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사리 

2부작

1편 《체인드》테르스, 레마

2편 《안티도트》지요드(테르스의 친척), 슬란

Spin-off

1편 《종의 기원》서승현, 이영진

1편 《종의 진화》권신우(서승현의 라이벌), 윤화경(이영진의 친구)

그라티아 1-4 (2021. 9. 24, 비욘드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2,000원)

작품유형: SF, 신화물, 기억상실, 차원이동

시대/장소: 중세/가상왕국 파살리아

커플: 칼릴(23, 실제 나이 많음, 도르센 대공, 파살리아의 3왕자, 차원마수, 다차원 생물종, 기억상실공), 아리안(소년 외모, 나이 많음, 고대 신, 순정수) 

능력을 잃고 차원을 건너온 아리안.

이 모든 것이 사랑하는 칼릴을 위해서였지만, 정작 그는 저주에 물들어 모든 기억을 잃었다.

"내가 도와줄 수 있어. 당신 몸의 그... 저주."

"재미있는 거짓말이야. 혀가 뽑히고 싶나 보군."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자신을 믿지 않는 칼릴의 모습에 아리안은 좌절하지만

저주를 고쳐주겠다며 칼릴에게 접근한다.

"네가 날 치료할 수 있다 했지. 그 대가로 바라는 게 무엇이냐?"

"대가는 없어도 돼요... 저는 대가를 바란 게 아닙니다."

갑자기 나타난 소년을 의심하던 칼릴은 결국 그 치료가 진짜임을 인정한다.

그의 몸을 뒤덮은 저주를 풀 수 있다고 유일하게 알려진 방법은, 화형.

불 속으로 몸을 던질 마음이 없는 칼릴은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이 지푸라기를 잡아보려 한다.

"대가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대체 네가 바라는 건 뭐지?"

죽음을 부르는 검은 상처로부터 몸이 회복되면서,

오래도록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기억이 하나둘씩 되살아난다.

과연 그가 잊고 있던 것은 무엇일까?

칼릴은 저주를 풀고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1권 

1. 도르센의 대공

2. 극야 上

2. 극야 下

3. 희생제 上

2권 

3. 희생제 下

4. 불안의 씨앗 上

4. 불안의 씨앗 下

5. 추락

3권 

6. 밀월 上

6. 밀월 中

6. 밀월 下

7. 재앙의 왼쪽 어깨 上

4권 

7. 재앙의 왼쪽 어깨 下

8. 성전 上

8. 성전 下

9. 그라티아

review: 

인간이 불멸자가 되는 순간 인간이 아니게 되므로 모든 불멸자는 신입니다. 신들은 죽지 않으므로 필연적으로 심심해하거나 지루해합니다. 그들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인간인척 하거나 신 또는 영웅 행세를 합니다. 하오마루의 《브라이드》가 대표적입니다. 《브라이드》의 주인공들은 아예 기억을 지워버리고 인세에 내려와 인간으로 살아갑니다.

영원한 시간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동반하고 자연스럽게 미래로 나아갑니다. 중세의 불멸자는 미래시대까지 살아남아 신적인 존재가 됩니다. ice의 《녹색까마귀》와 《scar face》입니다. 검과 총으로 싸우던 사람들이 우주선을 조종하는 얘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고 미래시대부터 불멸자가 등장하는 작품으로는 그냥파랑의 《트리지움》과 《네무스》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는 차원이동과 우주선과 하등종족의 역사왜곡을 엄격히 금하는 법률이 나옵니다.

