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마루
《미토스》 시리즈
1편 《바람의 정원》야난, 요아킨
《블러드 라인》시리즈
1편 《Prominence》레이먼드 이글 아이, 시메온 살로
《암향》시리즈
1편 《暗香梅之天嶺》제위운, 설영
2편 《夫人》합리사(설영의 외할아버지), 상화
3편 《送人》제휘경(위운의 작은아들), 담자윤
4편 《彼岸》정기현(현승스님의 환생), 게빈 라이더(제계진의 환생)
5편 《後愛》한준휘(크리스토퍼 라이더, 제위운의 환생, 게빈의 이복동생), 이성진(설영의 환생)
6편 《인과응보》정기현, 게빈 라이더
7편 《소원》위장령(제검형의 환생, 여자), 이성란(성진의 여동생, 제남지의 환생)
《연》시리즈
1편 《惡緣》세트릭 윈스턴, 김현진
spin-off
1편 《In your eyes》이제희(해원의 후배), 강해원
2편 《Killing time》기정탁, 김원형(해경의 부하직원)
3편 《Free time》가네시로 히로유키, 강해경(해원의 둘째 형)
4편 《好夜》정원호(해원의 고교동창), 차원규(원호의 동복동생)
5편 《가장 완벽한 아침》우제열, 연진석(기정탁의 동업자)
6편 《운수 좋은 날》기정탁, 김원형
spin-off
1편 《롤리타 콤플렉스》송백 최형선, 홍영수
2편 《Animal history》조한욱(영수의 중학교 동창), 성지헌
spin-off
1편 《彼岸》정기현, 게빈 라이더
2편 《後愛》한준휘(크리스토퍼 라이더, 게빈의 이복동생), 이성진
3편 《惡緣》세트릭 윈스턴(한준휘의 사돈), 김현진
4편 《2nd Generation vol. 1-2》마이클 라이오넬(게빈의 친구), 안드레아 벨리니
5편 《인과응보》정기현, 게빈 라이더
6편 《소원》위장령(제검형의 환생, 여자), 이성란(성진의 여동생, 제남지의 환생)
작품연표
2nd Generation vol. 1 (2005. 12 - 초판, 9,000원)
작품유형 : 기억상실
시대/장소 : 현대/새모어 아일랜드(태평양의 섬)
커플 : 마이클 라이오넬(20대 후반 --> 30대 후반, 변호사, 속죄공), 안드레아 벨리니(켄, 25 --> 35, 파파라치, 상처수)
개인 소유의 섬에 갑자기 나타난 남자. 상처를 입은 데다가 기억까지 없다. 행색을 보아하니 파파라치가 분명한데 메모리 카드가 없다. 메모리 카드를 위해서는 이 남자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소책자 《내 손안에 있소이다》
review:
부제(subtitle)로 《참회의 노래》가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리퀸 플롯으로 두 권짜리 장편을 만든 솜씨가 괜찮습니다.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설정과 배경이 경직된 것이 흠입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악연》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마이클이 말솜씨 뛰어난 변호사라 이야기가 달리 풀렸지만 당사자 몰래 거짓말하다가 들키는 설정은 많은 작품에 자주 사용되어서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평균작입니다.
2nd Generation vol. 2 (2006. 1 - 초판, 8,000원)
소책자 《내 손안에 있소이다 2》
8F : 마(魔)의 8층엔 그들이 산다 (laze 합동지 1호, 2000. 7(초판), 본책 : 8,000원, 외전 : 1,000원)
Once More by 즐겁죠 (806호 이야기)
A strange family by 가규 (807호 이야기)
Lucky by 경랑 (809호 이야기)
Near water 란마루 (810호 이야기)
외전
Honeymoon by 즐겁죠 (806호 이야기) - mailing
They're still strange by 가규 (807호 이야기)
Funky tonight by 경랑 (809호 이야기)
Cat's eyes by 란마루 (810호 이야기)
가장 완벽한 아침 1 (2006. 2, 26, 예약: 9,000원)
작품유형: 복수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우제열(35-->36, 포장마차 주인, 가난공), 연진석(30-->31, 포두, 무기밀매상, 미인수)
절친한 동창의 여동생이 강간당하고 다리를 절게 되자 제열과 친구들은 가해자를 잔인하게 폭행하고 불구로 만든다. 그러나 가해자는 전국구 조폭의 아들로 제열과 친구들은 잔인한 보복에 정상적인 인생의 길을 놓친 채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쁘다. 제열은 어머니를 잃고 전과자가 되나 순간의 분기를 참지 못해 주변이 망가지는 것을 깨닫고 어머니의 포장마차를 물려받아 장사를 시작하고 형제처럼 자란 진석은 빼어난 얼굴을 무기로 호스트로 승승장구하다 가게를 내고 포주로 자리잡는다.
Chapter 1 P.007
Chapter 2 P.041
Chapter 3 P.074
Chapter 4 P.142
Side story I P.183
Chapter 5 P.193
Chapter 6 P.239
Side story II P.264
Chapter 7 P.273
Postscript P.306
review:
작가의 첫 프로젝트 소설로 테마는 가난공입니다. 순리대로라면 뒷골목 깡패 혹은 조직의 넘버 쓰리 정도 갈 수 있는 제열을 멈춰 세운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과 형제처럼 자란 진석이 울타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희생은 커서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진석은 10년의 세월을 원수의 정부와 이중스파이 노릇을 하느라 인격을 살해당했습니다. 본인의 평안을 위해 가족이 무엇을 희생했는지 알게 된 제열의 복수와 고생담이 작품의 기둥 줄거리입니다.
캐릭터간의 매력도로 보자면 백승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절대악 혹은 거대한 장벽으로서의 그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포스를 충분히 풍겼고 연진석을 둘러싼 제열과의 삼각관계는 물론 이시건의 목표로 손색이 없습니다. 많은 독자가 궁금해 하듯이 저 또한 그의 생사가 궁금합니다. 작가가 다작하는 스타일이라면 진작에 그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이 나왔을 텐데 아쉽습니다. 후기에도 적었듯이 지나치게 설명적인 부분이 단점이지만 빼어난 미인이 누구나 반할만한 성격미인을 획득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1. 오타입니다.
천명(天命)이라는 당치도 않은 이름이(--> 이름의) 파 - 복수를 하는 것이 하늘이 제게 내려준 명이라는 뜻으로 지었다고 했다. - 를 이끌고 있는 시건이는 중소 조직 중에서는 제법 자리를 잡은 축에 든다. - 68 p. -
그 분은(--> 분이) 당부하신 것은 오히려 다른 것이다. - 133 p. -
백승언은 단지 그 경고를(--> 경고의) 말을 내게 전하려고 그를 풀어 준 것 뿐 일 것을(--> 삭제) 테니까 말이야. - 186 p. -
충동적으로 발을 들어 녀석의 옆구리를 참다(--> 찾다). - 203 p. -
녀석이 비웃듯이 ane는다(--> 묻는다). - 204 p. -
바깥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시건의 소식만 마냥 기다려야 다는(--> 한다는) 건 우리의 운명을 오롯이 시건의 손에만 맡겨버리는 거나 다름없다. - 204 p. -
이 집을(--> 집의) 위치를 잘 숨겼다면 놈들이 우리가 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 리가 없었다. - 255 p. -
나는 형은(--> 형을) 가지고 싶다. - 268 p. -
확인할 테만(--> 테면) 확인해봐라. - 274 p. -
PS 2. 오류입니다.
어제 해 놓았던 밥에 간장과 참기름을 부어 비비면서 녀석을 돌아보았다. - 196 p. -
케찹과 마요네즈는 있어도 참기름은 없는 집이다보니 요리를 하려면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 224 p. -
--> 앞문장에 있는 참기름이 뒷 문장에서는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가장 완벽한 아침 2 (2006. 3, 26, 예약: 10,000원)
《운수 좋은 날》커플: 기정탁(30대 후반, 한도회 브레인, 지략공), 김원형(30대 중반, 미친개, 대검 마약반 형사, 단순/순진수)
Chapter 08 P. 005
Chapter 09 P. 038
Chapter 10 P. 072
Chapter 11 P. 100
Chapter 12 P. 132
Chapter 13 P. 163
Chapter 14 P. 193
운수 좋은 날 P. 232
청림장 P. 261
Postscript P. 269
내 손안에 있소이다 (《2nd Generation vol. 1》 사과 소책자, 2005. 12)
내 손안에 있소이다 2 (《2nd Generation vol. 2》 사과 소책자, 2006. 1)
작품유형 : 환생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안우영(삼장법사, 17, 고1, 바른생활 검도부), 유민지(손오공, 17, 고1, 철딱서니 원숭이)
전생에 원숭이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민지는 좌충우돌 사고뭉치. 침착하고 얌전한 우영에겐 부담스러운 친구다. 우영만 따르는 민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련사의 임무를 맡는 우영. 그런데 조련사가 애인 역할도 하던가?
review:
일지선의 《화정각 소전》에 축전으로 준 《신병이기(神兵異記)》와 연결된 작품입니다. 전작에서 구천현녀에 의해 하늘로 소환된 여의 공자가 주인님(손오공)과 삼장법사를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일만 잘되면 지은 죄를 용서받고 애인을 만들 수도 있으니 두 팔 걷고 나서는데…….
재기발랄한 기지로 고전을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1편에서 감을 잡을 수 없었던 스토리가 2편에 와서 뒤통수를 칩니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민수(민지의 여자쌍둥이)의 정체에서 뒤통수를 한 번 더 맞고 다운됐습니다.
덤덤한 너 (가규의 《Please remember》1권 축전)
작품유형 : 패러디, 조폭물, 코믹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한시우(22, 대학생, 한시루의 둘째형, 능글공), 권지우(21, 조폭후보, 어벙수)
조폭 후계자 경환 형님을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조폭의 길을 걷게 된 지우. 경환 형님의 후광에 본인의 능력이 어우러져 근동에서 감히 덤비는 자가 없었다. 경환 형님의 서방님(?) 한시루의 둘째형 한.10.쉐가 나타나지 전까지는.
전국에서 노는 성적과 검도대회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인하무인에 막무가네인 그 놈은 이상하게 지우에게 집착하고 자꾸만 못살게 군다.
경환 형님의 체면과 시루의 눈물(?)과 개인적으로 들려오는 한.10.쉐의 소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우. 안돌아가는 머리 아무리 굴려봐야 부처님 손바닥의 손오공이다.
review:
가규의 넷소설《판단착오》의 외전 《담백한 나》의 패러디로 가규 개인지 1호 《Please remember》초판에 딸린 축전집에 실려 있습니다.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편인 《판단착오》- 경환, 한시루 커플 - 뿐만 아니라 관련작 《Start again》- 한시형, 우찬홍 커플 - 을 읽어야 합니다.
다른 작가가 썼고, 외전의 패러디라는 거리감이 있음에도 캐릭터의 성격이과 설정에 일관성과 통일성이 있습니다. 릴레이물의 연재가 많은 훈련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원작 자체가 가볍고 단순한 학원물/조폭물이라 이 작품도 부담 없이 웃고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깊이 있는 테마나 진지한 문제의식은 전혀 없습니다.
롤리타 콤플렉스 (2002. 4)
작품유형 : 쇼타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최형선(龍馬, 松柏, 18, 한국종합예술고등학교 2, 둔감공), 홍영수(14, 한림중 1, 아방수) - 공수관계 추측
자연인 형선은 순진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영수를 돌봐주다가 야릇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영수는 보기보다 어리다.
영수와 사귀면 형선이 잡혀갈 정도로.
part 1. 《나는 자연인이다》
part 2. 《사나이로 태어나서》
part 3. 《해바라기 바라기》
외전 《봄날, 그 한가운데》
review:
범죄성 짙은 테마를 다루었지만 구체적인 씬 없이 밝은 분위기로 흐른 것이 작품을 발랄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Animal history》의 한욱과 《암향매지천령》의 환생들이 잠깐씩 나와서 분위기를 돋군 것도 인상적입니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장편과의 고리가 만들어져 장편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즐겁게 두 사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표지 제목이 오타로 표기된 것이 아쉽습니다. 《Shtaro》가 아니라《Shotaro》가 맞습니다.
바람의 정원 (2004. 1. 11, 예약 : 9,000원)
작품유형 : 판타지, 근친상간
시대/장소 : 대양력 1788년
커플 : 야난(21, 쥬다 공국 대공자, 열정공), 요아킨(40대 후반, disks의 외삼촌, 조인족 사제, 고지식수)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조인족이었던 선조의 영향으로 갑작스러운 신체의 변화를 겪은 요아킨. 조인족의 사제가 되어 인간 세계와 결별한다. 그러나 누이동생의 아들이자 쥬다공국의 대공자가 조인족으로 변신하자 온 나라는 걱정에 휩싸인다.
review:
기독교의 원죄와 유일신앙을 모티브로 한 판타지입니다. 근친상간, 동성간의 임신, 조인족과 같은 유니크한 키워드가 등장하지만 설정이나 구성이 치밀해서 어색하지 않고 규모가 있습니다. 다른 조인족들에게는 지옥과 저주를 상징하는 바람의 정원이 주인공들에게는 희망과 생명이 되는 반전이 인상적입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죄성을 깊이 있게 다운 수작입니다.
夫人 (carnival 1호 축전, 2001. 8. 4)
작품유형 : 역사물
시대/장소 : 원나라 순제 말기(1370년 전후)/중원
커플 : 합리사(合里沙, 칼릴샤, 破天血皇, 31, 사드공), 상화(詳花, 24, 비참수)
원나라 장군부에서 집사의 아들로 태어난 상화는 7살 때 아버지에 의해 귀머거리가 되고 몽고의 공녀로 끌려온 엄마는 이듬해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다. 작은 주인 합리사는 전쟁에서 돌아오자 상화를 겁탈하고 못살게 군다. 칸(원 황제)이 하사한 다섯 번째 부인(서연)이 장군부로 들어오자 서연이 자신의 어머니처럼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 상화는 서연을 데리고 장군부에서 도망친다.
review:
설영의 외할아버지 합리사와 귀머거리이자 벙어리 노예, 상화의 이야기입니다. 상화를 폭력으로 대하면서도 철저히 소유하려는 합리사의 심리가 좀더 자세히 묘사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원 말기 망국의 슬픔과 상화의 비참한 말로, 홀로 남겨진 동연의 미래가 어떠할지 예상되는 작품입니다.
