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즈 (Yezi)

꽃이 피다 1-2 (2014. 5. 25, 예약: 22,000원)

작품유형: SF, 육아물, 임신수

시대/장소: 미래/가상도시 오이코스

커플: 실버 암펠로스(銀, 40-->48, 바디 디자이너, 무심공), 안토스 아다마스(5-->13, 디자인 닥터, 프린시피온 행성의 하우메아족 카마아이니아, 초능력자, 소년수)

천재만 될 수 있다는 바디 디자이너 중에서도 천재로 꼽히는 실버 암펠로스 박사. 모든 천재 과학자가 그렇듯 본인의 연구 외에는 일반인보다 못한 그에게 엄청난 유산과 함께 꼬맹이 하나가 덤으로 딸려온다. 사람과 구분이 안가는 안드로이드(男) 가정부와 행성을 커버하는 홈컴퓨터와 이십년이 넘게 살아온 그에게 다섯 살 남자애는 외계인이나 마찬가지다. 서둘러 보모를 구하고 아이와 함께 온 강아지를 식구로 받아들이고 차츰 적응해 가는데 아이가 여러모로 보통 아이가 아닌 것이 밝혀진다.  

review: 

광고에 임신수지만 육아물은 아니라는 작가의 설명이 있었는데 훌륭한 육아물입니다. 제가 본 게이 로맨스 중에서 육아의 비중이 가장 많습니다. 장편 두 권의 한 권 반 분량이 육아물인데 어찌 육아물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대상이 두 사람의 아이가 아니라 주인공 중 한 명이긴 하지만. 다섯 살에서 열세 살로 자라는 안토스의 성장기(成長記)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열셋(혹은 열여섯)에 임신을 하다니. 몸은 컸다고 해도 정신적인 면이 걱정됩니다만 똑똑한 팔리스(안드로이드)와 돈과 재능과 많은 안드로이드를 부릴 수 있는(가장 중요) 은과 모르는 것 없는 아테네(홈컴퓨터)의 조합이라면 임신과 육아는 물론 우주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원치 않는 다는 것.  

건조한 문제는 주인공의 성격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한가한 이웃 농장의 친절한 가족과 조용한 마을은 눈에 그려질 정도로 잘 표현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안드로이드가 사람 행세하면서 사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그웬돌린의 《Palcebo》시리즈에도 안드로이드가 등장합니다만 이 작품처럼 개성이 넘치지는 않았습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멋진(예쁜) 안드로이드들이 먹고 살 걱정 없이 제 마음대로 사는 모습은 좋은 대리만족이 됩니다. 화성에 사는 예배우 아프로디테나 해결사 노릇하는 미모의 일곱 자매나 의문의 벤자민이나 예술가 헤파이토스를 등장시킨 시즌제 탐정물 한 편 봤으면 좋겠습니다.

바디 디자이너로서의 은과 디자인 닥터로서의 안토스의 모습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며 과학적 지식도 어색하지 않게 전개했습니다. 육체를 교환하는 미래 세상과 샤먼이 존재하는 원시부족의 대비도 인상적입니다. 2권에 등장하는 하우메아족의 생태와 사고방식은 받아들이기는 어려우나 이해가 가능하여 수준 높은 민속지(民俗誌) 한 권을 읽은 기분입니다. 급박하게 마무리된 느낌이 있지만 속편을 기대하게 하는 마지막 장면이 여운으로 남습니다.  수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일생생활(--> 일상생활) 관리능력은 스스로도 알고 있다. - 1권 28 p. -

차라리 무언가 두드려 부수는 소리가 났다(--> 낫다). 화라도 낼 수 있으니까. - 1권 38 p. -

그 후회의 끝에서 런던은 은이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가(--> 아이가) 아닌 것을 알았다. - 2권 306 p. - 

