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샤바이 (Hushabye, 설탕)

작품연표 

내 심장의 주인 (개인지 2호, 2005. 4. 24, 예약: 8,000원)

작품유형: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김무연(중3-->25, 재벌2세, 전무, 집착공), 유승경(고3-->28, 팀장, 상식수)

과외 제자의 느닷없는 고백을 매정하게 뿌리치고 대학에 입학한 승경. 복학하니 예전의 제자가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잠깐이라고 스스로를 속이고 무연과 사귀기 시작한 승경. 주변의 시선과 사소한 오해가 증폭되어 이별을 통보하고 후배인 수민과 사귀기 시작한다. 유학간 무연이 승경의 회사에 전무로 오자 셋의 운명은 다시 맛물리기 시작한다.

내 심장의 주인   7

외전 1. You are my sunshine   151

외전 2. 뒤돌아보는 봄   167

외전 3. Loving you   232

캐릭터 프로필   242

후기   247

review: 

집착공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무연과 상식과 침착함의 화신인 승경의 대비가 괜찮았습니다. 게이 로맨스에게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도 중요한 조연으로 나오고, 수민의 미래가 암울하지 않아서 그녀의 희생에 보상이 되었습니다. 남남여의 삼각관계(그것도 성관계가 오간사이의)가 친구 사이로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데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재회 후에 승경을 수민에게서 데려오기 위해 무연이 사용한 방법에 독창성이 없었고 승경의 포기가 빨라 밀고 당기는 긴장감이 없습니다. 평균입니다.

PS:오타입니다. 

김무연이 약속은 칼같이 지키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믿고 있돈(--> 있는) 나는 별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 109 p. 

레이시티 = Raycity 1-2 (개인지 6호, 2010. 7. 18, 예약: 20,000원)

1권 

Prologue ... 9

Ray City ... 23

Side 1. 연애 ... 291

2권 

Ray City ... 9

Side 2. 비밀 ... 221

Side 3. 흉터 ... 229

Afterword ... 283

Side 4. 스타 ... 285

레이시티 = Raycity 3-4 (개인지 6호, 2011. 7.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미래형판타지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30대 초반, 뱀 --> 용, 독점욕공), 연재준(30, 경장, 이번 세대의 물, 둔감수)

37년간 지구는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37년 전부터 비가 오지 않은 현재를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 도시의 강은 말라 바닥을 드러낸 상태입니다. 물 값을 감당하지 못해 공중목욕탕이 문을 닫고, 식수가 가장 비싸게 팔리고, 물 없이 씻는 세제가 상용되는 세계입니다.

이 도시에서 주인수 연재준은 경찰특공대에서 말단 바로 위인 경장직급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며 살던 어느 날, 그는 도심의 5층 건물에 불을 지른 방화범을 진압하기 위해 작전에 투입되었다가 불붙은 건물에 동료들과 같이 갇히게 됩니다. 이대로 별로 달갑지 않은 상대와 개죽음하는 게 무척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37년간 비가 오지 않던 도시 한복판에 비가 내립니다.

이야기는 그 비를 따라 어떤 남자가 대륙을 건너오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오랫동안 존경받는 신수였던 <용>의 일족이며, 다음대의 용이 될 <뱀>입니다. 용은 강하고 아름다운 신수이지만 뱀의 몸으로는 오래 살 수 없기 때문에 그는 자신을 용으로 변성시켜줄 <물>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게으른 성격이고 또 세계가 물이라곤 씨가 말랐다 보니 거의 포기해가던 즈음, 37년 만에 한국에 비가 왔다는 사실을 안 그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물을 찾아 이 도시를 찾아옵니다.

