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누 

누구를 연민한다 하더라도 (2019. 7. 3, 비터애플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3,100원)

작품유형: 서양판타지

시대/장소: 중세/멸망한 가상제국

커플: 네사로(수 천살, 사망한 태양의 금룡, 다정공), 리코리스 디아타(19-->32, 젊은 용사, 헌신수)

<일곱 갈래로 찢어진 정인을 되돌리러 가자.

가까스로 숨만 붙어 있던 이 몸을 일곱 갈래로 찢으러 가자.>

태양을 관장하는 금룡 네사로는 죄 없는 나라를 멸망시키고 인간을 몰살한 죄로 목숨을 잃었다. 용의 정신은 네 갈래로 분열되고 용의 신체는 세 갈래로 해체되어, 총 일곱 갈래로 나뉜 네사로의 유해는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땅 일곱 군데에 묻혔다.

네사로에 의해 멸망한 나라의 기사이자, 네사로의 연인이었던 리코리스 디아타는 네사로의 영혼을 봉인하는 장례식에 참석한다. 네사로가 생전에 내린 [용의 가호]는 리코리스의 마음을 무너뜨렸고, 네사로가 행한 몰살과 멸망은 리코리스의 소중한 이들을 전부 앗아 갔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리코리스는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한 용의 영혼을 도둑질해 용의 부활을 획책한다.

 [저는 용이 스스로 불타기를 바랍니다. 용이 지독한 화기에 몸부림치고 찬란한 빛에 눈멀기를 원합니다. 평생 그래 본 적이 없는 자니까.]

복수심인지 애정인지, 증오인지 집착인지, 자신도 온전히 정의 내릴 수 없는 감정을 품은 채 리코리스는 그저 나아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땅을 향해, 연인을 부활시키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위해.

1. 하늘, 영혼

2. 땅, 기억

3. 바람, 감정

4. 나무, 감각

5. 바다, 사지

6. 둥지, 내장

7. 어둠, 부활

8. 종장

review: 

제국 제일의 용사가 죽은 연인을 구성하는 일곱 가지 요소(영혼, 기억, 감정, 감각, 사지, 내장, 이지)를 되찾아 연인을 부활시키는 줄거리입니다.

여기에서 죽은 연인이 태양의 금룡이라는 절대적 존재였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용의 연인으로 12년을 살아온 용사는 탈인간화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연인의 죽음 이후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와 일곱 가지 문제를 해결하듯 순차적으로 연인의 구성물을 되찾아 부활시킵니다. 그리고 대가로 자기의 목숨을 내놓습니다. 되살아난 용은 용이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을 알지 못했었지만 연인의 희생으로 인간화되어 인간성을 갖게 됩니다. 과거 연인을 이해하기 위해 저질렀던 사소한 사건들 – 연인의 나라를 멸망시킨 것 – 이 주는 충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곱 가지 모험을 진행하는 퀘스트 계열의 줄거리에 죽음이 정해진 캐릭터가 등장하여 신선한 감이 떨어집니다. 복수도 아니고, 사랑이라기엔 결말이 애매해서 넣을 만한 카테고리가 없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생츄어리 Sanctuary 1-3, 외전 1-2 (2017. 9. 1, 마녀주식회사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4,000원)

작품유형: 서양판타지

시대/장소: 중세/신성제국 루브렌(가상제국)

커플: 에단 샌 크사야 드 테메론(9-->27, 제8기사단 부단장, 짝사랑공), 라파엘레 루치에로(19-->37, 제8기사단 단장, 무심수)

"절제하지 못하는 정욕은 죄악이야."

인간의 악한 마음으로부터 태어나, 오로지 인간을 해하기 위한 목적만을 가지고 움직이는 생명체. 마물.

루브렌교단의 제 8 성기사단은 그 마물을 정화하는 임무를 맡는다는 이유로 언제부터인가 가장 신분이 낮은 자들이 모이는 곳이 되어있다. 그 제8성기사단에 후작가의 차남인 에단은 어릴적 마물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라파엘레를 쫓아 입단하게 된다. 하지만 라파엘레는 자신을 향한 에단의 사랑을 그저 정욕일뿐이라고 말하며 에단의 정욕이 사그라질 때까지 돕겠다는 말로 에단을 받아들인다. 그런 비틀린 관계가 7년간 지속되며 에단은 점점 지쳐가는데-.

1권 

1. 음욕(Luxuria)

2. 인색(Avaritia)

3. 질투(Invidia)

2권 

4. 탐도(Gula)

5. 분노(Ira)

6. 나태(Acedia)

3권 

7. 오만(Superbia)

8. 연옥(Purgatorium)

9. 천국(Paradisus)

외전 1

1. 인내(Patientia)

2. 자선(Caritas)

3. 친절(Humanitas)

외전 2

어린아이(Puer) 

review: 

목숨을 구명 받은 어린 소년이 동경하는 기사를 따라 기사단에 입단하여 일희일비하는 이야기입니다. 라파엘레와 에단은 단장과 부단장으로 여덟 기사단 중에서 가장 차별받는 8기사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라파엘레는 강한 성격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에단은 권력가의 차남자리를 뿌리치고 라파엘레를 곁에서 보필합니다. 짝사랑의 고백도 일시적인 욕망의 발현으로 치부하는 라파엘레를 향한 에단의 마음고생은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두 사람이 몸도 섞는 사이이기에 보답 받지 못하는 에단의 사랑은 절망적입니다.

여기에 에단을 짝사랑하는 젊은 귀족이 등장합니다. 에단은 집안의 압력과 라파엘레의 무심함에 지쳐 1기사단으로 떠나고 목숨이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때에야 정신을 차린 라파엘레가 부랴부랴 에단에게 달려가는 줄거리입니다. 일편단심 --> 외면 --> 라이벌 등장 --> 이별 --> 생명의 위험 --> 재회 --> 화해의 순입니다.

설정은 독특하지만 캐릭터가 평범하고 단선적인 감성선을 보입니다. 태어난 직후 기사단에 버려져 성장한 라파엘레의 인생에 성욕이나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여되어 있습니다. 실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력의 발현이 라파엘레가 신에게 선택받은 인간임을 방증합니다. 인간적이고 육욕적인 에단은 라파엘레의 자비에 의지하여 감정을 구걸합니다. 에단의 배경과 외모와 가진 능력이 뛰어날수록 감정의 불균형이 두드러져 읽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결말도 전형적인 흐름으로 진행되어 참신성이 떨어집니다. 평균이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