PS: 《暗香梅之天嶺》을 이해하기 위한 선수과목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원 所願 (後愛 4권 소책자, 2006. 12)
작품유형 : 환생물, 백합물
시대/장소 : 현대/홍콩
주인공 : 위장령(22, 제검형의 환생, 홍콩 흑성방 방주 위원관의 아내)
홍콩 흑성방의 방주 위원관의 젊은 아내 위장령은 열흘 된 아들과 함께 죽은 남편의 형이 있는 상해로 가야한다. 그러나 남편의 부하들은 아들을 볼모로 잡고 그녀를 죽인 후 섭정이 되려 하는데…….
review:
《후애》의 소책자로 주인공은 《암향매지천령》의 제위운의 적자 제검형이 환생한 위장령입니다.
환생(《피안》, 《후애》), 비극(《송인》), 무협(《압향매지천령》, 《천추세인》), 조폭(《killing time》, 《Free time》), 쇼타(《롤리타 콤플렉스》), 심정적 수간(《후애》의 규원과 승태 커플), 패러디(《내 손안에 있소이다》, 《덤덤한 너》), 드라큘라(《홍염》), 임신수(《바람의 정원》), 학원(《Animal history》, 《후애》), 기억상실(《2nd Generation》), 팬픽(《심야》), 근친(《호야》), 리맨(《Near water》, 《태양의 계절》), 중세(《Chaise a la reine》)등 란마루의 소재는 다양하고 그 중 많은 작품이 게이 로맨스에서 처음 시도하는 파격을 보이는데 이 작품은 한 술 더 떠 레즈비언물(백합물)입니다.
환생전에는 제위운의 양녀 제남지와 제위운의 적자 제검형으로 남녀간 혹은 근친상간이었지만 제검형이 여자로 환생하는 바람에 레즈비언물이 되었습니다. 비록 제남지의 환생인 이성란은 등장하지 않고 제검형의 환생체인 위장령의 독백이 대부분이지만 전생의 비극과 후회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애틋하고 절절한 심정이 느껴집니다. 평균이상입니다.
送人 (암향매지천령 첫 번째 외전, 2002. 12, 예약 : 9,000원)
작품유형 : 무협물
시대/장소 : 명나라 영종 원년(1435년)/중원
커플 : 제휘경(帝徽勍, 飛燕君, 18, 어리광공), 담자윤(啖紫玧, 蒼海雲龍, 21, 지략수)
설영이 사라진 후 13년이 지나 설영의 시체가 발견된다. 흉수는 위운의 아내 여경. 사실이 발각되자 여경은 목을 매고, 위운은 설영을 묻은 장진을 찾아 온 천하를 떠돈다.
위운의 뒤를 이어 무황성주의 자리에 앉은 남지는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사후 혼자 남겨질 검형을 위해 남지는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데 제자 자윤과 검형의 동생 휘경이 사랑에 빠진다.
서장 해후(邂逅) - 다시 만나다
제一장 숭산비무회(崇山比武會) - 숭산에서 무예를 겨루다
一) 제휘경(帝徽勍)
二) 담자윤(啖紫玧)
제二장 차도살인(借刀殺人) -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이다
一) 동상이몽(同床異夢)
二) 차도살인(借刀殺人)
제三장 송인(送人) - 사람을 보내다
一) 만시지탄(晩時之歎)
二) 절연(絶緣)
三) 종장(終章)
외전 산중문답(山中問答)
review:
설영의 시체를 발견한 위운의 통곡. 전작의 여운이 고스란히 이어진 첫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부모에게 외면당하고 외롭게 자란 휘경. 그런 휘경이 처음으로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해 준 자윤에게 빠져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형의 것을 탐한다는 딜레마에 빠진 휘경과 차기 무황성주의 오른팔로 키워져 세상에 무서운 것은 사부뿐인 자윤. 그런 자윤도 휘경의 일에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두 사람의 사랑도 사랑이지만 교묘한 솜씨로 현승스님의 목을 베는 남지의 계략도 일품입니다. 외전 《산중문답(山中問答)》을 통해 설영의 최후까지 전작에서 다루지 못한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PS: 오타가 여러 군데 있지만 잘못된 문맥만 바로잡습니다.
가엾은 내 누님. 어려서 선택받아 오로지 나 한 사람만을 보고 그 뼈를 깍는 고통을 견뎌야했던 누님. 그녀는 아비에게 열양공을 전수 받는 바람에 여인으로써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녀는 여인이 지기엔 너무나 큰 짐을 대신 지어야만 했다. 그녀가 천하에 홀로 이름을 세우게 된 것은 그녀 자신이 노력하여 이룬 결과였다. 자윤은(--> 검형은) 단지 아비의 피를 이었다는 것만을 이유로 하여, 그런 그녀의 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 자리가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 자리라면 그것은 누님에게 어울리지 자신 같은 놈에게 어울리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 본문(164 p.) 중에서 -
신병이기(神兵異記) : 신비로운 병기의 이상한 이야기 (일지선의 《화정각 소전(華正覺 小傳)》축전, 2002. 11. 17)
작품유형 : 무협물
시대/장소 : 과거/중원
커플 : 남궁정민(赤燐劍, 20대), 팽경(敗力刀, 20대)
서장 혈교의 대라마승 율극정을 물리친 일단의 사람들은 혈라마승의 지하 장보고에서 검 하나를 발견한다. 검으로 천하를 울리는 정민이 쥐어도 손이 타는 이 검은 주인을 찾고 있는 듯 하다. 결국 검이 아닌 도를 사용하는 팽경이 아무 손상 없이 검을 잡아 검의 주인이 된다. 그날 밤, 팽경의 방에 정민이 찾아와 검을 달라고 요구하는데…….
review:
신화와 전설을 교묘히 얽어 재미있는 단편을 만들었습니다. 놀라운 검의 정체와 예상치 못한 결말, 숨겨진 아버지들의 과거까지 한숨에 읽힙니다.
深夜 1, 2 (스키야의 《夜中人》시리즈 1-2권 축전)
작품유형 : 팬픽
시재/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이성준(17, 고등학생, 게이바 바텐더, 씩씩공), 유현수(17, 고등학생, 연약수)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생활을 위해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성준. 가게에 드나드는 현수에게 신경이 쓰인다. 한편 조폭의 정부로 사는 형에게 죄책감을 가진 현수는 어떤 방식으로든 형의 짐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데…….
review:
짧은 단편집 2개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생활력 강한 성준과 형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보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현수. 둘 사이에 신뢰와 호감이 생기려는 찰라 강제적으로 작품이 끝나서 아쉬움이 큽니다.
작품 속에 또 다른 작품이 나오는 액자 형식의 글로 불쌍하고 어린 현수의 이미지를 잘 나타냈습니다. 그럭저럭 읽을만 합니다.
PS: 스키야의 《야중인》시리즈의 팬픽입니다. 원작의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고자 원작을 읽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원작의 분위기나 모델이 되는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리뷰입니다.
惡緣 (개인지 6호, 2004. 3, 예약: 9,000원)
작품유형 : 할리퀸
시대/장소 : 현대/뉴욕, 런던
커플 : 세드릭 윈스턴(28, 노턴 남작, W마트 회장, 자동차 레이서, 망나니공), 김현진(27, 자동차정비사, 순진수)
아내의 불륜 상대를 보스로 둔 현진. 미워하는 마음만 가득한데 상대는 차츰 거리를 좁혀온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할 즈음 엄청난 얘기를 듣는다.
review:
전형적인 할리퀸의 구도를 따르고 있습니다. 오만하고 부유한 남자, 가난하고 순진한 상대(진짜 할리퀸이라면 여자가 되어야겠지만). 친구 사이를 가장한 접근 --> 본심의 발각 --> 상대방의 오해 --> 생명의 위협 --> 화해. 한 틀에서 찍어낸 듯한 플롯과 캐릭터라 식상할 대로 식상한 상태인데 기본 필력이 있어서인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오만한 남자 무릎 꿇리기 패턴도 나름대로 카타르시스가 있고, 무엇보다 다음 시리즈가 궁금함을 자아냅니다. 사회적 약자인 현진의 보호를 받을 정도로 보잘 것 없는 지위를 가진 샤오와 차이나타운의 지배자 린핑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전형적인 작품이긴 하지만 그럭저럭 읽을만합니다.
暗香梅之天嶺 제 一 권 : 初雪 (개인지 1호, 2001. 4. 7, 예약 : 9,000원)
작품유형 : 무협물
시대/장소 : 명나라 영락 십삼 년(1414년)/중원
커플 : 제위운(帝偉運, 血郞君, 20), 설영(雪影, 노비, 25)
혈랑군 제위운과 태중에 정혼한 다지옥녀 금여경은 함께 자란 노비 설영과 불순한 소문이 돌자 설영을 위운에게 선물로 보낸다. 도착하면 틀림없이 죽으리라 생각한 설영, 위운의 냉랭하지만 차가운 대접에 어리둥절하지만 목숨을 구했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위운의 마음이 변하여…….
서장
제一장 선자불래(善者不來) - 선한 자는 오지 않는다
一) 혈랑(血郞)
二) 설영(雪影 )
三) 래심인(來心人)
四) 파과(破瓜)
제二장 사면초가(四面楚歌) - 사방이 막혀 갈곳 없음
一) 앵속(양귀비즙으로 만든 마약의 일종)
二) 무황성(武皇城)
제三장 천산행(天山行) - 천산으로 가다
一) 투처(妬妻)
몽환(夢幻) / 作 일지선
축전집
- 미야(美夜) 作 : 가규
- 마군 조련기 作 : 경랑
-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作 : 즐겁죠
review:
슬픈 이야기입니다. 천지를 격동시킬 무공을 갖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한 위운도 불쌍하고 최고의 혈통을 타고 났지만 시대를 잘못만나 이복여동생의 노비로 자라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는 설영도 불쌍합니다.
잘 된 작품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 좋은 상황으로 삐져드는 설영과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상해하는 위운의 심정이 잘 묘사되었습니다. 불운을 쉽게 받아들이는 설영의 독특한 성격도 작품의 어두운 분위기를 일상으로 보이게 합니다.
‘과연, 그리는 보인다. 유약한 성품, 보이는 대로만이라면 오히려 주군을 감당해내기를 힘들어하고 있는……기가 막히는 군.’
위운이 어디에 끌렸는가도, 알만은 했다. 자신에겐 없는 그 순함에 끌렸을 것이다. 극은 극으로 이어지는 법이니까.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겠다.”
순한 눈매. 순하디 순한 얼굴.
왜 사람들이 그에게 그리도 좋은 평가를 주지 못해 안달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도무지 거짓말이라곤 못할 거 같은 그 무방비한 눈을 보고나니, 자신 또한 그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심정이 들기까지 했던 것이었다.
- 1권 141 p. -
그런 사람을 마음에 두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말 그대로 정말 쉽지가 않았다. 어려운 것은 단지 설영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가둘 수 없는 물. 잡을 수 없는 바람. 잡으려고 드는 스스로가 어리석게 여겨질 정도로 허무한 존재. 하지만 놓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사랑했다. 그런 점까지도 사랑한다. 잡히지 않는 것. 약한 것. 곧지 못한 것. 부드러운 것. 설영의 모든 것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이었다. 한번도 가져보리라 기대한 적이 없었고, 자신에게 없다고 해서 아쉬워 해본 적 없는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이토록 이나 갈망하게 될 줄은 차마 몰랐었던 위운이었다. 그런 것들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플 정도로 될 줄은 정녕 몰랐던 그이다.
- 3권 256 p. -
위운이 설영의 어떤 면에 끌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PS: 군데군데 오타가 있지만 생략하기로 하고 이상한 문맥만 바로잡았습니다.
“담대라……그놈이 그러한 것 같다? 네 눈엔 그리 보이느냐.”
“예.”
“네게는(--> 내게는) 그게 충(忠)이라고 여겨지는데.”
- 1권 80 p. -
"천하에서 가장(--> 가장 유명한) 방파들을 습격한 그 담대함은 둘째 치고라도, 전각들을 날려버린 화약들. 그것들을 손에 넣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暗香梅之天嶺 제 二 권 : 十分心思 一分語 = 품은 사랑은 가슴에 벅차건만 말로는 다 못하여라 (개인지 1호, 2001. 6. 30, 예약 : 9,000원)
제四장 불청객(不請客) - 청하지 않은 손님이 오다
一) 난성군(難性君)
二) 겁간(劫姦)
제五장 출생(出生) - 태어나 삶을 얻다
一) 환향(還鄕)
二) 출산(出産)
제六장 불원천리(不遠千里) 一 - 그대가 있는 곳이면 천리 길도 멀지가 않다
一) 부혜 녹대산(鳧傒 鹿臺山)
二) 추적(追跡)
축전집 二
- 미야(美夜) 2 作 : 가규
- 마군 조련기 2 作 : 경랑
-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2 作 : 즐겁죠
暗香梅之天嶺 제 三 권 : 暗香梅之天嶺 (개인지 1호, 2002. 1. 20, 예약 : 9,000원)
제六장 불원천리(不遠千里) 二 - 그대가 있는 곳이면 천리 길도 멀지가 않다
三) 죽은자, 그리고 살아남은 자
제七장 시첩단장시(是妾斷腸時) - 애가 끊어질 듯 아프다
一) 혼인식(婚姻式)
二) 절연(絶緣)
제八장 암향매지천령(暗香梅之天嶺) - 은은한 향기의 매화나무는 하늘위의 고개에 있다.