3권

Ray City ... 9

4권  

Ray City ... 9

외전 ... 103

후기 ... 206

review: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주인공들도 오랜만입니다. 목숨의 위태로움은 무시할 정도로 범인 잡는데 혈안이 되어서 상사에게 거짓말하는 연재준. 정의감 넘치는 경찰 노릇도 하고 싶지만 심증이 가는 용의자를 두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하나의 팀을 맡고 있으면서 한량같이 구는 메이 린. 캐릭터의 부조화로 읽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연고 없는 중국인이 한국 경찰 조직의 팀장이 되는 설정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뱀 같은 캐릭터를 질색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기적이고 욕심 많고, 주변은 나 몰라라 하는 스타일. 자신의 비밀은 하나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연인의 비밀은 속속들이 알려고 하는 적반하장. 약한 사람에게도 져주고 강한 사람에게도 져주는 우유부단. 모두 주인공감은 아닙니다. 엇박자가 나는 흐름도 작위적입니다. 연재준이 물이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뒤로 미루어 긴장감을 높이려고 했으나 일찌감치 터뜨리고 진행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대단치도 않는 비밀 때문에 전개가 느려지고 답답함만 가중됐습니다.

환경과 접목시킨 시도는 신선했으나 세상에 하나뿐인 물의 힘을 용 일족의 영달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어이없습니다. 이럴 거면 굳이 환경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설정도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근본이 물인 작품 - 마이에렐의 《백아산 이야기》- 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용이 등장하는 작품이야 손에 꼽지도 못하게 많습니다. 초능력으로 불을 일으키는 왕따 학생은 스티븐 킹의 《캐리 (원제: Carrie)》에도 나옵니다. 편집 얘기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안쪽의 횅한 여백을 보면서 말 좀 나오겠거니 했는데 여지없습니다. 보이시즌의 《필로우 토크》와 번갈아 읽어서 횅한 느낌이 더했습니다. 수준미달입니다.   

PS: 오타입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창문에(--> 창문이) 없는 방에 갇힌 것이다. - 1권 14 p. -

물론 주중에도 재방송이(--> 재방송을) 하면 시청한다. - 2권 55 p. -

최은별은(--> 장은별은) 문득 생각했다. - 2권 291 p. -

지금 ane는건(--> 묻는건) 그저 확인 차원에서였다. - 3권 94 p. -

불을(--> 이불을) 덮어 준 오 여사는 재준의 뺨에 난 상처를 만지며 오래 가겠네, 하고 중얼거렸다. - 3권 150 p. - 

그런 줄 줄(--> 삭제) 알았으면 재준도 조심했을 터였다. - 3권 165 p. -

헬리오스가(--> 헬리오스나) 린이 총을 가지고 다니는 것 같진 않았고, - 4권 67 p. - 

방해의 별 (《암리타 1》 축전, 2012. 6. 10)

작품유형:  소꿉친구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양준의(초1-->고1, 아빠친구아들, 짝사랑공), 백문학(초1-->고1, 오남매 막내, 오해수)

이웃사촌에 집안 어른들까지 친구라 어려서부서 함께 자란 준의와 문학. 오남매의 막내라 하루하루가 생존인 문학이와 달리 준의는 외동이라 아쉬울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건건 문학의 일을 방해하는 준의가 문학은 밉다. 고등학교 1학년 준의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는데…….

review: 

남겨질 짝사랑 소년이 눈에 밟혀 공부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독자는 걱정되는 구나. 준의가 문학이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마음이 괴롭히는 방향으로 발산되어 문학이의 오해는 깊어지기만 합니다.

자오선의 《암리타》1권에 축전으로 실린 단편입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지낸 소년들의 풋풋한 일기 분위기보다는 소년만화스타일의 공성전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평균이하입니다. 

현실화기기 (개인지 3호, 2005. 11. 27,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SF

시대/장소: 근미래/서울

커플: 권영주(지훈보다 2살 연상, 부잣집 아들, 집착공), 서지훈(대학3-->26, 특수능력자관리국 직원, 열등감수)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다들 깜짝 놀랄 만큼 좋은 점이 있고, 또 그만큼 나쁜 점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은 공평한 거지요. 하지만 가끔씩은 과연 결점이란 게 있기는 있는 걸까 의심이 가는 사람도, 있기는 있습니다.