이 작품은 SF와 신화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다차원 생물종으로 불리는  차원 마수는 엄청난 질량을 가진 별(星)입니다. 이들은 차원과 시대를 뛰어넘는 신과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고대의 신들이 등장합니다. 올림푸스의 신들과 기독교의 성인들과 북유럽 신화의 영웅들입니다. 선한 마음을 가진 소년 신이 신들로 구성된 시스템에 도전하여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은인을 구하는 내용입니다. 예언의 비극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 발단이 되어 예언이 이루어지는 테베의 비극(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를 차용한 설정에 중세의 마녀사냥과 묵시록의 재앙을 소재로 SF와 신화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괜찮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이쉬운 점은 묵시록의 요한이 재앙으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묵시록의 요한은 묵시록을 집필한 요한사도를 말함인데, 그는 재앙으로 표현될만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가장 사랑받는 제자였으며 예수 사후 그의 어머니를 모신 인물입니다. 묵시록에서 말하는 재앙은 적그리스도입니다. 요한사도와 적그리스도가 바뀌어 기존 인식에 혼동을 준 것 말고는 소년 신의 순수한 선의와 기억을 잃은 차원 마수의 오기가 예언을 이루면서 극복하는 과정이 스펙터클하게 전개됩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스페이스바운드 Spacebound 1-2, 외전 (2017. 2. 7, 더클북컴퍼니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8,500원)

작품유형: SF, 황궁물

시대/장소: 미래/가상행성 알바트로스, 사일럼

본편커플: 길더 크로포드(G.C., 30대, 아키올로도스의 재앙신, 오버로더 유저, 용병-->근위기사, 호위공), 이르미아(30대, 알바트로스 제국 제1황위계승자-->황제, 미인수)

외전커플: 릴릭 크로포드(30대, 길더의 의동생, 오버로더 유저, 용병, 난폭공), 진저 막시모프(20대, 엔지니어, 미인수)

아키올로도스 은하를 날린 이후로 재앙신으로 불리는 길더 크로포드. 조직의 개 노릇에 지쳐 의동생과 탈출하여 자유 용병이 된다. 용병행성 사일럼에서 유유자적하던 그에게 제국의 귀족을 알바트로스로 호위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review: 

《안티도트》를 리뷰하려고 읽는 중이었는데 전작인 《체인드》와 세계관이 겹쳐서 《체인드》를 재독하느라고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포인트백 캐시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 뭐라도 사기는 사야겠고, 하루살이 월드나 만들어볼까 하고 지른 게 이 작품입니다. SF와 용병과 황위찬탈이 난무하는 스페이스오페라입니다. 스페이스바운드라는 단어는 작품에서는 행성간 (짧은)이동을 의미합니다. 제목처럼 작품의 70%가 미아와 길더의 항성간 이동에 대한 얘기입니다. 

조직에 쫓기면서 은하를 날려먹고 몸에 심어진 리미터 때문에 소유한 마력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길더 크로포드는 최고의 오버로드 유저입니다. 오버로드는 제국과 공화국이 개발한 특수병기로 어떤 모양으로도 변형되며 보안 검색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무기를 사용할 자질이 있는 사람은 은하계 전체에 한 줌도 되지 않습니다. 이들 오버로드 유저를 공화국에서는 공안경찰로, 제국에서는 오버로드 나이트(기사)로 부릅니다. 같은 고아원 출신인 길더와 릴릭은 전투 중에 주운 오버로드를 제 것처럼 사용하는 특이한 능력의 소유자들입니다. 물에 물탄 듯하고 유들유들한 길더는 스탠의 《13》에 나오는 무능한 탐정 잭과 닮았습니다. 그의 짝지가 고위 귀족에 미소년 외모인 클림트란 것은 더욱 비슷합니다. 이르미아는 무려 제국의 황제입니다.

작품은 길더가 미아가 번갈아가며 화자가 되어 진행됩니다. 동일한 사건을 다른 시점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갑니다. 미아의 외사촌 레인이 길더를 추천하고, 미아가 길더를 찾아가고, 거절하는 길더를 몇 번의 설득 끝에 호위로 고용합니다. 천문학적인 돈과 거절할 수 없는 사면권까지 대가로 제시합니다. 쎄한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호위가 된 길더는 몇 번의 죽을 고비와 배신을 극복하고 미아를 알바트로스 제국의 황궁으로 데려갑니다. 그 와중에 미아와 레인도 적절한 도움을 줍니다. 함께 위기를 넘기며 몸도 마음도 물렁해진 두 사람은 미아의 황위계승 이후, 길더가 근위기사가 되어 둘이 잘 산다는 내용입니다.  