一) 상심(傷心)
二) 수위표여심(誰爲表予心)
축전집 三
- 미야(美夜) 3 作 : 가규
- 마군 조련기 3 作 : 경랑
-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3 作 : 즐겁죠
인과응보 因果應報 1 (後愛 2권 소책자, 2004. 12)
인과응보 因果應報 2 (後愛 4권 소책자, 2006. 12)
작품유형: 환생물
시대/장소 : 현대/LA, 명나라 영락 십삼 년(1414년)/중원
커플 : 정기현(레인 정, 30대, 현승스님, 바른생활공), 게빈 라이더(게빈 로체스터, 30대, 제계진, 어리버리수)
게빈의 유일한 친구 마이클 라이오넬의 농간으로 성진과 준휘 사이에 골이 생기자 원인제공자인 게빈은 어쩔 줄을 모른다. 중재할 수도 없고 두고 볼 수도 없는 딜레마는 곧 기현에게 눈치채이고 마는데…….
review:
농간을 부린 마이클은 아무 문제가 없었으니 누가 인과응보를 당한 것인지 한참 생각했습니다. 준휘의 오해로 촉발된 긴장감도 기현과 게빈의 허심탄회한 대화로 풀었고, 준휘와 성진은 다퉜을지언정 헤어지지는 않았고, 홍콩 마피아 수뇌의 정부라는 소문이 도는 성란도 또 다른 외전 《소원》을 읽으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마이클인데 그의 인과응보는 《2nd generation》에서야 등장하니 제목을 잘못 선택한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품으로 평균작입니다.
千秋世印 제一편, 無影追跡 (2008. 1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무협물
시대/장소: 명나라/중원, 천산
커플: 백운강(혁련상, 마교교주, 80대, 절대공), 석문평(34, 마교 참혼대 소속 마영, 평범수)
반로환동한 육체에 마교교주로서 무엇하나 아쉬울 것 없는 천마 혁련상. 그러나 그의 성장과정은 순탄치 못했으니 어려서 부모를 잃고 못된 사모에게 성노리개가 되었고 친동생은 정파의 후기지수가 되어 대척점에 서다 그의 손에 죽게 된다. 하나뿐인 조카는 어머니에게 비뚤어진 생각을 주입받고 믿었던 부하는 배신을 하고 네 명의 제자는 서로 후계자 되기를 꺼리기에 편히 쉴 수가 없다.
review:
설정과 배경은 화려하나 상대적으로 소박한 줄거리가 인상적입니다. 마교 교주인 혁련상이야 더할 나위 없는 주인공감이지만 평범한 무사인 문평이야말로 작품의 분위기를 평범하게 만든 일등공신입니다.
가늘고 길게가 모토인 문평이 혁련상의 눈에 들어 사건의 중심이 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습니다. 신과 같은 능력을 가졌으면서 아기자기한 꽃밭 가꾸기에 빠진 혁련상의 심리를 재미있게 묘사했으나 마지막 10대 1의 싸움이 너무 쉽게 끝난 것은 아쉽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아예차는 사천성의 아미산 부근에서만 나는 차인데, 묘원은 아미파(峨嵋派)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아예차를 마시면서 자랐다. 만약 아미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원도 한도 없이 마실 수 있는 차였겠지만, 이곳은 사천이 아니라 청해성(峨嵋派 --> 青海省)이고, 그중에서도 깊고 높기로 유명한 곤륜산(峨嵋派 --> 崑崙山)의 안자락이다. - 1권 103 p. -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인 상황에선 실력이 낮다 한들 그다지 눈에 뜨지(--> 뜨이지) 않게 마련이다. - 3권 149 p. -
사랑의(--> 사랑에) 빠진 왕은 미인의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비단을 찢고, 그 웃는 얼굴을 한 번 더 보기 위해 산중의 봉화를 지피는 짓까지 서슴없이 저지른다. - 4권 159 p. -
그것도 모자라 구파 일장의(--> 일방의) 팔파를 자기 손에 넣기까지 했던 희대의 효웅이 고작 천마의 손짓 하나에 간단하게 머리가 날아가 버렸다. - 4권 260 p. -
천하에 뇌기를 이용하는 무공은 그다지 많지 않은데, 그 중에서도 푸른색의 노전을(--> 뇌전을) 일으키는 무공은 오로지 하나 천뢰신공 뿐입니다. - 4권 269 p. -
千秋世印 제二편, 風雲萬丈 (2009. 3, 예약: 10,000원)
千秋世印 제三편, 天網恢恢 (2009. 8, 예약: 9,000원)
千秋世印 제四편, 千秋世印 (2009. 9, 예약: 9,000원)
千秋世印 제四편 외전 不變戀情
태양의 계절 (2007. 7. 29,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 리맨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윤재현(30, 재벌3세, 싸가지공), 신태완(33, 재벌 망나니아들, 한량수)
재벌 아버지와 세컨드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죽자 태완은 어머니보다도 나이가 많은 큰형님집에서 조카들과 함께 자란다. 자신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태완은 회사일에 관여하지 않기 위해 강남에서 클럽을 경영하며 유유자적한다. 그러나 남몰래 사귀고 있는 재현이 조카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review:
태완의 심리묘사도 섬세했고 진원의 행동도 수긍이 갑니다. 결정적으로 마지막 반전이 괜찮았습니다. 철저히 말을 아꼈던 재현의 속마음이 진원과의 대화에서 살짝 엿보이는 것이 압축된 스토리를 상상케 하여 구구절절 풀어쓴 것보다 낫습니다. 보너스 트랙으로 그들의 미래를 예상케 한 것도 마음에 듭니다. 평균이상입니다.
彼岸 (암향매지천령 두 번째 외전, 2004. 4, 예약: 9,000원)
작품유형 : 환생물
시대/장소 : 현대/LA, 명나라 영락 십삼 년(1414년)/중원
커플 : 정기현(레인 정, 30대, 현승스님, 바른생활공), 게빈 라이더(게빈 로체스터, 30대, 제계진, 어리버리수)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게빈. 자신의 욕심으로 사랑하는 제자가 죽었다고 자책하며 현생에서 찾은 제자를 애써 외면한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3개월간 함께 지내게 되는데…….
review:
《암향매지천령》의 두 번째 외전입니다. 주인공 계진은 본편에서 설영에게 음심을 품은 악인으로 등장해 이미지가 좋지 않았으나 이번 작품에서 작가가 그의 성격형성 과정을 자세히 풀어내 상당히 공감 가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계진이 이렇게 된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 미워만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합니다. ‘그래 네 행동이 밉기는 하지만 너도 불쌍한 놈이로구나’라고 생각되는 것으로 보아 작가의 의도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그들의 전생이 비극으로 끝나서 동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전생의 회한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현생의 삶을 살아가는 게빈에게 진정한 안식은 없습니다. 특히 전생을 알지도 못하면서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연인이 된 동생커플(준휘, 성진)을 보면서 그의 괴로움은 더욱 커집니다. 어렵사리 만난 제자는 스승을 기억하지도 못하고 남같이 대합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피를 토할 일이지만 게빈은 속죄하는 기분으로 참고 넘깁니다. 결국 실패한 연애담 이야기하듯 털어놓은 속마음을 제자는 제대로 알아듣고 게빈의 오해를 바로잡습니다. 고통을 넘어 피안의 세계에 다다른 두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스승을 극진히 봉양하고 존경하며(비록 그럴 가치가 있는 인간인지 의심이 들지만) 아무리 하찮은 사람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진정으로 대하는 현승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뉘 집 자식인지 참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북해의 별》의 유리핀처럼 화려하거나 리더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매력이 넘칩니다.
전생과 현생을 여러 번 오가지만 헷갈리지 않고, 마지막의 엉뚱한 착각도 우습다기보다 애틋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균이상입니다.
호야 1-8 (《夜中人》시리즈 3-12권 축전)
작품유형 : 근친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정원호(19, 고3 --> 26, 사입꾼, 침착수), 정원규(차원규, 원호의 동복동생, 17, 고1 --> 24, 치대 4학년, 광공) 공수관계 없음
배를 타는 아버지는 집에 있는 날이 거의 없다. 화초같이 살아야 하는 어머니는 부정을 저지르고, 아버지가 다른 동생 원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은 이혼을 한다. 아껴주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혼자 살던 원호의 앞에 어릴 때 헤어진 동생이 나타난다.
Prologue : 형제의 초상
1) 거래
2) 쿠테타
3) 생활
4) 일상
5) 일탈
review:
잘못된 운명의 희생자 원호. 원호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든 대가로 엄청난 죄책감과 함께 사랑하는 형을 차지한 원규. 두 형제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흡인력 있게 묘사했습니다. 형에 대한 마음을 깨달은 원규의 이야기가 더 나와도 괜찮았을 텐데 그 부분에서 끝난 것이 아쉽습니다.
인생의 날개를 펼치려는 찰나에 날개가 꺾인 원호. 세상을 원망하고 동생을 미워할 만도 하건만 형제라는 이유로 끝까지 보듬고 아끼는 마음이 보기 좋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치고 생각의 폭이나 여유가 어른 뺨치는 것이 위화감이 들 정도입니다.
긴 시간을 두고 한 권씩 나왔지만 스토리의 연결에 무리가 없고, 시간상 공백 부분도 행간을 음미할 수 있을 정도로만 떨어져 있습니다. 형제애에서 근친물로 넘어가는 설정이 자연스러운 작품으로 평균이상입니다.
後愛 : 暗香梅之天嶺 第二部 제1권 (2004. 8, 예약: 9,000원)
Prologue : 당신은 어떤 친구를 가지고 계십니까? p. 005
1) 타입 A : 금란지교 형 p. 007
2) 타입 B : 유유상종 형 p. 011
3) 타입 C : 동상이몽 형 p. 020
제1장 : 운명이라는 것은 갑자기 p. 025
Chapter 01 : 인연이란 다 그렇듯이 p. 027
Chapter 02 : 되돌아가는 시간 p. 052
Chapter 03 : 또 하나의 기다림 p. 080
제2장 : 만나야 하는 사람들 p. 101
Chapter 01 : 조련사 p. 103
Chapter 02 : 착각 p. 130
Chapter 03 : 관계 망상과 진실의 차이 p. 163
제3장 : 그림자 밟기 p. 189
Chapter 01 : 생일 선물 p. 191
Chapter 02 : 닮은 사람 p. 208
Side : Extra story p. 233
Extra 01 : 다큐멘터리가 싫은 남자 p. 235
Extra 02 : 모델 p. 248
Extra 03 :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작은 이야기 p. 257
작가 후기 p. 269
後愛 : 暗香梅之天嶺 第二部 제2권 (2004. 12, 예약: 9,000원)
제4장 : 잊어도, 잊지 못하는 것 p. 005
Chapter 01 : 불면증 p. 007
Chapter 02 : 운명의 힘 p. 037
제5장 : 안개 속에서 p. 063
Chapter 01 : 엇갈림 p. 065
Chapter 02 : 복잡한 관계 p. 091
Chapter 03 : 연습게임 p. 116
제6장 : 그가 왔다. p. 143
Chapter 01 : 교란작전 p. 145
Chapter 02 : 작용, 반작용 p. 172
Chapter 03 : 감시자들 p. 194
Side : Extra story p. 231
상견례 p. 233
side by side p. 269
작가 후기 p. 279
소책자 인과응보 因果應報
인과응보 因果應報 p. 003
작가 후기 p. 038
後愛 : 暗香梅之天嶺 第二部 제3권 (2006. 5, 예약: 9,000원)
제7장 : 잘못된 만남 p. 005
Chapter 01 : 유산 상속의 절차 p. 007
Chapter 02 : 제 가지 조건 p. 034
Chapter 03 : 근접 조우 p. 077
제8장 : 꿈꾸지 않는 방법 p. 105
Chapter 01 : 틀린 그림 찾기 p. 107
Chapter 02 : 헌팅 p. 143
Chapter 03 : 미하일 p. 170
Side : Extra story p. 193
설흔(雪痕) p. 195
피아노가 있는 방 p. 214
작가 후기 p. 225
後愛 : 暗香梅之天嶺 第二部 제4권 (2006. 12, 예약: 9,000원)
작품유형: 환생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1 : 한준휘(크리스토퍼 라이더, 제위운의 환생, 고3 --> 대학생, 후회공), 이성진(설영의 환생, 고3 --> 대학생, 바른생활수)
커플 2 : 김규원(설호의 환생, 고3 --> 대학생, 호랑이공), 민승태(장진의 환생, 고3 --> 대학생, 떡대수)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여동생에게 부모노릇하며 착실한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고 있는 성진.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나 사실 설영의 환생체다. 그런 성진과 함께 있어야만 잠들 수 있는 준휘는 세상을 가졌으나 가장 원하는 단 하나를 갖지 못한 제위운의 환생이다. 과거의 설영과 위운을 둘러싼 옛 사람들 모두가 현대에 환생해 과거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제9장 : 기회의 의미 p. 005
Chapter 01 : 밀어내기 p. 007
Chapter 02 : 순환시간 p. 027
Chapter 03 : 사랑의 또 다른 이름 p. 051
제10장 : 자유낙하 p. 077
Chapter 01 : 반응시간 p. 079
Chapter 02 : 복병출현 p. 118
Chapter 03 : 마지막 기회 p. 143
제11장 : 알고리즘 p. 167
Chapter 01 : 납치 p. 169
Chapter 02 : 추락의 법칙 p. 195
Chapter 03 : 카르마(業) p. 231
Epilogue : Time limit p. 299
Side story 01 : Yet once more p. 301
Side story 02 : step by step p. 322
Postscript p. 347
소책자 인과응보 因果應報
인과응보 因果應報 p. 007
에필로그 p. 047
소원(所願) p. 053
작가후기 p. 094
review:
란마루의 걸작 《暗香梅之天嶺》, 《送人》, 《彼岸》에 이어 합동지 《카니발》에 축전으로 쓴 《夫人》까지 긴 호흡의 무협 시리즈의 완결편입니다. 이 외에 《In your eyes》의 주인공들까지 스핀오프로 등장하는 광범위한 얼개를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을 제외한 주요 등장인물 대부분이 과거를 기억하는 데 반해 정작 주인공 두 사람은 작품의 마지막까지 깨우치지 못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생의 삶을 기쁨과 만족으로 채우는 대신 과거를 모르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흡인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1, 2권의 긴장감은 4권 준휘의 보디가드 미하일과 게빈의 친어머니 피오나 부분에서 늘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아님에도 4권에 지나친 분량을 차지해 초점을 흐렸습니다. 미하일에서 시작된 복수의 주체도 엉뚱합니다. 그러나 비극으로 끝난 전편의 우울함을 후속작에서 상쇄한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평균작입니다.
