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라몬티 (Chiaramonti)
작품연표
그림자의 주인 (개인지 1호, 2009. 5. 24, 예약: 12,000원)
대륙의 유일한 제국인 아카로시스의 2황자는 얼굴 잘생기고 몸매 좋고 머리 좋고 검술도 뛰어난 잘난 놈입니다. 그래서 소심하고 겁 많은 태자 1황자를 누르고 제국을 휘어잡을 황제가 될 계획이었으나 듣도 보도 못한 원주민의 '감정읽기'스킬에 걸려 쪽박 찬다는 내용입니다.
아비의 회고록 (개인지 3호, 2010. 12. 19 –초판, 2013. 1. 20 –2쇄, 초판 예약: 11,000원, 2쇄 예약: 12,000원)
1부 : 미성년자 때 나쁜 짓으로 애를 싸질러놓고 모른 척하던 김정용. 그는 교도소에서 면회 온 아들을 보고 감동해서 아들 한 번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혼신의 힘을 불태우는데, 어느 날 아들에게 들키지 말아야 할 것을 들키고 아들과 섹스하는 사이가 되어버림. 나름대로 자존심이 강한 성격인데 이상하게 아들이 거칠게 대해주면 성기가 서고 욕을 하면 불끈하고 때리면 앗흥앗흥 하는 몸. 하지만 아들은 친아버지와 관계를 가진다는 것에 방황을 하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제대로 대학 보내보려고 고군분투. 아들을 달래고 설득하고 매달리고 패고, 한 끝에 어째든 공부해서 수능을 잘 보게 하는데 그 대가로 아들이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하기로 함. 과연 패륜을 저지른 아들이 아버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까지가 공개된 연재분입니다.)
2부 : 아버지와 아들이 관계를 가지는 걸로 모자라 서로를 요상한 호칭으로 부르기 시작하는데... 아들은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건 하지 말아라, 저것도 하지 말아라, 하면서 요구. 아버지가 행여나 다른 남자 냄새를 묻히고 들어올까 항상 감시. 그러던 와중에 1부에서 아버지와 정사를 벌인 남자가 등장, 아버지와 밀회(?)를 나누고 그것을 본 아들은 분노를 묘한 방식으로 폭발시키는데... 훗날 서로의 일기 훔쳐보기(?) 등으로 좀 더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 더욱 끈적끈적에로에로한 관계가 되기도 함. (한 줄 요약하자면 조금 더 다채로운 씬들이 등장합니다;)
외전 : 김태영의 어린 시절 약간, 그리고 김정용의 시점으로 보던 사건들이 아들 김태영의 시점에서 재구성.
오아시스와 모래바람 = Oasis and Windstorm (개인지 4호, 2013. 1. 20,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SM, 하극상
시대/장소: 대륙력 2901년/가상제국 아파샤
커플: 카르잔(자칼, 30대-->40대, 포주공), 살메르 무라하비 빈라시드 알 카탄(28-->40대, 17대 황제, 미인수)
세상이 태평천하라 심심하고 무료해진 제국의 황제 폐하께서 사창가 소탕을 명하시고, 이에 뒷골목 깡패와 창녀들의 왕으로 나름 잘나가던 포주놈이 끌려들어가게 되는데, 세상에, 이럴 수가! 이렇게 예쁜 게 황제라니! 하고 포주는 놀라고 맙니다. 한편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웃음을 당한 황제는 군주로서 자존심에 금이 간 나머지 여차저차 이래저래하다가 포주를 하렘에 두게 되는데…….
서장. 5
1부. 9
2부. 164
소원. 300
은총이. 320
종장. 341
후기. 353
review:
최고급 도자기에 담긴 원시의 요리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니다. 세종대왕과 변강쇠라니. 세종대왕이 강쇠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한글은 개나 주고 넌 몸만 대라는 분위기라 그동안 쌓아온 도덕률과 사회적 합의가 붕괴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정독하고 리뷰를 쓰는 것은 작가가 어떤 의도로 무엇을 시도했으며, 주제와 결과 모두 파악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결과가 형편없다고 과정도 무시할 이유는 없습니다. 단, 표현 방법이 거칠고 변태적 성향(SM) 때문에 수용은 어려웠습니다. 주제는 사막 최고의 가치와 최저의 쓰레기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제목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부강한 제국에도 어두운 면은 있었고 요즘 황제는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았던 아파샤의 일면들을 살피고 있었다. 제국의 고름과 같은 뒷골목을 자르고 그 속을 들여다보았다. 거기서 풍기는 추악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려다 눈을 부릅떴다.
