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Luke Skywalker)
《Song》시리즈
1편 《Monday morning 5:19》윤기주, 장현경
2편 《Merry Christmas, Mr. Lawrence》최강우, 류성진
《They》시리즈
1편 《Kissing you》강기은, 현지원(기은의 고교 동창)
2편 《Naked soul》강기은, 현지원(기은의 고교 동창)
3편 《Norwegian wood》강기은, 현지원(기은의 고교 동창)
외전 《Epilogue》강기은, 현지원(기은의 고교 동창)
spin-off
1편 《소나기》강지섭, 윤신영
2편 《冬, 그늘 속의 바람》강지섭, 윤신영
3편 《Merry Christmas, Mr. Lawrence》최강우, 류성진(지섭의 옛 애인)
4편 《Sugar blues》권창희, 윤신영
루크 작품연표
꿈의 정원에 서서 (개인지 5호, 2000. 7 - 1쇄, 2001. 3 – 2쇄, 예약: 8,000원)
작품유형 : 리맨물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이이다(19, 홍보부 직원, 순진공), 하라가타 유즈루(20대, 홍보부 주임, 실연수)
덩치는 크지만 순진하고 귀여운 운동부 직원 이이다는 세련되고 섬세한 엘리트 주임 하라가타에게 반했다. 그러나 하라가타는 과장과의 실연으로 상심해 있는 상태. 한 곳으로 파고드는 것밖에 못하는 이이다는 술의 힘을 빌어 고백하고 두 사람은 어찌어찌 이어지는데…….
review:
《꿈의 정원에 서서》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하라가타를 향한 이이다의 마음은 한결같지만 제대로 된 반응은 꿈속에서나 가능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미완의 작품이라 어떤 결말이 도출된 것이 아니지만 술자리에서 자연스레 호텔로 이어지고, 한동안 삽질을 하던 두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좋은 결말이 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뇌우 (개인지 3호, 2000 - 1쇄, 2001. 1 – 2쇄,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판타지
시대/장소 : 미상(과거)/미상
주인공 : 테라인(노예소년, 굴림수)
난폭한 약탈자에게 끌려와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에 성노예로 전락해 버린 테라인. 원 주인이 죽자 그 아들에게 대물림되어 생활하다가 그 아들마저 죽자 새로운 족장의 노리개가 된다.
review:
철두철미한 언해피이자 시리어스입니다. 개인적으로 《Nacht》보다 더 끔찍했습니다.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잔인한 생활이 평생 보장된다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텐데,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우울한 작품입니다.
부드러운 나이 (개인지 3호, 2000 - 1쇄, 2001. 1 - 2쇄,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유령물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하세가와 히데아키(고교생, 유령공), 하세가와 유우(70대, 고지식수)
자기를 사모하던 사촌동생이 자살한 후 유우는 속으로만 침잠해갔다. 평생을 독신으로 조용히 살아온 유우의 신변에 놀라운 일이 생긴다.
review:
죽은 자의 원념이 산 자의 소원을 들어주어 유우는 젊음을 회복합니다. 유령이었던 히데아키도 산 사람의 육체를 갖게 되어 두 사람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합니다.
주변의 상식과 세상의 이목에 신경쓰는 유우. 젊었을 때의 나의 그대로 무엇보다 자기 기분을 우선하는 히데아키. 두 번째 찾아온 기회에 우연히 끼어든 가출소년.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는 복잡한 양상을 띱니다.
지독한 사랑이 생사를 뛰어넘어 결실을 맺는 모습을 다룬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정적인 캐릭터가 인상적입니다. 평균작입니다.
비밀 (개인지 16호, 2006. 12. 18,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조폭물, 복수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윤강(34, 조폭두목, 사색공), 김지운(34, 문신사, 복수수)
'피칠갑'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별명으로 불리는 강은 무덤덤과 침착함의 화신 같은 인물이다. 건설사 대표로 있는 아버지의 어두운 부분을 물려받아 조직을 확장하고, 라이벌을 무력화시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아버지가 조직을 양지로 끌어오려는 이유는 첩에서 본부인이 된 새어머니가 낳은 두 달 위의 이복형 때문이다. 강과는 달리 해외유학파인 그는 아버지 옆에서 강의 돈으로 호의호식하며 지내고, 강은 그를 묵묵히 지켜보기만 한다.
강의 아버지가 사업을 일으키는 시기에 동업자의 죄를 경찰에 찔러 감옥에 넣고, 사고를 가장하여 살해한 일이 있었다. 강의 아버지에 의해 가정이 박살나고 복수에 날뛰는 형마저 무참히 살해당하고 어머니마저 병으로 돌아가시자 집안의 모든 채무는 운이 책임져야 했다. 형 친구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밀항하여 야쿠자 문신사 밑에서 제자 겸 색동으로 지낸지 10여년. 흔적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된다. 스승을 죽이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일 년. 강의 밑에 있는 문신사의 제자로 들어갈 수는 있었으나 강에게 접근할 방법은 요원하다.
0. 서 005
1. 섬광(閃光) 009
2. 욕망 031
3. 운 054
4. 밀월 084
5. 균열 123
6. 문신 152
7. 두 사람 176
review:
생각하는 조폭의 전형입니다. 큰소리치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무섭게 몰아치는 강의 본모습은 가까이에서 모시는 상화만 아는 실체입니다. 아버지에게 강은 수월한 도구이며 배신하지 않는 아들이고, 적자를 제치고 후계자가 된 이복형은 무섭지만 기어오르지 않는 라이벌입니다. 세력다툼을 벌이던 조직에게는 쥐도 새도 모르게 우두머리 세 명을 감옥에 보내고 조직을 잠식하는 두려운 존재입니다. 복수를 꿈꾸는 운에게 강은 접근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이며, 위험을 감지하는 육감이 탁월한 불가사의한 존재입니다. 이런 강이 운에게 매력을 느낀 것은 속을 알 수 없는 눈 때문입니다. 몸에서 나오는 감창은 어느 요부 못지않지만 표정 없는 눈길이 보내는 메마름은 복수의 대상에게 빠져드는 스스로에 대한 당혹감의 표현이지만 내막을 모르는 강은 이중적인 모습에 사랑을 느낍니다.