어느 용가만(--> 용감한) 청년이 런던을 구했다. - 2권 307 p. -

마우이에게 부탁들(--> 부탁을) 하려고 했었지만 - 2권 319 p. -  

이오아이면(--> 이왕이면) 좀 삐뚤어진 칭찬일지라도 은에게서 듣고 싶다. - 2권 332 p. - 

아린카 1 (2008. 2. 24, 예약: 10,000원)

아린카 2 (2008. 4. 27,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판타지, 기억상실, 환생물

시대/장소: 과거/가상왕국 비스툴라

커플: 세레스(20대, 비스툴라의 국왕, 잔인공), 아린카(10대 후반, 제메스 전사, 세레스의 카므로, 신수 아린카의 환생, 고생수) 

아아, 불쌍한 나의 어머니

가련한 누이의 서글픈 눈물과

갓 난 딸의 마지막 숨결과

사랑하는 아내의 비명이 들립니다.

나는 짐승이 되었으나 후회하지 않습니다.

열아홉 부족의 연합왕국 비스툴라. 열여덟의 왕자와 열넷의 왕녀를 낳은 선왕이 급서하자 왕권 다툼이 벌어진다. 세레스 왕자는 적자도 왕자도 아니었지만 왕이 된다. 한 명의 형제를 남기고 선왕의 씨를 말린 그는 남은 형제에게 왕국을 맡기고 카므르를 찾아 길을 떠난다. 영혼의 반려를 의미하는 카므르는 왕국의 북쪽 제메스 부족에만 존재한다. 나이도 성별도 신분도 상관치 않는 그들은 왕의 기억과 생각을 공유하며 환상과 예지가 가능한 존재다.

비스툴라 왕국의 왕들은 대대로 카므르가 있었다. 카므르만 있으면 여자도 왕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카므르가 없는 왕이 왕위를 이은 지 6대째. 사람들은 세레스가 데려온 소년이 카므르인지 의심한다.

제메스 부족 전사 아린카는 술만 마시면 어머니를 때리고 살림을 부수는 아버지 때문에 결혼도 못한 노총각이다. 마을 사람들은 행패 부리는 아버지를 못마땅해 하면서도 말리지 않는다. 어느 날 아버지가 행방을 감추고 가정에 평화가 온다. 그리고 아린카에게 혼담이 들어온다. 결혼을 추진하며 은밀히 아버지의 행방을 알아보던 아린카는 아머지가 먼 마을에서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술도 끊을 것을 알게 된다. 영원히 아버지와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며 아린카는 세살 연상의 아내와 결혼한다. 딸이 태어나고 가정에 웃음이 찾아올 즈음 아린카는 일 때문에 집을 떠난다. 몇 달 후 돌아왔을 때 어머니와 아내와 딸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 후였다. 아린카는 아버지를 죽이고 죄인이 되었다.

비스툴라의 왕 세레스가 그의 카므르를 찾았을 때, 아린카는 눈이 멀고 얼굴에 죄인의 문신을 하고 팔이 부러진 채 마을 밖의 움막에서 누군가에게 강간당하고 있었다.  

review: 

인간의 시각과 신화적 의미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아린카를 궁으로 데려와 눈을 치료하고 몸을 회복시킨 세레스는 원정을 떠납니다. 아린카의 아버지가 행패를 부리는 동안 방관자로 지켜만 보다가 그가 아버지를 죽이자 죄인으로 만들어 이중의 고통을 준 제메스족을 없애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열아홉 부족 중 최고의 전사대를 가진 제메스와의 전쟁은 길고 지루했으며 위험했습니다. 세레스는 승리했고, 일족은 노인부터 갓난아이까지 죽었으며, 아린카의 죄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신 세레스는 아린카와의 기억을 잃어버립니다. 