Animal History (개인지 4호, 2003. 2, 예약 : 9,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시대/장소 : 현재/서울
커플 : 조한욱(18, 한림고 2, 음모공), 성지헌(바람의 사나이, 18, 한림고 2, 거만수)
한림고 넘버 3 성지헌은 마음속의 라이벌 조한욱에게 억지로 당한다. 없었던 일로 묻어두기를 바라는 지헌의 내심과는 달리 한욱은 책임지겠다고 나선다. 설상가상으로 한욱의 약혼녀 혜인은 지헌과의 일을 빌미로 한욱과 결별한다.
치밀어오르는 울분과 화를 압력솥에 집어넣고 뚜껑을 꼭 닫아둔 지헌. 이때 한욱의 숨겨둔 애인 희빈 마마가 등장한다. 뚜껑이 열린 지헌은 엉뚱한 행동을 하는데…….
episode one. 발정기
--> and side story (1)
--> side story (2) : the secret
episode two. 성씨남정기
--> epilogue
episode three. 수렵기
--> chapter 1 : 바람의 전학생
--> chapter 2 : 시선
--> chapter 3 : 지기(知己)
episode four. 작가후기
review:
짝사랑의 결말은 고백하고 이루어지던가, 깨지던가 둘 중 하나입니다. 이루어질 가망성은 거의 없고 고백했다가 깨질 수도 없고 넋 놓고 있다가 남에게 뺏길 수도 없었던 한욱은 '고백하지 않고 갖는다'는 편법을 사용합니다. 물론 오랜 세월 약혼녀로 지내온 혜인의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조언에 따랐습니다. 소원은 반만 이루어져 몸은 소유했으나 마음은 일방통행입니다. 작품은 한욱을 딜레마에 빠뜨린 채 끝나는데 일말의 그늘을 드리운 결말이 억지스러운 해피엔딩보다 낫습니다.
다른 사람에겐 밉게 보일 수 있는 결함도 사랑에 빠지면 다르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조한욱이 아는 지헌은, 있는 그대로의 지헌이었다. 첫눈에 반했다고는 하지만 이 년여를 겪으면서 녀석을 알만큼 알았다. 자기 보신에 충실하고 성깔 더럽고, 타인에 대해서는 지독할 정도로 냉정하고 단호한 성격이다. 기본적으로 지헌은 에고이스트로, 한욱이 지헌에게 반한 것도 사실은 그 도도한 에고 때문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세상을 약삭빠르게 살아가려는 교활함과, 자신을 존대하는 에고와, 그렇지만 남들에겐 그것을 감추려고 하는 처세적인 부드러움, 악녀의 매력이라고 할까 도회지의 매력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닳아 빠져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하면서도 묘하게 신선한 게 충격이라 시선이 가는 녀석이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만큼 교활하지도 못하고, 본인이 판단하는 것만큼 냉정하지도 않으면서 공작새처럼 고개를 높이 세우고 있는 거만한 자태에서 귀여움을 느끼는 것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랬다. 한욱에게 지헌은 그랬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 본문(138 p.) 중에서 -
PS: 게이 로맨스의 영원한 조연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일반 소설에 비해 게이 로맨스는 다양한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조폭, 살인자, 파락호, 영능력자와 같이 특이한 인간은 물론 월인(月人)과 같이 외계에서 태어난 인간¹을 비롯해서 신(神)과 도깨비, 장승, 동물이나 휴머노이드와 같은 비인간²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예쁘고, 마음이 착하고, 머리가 좋아도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캐릭터. 여자입니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남/여로 변환이 가능한 캐릭터³는 있을지언정 순수한 여자 주인공은 없습니다).
모든 장르 문학이 그렇듯 게이 로맨스도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인류의 절반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킬 수 없는 이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느냐는 작가의 몫입니다. 일부 작품은 여자가 거의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해도 미미한 역할에 그치는가 하면 어떤 작품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주도하며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Animal history》는 후자에 속합니다. 민혜인은 한욱의 도우미로 작품의 곳곳에 나타나서 상황을 반전시킵니다.
"그런 거 아니야. 경험담이니까 하는 말. …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아봐. 안되면, 그래도 정 안되면. 저 자식이 아니면 도저히 안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면 나한테로 와. 내가 도와 줄 테니까."
"니가 무슨 재주로?"
어허. 이 누님만 믿어라. 응?"
- 본문(255 p.) 중에서 -
게이 로맨스에 나타나는 여자 도우미는 크게 두 가지 패턴을 보여줍니다. 두 남자 중 하나를 사랑하다가 실패한 경우와 둘의 사랑을 처음부터 응원한 경우.
선혜는 말을 하다 감정이 격해진 듯, 눈물을 뚝뚝 흘려내었다. 그랬다. 선혜가 생각하기엔, 해원은 그 사실을 알아야 했다. 제희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선택했는지, 제희가 얼마나 큰 용기를 가지고 자기에게 다가온건지... 해원은 알아야한다고 선혜는 생각했다. 그래야 해원이 제희를 좀더 깊게 생각할테니까. 그래야 해원이, 제희의 감정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 《In your eyes 上》/ 란마루, 2001. 185 p. -
《In your eyes》에서 오랜 시간 옆에서 보아온 제희를 해원에게 뺏긴 현선혜, 《암향매지천령》에서 사랑의 실패와 더불어 주군의 어이없는 죽음을 목격한 백난향(이상 란마루 작), 《Orange chocolate》에서 선유를 미끼로 이강을 종 부리듯 휘두른 이세련(소의 작)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진 선재 컬렉션에 의사만 넷이군. 양의사 두 명에 한의사 한 명 그리고 수의사까지. 장의사는 안 모으냐?"
"몰라. 그것도 생각 중이야."
"미쳤냐? 너 죽을래?" 지금 이 인원도 담당하기 힘들어 마!"
"컬렉션 이야기는 니가 먼저 했잖아! 내가 살면서 이 정도 친구들도 못 만들어? 일일이 간섭을 못해서 안달이 난 건 너잖아!"
"고만들 해요. 뭐야. 누나는 매형 없다고 히스테리 부리는 거지?"
암만 그래도 의사가 많다고 중얼거리면서 달콤한 케잌을 집어먹기 시작한 주혜며 정신 없이 몰려든 사람들 왁자지껄한 말소리들.
- 《月傘 - 我思佳》/ 피모. 2003. 285 p. -
《월산》시리즈와 기타 작품에 나타나서 등장인물의 마음속을 읽는 조주혜 여사, 《Be happy》에 나오는 유일한 여자 일진 백선랑(소의 작), 《有限千里》에서 사제의 천형과도 같은 체질과 불가능한 사랑을 애틋한 눈으로 보아온 설자연(애루하 작), 《Animal history》의 민혜인은 둘의 사랑을 처음부터 응원한 케이스입니다.
이도 저도 아니고 단순히 재미로 커플을 연결시키는 특이한 도우미가 있는데 《사신비화》의 가훼공주입니다.
"하아, 그럼 여태까지도 아무 일 없었다는 거야? 참 재미없는 부부 생활이로군."
"....... 너는 나를 볼 때마다 할 말이 매번 그것 뿐이냐."
- 중략 -
"어머, 당연한 관심이잖아? 새 언니와 오라버니 사이의 금슬이 좋지 않으면 가문의 사람들도 불안해 한다구. 아이 참, 이러다가 조카는 어느 세월에 볼 지 걱정이네."
"오싹한 농담하면서 혼자 즐거워하지 마!."
- 《閑談, 四神秘話 外傳》/ 나비리본. 5 p. -
반면, ‘절대로 안돼!’를 외치는 방해꾼도 있습니다. 《롤리타 콤플렉스》에서 큰 키를 자랑하다 형선에게 차인 여제 홍나리(홍영아)는 금지옥엽 동생이 변태 싸이코에게 걸릴까봐 결사적으로 막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주제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 하반신 인간 같으니!!! 이제 겨우 중학교 일학년 짜리 꼬마를 침대로 끌어들여서 별 짓을 다한 미친 변태 싸이코 주제에! 너 오늘 죽어봐라 최형선. 나 키 크다가(--> 크다고) 헤어지자 그랬을 때부터 너한테 꼭 해주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그런데도 참아줬더니, 어쭈. 이번에는 남의 금지옥엽 같은 동생을 건드려?! 너 오늘 죽어 봐 아주. 명년 이날이 네 제삿날이 될 줄 알라고!!"
- 《Shotaro》/ Laze. 2002. 265 p. -
주1. 외계에서 태어난 인간 :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태어난 인류를 말함. Stan 《어린왕자》, 광년 《폴 보이스》, 쿠노 치아키《청의 궤적》등.
주2. 신(神)과 도깨비, 장승, 동물이나 휴머노이드와 같은 비인간 : 인간과 다른 DNA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등장인물을 말함.
신(神) : 하오마루 《The bride》, 《용왕의 신부》, 바우와우 《마후》, 유우지 《염라국 연담》, 《마계색연담》, 《신역의 아이》, 나비리본 《四神秘話》
도깨비 : 유마 《흑무를 손에 쥐다》
장승 : 연야린 《장승제》
동물 : 연야린《일호구미삼시랑》
휴머노이드 : 칼리프 《설》
기타 : 란마루 《신병이기》등.
주3. 남/여로 변환이 가능한 캐릭터 : 일정시간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다음 순간 여자가 되는 캐릭터. 유우지 《신역의 아이》, 《소소한 착각》등.
Carnival (합동지 1호, 2001. 8. 4, 예약 : 10,000원)
《사랑의 미약》by Stan
《칼리르》by Shui
《Dog Eat Dog》by Saroni
축전《夫人》 by 란마루
Chaise a la reine 1 (2010. 12. 19, 예약: 9,000원)
Prologue 5
1. 친림 재판 15
2. 초대 56
3. 레 투왈렛 104
4. 북국의 공자 167
5. 황가의 정원 201
6. 여우사냥 250
Chaise a la reine 2 (2013. 7. 21, 예약: 10,000원)
Prologue 5
7. 스캔들
8. 발뤼스트르의 남자 46
9. 그림자 게임 100
10. 그랑 페오테 145
11. 갈까마귀 209
12. 에로메노스 256
Chaise a la reine 3 (2015. 12. 16, 예약: 11,000)
작품유형: 궁정물
시대/장소: 바로크/가상제국 에스티나
커플: 에브로인 장-보드앵 레아드니스 제르센 드 아르디(32-->40대, 에브로인 5세, 에스티나 제국 황제, 황제공), 외젠 로테르 드 샤스탕 (35-->40대, 해군 부제독 --> 제독, 아미유 남작 --> 라메르 공작, 무심수)
몰락한 동부귀족 출신으로 혈혈단신 해군에 입대하여 입지전적인 공을 세우고 부제독이 된 아미유 남작. 화려한 군 경력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간통한 아내가 황제의 사촌의 아이를 가지는 바람에 졸지에 이혼하게 된 것. 그의 처지를 배려한 황제의 도움으로 일시 휴직 상태에서 궁정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공작의 약혼녀가 된 전처는 비소 중독이 되고, 외젠은 전처의 살인 누명을 쓴다.
Prologue 5
13. 비밀과 거짓말 9
14. 테필레의 정원 45
15. 검은 베일의 뒤편 90
16. 죽은 쥐떼들의 밤 143
17. 불편한 진실 198
18. 쿠 데 가스 Coup de grace 238
epilogue: 왕비의 의자 278
후기 287
Side 1. 탈리오의 법칙 290
Side 2. 멀리 있는 그대에게 313
review:
충성스러운 신하이면서 무적의 뱃사람이기도 한 외젠은 배려 깊은 신사입니다. 나오미 노빅의 《테메레르 시리즈》에서 명예로운 해군에서 자유로운 공군으로 군적을 바꾼 해군 대령 윌리엄 로렌스와 비슷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정함으로 무장한 황제는 처음에는 외전의 배경과 일신의 능력에 주목했으나 차츰 그의 인간성에 반합니다. 그러나 황제를 둘러싼 귀족들의 알력다툼과 외부세력의 도발은 만만치 않아서 외젠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고 간신히 살아남습니다.
설정과 배경조사에 들인 노력이 헛되지 않아서 역대급 작품이 나왔습니다. 촘촘한 플롯, 단어사용, 배경설명, 캐릭터 설정 등 무엇 하나 모자란 것이 없습니다. 조그만 단서들로 현재에서 과거를 추리해 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합니다. 두 번쯤 연달아 읽어야 제대로 된 감상이 가능합니다. 급하게 마무리 된 듯 오타가 많은 것과 외전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PS: 오타입니다.