새기다 만 강의 문신을 노환으로 죽은 스승을 대신해 제자인 운이 마무리하게 됩니다. 표시나지 않는 독을 잉크에 묻혀 강의 어깨에 찌르기만 하면 십 수 년에 걸친 복수가 완성되는데, 운은 실행하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태연한 겉모습과 달리 감정의 폭풍에 시달린 강은 운의 내력을 알자 정체모를 위화감을 이해합니다. 수하를 보내 운을 찾아낸 강은 일부러 거칠게 대하지만 이미 서로의 양립할 수 없는 각자의 입장에 공감과 연민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시 사라진 운을 뒤쫓는 강의 모습으로 작품이 마무리됩니다. 여운이 강합니다. 건조한 문체와 적대적 관계에 속한 인연의 고리가 얽혀 긴장감을 줍니다. 도망칠 수밖에 없는 운을 이해하면서도 놓을 수 없는 강의 딜레마를 차가운 표정과 반대되는 초조한 심리로 표현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상상하는 세계, 배반하는 현실 (개인지 1호, 1999 - 초판, 2001. 10 – 재판,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코우사카 아키라(17, 고2, 막무가내공), 이케다니 쇼우(28, 미술교사, 망상수)
고등학교 미술 교사인 이케다니 쇼우는 짝사랑중이다. 상대는 제자인 코우사카 아키라. 교내의 아이돌이다. 아키라를 상대로 자주 망상에 빠지는 쇼우에게 아키라가 다가온다.
review:
망상에 잘 빠지고 성경험이 없는 순진한 쇼우 선생님. 성숙함이 물씬 풍기는 제자가 심한 어리광쟁이에 질투심이 하늘을 찌르고 정력 만땅의 고등학생임을 체감하면서 땅을 치고 후회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싫지많은 않은 듯…….
상상과 현실의 갭을 코믹하게 그렸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학원물입니다.
오류입니다.
이케다니 쇼우. 스물 네 살의 봄, 사립학원 헤이지의 고등부에 부임.
그곳에서 나는, 24년간 기다려 오던 이상형의 남자를 만났다.
- 중략 -
앞서도 말했지만, 28세의 청년 이케다니 쇼우는, 앞도 뒤도 흠잡을 곳 없는 버진인 것이다.
- 《상상하는 세계, 배반하는 현실》 9-10 p. -
--> 주인공의 나이가 24살이 되었다가 28살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내 스물 네 살의 봄날이,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 《상상하는 세계, 배반하는 현실》 32 p. -
--> 주인공이 갖는 의문보다 늘었다 줄었다 하는 나이가 더 궁금합니다.
……그래서 나는 간혹, 내가 녀석보다 10년 이상 연상이라는 것을 잊곤 한다.
- 《상상하는 세계, 배반하는 현실》 64 p. -
--> 아키라가 고2, 17살로 나오니까 아키라보다 10 이상 연상의 쇼우의 나이는 28살이 맞습니다.
아이리쉬 가든 = Irish garden 1 (2007. 5. 6, 예약: 10,000원)
A. Overture 009
B. The first movement 034
C. Hide-and-Seek 183
Post script 303
아이리쉬 가든 = Irish garden 2 (2007. 8. 26, 예약: 9,000원)
작품유형: 연예물,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LA
커플: 그레고리 R. 노먼(그렉 라이든, 사춘기-->21, 가수, 영화배우, 순정집착공), 에단 쇼우(30, 전속 에이전트, 상처수)
질풍노도의 시기에 계모의 생일파티에서 만난 20대의 청년에게 반하여 인생의 궤도를 수정한 그레고리. 아이돌 가수이자 신참 영화배우인 그렉 라이든에게 전담 에이전트인 에단은 업무상 관계자가 아닌 인생의 열매이다.
뜻하지 않은 임신과 갑작스러운 결혼으로 태어난 에단은 선악을 알기도 전에 우울증에 걸린 친어머니의 희생양이 된다. 외면하는 남편을 대신해 아들에게 집착한 어머니는 에단을 강간하고, 사실을 안 아버지는 에단의 목을 조른다.
과거가 트라우마가 되어 타인과 육체관계는 맺어도 감정적인 접근은 거부하는 에단에게 그레고리의 사랑은 부담스러운 짐일 뿐 득이 되지 않는다.
D. Home, sweet home 009
E. You call it love 048
F. When I’m old&wise 183
G. After a little 252
The Bedroom 296
review:
상원의원의 아들로 뛰어난 두뇌와 눈부신 미모가 무색하게 그렉의 시선은 에단만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악몽을 지속적으로 꾸는 에단에게 그레고리의 사랑은 어머니와 다른 점이 없습니다. 편집증적인 광팬에게 목숨이 위험할 지경이 되어서야 에단은 그레고리에게 다가오고 작품은 마무리됩니다.
차분한 문체와 어울리지 않는 관능적인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건조한 캐릭터로 묘사된 에단의 상처도 이해가 갑니다. 심리적인 장애는 문란한 성생활로도 감추어지지 않고, 바쁜 비즈니스로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입은 상처는 또 다른 사랑으로 덮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모호하게 마무리해서 완결성은 떨어집니다.
PS: 오타입니다.
그곳을 맨 말로(--> 발로) 내딛을 때마다 – 1권 61 p. -
자신의(--> 자신이) 내뱉은 협박이지만 –1권 93 p. -
오후5시에 달팽이 꼬리 밟기 (개인지 13호, 2003. 7. 27, 예약: 8,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권경헌(인턴, 26, 천재공), 민영인(고2, 18, 달팽이수)
자타가 인정하는 천재 경헌은 절친한 친구의 동생에게 비밀스런 연정을 품고 있다. 결국 뛰어난 머리를 이용해 달팽이를 잡기 위한 포석에 들어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져든 듯…….
review:
친구의 동생을 좋아하는 이야기는 처음 접하지만 동생을 끔찍이 생각하는 형과 오랜 시간 이어져온 남자들의 우정, 병원 배경, 의사 등장, 세상사에 어리버리한 3형제의 막내가 주인공인 부분에서 아드리안의 《최고의 사윗감》과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편하게 그린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군데군데 여백이 있는 장면도 나름대로 연상해서 채워 넣으니 반드시 메워야 할 구멍이 아니라 독자의 상상력을 염두에 둔 작가의 여유로 보입니다.
쉽게 읽히는 반면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이나 오래도록 남는 여운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PS: 커버와 판권지에는 《오후5시에 달팽이 꼬리 밟기》로, 책등(spine)에는 《오후5시에 달팽이 꼬리 잡기》로 쓰여 있습니다. 어떤 제목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외 오타입니다.
므심히(--> 무심히) 시선을 내리다 자신도 놀랐는지, 끄응... 하고 신음하더니 갈색 슬리퍼를 신은 발을 스윽 뒤로 뺀다. (30 p.)
병이다. 불치병. 이 망할, 민영권(--> 민영인) 때문에 얻은. (31 p.)
