재회한 두 사람은 엔젤은 모두 죽이라는 기존의 명령대신 생포해 오라는 명령을 받고 쉬올 지역으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만난 마리아라는 여성을 보호하다가 그녀가 임신한 엔젤임을 알게 됩니다. 그녀에게 상처 입은 두 사람은 임무에 실패하고 돌아옵니다. 얼마 후 아벨이 폭주하여 동료를 죽이고 몸이 변화합니다. 카인은 어떻게든 아벨을 되돌리려 하나 아벨은 그런 그를 비웃으며 모든 비밀을 밝히고 큰 폭발을 일으킵니다. 아벨은 죽고 카인만 간신히 살아남아 길을 떠납니다.
세계관도 그렇고 밝혀지는 비리도 그렇고 놀랍거나 신선하기 보다는 허접합니다. 형제처럼 자란 두 남자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결과는 비극입니다. 보스몹 같은 카인의 아버지도 엔젤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가 궁금하여 실험을 진행했다는 학자적 호기심을 토로하니 웃기기까지 합니다.
당사자는 심각한데 외부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그렇지 않아서 작품과 독자의 감정선이 따로 노는 것도 문제입니다. 카인의 감정적인 신경토로와 울분의 폭발도 과잉반응으로 보이고, 갑작스러운 아벨의 변태와 폭주도 작품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카인, 아벨, 엔젤, 에덴, 아담, 릴리트(아담의 첫 번째 아내), 하와 같은 단어로 성경의 이미지를 차용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패러디도 오마주도 아닌 실패작이 나왔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