여기에 그런 남자가 있습니다. 수려한 용모, 명석한 두뇌, 부유한 집안까지 갖출 건 다 갖춘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보통 성격이 나쁘지요. 제멋대로에 강압적이고 저 잘난 줄만 알아야 하는 게 당연한데, 이 남자는 어찌 된 일인지 다감하고 예의바르며 성실한데다가 남을 배려할 줄도 압니다. 그야말로 ‘좋은 남자’ 로군요.

이런 남자를 어느 날 인생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어떨까요? 마냥 좋기만 하겠습니까? 저 개인적으로 말해보라면 두 팔뿐만 아니라 두 발까지 들고 환영입니다만, 같은 남자 대 남자로서 라면 열등감만 잔뜩 자극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서지훈은 원래부터 솔직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제법 머리는 좋지요. 하지만 덕분에 자존심이 강해서, 남에게 도움을 받는 것보다 도와주는 편을 차라리 더 마음 편해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어느 날, 결점하나 없는 남자 권영주를 만나게 됩니다. 어째서인지 그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해서 두 사람은 이차 저차 친해지고, 어떻게 하다 보니 연애 비슷한 것도 하게 되었지만, 미묘하게 열등감을 자극받게 되는 이 남자와의 관계가 지훈은 처음부터 불편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몇 가지의 사건이 겹쳐, 견딜 수 없는 상황이 옵니다.

지훈은 이별을 통보하고, 권영주는 받아들이지 못 합니다. 그저 다정하고 사려 깊은 줄만 알았던 이 남자는 알고 봤더니 집요한 음모가이기도 합니다.

사실, 세상에는 그저 다정하기만 한 남자는 없으니까요.

현실화기기   7

후기   309

review: 

이번 작품은 캐릭터 설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만족하지 못한 지훈은 주인공감이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집안에서 아쉬움 없이 자라 두루두루 원만한 영주가 낫습니다. 지훈을 향한 집착을 제외한다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머리도 좋고 공부도 많이 한 지훈은 그보다 더 머리가 좋고 더 부자인 영주를 보면서 감당할 수 없는 열등감에 빠지는데 참 못나 보입니다. 그렇게 영주의 조건이 싫었으면 그가 내민 도움을 받지 말았어야 합니다. 도움은 도움대로 받아놓고 원망과 질투를 상대방에 쏟아놓는 행위는 찌질남의 전형입니다. 

위로금 사건도 이상합니다. 둘 사이에 갈등이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플롯이 없어서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들 정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특히 아버지의 음주운전으로 자식의 월급이 차압당하는 설정은 말도 안 됩니다. 사고 당사자가 죽으면 민/형사상의 책임이 없어지고, 금전적인 책임은 상속포기라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상식을 비상식으로 풀어내니 개연성과 현실감이 떨어집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라도 현실을 기반으로 했다면  리얼리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못합니다. 평균이하입니다.  

The dangerous darling = 위험한 달링 (개인지 4호, 2009. 2. 22. 가격: 10,000원)

작품유형: 리맨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최이삭(29, 영화감독, 기다림공), 이태경(29, 백화점 홍보부 직원, 기억상실수)

고교시절 A를 짝사랑했으나 B와 사귄 전력이 있는 태경. 졸업즈음에 A에게 고백하고 몸까지 바쳤으나 졸업식날 만인 앞에서 수모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한결같이 태경을 돌봐준 B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태경. 그러나 지나는 트라우마로 A와 B의 이름은 물론 얼굴조차도 잊어버린다.

위험한 달링   7

외전 1. 한승채   255

외전 2. 최이삭   272

외전 3. 신사협정   286

외전 3-2. 봉변의 날   298

외전 4. 그 후에 있었던 일   304

후기   326 

review:

고등학교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즐거운 게이 라이프를 즐기던 태경에게 업무적으로 A와 B를 만날 일이 생깁니다. 태경은 어디까지나 약자의 입장이라 A와 B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닙니다. 거기다가 태경은 A인 한승채의 농간으로 A와 B를 착각하는데 B인 최이삭은 그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합니다.

