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E

황제 품에 숨을 은(隱) 1-2 : ISUE 감성 소설 (뿔미디어 Boys Love & Mental 30호,  2013. 4. 26, 가격: 26,000원)  

작품유형: 황궁물

시대/장소: 과거/가상제국 바란

커플: 광야(27, 바란 14대 황제, 짝사랑공), 여은수(24, 후비-->후황후, 비밀수)

정복전쟁으로 제국을 세운 바란은 독특한 전통이 많다. 황제는 50명의 후궁과 두 명의 황후를 두는데, 황제가 권력의 절반을 갖고 두 황후가 나머지 권력의 절반을 나누어 갖는다. 이들은 스물 한 살이 되는 황자들을 시험하여 가장 뛰어난 자를 황태자로 세우고 황태자는 주변국을 정복하여 바란으로 복속시켜야만 황제가 될 수 있다. 황태자는 황제가 52명의 아내와 외척을 데리고 정복국으로 떠나면 새로운 황제로 등극하게 된다. 아홉 번의 황위가 바뀌며 더 이상 주변국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52명의 부인들은 황제의 총애를 얻기 위해 싸우거나 그것이 싫으면 황제의 허락하에 황궁에서 자른 남자와 살림을 차리기도 한다. 후궁의 남자는 궁인, 황후의 남자는 황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여자의 집안에서 추천하는 인물들로 자식을 볼 수 없는 남자들이다. 황제는 부인들이 다른 남자와 사는 것을 허락할 수도 있지만 언제든 그녀들에게 동침을 요구할 수도 있다.

바란의 14대 황제 광야의 37번째 후궁 여씨가 병사하면서 작품은 시작된다. 후궁이 변사하면 황제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죄목으로 집안이 멸문당한다. 여씨는 사가에서 종으로 자란 이복남동생이 자신과 닮은 것을 이용하여 남동생을 궁인으로 데려와 자신으로 훈련시킨다. 여씨가 죽자 남동생은 여씨가 되고 비밀은 묻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황제가 오랜만에 여씨를 찾는 일이 생긴다. 여씨는 이미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데 황제를 모실 수 없다며 거절하고 황제는 물러난다.

광야는 스물 일곱의 나이에 세 명의 황자와 일곱의 황녀를 두었으나 후궁만 50명이 있을 뿐 두 명의 황후가 없다. 자연히 권력은 황제파와 제1황자를 낳은 후궁 현비와 다른 두 명의 황자를 낳은 후궁으로 나뉘어 있다. 대신들의 요구로 황제는 한 명의 황후를 간택하게 된다. 간택 당일 황제는 대신들이 추천하는 황후를 한 명 간택하고 후궁 중에서 여씨를 또 다른 황후로 선택한다. 남자의 몸인 것을 황제에게 들킬까 전전긍긍하는 여씨는 드디어 죽음을 각오하고 황제에게 몸을 보인다. 본인의 죽음은 물론 집안의 몰락과 주변의 피바람을 각오했던 여씨는 성은의 본질을 알고 난 후 자살을 기도하고 황제는 노하면서도 걱정하는 전형적인 딜레마에 빠진다. 비밀을 알게 된 황제는 여씨에게 은수라는 이름을 내리며 그의 품에서 숨어 살라고 명하고 은수와 같은 날 황후로 간택된 전황후는 은수가 남자인 것도 모르고 임신이 되지 않게 하는 약을 쓰려다 은수의 자살과 사건이 맞물리며 폐위된다.

한편 정복국 요해의 왕으로 있는 광야의 형이 황후책봉을 축하하러 와서 은수에게 빠지고 본국으로 돌아가 초상화를 그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자 전대의 후황후였던 그의 어머니가 비선들을 보내 은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바람이 불고 바란과 요해에는 일촉즉발의 위기가 찾아오는데…….       

1권

1. 후비 여(呂)씨   7

2. 후황후 등극   77

3. 붉은 폭풍   99

4. 유리 파편   176

5. 일보전진(一步前進)   202

6. 요해의 아들   225

7. 사냥, 풍란   272

8. 특별편, 어린 은수   328

9. 초야   340

10. 혼고와 그네들   365

2권

11. 고대(苦待)   7

12. 열 두 자물쇠   69

13. 황실기사단   139

14. 미비   208

15. 바란, 요해   250

16. 후황후를 위한다는 것   296

17. 후황후, 여은수   358

18. 특별편, 머리끈   397

19. 특별편, 황자잠행기   407

후기   413

review: 

가상 제국의 황위 계승권과 권력구도를 짜임새 있게 설정했습니다. 황태자의 능력을 발판삼아 국토를 늘리고 전황제는 새로운 정복지로 이주하며 부인과 외척을 데려감으로써 새로운 황제의 부담을 줄인다. 황제를 제외한 황족과 대신들은 철저한 일부일처제를 따르면서 황실의 인원을 줄이고 충성도를 높이는 시스템입니다. 거기다가 아내에게 총남을 허락함으로써 여유를 보이며 내명부의 불만을 누그러뜨린다는 생각은 오랜 기간 숙고한 티가 엿보입니다. 

대감 마님의 아들이지만 아비도 모른채 천하게 자라 이름도 권력도 누리지 못한 은수는 황궁에서 떠도는 공기처럼 살다 죽기를 바랐으나 오히려 그 물러섬이 황제의 눈에 드는 바람에 태풍의 씨앗이 됩니다. 인상적인 것은 광야가 은수의 정체를 모를 때부터 그를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세 번이나 남자를 갈아치우고 두 번이나 부름을 거절한 은수를 황후로 만들면서야 동침을 하게 되는 과정이 절대 권력자의 무기력한 짝사랑과 맞물려 가슴 뛰는 구석이 있습니다.

권력의 핵심을 알고 역사의 이동에 막힘이 없습니다. 통찰력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배경과 설정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은 독창적이거나 기억할만한 뭔가가 없습니다. 광야는 사랑에 빠져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들이대고 있으며 은수는 처지에서 빠져나올 생각은 못하고 자괴감에 스스로를 망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특히 마지막의 남색을 허용하는 법제정은 오버입니다. 시작의 분위기만 유지했어도 평균이상은 했을 텐데 작가의 욕심이 과했습니다. 평균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