죄인이었으나 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사라졌으므로 죄인이 아니게 된 아린카는 세레스의 기억상실을 여상히 받아들입니다. 부족이 사라지면서 자신은 세상에 홀로 남았고, 세레스는 기억을 잃었으니 공정한 교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을 잃은 세레스가 다시 영혼의 반쪽을 알아가는 과정이 작품의 메인 줄거리입니다. 전형적인 궁중식 훼방, 불쌍한 후궁의 존재, 아린카를 위하는 일단의 보호자들, 운명적인 이끌림에서 오는 성적 긴장감과 카타르시스가 펼쳐집니다. 인간적이 관점에서 보면 평범합니다. 아린카는 수동적이고 질투도 없어서 세 명의 부인과 열다섯의 후궁을 둔 세레스를 가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행간에 숨어있는 신화적인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저승과 불의 여신 아베날리스는 남편 피페로날의 눈물과 피에 아끼는 신수(神獸) 아린카의 피를 섞어 제메스족을 만듭니다. 제메스 족은 비스툴라의 열아홉 부족 중 하나지만 폐쇄적인 문화와 별도의 문자로 왕국에서 외따로 떨어져 존재합니다. 부족이 위치한 곳도 왕국의 가장 북쪽으로 타 부족과 왕래가 없습니다. 종교도 달라서 대지모신이 아닌 저승의 여신을 믿고 있습니다.

비스툴라의 왕 세레스의 카므르 아린카는 사실 여신의 신수, 여신의 칼, 아린카의 환생입니다. 남편의 피와 눈물로 만든 제메스족은 타락하여 여신은 그들을 멸망시키려고 합니다. 소년 아린카의 피눈물 나는 상실은 여신의 안배였습니다. 아린카를 사랑한 세레스는 제메스족을 멸망시키고, 죄책감을 견디지 못한 아린카는 환상 속에서 여신을 만나 용서를 받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얻습니다.

이중의 복선이 숨어 있는 신화적인 해석이 마음에 듭니다. 타락한 백성을 멸망시키기 위해 아끼는 신수를 인간으로 환생시키고, 그의 연인으로 하여금 칼을 휘두르게 한다. 화풀이 치고는 규모가 컸으나 여신의 입장에서는 결자해지일 뿐이며, 불쌍한 아이의 미래를 위한 사소한 배려입니다. 정적인 묘사가 두드러지고 오타가 많은 것이 단점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카므르는 본인의 취향으로 결절하는(-->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 1권 23 p. -

아다마다드가 아직 어릴 적이(--> 적에) 스승으로 와 달라던 그의 청을 거절하고 - 1권 27 p. -

늘 가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 1권 31 p. -

내궁의 신세가(--> 실세가) 첫 번째 정비가 아니라 차비라는 사실뿐이다. - 1권 45 p. -

그들이 살아있음을 주자하는(--> 주장하는) 자 또한 없다. - 1권 56 p. -

객관적인 눈으로 보았을 대(--> 때) 아린카는 나무랄 데가 없다. - 1권 61 p. -

뜨거운 국에 손가락을 넣을 정두라면(--> 정도라면)- 1권 81 p. -

그렇게 걷든(--> 걷던) 세레스는 인기척을 느낀다. - 1권 103 p. -

아리카가(--> 아린카가) 율마에게 묻는 것은 - 1권 190 p. -

아린카는 그 사시에(--> 사실에) 매우 놀랐다. - 1권 191 p. -

다리에서(--> 다리가) 부러졌지만, 나무에 오를 수 있다. - 1권 272 p. - 

하지만 그의 믿음은 곧 성마른 것을(--> 것으로) 판명이 났다. - 2권 125 p. -

그리고 이번에는 또렷이 보이는 세상에 노란다(--> 놀란다). - 2권 187 p. -

자신의 행동거지가 아린카에게 조정당하고(--> 조종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2권 214 p. - 

이 맛에 산다 (2007. 1. 28,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로리타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김선수(34, 호텔경영자, 아저씨공), 이태백(16, 작가사, 술고래수)