전체적으로 태평한 태경의 성격과 까탈스러운 한승채, 저돌적인 최이삭의 성격이 충돌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구조입니다. 피할 수없는 샐러리맨의 비애와 처세가 작품에 그대로 녹아있어 읽는내내 공감이 갔습니다. 얍샵한 처세로 태경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채 B행세를 한 한승채의 속마음을 외전에 잘 설명했습니다. 누가 A와 B인지 궁금증을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은 것은 장점으로 평균작입니다. 

Karen 1 (개인지 1호, 2004. 3. 28, 예약: 10,000원) 

1. 인펜타 Infenta   8

2. 의식 儀式   30

3. 진네트 부인 Lady Ginnette   52

   side story 1   78 

4. 흘러 넘칠 듯 부푼   89

5. 탈주   164

6. 독문(毒問)의 오웬   193

7. 폭풍전야   258

   side story 2   281

8. 약점 Effect   284

9. 숨겨진 것   330

Unrecorded   

물에 잠기다   363

환상   393

After word 395  

Karen 2 (개인지 1호, 2004. 12. 2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판타지, 궁중물

시대/장소: 중세/ 가상제국 예크리트

커플: 아시모프 알케이번(28, 황제, 집착공, 후회공), 인에즈 카렌(23, 인펜타, 강수, 탈출수)  

「인펜타」는 원래 왕위를 이어받지 않는 왕자를 의미하는 말에서 가문의 양자나 혈맹으로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가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이 주술과 주술에 걸린 자」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인펜타는 상대자의 분신, 혹은 그림자가 되어 상대자의 몸에 생긴 상처나 병을 그대로 전이해 받을 수 있고, 인펜타의 수명이 상대자에게 옮겨갈 수도 있는 주술이다. 그러한 효과 때문에, 주술이 만들어진 초기에 왕자나 대 귀족들에게는 나이가 비슷한 집안의 노비나 혹은 건강한 아이를 돈을 주고 사서 그 아들들에게 인펜타로 두는 것이 유행했었다. 그러나 그 잔인성과 비인간성으로 오해 전부터 금기시 되어 왔고 지금에서는 의학적인 차원에서 동물이나 정령에게 사용하는 것이 전부다.

말 그대로 여벌 신체. - 1권 12 p. - 

"누가 그래? 인펜타는 신체에만 한정된 주술이 아니야. 질병과 상처를 전이시키는 능력이 두드러져서 초반엔 잘 느끼지 못할 뿐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까지 전이되게 하는 거야. 생각해 봐. 이미 감각도 전이가 일어난 적이 틀림없이 있을 거야." - 2권 239 p. - 

10. 담합 Secret   9

   side story 3.   37

   side story 4   43 

11. 밤   48

12. 충돌   77

13. 기다리고 있는 것   111

14. 깨어지다   140

15. 공명 Side effect  190

16. 삼시르체의 날 The day of samtsirch   267

    side story 5   292

17. 카렌 Karen  298

    side story 7   327

Unrecorded   

1. 축제   329

2. 편지   350

3. 방문   353

4. 사정   371

after word   392

review: 

적국의 황제와 전쟁의 선봉에 섰던 패전국 장수라는 점에서 강소영의 《우화원 귀인》과 닮았지만 설정만 비슷할 뿐 캐릭터는 정반대입니다.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욱의 처지에 비해 경쟁자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황위에 등극한 후 강력한 황권을 휘두르는 알케이번은 제국 그 자체이며 대항할 적수가 없습니다. 그의 인펜타가 된 카렌은 알케이번보다 나이도 어려 허연처럼 욱의 군사(軍師)가 되거나 연상의 노련함으로 알케이번을 이끌 여지도 없습니다. 인펜타로 삼아 운명공동체가 될 정도로 집착하는 알케이번과 언제나 도망갈 계획을 세우는 카렌에게 태황태후와 같은 공통의 적이 나타나지 않는 한 둘의 인생에 교차점은 생기지 않습니다. 결국 알케이번은 새로운 정복전쟁을 시작하고 카렌은 적대국과 손을 잡아 관계의 개선은 일말의 여지도 남지 않습니다.