자신이(--> 자신의) 비리가 큰형님께 신고 들어간 그 때, 막내는 포르노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108 p.)
장미빛 인생 (개인지 4호, 2000. 6 - 1쇄, 2001. 1 – 2쇄, 예약: 8,000원)
작품유형 : 리맨물, 근친상간, 3P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우이다 겐(의류회사 사장, 30대, 비열공), 야마시타 준(남성복 MD, 20대, 신경질수)
스테디한 만남을 계속하면서도 각자의 파트너를 수시로 바꾸는 느슨한 관계. 파트너의 아들과도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야마시타에게 우이다의 아들, 에이히코가 접근한다.
review:
아버지와 아들, 근친상간, 3P. 굉장히 부도덕하고 지저분하게 생각되는 단어들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담백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생각이 쿨하고, 단정하게 묘사되어 군더더기 없는 결말을 이끌어내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풀 사이드 (개인지 1호, 1999 - 초판, 2001. 10 – 재판,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근친상간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윤해정(의대생, 상처공), 강우진(직장인, 포기수)
자신을 범해주길 바란 형이 목매어 죽은 후 집안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도망치듯 서울로 진학했지만 형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바에서 만나 잠자리를 함께 하게 된 남자도 마음에 들지만 다가가기 어렵다.
review:
근친상간을 강요한 형의 죽음이 트라우마가 되어 생활을 방해받는 해정. 육친의 죽음에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는 상처는 마음을 좀먹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그럭저럭 읽을 만 합니다.
프린스 메이킹 상 (개인지 1호, 1999 - 초판, 2001. 10 – 재판, 예약: 7,000원)
프린스 메이킹 하 (개인지 4호, 2000. 6 - 1쇄, 2001. 1 – 2쇄, 예약: 8,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정태경(고2, 마당쇠공), 박진호(고2, 왕자수)
사귄 지는 오래지만 키스도 못한 두 사람. 사춘기의 열정은 끓어오르고 욕망은 주체할 수 없게 된 태경은 고민에 빠진다. 이때 태경에게 접근하는 멋진 동급생이 있었으니…….
review:
도입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입 안에서 체리줄기를 묶으면서도 키스는 질색하는 진호와 그런 진호의 비위를 착착 맞추며 어떻게든 건드려 보려는 태경.
어설픈 고등학생들의 미숙한 사랑으로 나갔으면 좋을 것을 질투심 강한 하이에나가 등장하는 바람에 강간물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습하려 했지만 반전이 너무 충격적이라 미진하게 마무리된 느낌입니다. 분위기가 중간에 바뀐 것이 단점입니다.
플라티나 블론드 (개인지 12호, 2003. 4. 27 , 예약: 8,000원)
작품유형 : 학원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이성환(고3 --> 회사원, 자상공), 강원영(고2 --> 미상, 고민수)
소꿉친구를 사랑하는 원영. 게이바에서 헌팅하다 만난 남자와 학교에서 마주치자 어쩔 줄을 모른다.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성환은 원영을 쫓기 시작하는데…….
Platina Blond
- 플라티나 블론드
- 승주
- 바람
- 장미
- 어둠
- 담배
- 전쟁
- 친구
- 여름
- 희망
- 축제
- 꿈에
- 구토
- 가방
- 붕괴
- 콜라
- 종전(終戰)
- 시작
열대야
- 열대야
- REW
- Play
- Play 2
Post script
review:
뫼야컴에서 나온 상업지 《Platina Bloond》를 리뉴얼 했습니다.
여중, 여고를 나와서 남자 고등학생들의 행태를 모르지만 보통은 폭력적인 스타일과 사색하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재색겸비한 주인공은 양쪽을 평정하기도 하고.
이 작품은 사색하는 스타일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아홉 살 때부터 같은 전장(집안이라는)에서 만난 소꿉친구. 한쪽은 열렬히 사랑하지만 한쪽은 죽은 엄마의 그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성심으로 지켜준 애인이 아니었으면 친구와 같은 길을 걸었을 원영의 심리묘사가 좋습니다. 그러나 두 아이의 가정환경이 개연성이 없어서 작품이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해바라기 (개인지 1호, 1999 - 초판, 2001. 10 – 재판,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이별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청년(20대, 접근공), 하라다(교수, 거부수)
언제나 먼저 사랑을 고백하던 아내가 죽은 후 하라다는 마음의 문을 닫았다. 아내도 열지 못했으니 하라다의 마음은 처음부터 닫힌 채였는지도 모른다. 주변의 사람들이 해를 따르는 해바라기처럼 자신을 바라본다는 사실도 모른 채…….
review:
감정의 고저와 진폭이 거의 없는 하라다. 다가오는 사람들을 물리치지는 않지만 곁을 주지도 않습니다. 어느 날 다가온 청년은 하라다 뿐만 아니라 아들에게도 신경을 쓰기 시작합니다.
쿨한 주인공들의 아쉬운 이별을 다루었습니다. 분량이 적어서 테마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작품으로 평균 이하입니다.
흐림, 한때 비 (개인지 10호, 2002. 11. 24, 예약: 8,000원)
작품유형 : 리맨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강지섭(20대, 미학과 조교, 억지공), 권창희(건축가, 윤영의 고교선배, 자신공), 윤신영(광고회사 과장, 30대 중반, 우유부단수)
지섭과 신영은 각자의 연인이 있지만 이상한 인연으로 몸을 섞는다. 신영이 관계를 정리하려하자 지섭은 갖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막는데……. 신영에게 새로운 남자가 등장한다.
소나기
冬, 그늘속의 바람
Sugar blues
외전 - 소리
소책자 《Fantasia》
두 남자의 하룻밤 / 반
숲에서 죽다 / Park
review:
짝사랑에 괴로워하는 지섭과 신영 사이에 끼어든 제 3의 인물. 삼각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신영이 누구와 연결되는지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지나쳐 스토리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광고계의 일상을 피상적으로나마 언급한 것이 마음에 들 뿐, 이렇다할 특징이 없는 평균작입니다.
Epilogue (개인지 15호, THEY series side stories, 2005. 6. 12, 예약: 6,000원)
비에 젖어
환절기
if you
눈의 기억 by 트라냥
Post script
Green fish (개인지 6호, 2000. 12 - 1쇄, 2002. 4. - 2쇄, 1쇄 예약: 6,500원, 2쇄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계약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정준명(대학생, 실망공), 김원(20대, 어린애수)
나태하고 게으른 원이. 아이같은 성정에 쉽게 지루해하는 편이라 깊이 있는 사귐을 갖기 어렵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시절 옆집에 살았던 준명에게 돈을 주며 사귀자고 하는데…….