열 셋에 배운 술 맛에 반해 블랙 아웃되실 수 차계. 예쁜 소년 이태백은 술 때문에 백버진도 잃고 험한 꼴도 여러 번 당했다. 술취해 쓰러진 태백을 아리랑치기에서 구한 선수는 누나만 다섯인 집의 막내아들이다. 그러나 2미터가 넘는 체격과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이 그를 애교쟁이 막내와 차별성을 갖게 한다. 선수에게 구해진 태백은 사귀자며 달려들고, 미성년자와 사귀다 범법자가 될 수 없는 선수는 피해 다니기만 한다. 급기야 태백은 미모를 이용해 선수의 사생아라는 오해를 만들고 선수의 집에 드나들기 시작한다.

review:   

거구의 한국인이 등장하는 작품이 뭐가 있을까 찾아 봤습니다. 198cm의 《최악의 며느리감》지강건 교수(by 아드리안), 흑인 혼혈이지만 한국인의 피가 섞여있는 《앙앙》의 경호원 김규원(by 그웬돌린), 거대한 체격만큼이나 사업능력이 뛰어난 《Shine》의 윤연희 사장, 전직 야구선수였던 《왕의 발에 키스를》의 마현(by Mim), 세계 챔피언 복서 《Dear, George》의 강석원 등이 인간보다 오크를 연상시키는 거구들입니다.

근육의 힘을 흉기처럼 휘두를 줄 아는 선수지만 다섯 누나의 페미니즘 교육이 뼛속에 사무쳐 여성에게 거역하지 못하는 성격미남이 되었습니다. 그런 그의 파트너가 경국지색도 울고 갈 미모에 막내 애교가 넘사벽인 태백이라는 것이 매력입니다.

사귀자고 달려드는 열여섯 미소년을 이런저런 핑계로 사양하다 미운정이 드는 과정이 자연스럽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욕망과 냉철한 이성이 충돌하다 이성이 패배하는 이유가 태백의 미모 때문인지 선수의 감정 때문인지 모호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태백과 김선수라는 이름만을 놓고 본다면 돈 만은 한량 이태백공과 노련한 지골로 김선'수'가 연상되는데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로리타 전문작가라는 별명에 걸맞게 열여섯의 연애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태백의 업계형님 호박이(《오리》시리즈의 주인공)도 궁금하고, 왠지 이렇게 저렇게 가지를 칠 것만 같은 줄거리입니다. 먼저 읽은 《be Delicious》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짧은 외전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성사되자마다 끝입니다. 

PS: 오타입니다.

태백은(--> 선수는) 말을 거는 꼬마를 본다. - 64 p. -

별롤(--> 별로) 귀엽게 보지 않는 얼뜨기 가수 - 156 p. -

be Delicious (2006. 12. 17,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힐링물, 제과제빵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김승욱(31, 의류회사 사장, 부자공), 윤윤형(25, 쇼꼴라띠에, 고아수)

푸른 눈을 가진 고아라는 이중의 굴레에 묶인 윤윤형. 고아원 동기 형의 도움으로 프랑스로 유학까지 다녀온 훌륭한 쇼꼴라띠에다. 그러나 상황은 좋지 않아서 직장이 문을 닫고 알바자리도 박차고 나온다. 게다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잠자리까지 하게 된 남자와 재회까지 하는데…….

review:

당사자들은 부인할지 모르나 전형적인 신데렐라물입니다. 혼혈 고아인 윤형이 마찬가지로 고아출신 입양아 승욱을 만나 꽃가마 타는 이야기입니다. 양부모와 네 명의 입양아로만 구성된 승욱의 집이 아들의 성정체성마저 포용하는 부잣집이라는 데서 뜨악했는데 승욱의 절친이자 업무상 파트너마저 레즈비언이라는 설정은 독자를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개연성 없는 설정 놀음 치고는 읽을 만하게 풀어낸 것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피부색부터 다른 고아 청년이지만 친동생처럼 보살피는 전직 호스트 형님도 계시고, 첫눈에 반해 애지중지 아끼는 애인도 있으니 힐링물로도 손색없습니다.