세 사람이 모두 참수형에 처해하게(--> 처하게) 되어있다. – 1권 42 p. -
후작 부인의 작호를 각진(--> 가진) 후궁이 후작 부인 이상의 작위를 가진 – 1권 59 p. -
몇 년 간 뒤를 캐면서도 알아차리지(-->알아차리지 못한) 문제가 갑자기 – 1권 194 p. -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군주이도(--> 군주이기도) 한 그를 무엇으로 – 1권 201 p. -
의무감과 책임감 사이에서 잠깐 숨을 돌린(--> 돌릴) 곳이 필요할 - 2권 118 p. -
친구들을(--> 친구들은) 뒤에서는 그녀를 질투하면서도 앞에서는 – 2권 128 p. -
황가의 재산을(--> 재산은) 물론이고 국고 전체를 관장할 – 3권 11 p. -
‘여왕의 의자’호라는 이름을 특징적인(--> 특징적인 이름을) 붙여주었다. - 3권 315 p.-
뱃사람 특유의 욕심은 차지하고라도(--> 차치하고라도) - 3권 315 p. -
Free Time 1, 2 (개인지 5호, 2003. 6, 예약 : 17,000원)
작품유형 : 조폭물
시대/장소 : 현재(2000-->2020)/서울
커플 : 가네시로 히로유키(요코하마의 인왕, 31, 조폭후계자, 비굴공), 강해경(까치 독사, 대검 마약반 검사, 29, 얼음수)
피의자를 뒤쫓다가 차에 치인 해경은 자신을 친 사람이 일본의 4대 야쿠자 조직중 하나인 가네시로 구미의 후계자 가네시로 히로유키임을 알게 된다. 겉모습은 포커페이스지만 속마음은 개구쟁이인 히로유키는 해경에게 첫눈에 반한다.
고등학교 시절의 악연인 송명식을 표적 수사하라는 명령을 받은 해경은 그 와중에 큰 상처를 입고, 히로유키는 해경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진다. 히로유키의 눈물겨운 설득으로 사귀게 된 두 사람. 아들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히로유키의 아버지는 히로유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review:
화려한 배경, 눈부신 등장인물, 스케일 큰 액션, 키 크고 은근한 남자의 지극정성이 어우러져 한 편의 동화 같은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1편과 2편 사이에 시간적 공백과 더불어 비밀스러운 사건이 일어나는데 작가는 등장인물의 대화를 통해 원인과 결과를 독자에게 알려줍니다. 시간의 고리가 빠져도 스토리 연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작품이 입체적이며 탄탄한 구조로 되어 있음을 방증(傍證)합니다.
『남자에게 첫눈에 반하는 것은 처음이라 아무래도 착각했나 보군. 아니, 내 기억으로는 첫눈에 반한 것 자체가 처음인데.』(1권 174 p.)
히로유키는 첫눈에 반했다지만 첫눈에 반한 것이 아니라 취향에 맞는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진 것입니다.
기품이라고 할까. 고상하고 이지적인 성격 말일세. 그런 걸 가진 인간을 나는 좋아해. (1권 72 p.)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어. 도도한 것. 오만한 것. 내 앞에서 감히 나를 비아냥거릴 수 있는 것. (1권 76 p.)
'그저 냉정한 느낌이었지. 잘 자랐는지 고상한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머리 회전이 빠른 거랑 자존심이 강한 것 외에 뭔가 특이할만한 점이 있었……아. 제길. 그거였나.
거기까지 생각해서야 겨우 히로유키의 '취향'에 생각에(--> 생각이) 미친 와타나베가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가 남자에게서 받은 인상을 히로유키가 가지고 있는 취향에 맞춰보니 더 이상 완벽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1권 152 p.)
똑똑하고 야무지고 냉철하고 자존심이 강하고. 혼자서도 뭐든지 잘해서 남이 필요하지도 않은 주제에 묘하게 외로움을 타는 남자가 해경이었다. (2권 87 p.)
하지만 히로유키는 그렇기 때문에 강해경이라는 남자를 사랑했다. 고집쟁이에, 오만하고, 냉담하고, 그렇지만 귀엽기 때문에.(2권 206 p.)
PS: 처음 발견했을 때는 '나왔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발견했을 때는 '또 나왔네'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는 '또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번째는 '이제 좀 그만 나오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문제가 좀 있는데? 얼마나 나오나 세 보자'라고 마음먹고 찾았습니다. 아래는 그 결과입니다.
1. 스스로가 납득하지 못하는 일의(-->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인 엉성한 논리들을 보면 해경은 헛웃음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1권 94 p.)
2. 히로유키가 하는 말은 가격이 쌀 때 대량의 주식을 확보한 후, 주식을 되파는 조건을(--> 조건으로) 공법을 사들이겠다는 이야기였다. (1권 112 p.)
3. 시건방진 송명식에게 정신이 팔렸던 호영은 해경이 범인 하나에(--> 하나의) 격동에 그런 짓을 할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1권 125 p.)
4. 그게 훤히 보이는데 나가(--> 내가)순순히 내릴 것 같아? 못 내려 새끼야. (1권 133 p.)
5. 눅눅하게 젖은 봉투를 조심조심 닦아내는 그녀를 바라보던 원형과 효영은(--> 호영은) 바닥을 분주하게 치우기 시작했다. (1권 135 p.)
6. 거기까지 생각해서야 겨우 히로유키의 '취향'에 생각에(--> 생각이) 미친 와타나베가 낮은 신음을 흘렸다. (1권 152 p.)
7. 사실 히로유키는 지금이라도 장장(--> 당장) 덮쳐 누르기라도 할 것처럼 의심받고 있는 스스로의 처지를 꽤 한심스럽게 여기고 있는 참이었다. (1권 188 p.)
8. 고백을 하고 있는 히로유키의(--> 히로유키는 or 히로유키의 마음은)진지했다. (1권 198 p.)
9. 허나 해경의 냉랭한 반응에도 남자는 명령했다(--> 명랑했다). (1권 223 p.)
10. 놈의 탈이(--> 칼이) 자신의 차의 유리에 부딪혀 꺽였다. (1권 230 p.)
11. 자동차의(--> 자동차의 문에) 몸을 숨겼던 해경은, 차가 화단 쪽에 밀착되어 세워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쓰게 욕설을 내뱉었다. (1권 230 p.)
12. 그 사실에 한껏 고양된 히로유키는 천년도 만년도 기다릴 수 없다는(--> 있다는) 허황된 대답을 했다. (1권 257 p.)
13. 아직 '그것'(--> '그것'도) 안 했는데 히로유키의 정신을 독차지한 남자였다. (1권 275 p.)
14. 경찰인 자신의 입장에서는 별로 나쁜 일이 아니지만, 명색이 조직의 후계자라는 남자가 그런 집안 사정을 내팽기쳐두고(--> 내팽개쳐두고)놀러 다녀도 되는 걸까 하고 의구심이 생겼다. (1권 276 p.)
15. 나라에 몸 받쳐서(--> 바쳐서) 무슨 영화를 볼 거라고 그렇게 아등 바등이야. (2권 46 p.)
16. 그는 어울리지 않게도 남의 가계의(--> 가게의) 재정 상황에 대한 걱정까지 해주고 있었다. (2권 51 p.)
17. 해경은 자신이 정말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아록(--> 알고)있었기 때문에 히로유키가 자신을 속 편한 상담상대로 여기지 않았으리라는 것 또한 능히 짐작을 하고 있었다. (2권 70 p.)
18.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사리 표정을 보이지 않을 남자가 자신의 앞에서는 저토록이나 노골적으로 자신의 감정들을 노출해 보이고 있었다. 어(--> 도리어?)자신은 그를 상처 입힐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위치에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2권 82 p.)
19. 마음 속으로 지껄이고 있는 히로유키 자신 조차도 남에게 할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는(--> 있는)감탄이었다. (2권 84 p.)
20. 한국어는 그들만의 밀어라고 칭해도 정도로(--> 좋을 정도로) 내밀한 연인들만의 언어였다. (2권 100-101 p.)
21. 돌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하겠다고 벼른 것은, 부모님을 엎지(--> 업지) 않은 마지막 사람이 스테이지에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 행동이었다. (2권 134-135 p.)
22. 생각지도 못했던 선 자리에 자신ㅇ(--> 자신이) 억지로 밀어 넣어진 게, 바로 그러한 까닭이었다고?? (2권 141 p.)
23. 히로유키는 무심하기만(--> 무심하기만한) 애인에 대해서 투정을 하는듯한 기분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2권 154 p.)
24. 냉랭한 얼굴을(--> 얼굴을 한) 해경은, 그러나 남자를 돌아보지 않았다. (2권 156 p.)
25. 히로유키는 이제껏 억눌러왔던 화가 폭팔하는(--> 폭발하는)것을 느끼며 이를 드러냈다. (2권 157 p.)
26. 자신이 흘리고 온 것은 원표가 목숨을 걸고(?) 잡입해(--> 잠입해)구해온 증거물이었다. (2권 165 p.)
27. 세상에 어떻게 이런 존재(--> 존재가) 있을 수 있는지 라던가, 혹은 어째서 이 남자는 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걸까? (2권 187 p.)
28. 귀여운 보빠이(--> 뽀빠이) 바지를 입은 그 애는 내 머리에 조그맣고 하얀 손을 턱 하니 올리더니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2권 249 p.)
이 외에도 더 있지만 두 번 읽기 싫어서 처음 읽으면서 발견한 것만 대충 추렸습니다.
작품에서 해경은 기품 있고 고상하고 이지적이며 도도하고 오만하게 등장합니다. 브리핑을 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 한 개의 오타 없이 깔끔하게 타이핑해서 제출할 것 같은 해경. 본질은 야쿠자지만 외양은 잘 교육받은 영국 신사인 히로유키. 날로 잡아먹어도 비린내 하나 나지 않을 두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Free time》. 오타 없는 깔끔한 편집이었다면 등장인물의 성격과 훌륭히 매치되어 작품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장 걸러 나오는 오타는 작품의 수준을 두 단계 아래로 끌어내렸습니다.
어느 정도라야 이해하고 넘어가지……. 오자(誤字)와 탈자(脫字)와 이상한 문맥으로 점철된 문장은 이해의 수준을 넘어서 짜증을 불러옵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소설을 읽는 건지 교정을 보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최고의 요리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값비싼 요리가 이 빠진 싸구려 접시에 담겨 나온 꼴입니다. 오타가 작품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In your eyes 上, 下 (개인지 2호, 2001. 10. 7, 예약: 15,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리맨물
시대/장소 : 현재(1999-->2005)/서울, 뉴욕
커플 : 이제희(경영학과 대학생, 21, 비굴공), 강해원(경영학과 대학생, 24, 강수) 공수교대
제대한 해원은 여자후배의 남자친구의 시선이 자신을 쫓는 것을 알아챈다. 예감은 틀리지 않아 제희는 해원을 강간하고 심장이 약한 해원의 어머니를 빌미로 해원을 육 개월간 잡아둔다. 억지 사귐이 진행되는 동안 해원은 제희의 처지를 동정하게 되지만 헤어지겠다는 처음의 결심이 바뀌지는 않는다. 추운 겨울날 해원은 제희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1년이 지나 차안에서 라디오를 듣던 해원은 자신이 제희를 사랑했음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上卷
그와 그 만나다
MT
고백
Midnight
늪
국면
데이트
과거
그 녀석
환절기
모든것은 예정되어진 바 대로 흘러간다
에필로그
6년의 세월이 흘러 동창회에 약혼녀를 대동하고 나타난 해원은 제희와 다시 만난다. 자신의 감정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해원은 쫓기는 사냥감이 아니라 쫓는 사냥꾼이 된다.
下卷
오랜시간이 지난뒤에도 그리움은 있다
변심
Power game
번외/ You need me
두 번 째 시작
관계
외전/ The dream
선택
에필로그
외전/ Merry christmas
in your eyes Q &A
review:
평행도, 반대방향도, 마주보는 방향도 아닌, 생의 한 부분에서 교차하면서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전편만 봤을 때,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한 부분에서 교차하여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화살표 같았습니다. 후편에 이르러 마음을 되돌린 해원이 제희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볼 만 합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제희의 마음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라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나 운 거, 선배한테도 책임 있다는 거 아시죠? 선배는 보기완 달리 느슨한 구석이 있으니까. 화려한 주제에 편안하디니, 그런 것은 흉내낼 수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불평하지 말아요. 모두 선배 잘못이야. 제희가 반한 것도, 내가 선배 앞에서 화풀이를 하는 것도. 그러니 책임져요 전부. 전부 다 선배가 책임지세요."
- 중략 -
처음 봤을 때.
이 사람은 항상 빛으로만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상의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자부심으로, 그런 아름다움으로.
세상의 사랑을 한 몸에 다 받은 채 그렇게 서 있을 수 있는 저 사람이 나 같은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억울할 정도로
그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 본문 중에서 -
재벌의 서자로 태어나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만 심적으로 고생하며 자란 제희가 해원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는 구절입니다.
Karma (laze 합동지 2호, 2001. 2(초판), 본책 : 8,000원, 외전 : 1,000원)
작품유형 : 시대물, 환생물, 근친물
시대/장소 : 과거/이집트, 고구려, 중국, 영국, 현대/뉴욕
커플 : 세티 1세(이집트의 왕, 광공), 람세스(세티 1세의 아들, 복수수)
절친한 친구와 아내 사이를 의심한 세트 1세. 아내가 아닌 친구를 사랑하는 본심이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다. 사랑은 증오로 변해 아내의 뱃속에 든 아이를 향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은 아버지를 잘 따른다.
사자의 서 by 란마루
業 by 즐겁죠
描眼 by 경랑
Another day by 가규
외전집
종려나무 아래서 by 란마루
離別歌 by 즐겁죠
붉은 구슬 by 경랑
Now, he's here by 가규
review:
네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시대와 캐릭터를 만들어 릴레이식으로 이어간 작품은 처음이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시작단계에서 정해진 인연이 업이 되어 시대와 장소를 달리하면서 이어지는데 환생할 때마다 비극으로 끝나지만 점차로 나아져(각기 맡은 업-임무-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이 자연스럽습니다. 복수와 광기라는 주인공의 성격과 비극적인 분위기가 처음부터 정해져있어 작가들의 개성적인 면모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단점입니다. 한 사람이 쓴 것 같은 유기적인 모습은 보이지만 이렇다할 특징이 없습니다.
Killing Time 1, 2 (개인지 3호, 2002. 8. 4, 예약 17,000원)
작품유형 : 조폭물
시대/장소 : 현재(2000)/서울
커플 : 기정탁(한도회 브레인, 35, 지략공), 김원형(미친개, 대검 마약반 형사, 32, 단순/순진수)
형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순진하고 단순한 남자 김원형과 고아 출신으로 뛰어난 머리를 무기삼아 조직의 브레인이 된 기정탁. 물과 기름 같은 두 사람이 한 번, 두 번 만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조직을 배신한 자의 끔찍한 죽음을 목격한 원형은 정탁도 언젠가는 똑같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자수를 요구한다. 자세한 내막도 모르면서 천둥벌거숭이처럼 까부는 원형이 귀엽기도 하지만 앞 뒤 꽉 막힌 행동을 할 때마다 답답한 가슴을 치는 정탁은 요리조리 피하기만 한다.