처녀작이자 최고작입니다. 이후의 작품에서 이 작품을 뛰어넘는 후속작이 없어서 몽땅 처분하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10년을 기다렸지만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니 독자로서 지칩니다. 규모, 소재, 주제, 독창성, 설정, 등장인물 등 소설에서 기대하는 거의 모든 요소에서 평균 이상의 수준을 보이며 오픈 엔딩으로 처음의 갈등을 마지막까지 유지한 것도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평가 요소를 제외하고 감정적인 부분에서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양립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렸고 출구 없는 미로에서 삽질은 얼마나 하는지 한 방향으로만 팠으면 탈출도 가능 할 정도입니다. 파멸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두 사람은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엮일 수 없어서 점점 늪으로 가라앉는 기분이었습니다. 답답함.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주변의 희생도 적지 않아서 엄한 목숨이 희생당했고 양심적인 카렌은 친우의 죽음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알케이번은 용서받을 기회를 잃었습니다. 격렬하게 저항하는 것도 아니고 조국과 동료를 등지고 황제와 내일이 없는 사랑을 나누는 것도 아닌 카렌의 수동적인 행동이 실망스러웠고 –레이디 진네트 만도 못한 결단력을 보이니 - 연적이라 할 수 있는 호류는 형에 비해 태도나 생각이 어린데다 사사건건 작품의 진행에 태클을 거니 짜증나는 캐릭터입니다. 그나마 죽기 살기로 들이대는 알케이번만이 시종일관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억지로 손에 넣고 괴롭히다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 주인공은 란마루의 《암향매지천령》의 제위운과 똑같습니다. 두 작품 모두 결말이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암향매지천령》은 환생편에서 결말을 바꿨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카타르시스가 없는 것도 중요한 단점입니다. 감정적으로 힘든 것만 제외하면 잘 된 작품입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황제의 인펜타일 뿐만 아니라 그의 노리개인 상화이(--> 상황이) 이대로 굳어져 버릴 거라는 확신이 카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 1권 55 p. - 

이런 것에 신경 쓰고 있을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걸 알고(--> 삭제) 그도 알고 있었다. - 1권 99 p. -

굳은 얼굴을 하고 카렌은 말 위로 다시 호류를 받혀(--> 받쳐) 올렸다. - 1권 269 p. -

"폐하, 지금 올슨네일의 로게일님과 홀텐님이 오셔서..."

"아무도 연결하지 말하고(--> 만나지 않겠다고, 연결은 전화 사용시 하는 말임) 하지 않았나." - 2권 110 p. -

"네가 만약 카렌이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널 찢어 죽었을(--> 죽였을) 거다. - 2권 172 p. -  

A Scandalous affair in Cattleya = 카틀레야 스캔들 1 (개인지 5호, 2009. 5. 24, 예약: 10,000원) 

Prologue. 7

외전 1. 겨울, 10년 전   13

외전 2. 겨울, 2년 전   49

카틀레야 스캔들   83

A Scandalous affair in Cattleya = 카틀레야 스캔들 2 (개인지 5호, 2010. 1. 24, 예약: 9,000원) 

작품유형: 궁중물, 판타지, 1인2역

시대/장소: 중세(아레오람 32년)/가상왕국의 수도 카틀레야

커플: 반다 사이암 오르키드(9-->20, 제1왕자, 왕자공), 라일라스 사이링가(16-->27, 교육담당보좌관, 보모수) 

왕국 역사상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 라일라스 사이링가. 12살에 왕립대학에 입학하여 16살에 수석졸업한 그에게 맡겨진 일은 9살 왕자님의 교육담당. 지방 소귀족의 자제인 그에게 왕궁의 휘황찬란한 모습은 버겁지만 그것보다 더 적응이 안 되는 것은 황금빛 머리카락, 푸른 눈동자, 하얀 피부, 빠른 두뇌회전으로 모두를 홀리고 있는 왕자님의 외모다. 외국에 사절로 갔다가 유일한 생존자가 되어 돌아온 왕자님의 불면을 책임지게 된 라일라스. 왕자님의 외모보다 내면의 고민과 외로움을 아는 라일라스는 “왕자님 효과”에 넘어가지 않는 유일한 인물이다. 