Green fish
Place
후기
review:
사랑을 기쁨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거움과 짐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은 유아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집착과 소유만을 원하지만 청소년기에 소외를 맛본 준명은 박탈과 외면으로 일관합니다.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정반대의 행동을 보이는 것도 성격과 성장과정의 차이 때문입니다.
보통의 게이 로맨스에서 보기 드물게 특별한 사건 없이 캐릭터의 성격차에서 오는 갈등을 부각시켰습니다.
각각의 문제를 극복하고 서로를 마주보게 된 것이 마음에 듭니다. 분명 고난과 갈등이 있겠지만 사랑의 의지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반은 해결된 것이다.
Ice banana (개인지 5호, 2000. 7 - 1쇄, 2001. 3. - 2쇄, 예약: 8,000원)
冬, 그늘속의 바람
Lemon grass
축전 - 그림자를 찾아서(完)
꿈의 정원에 서서
Kissing you (개인지 9호, THEY series vol. 1, 2004. 1. 27 - 재판, 예약(3권 1세트) - 29,000원)
작품유형 : 조폭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강기은(고1 --> 29, 조폭 브레인, 집착공), 현지원(고1 --> 29, 의류회사 과장, 도망수)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사고무친으로 살아온 지원. 15살 연상의 여자와 내연관계지만 모르는 남자에게 갑자기 끌려가 강간을 당한다. 간신히 상처에서 회복되려는 참에 연인과 그 딸이 죽임을 당하는데…….
review:
산만한 장소에서는 집중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모략과 중상이 판치는 조직 세계와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스토킹한 인간의 집착을 건조한 모노톤으로 묘사해서 흥미와 분위기가 반감되었습니다. 지원의 히스토리와 기은의 히스토리가 엮이는 과정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며 개연성이 없습니다. 또한 권수를 달리할 때마다 스토리의 비약이 심해서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외전격인 《에필로그》만 읽어볼 만 할 뿐 딱히 인상적인 체취가 남지 않습니다.
Lemon grass (개인지 5호, 2000. 7 - 1쇄, 2001. 3. - 2쇄)
작품유형 : 오해물
시대/장소 : 현대/시골
커플 : 원정(대학생, 오해공), 이하윤(연약수)
15년을 알아온 친구가 형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원정. 상대방의 어리숙한 성격을 이용해 냉큼 사귀게 된다. 그러나 형이 내려오고 원정은 다시 고민에 휩싸인다.
review:
형제가 한 사람을 좋아한다면 자칫 신파나 비극으로 끝날 수 있는데 가벼운 터치로 뒤끝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깨끗하게 물러서는 형과 자신의 감정을 정확한 인식한 하윤이.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주인공의 오해가 잘 마무리된 것이 마음에 듭니다. 평균작입니다.
Merry Christmas, Mr. Lawrence (개인지 8호, The Song 2, 2001. 7 - 1쇄, 2003. 9 - 2쇄, 예약: 9,000원)
작품유형 : 연극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최강우(31, 사진작가, 강인공), 류성진(31, 연극연출가, 상처수)
갑작스러운 폭행으로 팔다리가 부러져 입원하게 된 성진. 알고 보니 누군가 일부러 덤볐던 것. 입원하자마자 극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Merry Christmas, Mr. Lawrence
Post script
review:
벌어져 피가 흐르는 상처도 옆에서 부추기면 더 아프게 생각되는 법입니다. 차라리 있는 듯 없는 듯 무시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물어 있기도 합니다. 의붓 형과의 비극적인 이별도 잔인하게 버림받은 두 번째 사랑도 아무렇지 않은 듯 없었던 일인 듯 지나치는 강우 덕분에 성진은 마음의 위로를 받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전작과는 대조적으로 연극판의 다양한 인간군상과 파워게임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했습니다. 강우 쪽과 관련한 사진 계통의 캐리어도 착실하게 언급했습니다.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어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악역보다 더 나쁜 행동을 보여주는 주인공이 등장해 일반적인 권선징악 구도를 깬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삐딱한 시선으로 작품을 대해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는 작품으로 평균이상입니다.
Monday morning 5:19 (개인지 7호, The Song 1, 2002. 4. 21 - 2판 1쇄, 2003. 9 - 2판 2쇄,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 전생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윤기주(20대 후반~30대 초반, 화랑경영, 공격공), 장현경(기주보다 한 살 아래, 화가, 온유수)
섬세한 신경에 심약한 마음을 갖고 있는 현경. 선우에게 정성을 다하지만 선우는 변덕이 심하고 결정적으로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 이때 일 관계로 만난 기주가 접근한다. 그러나 기주에게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Monday morning 5:19
Epilogue
Post script
review:
가슴 아픈 전생을 기억하고 있지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화가가 주인공이지만 그림을 강조하지 않은 특이한 작품입니다. 온유하고 검소한 분위기의 현경과 날카로운 지성만을 내비치는 기주. 과거에 연연하지 않지만 무시하지도 않는 기주의 미묘한 태도가 흥미롭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과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기주의 자신감이 마음에 들었고, 밑바닥까지 떨어진 프라이드를 간신히 수습하는 현경도 밉지 않습니다. 차분하게 읽으면 께느른하고 관능적인 한 편의 소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氣管支炎 / 야마다 유기 - 7, 8호 예약특전 만화 소책자
nacht (개인지 2호, 1999 - 초판, 2001. 10 – 재판, 재판 예약: 6,500원)
작품유형 : 근친상간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장형섭(26, 대학생, 인수의 삼촌, 짝사랑공), 김한영(고3, 인수의 선배, 이기利己공), 장인우(고2, 고민수)
어머니에게 방치되어 자란 인우. 나이 차가 없는 삼촌에게 마음을 의지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믿고 따르던 삼촌에게 강간당하고 몸과 마음이 적응되어갈 무렵 사랑하는 선배가 생겼다.
review:
상심에 따른 추락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서로에게 향한 사랑의 화살표가 다른 방향을 가리킨 것이 비극입니다. 사랑하지만 폭력의 힘을 빌어야만 소유할 수 있는 형섭과 환경 때문에 사랑을 외면하는 한영. 둘 사이에 끼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인우.
포기하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지나버린 한영과 영문도 모른 채 희생당한 인우가 가엾습니다. 또한 인우의 모습을 지켜보다 표정을 잃어버린 형섭도 불쌍합니다.
애절한 슬픔이 가슴을 할퀴는 시리어스로 수작입니다.