작품의 시종일관은 초콜릿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과거 귀족들의 정력제였다가 현대인의 희노애락을 대변하는 신의 음료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중간에 승욱의 나이에 대한 설정오류가 있습니다. 서른여덟과 서른하나로 나오는데 서른하나가 맞습니다.      

"나는 김승욱이에요. 서른여덟이고, 작게 의류 사업을 하고 있어요." - 56 p. -

서른한 살이 되도록 아직 단 한 번도 사귀는 사람을 소개해 주지 않은 아들에 대한 원망과 잔소리가 조금 길게 늘어졌을 뿐이다. - 156 p. -

PS: 오타입니다.

붙들고 자초지정을(--> 자초지종을) 물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 117 p. -

승욱은 운형을(--> 윤형을) 매우 좋아한다. - 121 p. -

그 모등(--> 모든) 것들을 참아 줄만큼 - 129 p. -

그 행도에(--> 행동에) 재환은 눈썹을 휘어 올렸지만 - 130 p. -

알아채지 못 할 테니 사관이(--> 상관이) 없다. - 183 p. -

He makes me happy (2009. 2. 22,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시대/장소: 현대/미국

커플: 사뮤엘 V. 힐베어트(30대 중반, 억만장자 야생동물 보호자, 대물공), 발렌타인 페이브러리(29, 건축가, 판타지 소설가, 상실수)

천재 건축가 발렌타인은 한국 출신 입양아다. 열다섯에 그를 낳은 생모는 출산 후 2시간 만에 죽었고, 양모는 그가 여덟 살, 양부는 열두 살에 죽었다. 모태 게이인 그가 힘들게 사귄 두 명의 남자친구도 비명횡사했다. 자신의 곁에서 맴도는 죽음의 그림자에 사람 사귀기를 포기한 그에게 억만장자 힐베어트가 접근한다. 처음에는 건축주와 건축가로 만났으나, 힐베어트는 발렌타인에게 고백하고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이 남자, 돈도 많지만 신경도 만만치 않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 살인범과 사귄 전력이 있다. 너의 비극도 악운에 강한 억만장자에게는 통하지 않을 거라며 친구인 제이슨은 등을 떠미는데…….  

review:

평범함을 가장한 천재 건축가와 억만장자 자연보호가의 연애를 다루었습니다. 억만장자치고는 상식인인 사뮤엘과 건축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발렌타인의 조합이 괜찮습니다. 큰 물건 탓에 발렌타인에게 덤비지도 못하고, 오해를 사고 마는 사뮤엘이 재미있습니다.

발렌타인의 입장에서 탄생과, 성장과, 직업적 독립까지 서술됐습니다. 출생 직후 고아가 된 한국인 입양아가 좋은 부모를 만나 인성이 개화하고, 일생의 직업을 선택하고, 1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적 커리어를 쌓고, 일생의 친구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육욕에 눈 뜨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나옵니다. 돈벼락도 맞지만 아플 정도는 아니고, 그 동안의 고생을 보답 받는 수준이가 보기 좋았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용선이(--> 용건이) 있는 사람은 - 9 p. -

그때가지(--> 그때까지) 나는 생물학적 부모를 -  82 p. -

내가 코디를 어려워하느(--> 어려워하는) 건 - 202 p. -

고통과 그로 이하(--> 인한) 공포 때문에 - 311 p. -

절정에 순간(--> 절정의 순간)- 317 p. -

Phantom Ring (2015. 3.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제빵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경기도

커플: 서환희(26, 건축학과 대학생, 자상공), 현금강(38, 제빵강사, 상처수)

3년 전 금강은 7년을 사귀고 4년을 동거한 남자의 결혼을 당일에 알았다. 그는 종적을 감추고 누나처럼 제빵사가 되었다.