원형의 집 앞에서 정탁이 칼을 맞고 쓰러지면서 사건은 급진전하고 차츰 밝혀지는 정탁의 과거는 원형을 놀라게 할 뿐이다.
review:
형사와 조폭이 사랑에 빠지려면 그럴듯한 개연성이 필요한 법인데 무리 없이 소화했습니다.
확실히 그게 김원형이었다. 보통 사람의 배는 넘을 과도한 상상력과 대인이라 일컬어도 상관이 없을 만큼 넓은 오지랖. 단순하고 머리 나쁘고 입버릇 나쁘지만, 그러나 순진하다. 세상을 다 구하려는 그 대자대비한 마음이 가소롭기보다는 성실해 보이는 것은 또한 기정탁에게 콩깍지가 씌여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 《Killing time 2》134 p. -
베테랑 형사라고 자부하는 김원형은 알고 보면 순진한 사람입니다. 고아로 태어나 세상만사 쉽지 않음을 온몸으로 채득한 정탁은 베테랑 형사답지 않은 원형의 순진함에 반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된 작품입니다. 두 주인공을 비롯하여 강 검사와 김호영, 형우와 혁준과 같은 주변 인물들의 성격묘사가 빼어나 머릿속에서 불러내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으며 작품에 탄력을 주고 있습니다. 어색해 보이는 액션도 매끄러운 문체로 커버하고 있습니다.
《Free time》을 집필하기 위한 복선도 군데군데 잘 깔아놨습니다. 그러나 정탁이 하베스트 호텔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방금 사시에 붙은 연수생이 그 큰 사건을 뒤에서 조종했다는 것은 아무리 누명이라지만 설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잘못 사용한 오류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한도회의 구역에서 어설프게 설치다가 그쪽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것이 안중호다. 오영식이 뜰 수도 충분히 있는 일이었고, 그 말을 들은 오영식이(--> 안중호가) 겁이 나서 오줌을 지렸다고 해도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 《Killing time 1》148 p. -
직설적이다. 원형은 정탁의 단호한 어투에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것을 느꼈다. 자기는 '사랑하니까'라는 말을 할 때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이 녀석은 새니 뭐니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묘한 단어들을 잘도 내뱉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새라면 틀림없이 투계같은 걸텐데 그런 게 좋으냐? 정탁이 들었다면 시비를 거냐며 언짢아했을 노릇이지만, 정탁으로서는(--> 원형으로서는) 진심으로 그런 것이 궁금해졌다.
- 《Killing time 2》166 p. -
이름, 나이, 지명(地名), 호칭과 같이 정보(information)를 나타내는 단어를 잘못 사용한 경우 독자에게 틀린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오타가 아니라 오류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오류가 있는 작품은 수준이 높을수록 흠이 두드러집니다. 작가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PS: 오늘의 주제는 《작품에 나타난 동인의 모습》입니다.
원형은 얼떨결에 정탁에게 끌려가며 녀석이 하고 있는 크나크고 심대한 오해를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지를 막막하게 생각했다.
그 장면을 멍청하게 지켜보고 있던 호영의 옆에서 지희가 황홀한 듯 중얼거렸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니?"
호영은 시선을 돌려 한심하다는 듯한 눈으로 지희를 쳐다보았다. 만화가라 그러더니 이상한 호모 만화 같은 거나 좋아하고, 지희네 집에 초대받아 갔다가, 무심히 펼친 책장에 나와 있는 기기묘묘한 베드씬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 호영은 치를 떨었다. 일본에서 일부러 그런 만화를 공수해다가 보는 이상한 성격의 여자는 역시나 취향이 이상한 모양이었다.
"아줌마, 변태지?"
호영은 동인녀의 가슴에 못을 막는 한마디를 했다. 지희는 너무나 모욕적인 이야기를 들은 듯이 몸을 떨기까지 하며 호영의 실언을 취소시키려고 했지만 호영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 《Killing time 2》248-249 p. -
백 권이 넘게 읽었는데 '동인'이라는 직접적인 어휘를 사용한 작품은 《Killing time》이 처음이라 동인이 등장하는 작품을 몇 작품 찾았습니다.
해원은 욕을 내 뱉으며 혀로 상처부분을 쓸어보았다. 그러다가, 창밖에 서있는 몇 사람의 여자들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여자들은 놀란 듯, 쇼핑백을 손에 든 채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까지의 행동도 다 봤을 거 같다. 느낌이 그랬다. 깜짝 놀라 멍하니 서있는걸 보니 틀림없이 그렇다. 그녀들은 해원과 눈길을 마주치자 어쩔줄을 몰라하더니 해원에게 꾸벅 목례를 해보였다. 그러더니 도망치듯 발걸음을 옮긴다. 해원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지고야 말았다. 다 본거 같다. 모조리 다, 몽땅 다!!!
- 중략 -
".......봤단 말이야?"
제희는 아무생각이 없는 듯, 지금 그것이 자신임을 밝히고 있는 중이었다. 쑥스러운 듯 곤란한 표정까지 지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차라리 그럴거라면, 부정을 하는 편이 낫지 않냐고, 해원은 가슴 아리게 생각했다. 정말이지 잘난 척 하는 거에 비하면 머리가 무지하게 안 돌아가는 놈이다 저 제희란 녀석은. 여자¹는 웃었다.
"응 그런거 같네."
"뭐라고 하던데?"
"뭐라고 하겠냐? 좋아하지. 실사 본 것도 황홀해 죽겠는데 아는 사람이기까지 하니. 휴대폰 터지는 줄 알았다 그날."
"아직도 그런 거 좋아해?"
"그럼. 현지는 이번에 일본 간다. 말이 어학연수지. 사실 코미케가는 거야. 레이진, 비-보이즈, 혹은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정통 동인지... 사오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잖아. 외화낭비하지 말고 알바해서 벌어서 사오라고 그랬어. 그쪽은 물가가 세니까, 어학연수라고 해도 먹는 것도 변변찮을 텐데 아르바이트 안 하면 그거 살 돈 없을걸 아마."
- 《In your eyes 上》/ 란마루. 174, 204-205 p. -
실사 구경했다고 동네방네 전화하고 동인지 사기위해 일본에 어학연수가는 열성파가 있는가 하면 커플 쫓아다니다가 도로를 망가뜨리는 무리도 있습니다.
"큭큭... 그냥 자유로운 이곳이 좋다는 뜻이야. 그만그만한 수준의 인간들... 섞여있으면 아무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해. 내가 게이라는 것도, 네가 조폭이라는 것도... 아무도 모르지. 좋지 않냐? 이 자유로운 공기가.."
하진은 입안 가득 벌건 떡볶이를 밀어 넣으며 싱긋 웃었다. 지우는 자신도 모르게 따라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아무도 모르겠지. 저 이상한 다섯 여자들만 빼면 말이다.
지우는 어느 새 쫓아와서는, 바로 옆의 포장마차에 나란히 늘어서서 탐욕스럽게 떡볶이를 집어먹으며, 시선을 떼지 않고 저들끼리 소곤거리는 그 여자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끄덕도 하지 않고 마주 쳐다본다.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고선. 젠장. 생긴 것도 정말 가지각색이다. 평수 걱정 않고 옆으로만 퍼진 여자. 지가 무슨 고양인 줄 아는지 말끝마다 냥냥거리는 여자. 다리를 동동 굴리며 어떻해...하는 비명만 연방 지르는 곱상한 여자. 두꺼운 안경을 시도 때도 없이 끌어올리며 열심히 우리 쪽으로 눈알을 굴려대는 조그만 여자. 역시 옆으로 조금 퍼진 채 헐헐거리며 떡볶이를 주워먹는 와중에서도 열심히 눈 운동을 하는 여자. 거기다 뚱뚱한 여자만 빼놓고는 죄다 안경을 쓰고 있어서 마치 한 깍지에 들어앉은 콩들처럼 보였다. 젠장. 재수 완전히 옴 붙었군. 이러다가 저것들 하루종일 꼬리에 달고 다니는 거 아냐? 도대체 뭐 하는 인간들인 거야?!
- 중략 -
"흐미... 어째 저리도 잘 생겼을까... 얼굴도 멀끄럼한 것들이 체격도 어쩌면 저리도 좋다야... 두 놈 다 털도 안 뽑고 날로 잡아먹어 부렸으면 속이 시원하겄네. 에휴... 한 이 십 년만 젊었더라면... 인심도 좋지. 겨우 만 오 천 어치 먹어놓고는 사 만원이나 주고 가다니..."
그때 바로 옆 포장마차에서 다섯 명의 여자들이 허둥거리며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들을 질러댔다.
"파닥파닥!! 까악 놓치겠어!! 냥! 빨리 쫓아 가!! 냥!!"
"이것 봐. 아가씨들! 계산도 안 하고 가면 어떡해?!! 빨리 계산해. 삼 만원이야!!!"
"아악... 누가 이렇게 많이 먹은 거야?!!! 아악!! 저 놈들 놓치면 나 오늘 잠 다 잤어!! 빨리 계산하고 잡아!! 난 육천 원어치 먹었어!!! 빨리 돈들 내!!!"
"냥이는 오천 원!"
"난 팔천 원어치 먹었는디. 에고 제일 많이 묵었네. 그리고 언니는!! 저 놈들 잡았다가 저 큰놈한테 얻어터지면 어쩌라고!!"
"허거덕... 발이 너무 빨라... 헐... 벌써 사라져버렸더. 빨리 계산부터 해!! 난 육천 원. 헐... 그 키스씬 한 번만 더 봤으면. 우웅. 치쟈 가슴이 다 녹아 버렸더."
"어떡해!! 어떡해!! 나도 육 천 원. 여기... 언니! 빨리 계산하고 쫓아가야지!!"
"젠장. 마 포기하자. 더 쫓아가서 뭘 어짤라고 그라노. 그마 가자. 터끼 기다린다. 괜히 돈만 날렸네. 쯧."
그 날, 지우의 신경을 박박 긁었던 다섯 명의 이상한 여자들이 발을 동동 굴러대며 발광을 해, 명동 한 복판의 도로에 금이 조금 가며 경미한 지진이 발생했다지만, 믿거나 말거나...
- 《Intensive》/ Kara. 255-257 p. -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각방이야. 각방이?!!! 난 생각도 못하냐?! 이 성질 더러운 놈아!!! 네 놈 성격은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 천상천하 유아독존, 오만과 자만의 덩어리에 만년 발정하는 정력 대마왕에 악마와 사드 백작도 울고 갈 만큼 괴팍하고! 사악하고! 성질 더러운 놈이니까!!!"
그리고 작고 아담한 공원 안은 완전한 적막 속에 잠겨 버렸다.
바람조차 숨을 죽이고 풀잎들은 시퍼렇게 질려버렸다. 신나게 뛰어다니던 유니와 지니조차 겁에 질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주둥이를 감쌌다. 그리고 공원 안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비대한 살집들을 어떻게든 줄여 보려던 중년 부인들과, 약수 물을 맛나게 드시며 끔찍한 정을 나누시던 노부부까지 돌이 되어 버렸다. 공원 한 구석에 오글오글 모여서 멀쩡히 수다를 계속 떨고 있는 몇몇의 여자들을 제외하고는.
'거 봐. 틀림없잖아.'
'엄머... 세상에... 정말이었네.'
'커플 룩 입은 거 보면 몰라? 후후'
'오호홋. 망원경을 설치한 보람은 없었지만... 약수터까지 따라온 보람은 있었네.'
'아아... 멋져. 가까이서 보니까 더 아찔해. 난 편생 눈 안 >을래.'
'나도.'
"싸우지 말고 키스나 하지... 에휴. 뭐 하긴 싸우면서 정이 든다지만...'
- 《惡緣 第四券》/ Kara. 272 p. -
“세상에... 이런 걸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야야. 어서 겜 방에라도 가자. 빨리 홈에 올려야 쥐. 모두 부러워서 뒤집어 질 거야. 우카카카.”
“저 사람들은 완전히 공대 공이네. 금발 머리도 끝내 줬지만 머리 긴 남자는 정말 환상이다. 환상... 으아...”
“저 금발 머리 남자 이제 어떻게 될까? 머리 긴 남자 집에 끌려가서 징하게 당하겠지? 에고... 불쌍해서 어떻해?”
“흐어... 그것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쩝.”
“우우우... 난 앞으로 눈은 절대 안 씻을 거야. 아~ 황홀해... 아아아~”
“내일부터 저 금발 머리 남자 스토킹 해야겠다. 아... 내일 학교에 나올 수 있을 라나? 글고 무슨 과 지?”
“시끄러워. 굳이 스토킹 안 해도 다 볼 수 있을 테니까. 쿄쿄쿄~”
쉬이 미련을 떨쳐 내지 못하면서도 그녀들은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재촉해 열심히 겜 방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 날 지하 세계에서나마 간신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봄 꽃이 만발한 어느 야오이 홈이 부러움의 환성으로 뒤집어졌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다.
- 《The turning point of love 1》/ Kara. 185-186 p. -
카라의 작품에 등장하는 동인들은 무리지어 다니며 미행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 《Intensive》에 나왔던 그 다섯 여자들이 아닐는지? (작품에 세 번이나 등징하는 것으로 보아 작가의 경험담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여하튼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저 현해를 고분고분하게 만들다니 대단한 사람인가 보네."
"둘이 사귀나 보지."
한쪽 구석의 석유난로에 바싹 붙어 앉아 그 위에 쥐포를 올려놓고 책을 읽던 젊은 여자가 불쑥 말했다.
"그게 무슨 망측한 소리야? 이 놈의 지지배야! 가게 물건 손대지 말라고 했지?"