Naked banana (개인지 4호, 2000. 6 - 1쇄, 2001. 1 – 2쇄, 예약: 8,000원)
소나기
프린스 메이킹
축전 - 그림자를 찾아서 1
장밋빛 인생
Naked soul (개인지 14호, THEY series vol. 2, 2004. 8. 29 - 초판, 예약(3권 1세트) - 29,000원)
No more no less (2009. 3. 15,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리맨물,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강우진(30대, 패션회사 이사, 과묵공), 정현제(30대, 대리, FM수)
예상치 못한 통폐합으로 천 이백 명의 대기 발령자에 속한 정현제. 고등학교때 날리던 성적과 대학졸업 후 합격한 공채도 무색하게 지금은 할인 티켓을 영업하여 대기발령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인 강우진은 오너 일가로 회사의 이사지만 현제는 그에게 기댈 마음도 없고, 그가 다가오는 것도 달갑지 않다. 그러나 우진은 현제의 약점을 잡고 몸을 요구한다. 고등학교 졸업식날 우진과 현제의 관계는 끝났는데도 말이다.
review:
정통 리맨물. 그중에서도 감원 파동의 한가운데에 떨어진 절박한 회사생활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가슴 졸이며 읽었습니다. 그러나 30대의 치열한 회사생활과 학창시절의 불안정한 심리가 본편과 외전으로 떨어져 있어 조화로운 면은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학창시절의 열정이 어떤 이유로 차가운 외면으로 바뀌었는지 설명이 없는 불완전한 작품입니다.
PS: 오타입니다.
문을(--> 문이) 닫히기 직전 - 113 p. -
나를 보던 석호의(--> 성호의) 눈이 가물가물 감긴다. - 290 p. -
그 광경을 꿈에서 나와 석호의(--> 성호의) 모습으로 겹쳐 보고 싶었다. - 291 p. -
석호는(--> 성호는) 확실히 K대를 쓴 모양이었다. - 292 p. -
Norwegian wood (개인지 15호, THEY series vol. 3, 2004. 11. 21 - 초판, 예약(3권 1세트) - 29,000원)
Open the door (개인지 3호, 2000 - 1쇄, 2001. 1 - 2쇄, 예약: 7,000원)
작품유형 : 복수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진혁(17, 양아치공), 윤섭(진혁보다 연하, 복수수)
그룹의 리더 용현이 난자당해 죽자 2인자인 진혁은 회의에 빠진다. 용현과 사귀던 윤섭은 용현의 복수를 얘기하며 진혁에게 접근하고 진혁은 어찌할 줄을 모른다.
review:
스토리가 긴 장편¹의 외전격인 작품이라 볼륨감이 없습니다. 플롯과 골격이 엉성하고 줄거리도 미흡해서 전체적인 감상이 불가능한 것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기둥 작품을 위한 복선이나 암시용으로 생각하려 해도 정보가 불충분합니다. 단편집의 첫머리에 맥락 없이 등장해서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작품으로 평균 이하입니다.
주1. 스토리가 긴 장편 : 이 작품은 조연으로 등장하는 강건우를 주인공으로 삼은 《Backstreet boys》의 외전임. 《Backstreet boys》는 미발표작임.
Second banana (개인지 3호, 2000 - 1쇄, 2001. 1 - 2쇄, 예약: 7,000원)
Open the door
부드러운 나이
축전 - 코트 위에 빛나는 눈동자
뇌우
후기
Selfish (개인지 11호, 2003. 3. 16, 예약: 9,000원)
작품유형 : 라맨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정대헌(8 --> 30, 사진작가, 일념공), 권기완(8 --> 30, 방송국 PD, 짝사랑수)
초등학생 때부터 붙어 지내던 대헌이 사라진 지 10년. 사라질 때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나타난 대헌은 기완을 좋아해서 떠났다고 말한다. 추억과 우정과 욕망이 한데 어우러져 대헌과의 관계 정립에 헷갈려하고 있는 기완은 일편단심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review:
사건의 발단이 조용하고 은밀하게 시작되어 하마터면 놓칠 뻔 했습니다.
사물을 다각도에서 보는 기완이나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는 대헌의 모습에서 성숙한 어른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사랑에 안주하기보다 자아를 찾아 떠난 준하의 결말이 마음 아프지만, 일편단심 좋아하던 기완을 손에 넣은 대헌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일상에서 보기 힘든 방송국 PD라는 직업세계를 낱낱이 파헤친 노력이 돋보이며, 도입부분이 지루한 것을 빼면 괜찮은 작품입니다.
Simple banana (개인지 1호, 1999 - 초판, 2001. 10 – 재판, 예약: 7,000원)
상상하는 세계, 배반하는 현실
해바라기
풀 사이드
축전 - 어둠속에 빛나는 눈동자
프린스 메이킹
후기
아카키 류 작품연표
봄나무 이야기 (합동지 적야림 3호, 2000. 봄 - 초판)
아카키 류(Akaki Ryu)
-- 아지랑이 「靄」
-- 옴니버스 이야기 치스
-- 참새, 까마구에게 물리다
아마노 미즈하(Amano Mizuha)
-- 나의 다정하고 커다란 고민에 대하여
-- 축제의 노래
-- 내일 일기
세노오 하지메(Senoo Hazume)
-- 달팽이 관찰일기
-- 연(戀)
아지랑이 「靄」 (합동지 적야림 3호)
작품유형 : 시대물
시대/장소 : 과거(조선시대정도)/미상
커플 : 유강(18, 선비, 집착공), 송해완(宋海婉, 19, 선비, 갈등수)
지체있는 양반가문의 둘째 아들 완은 2년 전 7살이나 연하인 10살짜리 소녀와 결혼한다. 몸이 약한 아내를 어린 누이동생 돌보듯 보살피지만 아내의 건강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온 강은 언젠가의 광기어린 밤을 되살리려 노력하지만 아내 걱정으로 정신이 없는 완은 강경하게 거절한다.
몸 상태가 나빠져 가는 아내를 데리고 한적한 절로 요양할 결심을 하는 완. 그러나 며칠 후, 아내는 집안의 무사와 도망을 가는데……
review:
무협이 아닌 시대물은 처음 접하는 거라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양반들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나누는 대화도 풍류가 있고, 묘사나 싯귀도 남다른 데가 있습니다. 답할 수 없는 친구의 열정과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양 손에 쥐고 갈등하는 완의 심리를 꿈을 통해 잘 나타냈습니다.
등장인물 모두에게 합당한 동기를 제공하여 단편임에도 여운이 남는 수작입니다.