금강이 가르치는 학생 중에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여자 용화가 있다. 환희는 그녀의 연하 남자친구다. 어느 날 저녁 금강의 공방에 옛 남자 승효가 나타나 관계의 회복을 요구한다. 거부하는 금강에게 승효가 달려들고 몸싸움이 벌어진다. 금강은 팔과 손가락이 부러진다. 금강은 우연히 공방에 나타난 환희 덕에 목숨을 구한다.

환희는 용화를 따라 공방에 다니다 금강에게 끌리는 것을 느낀다. 그는 금강을 구해주던 날 고백한다. 금강은 대답하지 않았으나 환희는 용화와 헤어진다.

승효가 집요하게 금강 주변을 돌자, 금강은 가짜 애인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리고 환희를 떠올린다. 환희는 기꺼이 금강의 애인이 된다. 

review:

설정오류 1.

7년을 사귀었다. 후반 4년은 거의 동거나 다름없었다.- 25 p.-

“내 말이 안 믿어지거든 댁의 남편한테 가서 물어보시죠. 7년이나 같이 살았던 현금강이 누구냐고.” - 265 p. -

--> 연애기간 7년에 4년 동거인데 두 번째 문장에서는 7년 동거로 바뀌었습니다.

설정오류 2.

“누나가 몇 명이에요?”

“둘이요. 남동생이 하나 있고요.” - 145 p. -

주영의 호구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싶어도 마땅히 가진 자료가 없다. 사귀는 남자가 어디 사는지, 몇 형제의 몇째인지도 모른다고 타박을 듣고 –174 p. -

--> 환희가 이남이녀의 장남이라는 것을 금강에게 먼저 얘기했는데, 금강은 주영에게 그것도 모른다고 타박을 듣습니다.

오타

그럴 경우 손님 하나만 일고(--> 잃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 39 p. -

너무 어이없는ㅁ(-->어이없는) 말에 환희는 순간 표정단속을 하지 못했다. - 57 p. -

못된 소리가 하고 싶은데, 그런 자시을(--> 자신을) 단속하는 것은 오랜시간 영업을 하며 단련된 대처법과 이성이다. - 68 p. -

발(--> 바로) 옆집이 없다고는 해도 이렇게 큰 소리면 10분 거리에 있는 이웃에게도 들릴지도 모른다. - 72 p. -

공장에는(--> 공방에는) 방문자가 없어야 한다. - 73 p. -

밖에 선 나마가(????) 뭐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 74 p. -

아래층이 다락ㅂ다(--> 다락보다) 시원한 덕분이다. - 75 p. -

훌훌 털어버리고, 조흔(--> 좋은) 기억만 남겨서 – 77 p. -

앉아있던 자세가 안 좋았던 탓에 갑자기 움직이자 고관저이(--> 고관절이) 시큰하다 – 78 p. -

본능의 경고대로 병원비 청구는 넣어두기로 하고, 환희는(--> 금강은) 그에게 용건을 묻는다. - 82 p. -

상처 자리(--> 상처 자리가) 여전히 흉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만은 분명하다. - 85 p. -

그다지 조하하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임에도 –89 p. -

그 링크를 따라가자 주소와 전화번호는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었다. 그 링크를 따라가자 주소와 전화번호는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었다. (같은 문장 2번 반복) - 97 p. -

그때의 인연으로 그는 환희는(--> 그는 or 환희는 둘 중 하나만 사용) 특별할인도 받고 있고, - 109 p. -

그의 생각은 그야말로 천가래(--> 천 갈래) 만 갈래 갈래를 치고 널을 뛰어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 114 p. -

유감스럽게도 권해주는 것들을 모두 시식해볼 수는(--> 수는 없는) 모양이다. - 143 p. -    

그러(--> 그런) 조사결과를 금강은 글은 적이 없다는 듯이 군다. - 176 p. -

승효가 아닌 금강은 수기(--> 숫기) 없고 자신감도 그다지 없어서 –218 p. -

상처가 남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상대가 금가이면(--> 금강이면) 얘기가 다르다. - 253 p. -

총체적 난국입니다. 보통 오타는 리뷰를 마친 다음 후기 형식으로 쓰는데 이번에는 메인이 되었습니다. 설정오류도 두 건이나 발견했습니다. 오타 부분만 읽어도 줄거리 파악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독자를 위한 신종 요약인가요? 란마루의 《프리타임》이후 최대 발견입니다. 같은 단어임에도 띄어쓰기가 다른 것도 많습니다.    