자잘한 배경이나 소품, 용어 사용에서 작가의 SF적 소양을 알 수 있습니다. 내공이 상당합니다. 세계관도 촘촘하고 감정선과 유머도 적절한데 황위다툼의 전개가 비상식적입니다. 계승서열 3위인 아가씨가 어떻게 황궁의 주요 인물들을 구워삶아 계승서열 1위를 내쳤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습니다. 이 부분만 적절히 설명했으면 금상첨화일 텐데 아쉽습니다. SF  소재로는 읽을 만합니다.   

외전은 길더의 의동생 릴릭과 미인 엔지니어 진저의 이야기입니다. 후속내용이 궁금합니다.

안티도트 = Antidote 1-7 (2018. 4. 10, 비욘드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22,000원)

작품유형: 서양판타지, 기억상실

시대/장소: 중세/ 가상도시 칼락

커플: 지요드(입센 군왕, 기사, 희생공), 슬란(칼락 소공-->노예-->칼락군주, 기억상실수)

2년 전 발작이 일으킨 사건으로 신분과 지위를 박탈당하고,

광증에 기억까지 좀먹힌 채 노예로 전락한 대군주 슬란.

이마저도 겨우 허락된 자유라 체념하고 살아가던 그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허리에 거침없이 감겨드는 다정한 손길,

서로 깊은 사이였음을 말하며 가까워지는 달콤한 입술,

슬란은 혼란스러우면서도 그에게 끌리는 자신을 멈출 수 없다.

이제는 자신의 것이 아닌 과거의 영광, 부귀, 권력... 그렇다면 애정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대군주가 아직 잃지 않은 단 하나.

동전을 뒤집어 그를 부르자,

노예 슬란의 먼지투성이 세계가 다시 뒤집히기 시작한다.

<1> 광인

<2> 짧은 겨울

<3> 전환점

<4> 격진(激震)

<5> 만네르헤임 대교각

<6> 백일몽

<7> 칼락 탈환전

 외전

<1> 황금시대

<2> 지옥의 계절

review: 

1-5권까지는 현재의 이야기이고, 6-7권은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6-7권을 먼저 읽고 1-5권 읽기를 권합니다. 그 순서로 읽으면 진행이 매끄럽고 이해가 쉽습니다. 슬란처럼 권력의 정점에 있다가 정신병이 발발하여 추락하는 이야기가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느부갓네살은 심지어 왕이었습니다. 슬란은 동부 칼락 대군주의 조카로 자식이 없는 백부의 뒤를 이을 후계자였습니다. 늙은 백부는 정사에 관심이 없고 백부의 젊은 시절 동료들은 삼두회라는 괴물이 되어 칼락을 삼키고 있습니다. 후계자로 내정되었지만 기반이  약한 슬란은 삼두회와 척을 지고 있는 입센 군왕과 손을 잡고 견제하려 합니다. 그리고 천 년을 이어진 관습을 깨고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 노력합니다. 이에 불안을 느낀 삼두회는 마법사 집단과 결탁하여 슬란을 정신이상자로 만듭니다. 최고의 자리에서 노예로 추락한 슬란의 정권 되찾기가 주제입니다.

슬란이 발탁한 입센군왕은 천한 노예와 쇠데르그란 대군주의 사생아로 전장에서 뼈가 굵은 학살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슬란을 사랑했고 기억을 읽고 노예가 된 연인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합니다. - 기사의 명예와, 부하들과, 검을 잡는 손과, 3년의 시간과, 걱정으로 점철된 불면을 밤을 –초반의 우울한 고생기를 극복한다면 5권의 통쾌한 수복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 진입장벽만 만만치 않습니다. 기억을 잃는 순간, 지능도 떨어진 젊고 아름다웠던 최고 권력자의 몰락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체인드》와 연작인데 《체인드》에서 레마가 만든 임신약을 사용하는 외전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종의 기원 1-3 (2019. 3. 15, 더클북컴퍼니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1,200원)