여름은 흐른다 (합동지 적야림 4호)
작품유형 : 학원물
시대/장소 : 1987년 6월/서울
커플 : 김우경(고3, 돌격공), 강윤조(고3, 발악수)
절친한 친구가 욕망의 대상으로 변했다. 솔직하게 얘기했더니 죽일 듯이 달려들고, 우정은 땅바닥에 짓밟힌 지 오래다. 갑갑한 마음이 한 가득인데 시국마저 불안해 매일매일 최루탄을 마시는 생활이다.
review:
작가의 의도대로 공대공인 주인공들입니다. 180이 넘는 훤칠한 키, 한주먹씩 주고받아도 거뜬히 견디는 체력, 어지간한 사건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든든한 신경까지.
6.29가 선언될 즈음의 홍대거리를 배경으로 격렬한 소년들의 거침없는 드잡이질을 잘 표현했습니다. 깨진 우정대신 사랑이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戀の名前 (합동지 적야림 1호, 1998. 11 - 초판)
赤城龍 (아카키 류)
-- 정사(情事) 상
-- 옵니버스 이여기 『치스』
-- Manhathan blue
객원 Mizuhara
-- Red bean 1
天野水派 (아마노 미즈하)
-- The sea insude of him
-- Heart &soul
-- Sex, silk &skill
-- 最惡의 그대에게
-- Pale violet
객원 Heavy smoker
-- 17 &24
妹尾肇 (세노오 하지메)
-- 비연(秘戀)
-- 비연(非戀)
-- And then, you come in his place, now
편집후기
차회예고
정사 上 (합동지 적야림 1호)
정사 下 (합동지 적야림 2호)
작품유형 : 갈등물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시미즈 유우(淸水悠, 27, 건축가, 열정공), 아마노 에이히코(天野瑛産, 30대 중반, 일러스트레이터, 갈등수)
듬직하고 침착한 남자. 상냥하고 생각이 깊어 누구에게나 호감을 받는 사람. 여동생의 약혼자인 시미즈 유우다. 그런데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여동생이 아닌 그녀의 오빠 에이히코인데……
review:
20대의 열정으로 주변을 살피지 않는 남자와 30대의 성숙한 이성으로 이를 거부하는 남자의 심리를 잘 표현했습니다.
서로에게 끌리면서 주저하는 남자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남자.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에이히코의 선택이 아쉬우면서도 이해가 갑니다.
침착하고 여유있는 문체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평균작입니다.
참새, 까마구에게 물리다 (합동지 적야림 3호)
작품유형 : 쇼타
시대/장소 : 현대/한국
커플 : 까마구 Jr.(16, 깡패 2세, 양아치공), 참새군(초등학생, 어리버리수)
하교길의 참새군. 동네 똘마니 까마구에게 잡혀 근처 풀숲으로 끌려간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참새군을 엎고 나오는 까마구. 둘 사이에 무슨 일이?
review:
강간에서 화간으로 진행하는 쇼타물입니다. 주인공 두 사람 모두 생각이란 게 없는지라 가볍게 읽었습니다. 남는 것도 없습니다.
치스
작품유형 : 옴니버스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진우(19-->20, 대학1, 욕구불만공), 유진(미국인, 직장인, 얌전수)
미성년인 진우는 한참 연상의 상대가 성인이 되기 전엔 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데에 좌절한다. 이제나 저제나 생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생일날 찾아온 사람은?
1화. 비오는 토요일 오후에는 (합동지 적야림 1호)
2화. 내겐 너무나 낯선 그대 (합동지 적야림 1호)
3화. 우리의 밤은 당신들의 낮보다 아름답다 (합동지 적야림 2호)
4화. MR. 비아그라 (합동지 적야림 3호)
review:
주인공의 성(姓)도 나오지 않는 짧은 단편들을 《적야림》 매 호마다 옴니버스 식으로 연재했습니다. 단락단락 끊어지면서도 스토리가 부드럽게 이어져 어색하지 않습니다. 한참 어린 청년과 얌전한 미국인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그럭저럭 읽을 만 합니다. 그러나 설정상의 오류가 있습니다.
발췌 1.
직장에서의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이 다른 것은 아버지도 그랬다.
집에서는 대단한 애처가로 언제나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던 아버지는 직장에서는 엄격하기 그지 없는 어려운 상사로 알려진 사람이었다.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자신의 부드러운 모습을 내보일 수 있는 유일한 대상 이었다면, 유진에게 그 대상은 진우 자신일 것이다……
- 적야림 1호 《戀の名前》 97-98 p. -
발췌 2.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진우에게, 일찍 남편을 잃고 친정에 돌아와 있던 고모는, 엄마 노릇을 엄마 노릇을 모자람 없이 살뜰하게 해 주었다. 친모자간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 적야림 2호 《Orange vill》61 p. -
--> 태어나면서 엄마가 죽은 진우. 아버지가 애처가였는지 어머니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었는지 당연히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첫 번째 발췌는 오류입니다. 옴니버스 연재(여기서는 출판)는 반드시 전작의 설정을 확인하면서 집필해야 위와 같은 오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The end of summer (합동지 Project A)
작품유형 : 배신물
시대/장소 : 현대/일본
커플 : 쿠로다 아키라(대학생, 비열공), 다치바나 나쯔메(20대 후반, 귀족수)
몰락한 귀족 집안의 차남과 시골 땅부자의 사생아 아들. 사돈이 될 처지에 놓인 두 남자는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신랑이 될 귀족의 장남이 자살하자 혼담은 차남인 나쯔메에게 돌아온다. 신부의 오빠를 좋아하는 나쯔메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는데…….
review:
주문생산지(합동지) 《Project A》에는 이 작품 외에도 아마노의 《3인칭의 메르헨》과 아드리안의 《Bat》, 칸자키 하루코(神崎春子)의 《히라유 온천》이 실려 있습니다. 일주일동안 들고 다니면서 아드리안의 《Bat》만 읽었습니다(뭔가에 쫓기니 딴 일이 하고 싶어지는 인간 고유의 심리 때문인지 유난히 재미있었습니다). 서너 번 반복해서 읽다가 마지막으로 리뷰한 지 일주일이 지나가는 것 같아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The end of summer》를 읽었습니다. 100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에 10페이지 가량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편집 오류가 있어서 금방 독파했습니다.
신파 같기도 하고 악어의 눈물 같기도 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마무리를 모호하게 처리해서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세상사에 찌든 남자와 순진하게 자란 남자는 대조적인 캐릭터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정반대의 행동을 취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적당히 읽을만합니다.