오타를 빼고 얘기하면 차분하고 읽을 만 한 작품입니다. 제빵에는 관심이 없어서 빵의 생김새나 맛을 추측하지는 못했으나, 묘사가 뛰어나고 자연스럽습니다. 첫 연인에게 잔인하게 버림받고 젊은 남자 만나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제빵사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연상의 능력자 누나와 쿨 하게 헤어지고, 한없이 제로에 수렴하는 게이 라이프에 도전하는 환희도 꿋꿋해 보입니다. 평균입니다.

여담입니다만 고등학교 시절 빵집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대학에서는 건축학을 전공하고,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환희가 옆에 있으면 의식주가 자연히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Tomato (2008. 12. 21,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여행물,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스페인, 서울

커플: 루이스 미겔 베기에네토 안(23, 무용수, 집착공), 박대연(24, 대학생, 실연수)

부잣집 애인과 해외여행을 가려고 필사의 아르바이트에 돌입한 박대연. 돈 버느라 바쁜 사이 애인은 다른 여자와 만나고 대연은 애인이 바람둥이 바이였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용도가 어장관리용 물고기임을 알게 된 그는 애인과 헤어지고 홀로 스페인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애인과 함께 가기로 한 스페인 토마토 축제에서 원나잇을 하게 된 대연. 새로 만난 남자는 가이드를 자청하고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집사와 사용인이 거주하는 대저택에는 남자의 부모님과 동생들이 살고 있는데…….

review:

한국에도 팬이 있는 루이스는 유명한 무용수로 어머니가 한국인입니다. 한국어를 듣고 말할 수 있는 그는 대연에게 사실을 숨기고 대연의 혼잣말을 들으며 속마음을 캐치합니다. 이십 여일 루이스의 집에서 지내며 마드리드를 여행하던 대연은 마지막을 염두에 두지만 대연에게 첫눈에 반한 루이스는 식구들에게 소개하며 인연을 지속하길 바랍니다. 종말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집에 연락한 대연이 부모님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한 것입니다. 빚만 12억인 부모님의 고통사고가 자살이었는지 사고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집도 넘어간 마당에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던 대연은 휴학하고 봉제공장에 취직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공장에서 일하고 토, 일요일은 예전부터 일하던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공장에서 손가락이 잘립니다. 접합수술 후 공장을 그만두고 술집에 정식으로 고용된 대연. 바리스타를 꿈꾸며 힘든 생활을 이어갑니다.  

대연이 떠난 후 쫓아가려 했으나 한국의 주소도 모르고 예정된 공연에 발목 잡힌 루이스는 사립탐정을 고용하여 대연의 뒤를 캡니다. 6개월 후 대연이 일하는 술집에 나타난 루이스는 대연과 관계를 회복하고 둘은 스페인으로 떠납니다.

스페인 여행기가 절반, 한국에서의 고생이 절반입니다. 가난한 고학생의 꽃가마 타기, 또는  돈 많은 순정남의 연인 찾기이기도 합니다. 오드아이인 루이스의 외모, 게이 아들과 형제에게 관대한 가족들, 부유한 상황이 작위적입니다. 날벼락처럼 천애고아가 되며 모든 것을 잃은 대연의 처지도 갑작스럽습니다.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감동적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쪽입니다. 평균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상대를 조정해서(--> 조종해서)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방법 또한 - 90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