작품유형: 오메가버스, 해킹물, 임신수

시대/장소: 현대/서울, 상해, 보고타

커플: 서승현(34-->35, SH 파이낸셜 대표, 2세대 교잡종, 이상종 알파, 해결사공), 이영진(25-->26, 천재해커, 이상종 오메가, 해커수)

자수성가한 젊은 재벌 알파 서승현은 한 기업의 고위직 임원으로부터 상해에서 열리는 비밀 경매에서 무기를 하나 낙찰받아 달라는 은밀한 의뢰를 받는다. 하지만 경매는 누군가의 방해로 어그러져 버리고, 의뢰는 실패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유일한 실마리는 무기를 가로채려던 현장에서 잡은 용병팀 하나.

수수께끼의 인물 '선생님'의 지시로 임무에 투입되었다는 해커 이영진은 자신들을 냉혹하게 처리하려는 승현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무기를 찾아낼 실마리를 주는 대신, 동료들을 풀어 주고 담보로 '섹스 비디오'를 찍자는 것. 어리숙하지만 묘한 색기를 뿜어내는 어린 오메가의 황당한 제안에 승현은 조금씩 영진에게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review: 

전형적인 권력형 알파 서승현과 사회성 제로의 천재 해커 오메가의 조합입니다. 이영진의 출신과 현재 처지를 보면 차교의 《적해도》 IT버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해킹의 구체적인 과정이 나오는 것은 바밀씨의 《Crack》과도 비슷합니다.

이상종 알파와 이상종 오메가성 개체는 일반 여성과 이상종 알파 사이에만 나타납니다. 1세대 교잡종인 이들은 생식이 불가능하거나 이상종 형질을 보유한 일반종(우성베타)으로 태어납니다. 서승현은 2세대 교잡종으로 부모가 일반 여성과 알파 남성 사이에 태어난 우성베타입니다. 이영진은 이상종 혈통이 쿼터에 불과한 돌연변이 오메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습니다. 서승현은 페로몬 감수성이 없고, 이영진은 불임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유전적 요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대략적인 가계도는 그림을 참고 하십시오.

적대적 관계에서 만났으나 만남이 지속되며 필요와 이용보다 상위의 감정이 싹트는 과정이 자연스럽습니다. 세상 물정 몰라 이용만 당하는 불완전한 오메가 청년과 세파에 닳고 달아 놀라울 것도 없는 우성 알파의 조합은 클리셰입니다. 그러나 억대의 빚을 진 오메가 청년은 천재적인 해커이고, 금융회사 대표로 행세하지만 해결사에 가까운 어른 알파는 허세와 속임수를 꿰뚫는 진실의 눈을 갖고 있습니다. 페로몬을 감지하지 못하는 반쪽 알파라는 서승현의 열패감은 이영진을 만남으로써 해결됩니다. 서승현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운명의 상대입니다. 히트되지 않는 몸을 가진 이영진은 서승현의 페로몬으로 노팅과 히트를 겪습니다. 

둘 사이에 피어나는 로맨스가 무색하게 장르는 하드보일드 첩보물에 가깝습니다. 대량 살상 화학무기 제조법을 둘러싼 해킹, 도난, 회수의 과정을 긴박감 있게 묘사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종의 진화 1-2 (2022. 4. 25, 더클북컴퍼니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7,600원)

작품유형: 오메가버스, 마피아물, 임신수

시대/장소: 현대/서울, 상해, 보고타

커플: 권신우(34, 선란방산 전무, 재벌 3세, 이상종 알파, 다정공), 윤화영(2대 중반, 해결사, 이상종 오메가, 능력수)

바에서 공짜 술을 마시다 기억을 잃고 도박 격투장에 선수로 납치된 윤화경.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가진 오메가에, 그는 원래도 '심부름꾼' 일을 하는 사람이다.

화경에게 납치 자체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별생각 없이 챔피언이 되어 잠시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화경은 자신의 시중을 들던 아이의 의뢰를 받아들인다.