Indian summer (합동지 적야림 4호, 2001. 8. 4 - 초판)
Akaki Ryu
-- 여름은 흐른다
Amano Mizuha
-- Pax Romana
-- 여름에 홀리다
-- 어느 여름날
Senoo Hazume
-- 버진 로드
-- 비오는 날
Manhathan Blue (합동지 적야림 1호)
작품유형 : 3P
시대/장소 : 현대/맨하탄
커플 : 매튜(경찰, 공), 가이(경찰, 수)
묶인 시체에서는 구더기와 파리가 들끓고 안구와 페니스는 입 안에 놓여 있었다. 구역질하는 동료들 옆에서 가이는 태연하기만 하다. 가이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review:
합동지 적야림 1호 《戀の名前》에 실려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우울한 작품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가이는 감정을 상실하고 육체의 향연에 빠져듭니다. 매튜는 이에 호응하지만 속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워낙 짧은 단편이라 딱히 적을만한 느낌이 없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Orange vill (합동지 적야림 2호, 1999 - 초판)
아카키 류(Akaki Ryu)
-- 정사(情事)
-- 치스 3화
객원 Heavysmoker
-- 17&24
아마노 미즈하(Amano Mizuha)
-- 잠 들 수 없는 5월의 밤에
-- Happy happy so happy♡
-- 침향무(枕香霧)
-- 나는 천사가 되려 한다
객원 릴레이 : 미즈하라, 하오마루, 아드리안
-- Hunted boy
세노오 하지메(Senoo Hazume)
-- Plot
-- Dream in the rain
-- 달리기
Project A (합동지 1호, 2000. 11. 4)
1편 《The end of summer》 by Akaki(루크)
2편 《3인칭의 메르헨》by Amano
3편 《Bat》by Adrianne
4편 《히라유 온천》by 神崎春子
정윤오 작품연표
술래잡기 (뫼야컴, 2000. 1. 20, 가격: 3,800원, YAOI books ; 2)
작품유형 : 캠퍼스물
시대/장소 : 현대/서울
커플 : 김우인(20대 후반, 자상공), 류호영(복학생, 어벙수)
연인에게 걷어차이고 10년 지기 남자친구에게서는 난데없는 고백과 함께 키스까지 당한 건전청년 류호영. 자신을 향한 짝사랑에 가슴 아플 친구를 위로해 주겠다는 건전한 마음으로 범죄 행위에 빠져 드는데…
동기는 좋았지만 결말은 과연…?
review:
몰래 키스한 놈을 잡겠다는 생각은 좋았는데 용의자를 뒤쫓다 컬쳐 쇼크에 빠져버린 호영. 이런 그를 이런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우인 또한 만만찮은 낚시꾼입니다. 전형적인 상업지 스타일의 작품으로 가볍고 쉽게 읽힙니다. 그러나 남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Platina blond (뫼야컴, 1999, 가격: 3,800원, YAOI books)
학교에서는 모범생이자 우등생이지만 밤에는 잘나가는 날라리인 원영과, 열병 같은 첫사랑에 사로잡힌 성환, 그리고 방황하는 어린아이 승주.
언제까지고 잡히지 않는 것만을 쫓으며 격렬한 고교시대를 지나는 세 소년의 이야기.
루크의 작품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많은 독자들이 ‘어른스럽다’ 내지는 ‘끈적끈적하다’고 합니다. 어른스럽다는 것은 작품의 분위기와 주요 독자층을 가리키는 것이고 끈적끈적하다는 것은 성애 묘사에 대한 표현입니다. 이것은 나이 많은 독자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 많으며 또한 이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성인용(成人用 - 19세 이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30대 이상의 성숙한 독자를 위주로 한 작품이라는 의미) 작품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20대를 주요 타겟으로 삼은 작품과 어떻게 다른가? 30대 여성들에게 어필하며 많은 공감을 끌어내는 작품의 특징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삼각관계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복잡함입니다. 직장에 다니면 다닐수록 상사, 동료, 부하, 거래처 사람들 등 아는 사람은 많아지고 알게 모르게 엮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을 하면 지금까지 알던 친척의 두 배에 달하는 새로운 친척이 생깁니다. 특히 시댁 식구들은 친정 식구들과 달리 마음 편히 함부로 대할 수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때로는 도망가고 싶기도 합니다.
루크의 작품은 삼각관계(다각관계)가 주를 이룹니다. 때문에 인간관계가 복잡합니다. 예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남자를 사귀는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대신 하겠습니다. 노력할게요. 그 분에게 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받아주세요.”
소년은, 드디어 목전에 다가온듯한, 외사랑의 결실에 대한 기대와 의욕에 차서, 그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하라가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라가타는, 그것을 곱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가시는 이제 완전히 그의 심장을 뚫고 나와, 순수한 열망에 찬 이이다를 향하고 있었다.
"좋아.“
아름답게, 그러나 차갑게 웃으며, 하라가타는 이이다를 마주보았다.
“그 노력이라는거, 보여줄 수 있겠지? - 지금부터.”
- 《꿈의 정원에 서서》 235-236 p. -
키란이 잡작스레 전사하기 전까지, 토르는 테라인에게 손을 대려 하지도, 바라보지도 않았다.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기회는 있었다. 키란이 자리를 비우면, 테라인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주위를 보살펴주는 매파 할멈 한 사람만이 간혹 천막 안을 들여다볼 뿐이어서 - 그러나 토르에게는 그것이 기회가 아니었던 것 같다.
족장이 된 첫날밤에야,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테라인을 안았다.
- 《뇌우》 201 p. -
절망적인 기분으로, 유우는 앞에 앉아 있는 익숙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같은 얼굴, 같은 몸인데도, 히데아키의 영혼이 들어있지 않다는 그것만으로도, 그는 굉장히 다른 표정과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이렇게 낯설 수가 있다니.
바로 몇 시간 전까지 저 육체가, 자신을 끌어안고, 키스하고, 격렬하게 안으로 밀려들어와 마음을, 몸을, 뒤흔들었던 것이다. 그것을 떠올리자마자 아직도 남아있던 저릿한 잔욕(殘慾)이 몸속에서 음란하게 맥박치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그…, 유우 씨를 그런 의미로 좋아하게 해달라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곁에 있고 샆습니다. 이전에 했던, 그……런 것을 한다는 것은 감히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 《부드러운 나이》 110 p. -
"저 녀석 때문이야? 역시, 저 녀석과 내가 닮아 있어서 상대해 줬던 거였어?“
자신의 삼촌을 ‘저 녀석’이라고 부르고는 있었지만, 코우사카는 흥분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목소리는 상당히 침착하고 나지막했다. 그래서 더 공포스러울 정도로.
그러나, 정곡을 찔린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했기 때문에 뭐라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저렇게 진지하게 응시하며 물어오면 대강 대답해 버리기도 곤란하고, 미안해서라면 몰라도 무서워서 거짓말을 한다는 건 체면이 말이 아니다.