왕궁에 공주님 전속 조향사가 초빙되고 라일라스가 조향사의 시제품을 뒤집어쓰는 작은 사고가 생기기 전까지 그의 인생은 지루했다. 그러나 향수 사건 이후 라일라스는 왕자님을 비롯한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호감을 사는 이변이 일어나는데……. 

카틀레야 스캔들   7

외전 3. 황금성  181

외전 4. 그 후   185

외전 5. 욕망   195

후기   292

review: 

제목이 잘 지어졌습니다. 역사가 오래고 정치가 안정된 거대한 왕국의 수도인 카틀레야. 그 중에서 사교의 꽃이랄 수도 있는 왕궁을 배경으로 천재 스승과 그에 버금가는 영악한 왕자의 밀당 이야기가 유쾌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육담당관과 왕자님, 북국 혈맹 대표와의 삼각관계 외에 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낸 미스터리 조향사까지 각 캐릭터의 역할이 분명합니다.

마음 약하지만 상황판단이 뛰어나고 공정한 라일라스는 왕자의 집착이 향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존심 강한 왕자님은 내가 고작 향수 따위에 홀려서 사랑에 빠질 리는 없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으니 평행선입니다. 거기에서 오는 갈등과 오해를 음습한 음모나 잔인한 장면 없이 묘사하여 셰익스피어의 희극 분위기도 납니다. 결국 힘도 배경도 없는 라일라스가 최종보스 왕자님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데 이성적으로 풀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왕자님의 교육담당관에서 왕자비로 승격하는 플롯도 없진 않습니다. 에리훤의 《리나진 : 량희》, 유우지의 《춘풍난만》, 니르기의 《소원의 이론과 실재에 관하여》의 수들이 왕자(황자)님의 실제 스승이었고, 참모였다가 반려가 된 경우는 가규의 《Snow white 2-3》, 황곰의 《시인의 침묵》이 있고, 말동무에서 황자비가 된 경우는 호박대왕의 《유리투구》가 있습니다. 왕자는 아니지만 오직 스승님 바라기만 하다가 환생해서 소원 성취하는 란마루의 《피안》도 비슷한 유형입니다.

에반의 황금성도 기억에 남습니다. 집주인은 신, 혹은 그에 필적하는 능력의 소유자로 오래 살며 성의 이동이 자유로운 점,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고 커지기도 했다가 작아지기도 하는 신기루 같은 궁전은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호박대왕의 《청동의 새》, 우주토깽의 《만약 신이 원하신다면》, 스탠의 《Jack in the house》에 등장합니다.

PS: 오타입니다.

그럴 마다(--> 그럴 때마다) 교육담당이 나서서 바득 바득 그 불행한 사건이 왕자의 탓이 아니라고 우겼고, 진실이 어찌 되었건 왕자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었다. - 1권 46-47 p. - 

"네, 앞으로 삼일 간은 꼼짝 말고 여기 계시야(--> 계셔야) 한답니다." - 1권 205 p. -

왕자는 라일라스의(--> 라일라스를) 끌어안자마자 폭풍처럼 밀려드는 그의 체취에 머리가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 - 1권 263 p. -

그은(--> 그는) 라일라스를 무척이나 오랜만에 보았고, 잠시 동안은 정말 못 찾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 2권 107 p. -

그는 아직도 에반의 태상을(--> 태생을) 의심하는 중이었다. - 2권 118 p. -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리던 그의 말은,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킥(--> 일으킨) 라일라스에 의해 도중에 막혔다. - 2권 149 p. -

“ 그 사람은 그게 없으면 안돼는데(--> 안되는데)….” - 2권 283 p. -

Sensitive kind = 센서티브 카인드 1-2 (2013. 12. 30,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시대/장소: 현대/뉴욕

커플: 로렌 맥스(30대, 맥스재벌 상속자, 감정결핌공), 차수완(스완 맥스, 27, 초보남창, 무심수)

고등학교 시절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실종으로 엄청난 빚을 지고 뉴욕 암흑가의 거물 듀크 힐에게 인생을 저당잡힌 차수완. 5년간의 필사적인 도피 생활도 무색하게 지난 2년은 이자 내기에 허덕이며 어떤 일이든 감수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일상이다.