화경은 의뢰를 완수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플랫폼'이라는 중요 키워드와 함께 권신우라는 사람의 명함을 얻는다.

살랑거리는 것처럼 부드러운, 척추를 간지럽히는 목소리를 가진 알파.

같은 목적을 가졌다면, 동업자로 삼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화경은 우선 연락처 없는 명함의 주인과 만나기로 결심하는데...

1권

1. 거래

2. 추적

3. 여우 사냥 1

2권

4. 여우 사냥 2

5. Hola!

6. 소유

review: 

《종의 기원》의 스핀 오프작이라 전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종의 기원》에서 이영진에게 기밀을 탈취당하고 동분서주하던 서랑방산의 전무 권신우가 주인공입니다. 이영진과 일로 만났지만 친구가 된 해결사 윤화경이 주인수입니다.

발단은 윤화경의 납치에서 시작합니다. 윤화경은 감금된 장소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는 이상종 알파 소년을 만납니다. 소년은 손가락과 발가락 일부가 절단되어 알파임에도 일반종에게 종속되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년의 의뢰(복수)를 받은 윤화경은 소년을 납치해 넘긴 일당(개장수)을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개장수와 사장이라는 자를 만나고, 플랫폼과 엮입니다. 그리고 플랫폼의 장부를 쫓던 권신우와 조우합니다.   

본문에도 나오지만 한국은 총기소지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치안도 좋은 편입니다. 국제적인 마피아와 범죄 카르텔을 둘러싼 진행과 구성에 대한 묘사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경험부족과 조사미비가 보입니다. 플랫폼의 정확한 역할은 물론 서승현과 권신우와의 관계성도 모호합니다. 톰 클랜시나 스티븐 킹이라면 이런 식의 두리뭉실한 플롯과 스토리로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마지막의 절단신공이 인상적입니다. 통합외전이 절실합니다. 수준은 평균입니다.

체인드 Chained 1-5 (2017. 6. 14, 비욘드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7,500원)

작품유형: 중세판타지, 임신수

시대/장소: 중세/가상왕국 키르다라

커플: 테르스(20대, 키르다라 군주의 조카, 켈번공, 완벽한 칠각용, 무감정공), 레마(20대, 왕도의 우 어전마법사, 까칠수)

키르다라 왕족들은 초대왕인 칠각용의 피를 잇기 위해 근친혼을 반복한다. 그 결과 정상적인 몸으로 자라는 확률이 극히 낮아졌다. 키르다라 군주의 조카 테르스는 천년 만에 격세유전으로 태어난 완벽한 칠각용이다. 그는 이성을 잃으면 칠각용으로 변하므로 어려서부터 감정을 자제하도록 교육받고 자란다.

30년 전 키르다라와 격렬한 싸움을 하고 좌 어전마법사까지 잃은 왕도는 1000년 전 대마법사가 세운 마도왕국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마도왕의 사후 왕좌를 공석으로 두고 좌우 어전마법사가 이끌고 있다. 어전마법사는 왕국 최고의 마력을 가진 자들로 한 명은 왕국의 결계를 유지하고 다른 한 명은 왕도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나가서 싸우는 전투마법사다.    

1권 

1. 왕도(王都)의 마법사

2. 말로른의 키마이라

3. 칠각용들 上

2권

3. 칠각용들 下

4. 용혈

3권

5. 대탈주

6. 거래 上

4권 

6. 거래 下

7. 키르다라 공략전

8. 체인드

9. 친애하는 내 동생

5권 

외전 1. 테르스

외전 2. 레마

review: 