"하나 정도는 뭐 어때?"
"이것아! 집에서 놀지 말고 아르바이트라도 나가던가. 아니면 친구들이랑 영화를 보러 간다던가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좀 한다던가 해라. 가게 안에 죽치고 앉아 꾸역구역 먹지 말고."
"밖에 나가면 다 돈이야."
"그러면서 왜 매달 돈을 그렇게 물 쓰듯 하는 거야?"
"그건… 엄마는 몰라도 돼."
"너 또 책 샀지!"
젊은 여자는 보고 있던 책을 슬그머니 옆에 돌려놓으며 꾸물꾸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지지배야! 이 년아! 너 그거 뭐야? 못 보던 책인데 또 산거지?"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잖아."
안되겠다 싶었는지 젊은 여자는 옷을 주엄주엄 껴입고 책이 한가득 든 쇼핑백 꾸러미를 끌어안고 슬그머니 가게를 나섰다.
"너 자꾸 책사들이면 박스 채 다 불태울 거야!"
"그럼 나 집 나갈 거야!"
"나가! 제발 좀 나가!"
"쳇."
그녀는 쇼핑백을 소중하게 끌어안고는 흥흥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막 골목길을 지나려 하는 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현해의 모습을 발견했다.
"진짜 사귀나?"
그녀는 뭔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주머니에서 꼬물꼬물 수첩을 꺼내들었다. 빼곡히 글씨가 적혀있던 것을 하나하나 체크하던 그녀는 깜짝 놀라며 발걸음을 바삐 놀렸다.
"하마터면 예약마감 날짜 놓칠 뻔했네. 얼른 가서 입금해야지."²
- 《일호구미삼시랑 I》/ 연야린. 332-333 p. -
상당히 리얼하게 그려졌습니다. 어머니와의 불화, 다른 데는 한 푼도 쓰지 않으면서 책은 아낌없이 사는 점, 책을 없애면 집을 나가겠다는 협박까지. 결정적으로 예약날짜 놓칠까봐 종종걸음 치는 부분에서 베테랑 동인의 고단한 삶이 느껴집니다.
주1. 여자는 웃었다 : 위의 대화에서 제희와 말을 섞은 여자가 《암향매지천령》에서 설영의 시중을 드는 시비로, 《송인》에서 세상을 쥐고 흔드는 무림후(武林后)로 등장하는 제남지의 환생 이성란입니다.
주2. ""표시 : 원작은 꺽쇠(「 」)로 표기되었는데 편의상 따옴표("")로 고쳤습니다.
Mesh (2007. 12, 2, 예약 : 10,000원)
작품유형: 소꿉친구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이도경(고3-->30, 유명영화배우, 후회공), 박재욱(고3-->30, 회사원, 짝사랑수)
23년의 우정과 14년의 짝사랑에 지친 재욱은 몇 번의 고백에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도경이 남자도 사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지막으로 고백하나 매정하게 거절당하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 한편 재욱이 새로운 남자를 만나려 하자 눈이 뒤집힌 도경은 그때야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데…….
Prologue l 첫 번째 고백 5
first knot 10
second knot 47
third knot 84
forth knot 116
fifth knot 139
sixth knot 192
seventh knot 240
eight knot 263
review:
자산가의 아들에 유명 영화배우, 명석한 머리와 냉정한 상황판단까지 숨쉬듯 해치우는 도경에게 죽마고우의 고백은 ‘너도냐? (너까지 나를 사랑하냐?)’라고 생각하며 진저리 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쉬운 도경에게 남은 유일한 가치, 소중한 것, 지켜야 할 것이 쉬운 모습으로 다가오니 그가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고 치워버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도경의 성격과 행동은 개연성이 있는데 재욱의 끈질긴 사랑과 고백이 의문이었습니다. 저렇게까지 당하면서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일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평범했고 사건도 없는데, 아니면 재욱의 성격이 원래 그런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 마지막까지 재욱에게는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작가 특유의 집필 습관이 과하게 보여 실망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감정적인 갈등과 고민을 지나치게 설명적으로 묘사하여 흥을 깨는 것입니다. 도경의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평균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그는 재욱이 이제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을 하고 도경을(--> 재욱을) 내려다보았다. - 77 p. -
예전엔 무려 총강력(--> 초강력) 접착제를 사용해 장식품을 고쳤던 걸 생각해 보면 참으로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 286 p. -
비록 짧게 짧은 머리에(--> 짧게 자른 머리에 or 짧은 머리에) 검은 정장이라 조폭 같은 분위기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불편한 옷 입는 걸 싫어하는 쟤가 저렇게나마 차려입고 있는 것은 대학 졸업식 때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다. - 293 p. -
Near Water(810호 이야기), (합동지 1호, 2000. 7, 본책 : 8,000원, 외전 : 1,000원)
작품유형 : 리맨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서민규(20대 후반 ~ 30대 초반, 사채회사 이사, 상심공), 박영재(20대 후반 ~ 30대 초반, 백제호텔 접수담당, 실연수)
절친한 친구의 실연을 위로해주다 함께 밤을 보낸 영재. 연인으로 사귀자는 민규의 청을 거절하고 도망치듯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 귀국하자 다시 시작된 민규의 접근에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데…….
서장 : 떠난 이유와 돌아온 이유
1) 재회
2) 우정이 아니라
3) 너의 곁에 있는 이유
4) near water
에필로그
외전 Cat's eyes
review:
성숙한 어른이 각자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차분한 작품입니다. 군데군데 통제할 수 없는 열정을 언뜻 내보이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밋밋하게 진행되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습니다. 양념으로 등장하는 고양이의 묘사가 앙증맞은 평균작입니다.
Prominence 紅焰 (2005. 9, 예약 : 9,000원)
작품유형 : 판타지/뱀파이어물
시대/장소 : 현대/미국
커플 : 레이먼드 매 눈(Raymond Eagle eye, 20대 초반, 헌터, 흡혈귀공), 시메온 살로(200세 이상, 이단심판관, 저항수)
쥐꼬리만한 영매 기질에 쓸만한 것이라고는 건강한 몸뚱이가 전부인 인디언 이글. 매춘을 하다 살해당한 형의 복수를 하고 지명수배자가 되어 유럽으로 도망친다. 흡혈귀 사냥꾼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에게 이단심판관 시메온 신부가 접근하는데…….
Prologue : 카마엘 Camael
Chapter 1 : 거래 Transaction
Chapter 2 : 검은 여왕 Sara Kali
Chapter 3 : 타락한 자 Nephilim
Chapter 4 : 보호 구역 The reservation
Chapter 5 : 아낙자손 Anakim
Chpater 6 : 달빛 Moonlinight
Chapter 7 : 납치 Abduction
Chapter 8 : 대가 A price
Chapter 9 : 재생 Regeneration
Chapter 10 : 탐식 Voracity
Postscript
review:
계속되는 반전에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마지막까지 놀래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없으면 많은 부분을 지나치게 되는 것은 심각한 단점입니다.
이글은 아나킴 중에서도 특별한 자로, 뱀파이어 로드가 각별하게 아끼는 아들이었다. (250 p.)
--> 뱀파이어 로드의 아들을 일컫는 말
“천국을 가다니? 아나킴 주제에?”(280 p.)
--> 타락천사(네피림)의 후손을 일컫는 말
같은 단어를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하지만 적절한 부연설명이 없어 한참 헤맸습니다. 비슷한 개념임에도 사람에 따라 부르는 용어가 다르니 편하게 읽을 수 없습니다.
구약의 많은 부분을 자의로 해석한 것은 작가의 개성이 느껴지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그러나 시도만 좋았을 뿐 새로운 시각이나 기대할만한 효과는 없습니다. 군데군데 있는 오타도 작품의 수준을 떨어뜨립니다.
배경을 모르는 독자를 위해 본문이나 후기에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평균작입니다.
Shotaro (laze 합동지 3호, 2002. 4, 본책 : 8,000원, 외전 : 1,000원)
1편 《이상형(理想型․梨爽兄》presented by 경랑
2편 《여기는 RC 조립품 전문 취급점입니다》presented by 즐겁죠
3편 《롤리타 콤플렉스》presented by 란마루
4편 《overlong》presented by 가규
외전 모음집
《이상형 외전》대한민국 육군 윤병장은 고민중이다 presented by 경랑
《조립품 외전》장 복달 사랑에 빠지다 presented by 즐겁죠
《롤리타 외전》봄날, 그 한가운데 presented by 란마루
《overlong 02 외전》overlong presented by 가규
작풍을 알아보겠습니다.
1. 등장인물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게이 로맨스를 가리켜 “여성의 판타지일 뿐이고 현실감이 없다”고 합니다. 성의 없는 문체, 황당한 전개, 상식적으로 납득 불가능한 행동을 일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작품에 비해 란마루의 작품은 체계적이고 규모가 잡혀 있습니다. 말이 됩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이유가 작품에 명확히 언급되었기 때문입니다. A가 B를 좋아하는데 B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좋아하게 됐는지를 아는 것은 독자가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더러 러브스토리에는 빠질 수 없는 복선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각 작품마다 그 사실을 분명히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2. 비중 있는 외전의 존재
《암향매지천령》의 외전 《송인》
《송인》의 외전 《산중문답(山中問答)》과 《닫는 이야기》
《Animal history》의 외전 《and side story (1)》와 《side story (2) : the secret》
《Free time》의 외전 《Family》와 《Father》
《In your eyes》의 번외편 《You need me》와 외전 《The dream》, 《Merry christmas》그리고 《에필로그》
《Killing time》의 《epilogue》
외전, 번외, 에필로그, epilogue, side story, 닫는 이야기……. 작품의 마지막과 chapter끝에 외전을 포함시키는 것도 모자라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내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위에 소개한 외전들은 타 작가의 외전과 달리 본편에 딸린 짤막한 에피소드나 간단한 소품이 아닙니다. 분명한 역할이 있습니다.
첫째, 그것을 알려주마
설영은 과연 죽었을까? 살았을까? 위운은 설영을 찾을까 못 찾을까?
--> 《송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장진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 《산중문답》
자윤과 휘경이 사라진 무황성은 어떻게 되었을까? 남지는 언제 죽을까? 홀로 남은 검형의 미래는?
--> 《닫는 이야기》
혜인은 왜 순순히 물러났을까?
--> 《and side story (1)》
한욱은 왜 성헌을 강간했을까? 한욱과 혜인은 어떤 협정을 맺었을까?
--> 《side story (2) : the secret》
선혜는 제희와 헤어진 후 어떻게 됐을까? 영진은 왜 해원과 제희를 함께 집으로 초대했을까?
--> 《You need me》
본편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결말을 알려줌과 동시에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둘째,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제희의 강제적인 휘둘림에 억지로 끌려다닌 해원. 한번 헤어졌다 다시 합친 두 사람의 미래가 언제나 장밋빛이리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분위기의 《In your eyes》. 이를 확실히 마무리 해주는 《The dream》, 《Merry christmas》.
민활한 두뇌를 가진 조직의 브레인과 털털한 형사의 사랑을 다룬 《Killing time》. 서로 반대되는 직업을 가진 만큼 두 사람의 미래에 의문이 생길 법도 한데 이를 한 큐에 날려버리는 《epilogue》.
야쿠자 두목으로 훈련받은 히로유키와 인간의 도리를 우선시하는 검사 해경. 히로유키의 배신에 잠깐 동안 헤어졌다 다시 합친 두 사람. 자란 환경도 환경이지만 직업에서 오는 괴리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커버하는 《Family》와 《Father》.
고생하며 이루어진 사랑일수록 독자들은 주인공의 행복한 미래에 의구심을 갖습니다. 작가는 외전을 통해 두 사람의 굳은 결속을 강조하며 독자의 의문이 기우임을 알려줍니다.
3. 타 작품에서 소재를 구함
특이한 소재, 기발한 주제, 일반인과 비슷한 구석이 있으면서도 묘한 위화감이 드는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을 읽을 때마다 ‘작가는 어디서 이런 착상을 얻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쿤츠는 《얘기 줄거리의 착상을 얻으려면》이라는 chapter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한때 ‘플롯 설계 카드’니 ‘줄거리 구성 항목별 리스트’니 하는 따위의 괴상한 발명품이 작가로 하여금 착상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시판된 적이 있다. 그중의 몇 개는 현재에도 팔리고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것들은 착실한 작가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글을 쓴다는 일은 기술임과 동시에 예술이고 그것은 예술가에게 어떤 것에 대한 ‘한 가닥 마음의 쏠림’, 즉 마음속의 깊은 관심을 요구하는 것이다. ‘마음의 쏠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진지하게 관심이 쏠리는 소재, 마음에 드는 얘깃거리, 흥미를 느끼는 등장인물 등에 대해 써야 한다는 의미다. 얘깃거리의 착상은 그 대부분이 신문 기사, 논픽션, 다른 작가의 소설, 얼떨결에 듣게 되는 친구의 한 마디 등등 외부적인 차원에서 얻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착상이 플롯을 낳게 하는 유일하고 확실한 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는 작가가 자신의 내부에서 그들 소재를 발효시켜야만 한다. 플롯의 기승전결은 오로지 작가 자신의 독자적인 개성과 시간, 즉 작가의 성격과 관심을 바탕으로 꾸며져야 한다.