그 속에 담긴 불평등, 차별, 죄악, 애환, 병폐.
과연 썩어버린 고름으로 가득한 아파샤의 뒷골목은 황제의 것이 아니었던가.
황제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 272 p. -
황제는 출가하기 전의 석가모니와 비슷합니다. 왕궁을 벗어나 불구자와 거지를 처음 본 석가모니가 삶의 불공평함에 고민하여 출가를 결심했듯이 황제는 포주 자칼과 창녀들을 만나고 그의 통치철학과 천민들의 지향점이 다른 것에 놀라고 당황합니다. 그리고 온 힘을 기울여 변화를 도모합니다.
선과 악의 융합, 황제와 포주의 어울림을 다룬 작품이 이제껏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보통은 최고 지위에 있으면서 어느 정도 악에 물들어 있거나 - 니르기 《성스러운 단순성을 은폐함》- 혹은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으나 태생은 귀족이라 신분상승의 여지 - 그웬돌린 《Open door》, 《가면무》, Amine 《칸 비유라》- 가 있었습니다. 아니면 선조의 잘못을 후손이 갚는 패턴 - 란마루 《바람의 정원》 - 도 있습니다.
절대선과 절대악의 융합은 신에게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위선(僞善)과 필요악(必要惡)의 결합은 솜씨 좋은 글쟁이들에게는 만만한 도전거리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실패했습니다. 성자 코스프레가 지나친 황제는 매력이 없습니다. 선악이 공존해야 할 인간이 신보다 더 신 같으니 동질감이 떨어집니다. 절대선과 10년을 함께 산 자칼이 변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는 끝까지 오만과 아집을 버리지 않았으며, 이타적인 행동의 편린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주제와도 맞지 않는 결과입니다. 한쪽으로 기울었던 저울추가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높이가 되는 것이 로맨스의 묘미이거늘 오히려 더 기울고 말았습니다. 결국 절대선과 절대악이 어울리는 유일한 이유로 변태적 성행위에 따른 길들임이라는 해답만 남는데 문제 푸는 과정에 걸린 시간이 아까울 뿐입니다.
발단 부분도 문제가 있습니다. 뒷골목을 배경으로 쫓고 쫓기고 숨고 숨겨주는 추적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긴장감을 높이고 자칼의 정체를 초반부가 아니라 50페이지 정도 지나서 폭로하는 방식으로 밝혀 반전을 노리는 것이 낫습니다. 초반의 맥 빠진 설명으로 작품의 진행 방향이 드러나 재미가 반감되었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윈스턴가 연애담(개인지 2호, 2010. 2. 28, 예약: 12,000원)
1부 : 대륙의 북방에 위치한 카멜루나는 아카로시스 제국의 식민지입니다. 충신인 윈스턴 백작은 어떻게든 나라를 독립시켜 보겠다고 용쓰는데 아들은 오입질에 빠져 정신이 없다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소리를 듣는 상인 로벤시오의 아들 체리언에게 홀딱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는 제 감정을 몰라서 어찌 한번 따먹어볼까 전전긍긍하다가 사랑을 자각하고 살짝 후회도 하고 어린 나이에 꼬장꼬장하고 어려운 얘기만 줄창 늘어놓는 체리언에게 코가 꿰어버립니다.
2부 : 이제 앨런이 체리언과 행복하게 사는 일만 남았구나 싶었는데, 덜컥 왕궁에 가야 할 일이 생깁니다. 거기서 등장하는 가난하고 힘도 없는 귀족 에스더 폰 밀러 남작은 생전 처음 보는 은발 남자가 왕실수호기사 후보로 왕궁에 들어와 놓고 에스더를 지켜주겠다고 나서서 신경 쓰여 죽겠는데 앨런과 체리언이라는 바퀴벌레 커플까지 옆에서 지지고 볶아대서 심리적 갈등을 겪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왕실수호기사 심사가 진행되고 은발 남자가 우승하면서 의외의 사실들이 밝혀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