욕망과 감정을 배제당한 채 자란 테르스는 욕심이 없고 무감정한 인간이 됩니다. 왼쪽을 못 쓰는 사촌누이와 광인인 사촌형을 제치고 권좌를 노릴 자격이 있지만 사촌누이의 충실한 개가 되어 암살자로 활약합니다. 왕도의 우 어전마법사 레마는 마도왕이 동귀어진하며 무찌른  마수의 혈청을 영구 봉인하기 위해 봉인마법을 완성할 필요를 느낍니다. 왕도의 일품 마법사 로사낙이 호시탐탐 혈청을 노리고 금지된 인체실험을 강행하는 등 혈청의 존재는 왕도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봉인마법을 완성하기 위해 폐쇄적인 이웃국가 키르다라에 신분을 속이고 잠입한 어전마법사와 군주의 조카인 칠각용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문제를 야기합니다.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 미소, 속을 알 수 없는 표정, 동요하지 않는 심장을 가진 칠각용과  마법사들의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마력을 가진자로 선출된 까칠한 마법사의 조합이 인상적입니다. 오랜 기간 돌처럼 단련한 테르스의 심장에 파문을 던진 무명의 마법사. 주인공들의 나이도 성도 나오지 않습니다. 캐릭터와 설정만 두드러지는데 스토리가 갖는 힘이 있습니다. 거기에 레마가 가진 마력을 질투하여 금지된 실험을 거듭하는 악의 축 로사낙과 누이의 편에 선 사촌동생을 죽이려 안간힘을 쓰는 베르서스까지. 등장인물이 살아 있습니다. 

사실 레마는 무명도 아니고 능력도 칠각용에 맞먹을 만큼 강력하니 먼치킨 끼리의 만남입니다. 그러나 둘의 배경이 적대적이어서 로미오와 줄리엣 분위기도 납니다.    

이 작품은 서양 중세 판타지임에도 동양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용의 후예니 짐승의 후예니 하며 본래의 형상을 추앙하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돌체의 《농중조》, 텐시엘의 《광야》, 원영 《백룡의 비》, 원투의 《후애》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마법을 수식과 유효범위로 정의하는 모습에서는 훗날 연금술로 발전하는 서양 판타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니르기의 《성스러운 단순성을 은폐함》, S.허버그의 《미로의 시간》이 이런 식의 마법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테르스와 얽히면 얽힐수록 상황이 복잡해짐을 알면서도 그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레마. 레마를 갖기 위해 왕좌에 앉는 테르스의 심리가 행간에 숨어 있어 유추하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권력도, 용의 힘도, 절대마력도 뒤로 하고 바다 건너 검은 대륙에서 세상 짐을 내려놓고 한량처럼 사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세벨레가 어디 자기 사촌 동생이(--> 동생이/이복 동생이) 억지를 쓴다고 순순히 이곳까지 보낼 작자인가? - 5권 외전 2. 레마 - 

PS 2. 레마는 테르스와의 “결실 없는 관계”를 타파하기 위해 마법으로 아이를 갖는 것으로 작품이 끝나는데 개인적으로 외전의 플롯을 짜 봤습니다. 등장인물은 셋입니다.

테르스와 레마 사이에서 태어난 청소년 A(청소년이 포인트. 연상이다). 전쟁의 와중에 생사가 불명해진 악의 축 로사낙이 주워 기른 마력소년 B(마력 만빵, 그러나 로사낙에게 착취당하는 게 함정). 테르스가 양보한 군주위를 차지한 세벨레와 국혼을 치른 왕도의 선제후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 C.(무지 예쁘다). 흠, 전형적이군. 게다가 삼각관계.  

어머니의 기대와 다르게 한 톨의 마력도 없이 아버지의 능력만 물려받아 칠각용으로 태어난 A는 아버지의 영지 켈번에서 기사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때 로사낙 사후 켈번으로 흘러들어온 B를 우연히 만나 이런저런 사건이 발생합니다. 레마는 B의 마법에서 로사낙의 흔적을 발견하여 배후를 추적하고, 세벨레는 A와 C의 혼인을 추진하고, A의 의견을 존중하는 테르스는 세벨레와 신경전을 벌입니다.

A는 B를 쫓고, B에게서 연민과 레마의 무법 후계자를 발견한 테르스가 이런저런 살 길을 열어주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트윈지 

알콜홀릭 

Are you gen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