이번에 받은 일은 은둔 재벌 로렌 맥스의 남창으로 수완은 처음 해보는 일이다. 세간에 괴물로 알려진 로렌 맥스는 엄청난 부와 유난한 사생활 보호로 세간에 얼굴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1권 

Sensitive kind   7

Unrecorded   288

2권

Unrecorded   7

Sensitive kind   11

The reasons   197

A private business   210

Price of tears   271

Afterward   294

review: 

채팔이 《향현문자》의 사묵야는 이주인을 만나기 전까지 무채색의 세상을 보았고, 《Passion》의 일레이는 태의와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 아픈 것을 모르고 살았으며, 빈수 《그대가 잠들 무렵에》의 황태자 엘라이언은 대륙 최강의 소드 마스터임에도 권태로운 일상에 매몰되 오랜 기간 예전처럼 살아갑니다. 그가 세상을 바꾸고 황제를 갈아치울 마음을 먹은 것은 어린 연인 보트뤼스를 만난 다음입니다. 무심한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 그리고 몰랐던 감정을 깨닫고 그것을 알려준 대상에게 집착합니다. 

가규 《Snow white》의 술레이만, 호박대왕 《황금악어》의 리히트, 나다 《Doom》의 아비드 오웬, 그웬돌린 《일기예보적 연애》의 반동욱, 유리엘리 《그림자 황후》의 환백은 연인이 없으면 잠들지 못하는 선택적 불면증 환자들입니다. 이들은 어려서 목숨의 위협을 받아 예민하고 감성적이 되었으며, 영혼의 반쪽이 있어야만 편안한 안식고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위에 소개한 작품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주인공 로렌 맥스는 총을 맞아도 아픔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심한 반면 극도의 편집증과 불면증, 결벽증이 있는 이중적인 캐릭터입니다. 양립할 수 없는 무심함과 예민함이 공존하는 그가 돈 때문에 몸을 파는 차수완과 만나 심리적인 변화를 겪는 것이 작품의 메인 테마입니다. 착상은 좋았으나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했습니다. 무심한 로렌과 예민한 로렌이 별도의 인물로 보입니다. 또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외부인자에 의한 것이라 탄력이 붙지 않는 것도 단점입니다. 수완은 아버지의 빚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남창이 되고, 돈 많은 로렌도 겉으로는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보이나 사실은 할아버지의 재산을 상속 받아야하는 입장이라 수완보다 더 수동적입니다. 또한 수완에게는 듀크 힐과 더블조 라는 압박요인이 있고, 로렌도 그의 목숨을 노리는 사촌들에게 둘러싸여 운신의 폭이 좁습니다. 수동적인 동력을 가진 작품은 등장인물의 능동적인 액션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흐름을 바꾸는 것이 포인트인데 아쉽게도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반전이 없습니다. 수동적인 수완은 처음에는 로렌에게 끌려 다니다 마지막에는 듀크 힐과 더블조에 의해 여장까지 하고, 로렌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이름과 성별까지 바꿉니다. 로렌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수완을 이용하고, 보상도 변변찮은 것이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개연성도 없습니다. 윌리엄의 딸이 수완의 의붓 엄마인데다 행방불명, 엄청난 빚, 재회, 기억상실, 둔감한 동시에 예민한 인물은 함께 모여 있으면 안 되는 설정입니다. 평균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당연히 아버지가 갚아야 하지만 지금은 실종되어 갚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 다음 차례로 그 빚을 (갚을) 사람은 본인이어야 한다고 여겼다. - 2권 122 p. -

그나마도 로렌이 경호원들에 비해 키가 훌쩍 컨(--> 큰) 덕이었을 뿐, - 2권 216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