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oline 

I love you much too much (미힐 단편집 《Remembrance》 축전, 2004. 6. 5, 예약: 14,000원)

작품유형: 신파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차승혁(20대, 조폭 똘마니, 난폭공), 신유성(20대, 차승혁의 의붓형, 신파수)

조직의 총알받이가 되어 일부러 감옥에 들어간 차승혁. 몇 년 썩고 나와 조직의 중요 임무를 맡을 계획이 갑작스러운 보석으로 차질을 빚었다. 새어머니의 아들이 형이랍시고 그를 빼낸 것이다. 조직에서는 몸 편하자고 감옥에 손을 쓴 놈으로 백안시 되고, 의붓형은 자신을 빼내기 위해 신장이식 수술을 포기한 것까지 알게 된 승혁. 죄책감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형에게 퍼붓지만, 사실 은밀한 감정을 품은 지 오래다.

가끔 만나는 섹스 파트너가 장기밀매 가담자란 사실을 알고 형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떼어낸다. 형과는 조직이 맞지 않아 직접 이식은 못하고 그가 제공한 신장으로 형에게 맞는 신장을 찾아 이식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수술비다. 수술한 자리가 아물기도 전에 조직의 항쟁에 나가 상처를 입지만 이틀에 한 번씩 투석해야 하는 형을 생각하면 한시도 쉴 수가 없다. 그러나 그의 신장을 떼어간 남자가 몰래 일본으로 도망갈 계획을 세운 것을 알게 된다. 허탈함과 복수심에 그의 왼손을 자르게 하는데…….

review: 

미힐의 단편집 《Remembrance》에 실린 축전입니다. 생소한 작가의 축전용 단편은 보통 ‘도’인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모도 도도 아닙니다. 개와 걸의 중간에 걸쳐져 있습니다.

착한 형에게 못된 마음을 가진 의붓동생. 형의 희생을 알수록 자신이 미워지고 상황은 엉망이 됩니다. 거기다 섹스 파트너는 그동안 쌓은 정(?)도 무색하게 신장만 떼어가고 도망갈 생각이었으니 암담합니다.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되었느냐 하면 승혁에 의해 왼손이 잘린 (왼손잡이) 섹스 파트너가 승혁을 찾아와 칼빵을 놓는 것입니다. 승혁은 죽는 순간에도 형에게  아무개를 찾아가 돈을 달라고 해라, 그 돈으로 수술하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찌질한 삼류 인생다운 최후입니다. 일말의 순정을 당사자가 알아주지도 않고, 눈물겨운 희생은 몸 정 쌓은 놈의 배신으로 물거품이 되고, 마지막으로 목숨까지 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