외부의 정보에 전적으로 매달려 꾸며진 플롯이 결과적으로 모래알 씹듯 싸늘해지는 건 작가 스스로가 그 문제에 깊이 관여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신문 기사가 플롯의 착상을 얻게 해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지만, 분명히 말하자면 그것이 플롯 자체의 전적인 근원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신문(또는 잡지)에서 오려 낸 기사에서 얘기의 세부까지 모조리 빌려 와서 그걸로 만족할 만한 작품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작가들 중에 신문의 3면 기사를 그대로 작품화하여 팔아먹는 사람도 없지 않다. 실지로 그런 수법을 이용해서 두 편의 장편 소설과 적어도 열두 편 이상의 단편 소설을 출판한 작가를 나는 알고 있다. 그 작가는 그런 수법에 전적으로 의자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직까지 그의 작품 중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하나도 없고 금전적인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신문 기사를 단지 플롯의 재료로만 삼고 그것을 플롯 자체로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그와 같은 소재를 발전시켜 만들어 낸 얘기도 훌륭한 소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플롯 전개의 모든 과정을 실제 상황과 똑같이 꾸며 가는 것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신문의 3면 기사란 대부분이 돌고 돌다가 급기야는 운명의 대전환을 맞게 된다는 결말이며 거기엔 또 거짓말과 같은 우연의 일치가 많기 때문이다. 신문 기사를 소재로 한 소설은 끝마무리가 일부러 갖다 붙인 것 같거나 억지스러운 데가 있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내용이 되기 쉽다. 그렇지 않아도 소설의 우연의 일치는 항상 작가의 편리주의의 소지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또 신문 기사를 이용하면 다른 작가가 같은 사건을 소재로 삼을 중복의 위험을 안게 된다. 설사 착상이 좋아서 소설에 이용할 만한 것이었다 해도 다른 작가가 먼저 소설화해 버리면 다른 사람의 작품이란 재탕일 수밖에 없다.
- 《베스트셀러 소설 이렇게 써라 (원제: How to write bestselling fiction)》/ 딘 쿤츠. 문학사상사. 1996. 41-43 p. -
--> 이야기의 착상을 얻는 몇 가지 예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신문 기사, 논픽션, 다른 작가의 소설, 얼떨결에 듣게 되는 친구의 한 마디 등등. 이제 작가들이 어디에서 소재를 발굴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신문 또는 잡지 기사
“최근에 나온 《콘힐》지는 어딨죠?”
“더 이상은 안 된다. 아직은 안 돼!”
허미온 아줌마가 신음하며 말했다.
“아줌마, 지금 다음 계획을 짠다고 너무 빠른 건 아니에요.”
안토니아가 책상 위에 있는 잡지를 발견하고는 벌떡 일어나 가져왔다. 그녀는 분주히 페이지를 넘기더니 개인 광고 기사를 찾아냈다.
“여기 있군.”
안토니아는 광고들을 찬찬히 살펴봤다. 한 비극적 광고 내용에서 다른 비극으로 넘어갈 때마다 그녀의 이마가 잔뜩 찌푸려졌다.
“이걸 들어봐요.”
안토니아가 촛불 가까이에 잡지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F부인, 30세. 남편은 미국에 있지만 이 부인을 버린 듯함.……무슨 일이든 할 것임.”
“하지만 당신에게 필요한 건 진짜 과부잖아요.……잡초처럼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분명한 과부가요.”
폴리아나였다.
“그럼 이건 어때요?……G부인, 37세. 목사의 딸이며 7년간 가정교사를 했음. 그러나 가르치는 일을 싫어함. 과도한 근무 때문에 힘들어 함. 절망적인. 음,……그녀의 남편이 어떻게 됐는지는 나와 있지 않네.”
“맞아. 목사들은 대게 이렇게 까다롭고 얼굴이 긴 딸들을 낳지.”
폴리아나가 혐오스럽다는 듯 움찔하자, 프루던스도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요. 안토니아에겐 조금이라도 인간미 있는 여자가 좋을 거예요.”
“오, 아줌마, 이건 어떨까요?”
마침 적당한 문구가 안토니아의 눈에 띄었다.
“A부인, 과부. 남편은 투기를 하다 집안을 망쳤고 지금은 가족이 부인에게 의존하고 있음. 네 명의 딸이 있음. 딸들의 나이는 14~23세로 결혼을 하지 않았음.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함.”
- 중략 -
“혹시 이건 어떨까요? R부인, 30세. 과부. 소송에 걸려 많은 재산을 잃고 바느질로 생계를 꾸리려 했으나 실패.……시력이 망가지고…….”
안토니아는 도움을 원하는 여자들의 절망적인 애원을 소리 내어 읽어갔다. 어떤 여자들은 과부가 됐고, 어떤 여자들은 결혼해본 적도 없고, 어떤 여자들은 남편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식민지에서 없어짐’, ‘외국에서 일하다 행방불명’, ‘작별 인사도 없이 나가버림’ 등과 같은 문구들이 빽빽이 박혀 있었다. 몇몇 여자들은 부양할 아이들이 있었고, 어떤 여자들은 세상에서 단 혼자뿐이었다.”
- 중략 -
“F부인, 40세. 최근에 과부가 됐고, 딸을 위한 명예로운 지위를 찾고 있음.……귀한 천사가 채권자들에게 둘러싸임. ……절망적인 상황.”
그것은 남성 채권자들에게서 딸을 구하고 싶다는, 옹색하게 가장된 탄원이었다. 채권자들이 남편의 빚을 딸로 대신 보상할 수 있음을 교활하게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사의 주인공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 《독신자 클럽 (원제: The last bachelor) 1》 / 베티나 크란. 들녘미디어, 1996. 22 - 25 p. -
소설적 상황으로 꾸며낸 듯한 위의 기사는 실제 잡지에 실렸던 것입니다.
이 소설은 1880년대와 90년대 런던의 중산층 사교계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그 당시는 여성의 정당한 권리에 대한 의문이 세상에 처음으로 제기되던 시절이었다.
- 중략 -
소설 속의 안토니아가 《콘힐》지에서 읽은 광고들은 실제로, 그 당시 《콘힐》잡지에서 있는 그대로 인용한 부분이다. 일자리나 또는 그저 ‘잠잘 장소와 약간의 빵’을 찾는 게시와 광고가 신문과 잡지의 정규 특집난을 이룰 정도였다. 내가 이런 자료를 접하게 된 동기는, 오하이오 주 그랜빌의 ‘그랜빌 고등학교’ 영어과 주임인 여동생 샤론 스톤 덕분이었다. 그녀는 석사 논문을 위해 자료 수집을 하다가, 눈길을 끄는 독특한 난을 발견하고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사실 그녀의 연구 대상은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작가들이었는데, 자료에 나타난 ‘남아도는 여성’문제에 사로잡혀, 우리 자매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결국 우린 소설을 엮어보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 《독신자 클럽 (원제: The last bachelor) 2》/ 베티나 크란. 들녘미디어, 1996. 《작가의 말》중에서 -
《야수의 날》의 배경은 거의 실화라고 생각해도 좋겠지요. 애초에 신문을 보다가 생각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패스 21 사건을 밝힌 검사가 바로 홍준경의 모델입니다. 그 외 몇 명의 검사들의 자서전을 참고했었습니다만 실제로 중요 모티브가 되었던 건 이 검사와 조폭 두목과의 관계입니다.
신문에는 쪼가리만큼 났습니다만 남이파 두목 여운형을 3년간 끈질기게 쫓아다닌 끝에 잡아넣어서, 뭘로 구슬렸는지 하여간 이 사건들의 개요를 전부 밝혀내고는 특검팀이 구성되기 전에 자기는 빠진 것이죠.
한참 시끄러울 때 더 작게 기사가 난 바로는 ‘조폭두목과 검사는 동창이었다’.
말하자면 본인들이 같은 고동학교 동기였던 데다가, 이 검사가 잠시 여주로 발령되었을 당시 검사의 아들이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바로 아랫집에 살았던 조폭두목의 아들과 같은 반이었다는…
그 부인들은 반상회에서 우정을 주고 받았다고 하니 더할나위가 없었습니다 그려.
이 이야기들이 신문마다 조각조각 나서, 이어 붙여 이렇게 된 것이구나 알게 된 후에 감동, 했습니다. 어쩌면 이다지도 므흐흐한 이야기란 말인가. 얼마나 감동 받았는지 꿈까지 꾸었답니다.
그리하여 《야수의 날》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 《야수의 날 하》/ Stan. 2003. 300-301 p. -
신문기사나 논픽션을 소재로 작품을 집필할 때에는 앞서 쿤츠가 지적한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둘째, 꿈
1980년대 초. 아내와 나는 업무와 관광을 겸하여 런던에 갔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깜박 잠들었는데, 어느 인기 작가가(그게 나였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제임스 칸[영화 《미저리》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 옮긴이]은 확실히 아니었다) 변두리 농장에 사는 미치광이 애독자에게 사로잡히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 애독자는 점점 심해지는 편집증 때문에 고립되어 혼자 사는 여자였다. 그녀는 헛간에서 가축들을 길렀는데, 그 중에는 애완용 암퇘지 미저리도 있었다. 이 돼지의 이름은 그 작가의 베스트셀러 연작 연애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그 꿈 중에서 잠이 깬 후에도 가장 또렷하게 생각났던 것은 다리가 부러진 채 뒷방에 갇혀 있는 작가에게 그 여자가 했던 말이었다. 나는 그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아메리칸 항공사의 칵테일 냅킨에 써서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이 냅킨은 나중에 어딘가에서 분실하고 말았지만 그때 받아적었던 내용은 지금도 거의 다 기억하고 있다.
‘그녀의 어조는 진지했지만 눈길이 마주치는 것은 한사코 피하고 있었다. 몸집이 크고 다부진 여자였다. 빈틈이라고는 개털만큼도 없었다(무슨 뜻인지 알쏭달쏭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때 나는 막 잠에서 깨어난 참이었다). “무슨 짓궂은 생각에서 돼지에게 미저리라는 이름을 붙인 건 아니었어요.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단지 애독자로서 사모하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애독자의 사랑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사랑이죠. 흐뭇해하셔도 좋을 거예요.”’
태비와 나는 런던의 브라운 호텔에 묵었는데, 첫날 밤에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우리 윗방에서 세 명쯤 되는 꼬마 아가씨들이 체조팀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닌 탓도 있었고, 물론 시차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그 항공사 칵테일 냅킨이었다. 거기 적혀 있는 내용은 정말 굉장한 소설을 꽃피울 만한 씨앗으로 보였다. 무서우면서도 해학적이고 또 풍자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안 쓰고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 《유혹하는 글쓰기 (원제: On writing)》/ 스티븐 킹. 김영사, 2002. 201-202 p. -
한창 원고마감 때이던 어느날 밤, 나는 꿈을 꿨었다. ‘90년 쯤이었다. ’데포로쥬‘라는 만화책을 보는 꿈을… 《햄릿》형의 이야기였다. 특별히 기발하고 괜찮은 테마라기보다는 그 이야기의 분위기가 너무나 좋아서 그 감정이 그대로 남은 채 꿈을 꿨다.
나는 1962년 범띠 해에 태어났지만, 음력 1961년 소띠 해에 걸려 그만 소띠가 되고만 어중간한 소띠인데, 이것은 나의 특성을 기막히게 잘 나타낸 띠인 것 같다. (소꼬리와 범머리라…)
즉, 되새김질을 하는 소의 체질과 집요한 호랑이의 특성이 함께 나타나는 것인데…. 하여간 이 때문에 《리니지》는 3년 늦게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그땐 완전히 꿈과는 틀린 분위기가 되어 있었다.
꿈과 같은 것은 마녀 캐레니스와 반왕 켄․라우헬에 관한 부분과 소수 인물들의 이름, 그리고 전체의 테마이다.
하여간 이렇게 하여 《리니지》는 탄생되었고, 나는 오랜 연인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버려둔 채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 《리니지 1권》/ 신일숙. 1993. 《리니지를 시작하며》 중에서 -
《파라오의 연인》은 이미 ‘89년부터 계속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만 작품이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현대물의 시도가 특별히 신경 쓰이는데다가, 내게는 10년 동안이나 풀지 못한 숙제인 《A4》가 있었기 때문이다. 《A4》를 끝내기 전에는 아무래도 시도하기에 신경 쓰이는 작품이 바로 《파라오의 연인》이었던 셈이다.
20대 중반 쯤에 나는 집중적으로 많은 꿈을 꾸게 되었는데, 이것 중에 하나가 《파라오의 연인》이었다. 처음엔 꿈의 마력이 사라지기 전에 바로 이야기를 연재하고 싶었지만, 왠지 그렇게 할 수 없었던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출판사 사정과 나 자신의 문제들 때문에…
- 《파라오의 연인 1권》/ 신일숙. 1997. 《파라오의 연인을 시작하며》 중에서 -
많은 작가들이 꿈을 통해서 이야기의 착상을 얻습니다. 그러나 깨자마자 잊어버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재빨리 적어놓아야 합니다.
셋째, 다른 작가의 소설
욕심내서 빼앗아 온 정탁이 아저씨를 이렇게 만들어버린 것도 죄송하네요. 그렇게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분이었는데, 김원형처럼 단순하고 무식하고 편견에 가득차 있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아저씨’에게 그분을 넘겨주다니 말입니다.
- 중략 -
우선 란마루의 영혼에 불을 질러준 제레미에게 감사하구요, 귀하게 만든 기정탁, 한도회, 권혁준 등등의 인물을 서슴없이 빌려주신 스키야 언니에게도 감사의 Chu-를.
- 《Killing time 2》 란마루. 2002. 287-288 p. -
《암향매지천령》은 원래 배경이 신라시대였습니다. 무대를 무협의 세계로 옮긴 것은 전적으로 신라시대를 조사하다가 너무나 막막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 중략 -
그래서, 걸작 《매화사》의 배경을 빌었습니다. 이 소설을 쓸 당시에 열광하고 있던 글이고, …사실은 지금도 열광하고 있습니다.
- 중략 -
제 소설은 일지선 언니의 《매화사》의 그 다음 세대의 이야기입니다.
- 《암향매지천령 1권》/ 란마루. 2001. 330 p. -
읽으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정인 고등학교’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야중인》에서도 나올 이야기구요, 여기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이 사실은 《야중인》의 인물입니다. 이것 또한 팬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다 들 정도로 말입니다. 해원이의 젊은 시절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무 해원이만 이뻐하진 말아주세요. 이번 회의 주인공은 원호거든요.
- 《호야 1권》/ 란마루. 2002. 22 p. -
란마루의 경우,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는 도중에 소설의 착상을 얻습니다. 아울러 배경도 차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