- 《상상하는 세계, 배반하는 현실》 52 p. -
혼인을 치른다고 한다. 그 녀석이. 아직도 한참이나 철이 들지 않은, 무모하기 그지없는 그- 강이가.
이렇게 될 것을 알았었다. 알았으니까,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에 그치지 못한 정염이었지만, 그래도 그만 두어야 한다는 자책감은 두고두고 남아 괴롭혔었다. 강의 팔에 안겨 낯뜨거운 교성을 지르며 밤을 밝히는 순간에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던 그것, 혼자 남게 되는 시각이면 어디선가 나타나 여지없이 자신을 책망하는 그 죄책감과 자괴감이- 견디기가 힘겨웠다.
그리고 선아와 혼인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좋은 계기가 되어 주었다. 선아만은, 그 병든 눈에서만은 눈물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이 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 《아지랑이 「靄」》 20 p. -
“야마시타상- 그러니까, 가지 말아요. 아버지도 나도, 당신을 굉장히 좋아해요... 응, 가지 말아요.”
“...그런 거짓말...”
그런 거짓말을 기뻐하며 믿기에는…그렇게까지는, 어리석지 않다. 그러나 에이히코는 단념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왜 해요... 거짓말 아니에요.”
“싫...”
“...아버지 성격은 당신이 더 잘 알잖아요? 7년간이나 연인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야마시타상, 우리와 함께 있어요, 네?”
- 《장밋빛 인생》 230 p. -
“결혼할거야, 당신의 사랑하는 동생과.”
“무슨 소리야……”
“이제 곁에서 떨어지지 않을거야. 평생 곁에 있어줄게. 미도리는 남편을 얻고, 당신은 나를 얻는거지. 그리고 나는……당신을 가질 거야. 기쁘지 않아?”
- 《정사 上》 45-46 p. -
"그 새를 못참고 바람 피냐. 나쁜 놈……모, 모처럼 내가…하고 싶은거다 하자고…왔더니…정태경 이 나쁜자식아!“
하지만, 태경에게 그 말을 다 퍼붓지 못한 것은, 자신에게도 반쯤은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조금 덜 튕겼더라면 일이 이렇게 까지는 안되었을 텐데 말이다-라고, 진호도 알 건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 《프린스 메이킹》 243 p. -
성환은,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따위는 알고 싶지 않았다. 왜 죽었는지도, - 원영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면 -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언제나 당돌하리 만치 오만하던 원영이, 술에 취해 널브러진 ‘친구’의 몸을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있었다. 그리고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얼굴로, ‘친구’일 뿐이라고 우겨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에 대한 원영의 마음이 ---- 혼자 버려진 원영의 마음이.
- 《플라티나 블론드》 170 p. -
그는 내 헤어진 연인이 아주 오래 전부터 끈질기게 짝사랑해오던 - 그는 동경이라 말하고 있지만 - 친구의 ‘현재의 애인’ 이라는, 나와는 상당히 어정쩡한 관계의 사람으로, 우리들이 이렇게 만나 차를 마신다던가 노래방을 간다던가 혹은 포켓볼을 치거나 술을 마시거나… 그러기 시작한 것도 어언 1년이 다 되어간다. 나와 연인이었던 민우형이 헤어진 것도 그럭저럭 8개월 째. 물론, 앞에 앉아 창 밖의 비에 정신이 팔려있는 이 남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 《흐림, 한때 비》 9 p. -
나약한 나쯔메, 잔인한 나쯔메, 비열한 나쯔메. 내 동생과 결혼한 당신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 아이를 대하고, 아버지를 대하고, 그리고는 남모르게 나를 소유하고 살아갈 생각이겠지. 그러다가 위험해지면, 자신을 위해 나를 죽일 거야. 다시 한 번, 아니 몇 번이라도. 그러니까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다. 믿지도 않을 거다. 지켜주지도 않을 것이다. 아니지, 지켜줄 필요따윈 없다 - 그러나.
- 《The end of summer》 94 p. -
그녀와 같이 살기 시작한 지 사 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간혹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사태에 조차도, 그녀의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했던 적은 없었다. 드물게 예술적 재능과 경영의 재능을 모두 가진데다 연륜 까지 더해져, 지원에게 그녀는 연인이라기보다는 스승에 가까운 존재였다. 애정과 존경과……두려움과.
그런 그녀에게, 숨겨야 할 것이 생겨나고 있다. 세포 분열하는 아마베처럼 소리 없이, 빠르게, 그것들은 수(數)를 불리고 양(量)을 늘려간다. 몸속을 가득 메워간다.
- 《Kissing you》 24-25 p. -
"……그래도 말이야-“
마지막 말만 하지 않았어도 형제간의 그간의 썰렁함이 다소나마 바뀔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끝내, 밉살맞게 웃으며 이렇게 말하고야 말았다.
“키스 뿐이었어. 뭐 여기저기 만져본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 정도야 친구 사이에서도 얼마든지 하는거니까. 그러니까 안심해도 돼.”
뭘 안심하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 정도만 말해주고, 그는 예정과는 달리 늦은 오후 무렵, 빗줄기가 거의 잦아들고 나서야, 약혼녀와 함께 유유히 떠나갔다.
여전히 얄밉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게 더 안심이 되기도 했다. 내가 나 인 것처럼, 형은, 형일 수 밖에 없을테니까. ……그런거니까 말이다.
- 《Lemon grass》 138 p. -
“……형제니까……뭔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을 해. 나는 주욱-”
“이제 와서 뭘, 새삼스럽게요. 10년 넘도록 보지도 않고 살았는데요.”
그의 얼굴에 홍조가 떠올랐다. 성진의 담담한 표정을 한참이나 응시하던 그가, 이윽고 천천히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렇게…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우리가 형제라는 건 변하지 않을 거다. 그러니까……”
그 말이 마치, 우리가 사랑했었던 것은 변하지 않는 거다…는 의미로 들려, 성진은 희미하게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래, 뭐 변하지 않는다고 칩시다. 하지만 이미 잿더미. 모두 지나간 일인 것을.
- 《Merry Christmas, Mr. Lawrence》 207-208 p. -
현경은, 자신이 더 이상은 선우 때문에 숨이 막히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었다.
선우의 얼굴을 봐도, 남아있는 것은 아련한 온기와 호의, 이제 거의 아물어 가는 희미한 상처의 쓰라림뿐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은, 선우와 함께 있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기주를 눈으로 찾고 있었다. 그렇지만, 막상 기주에게 설명하려니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다.
- 《Monday morning 5:19》 218 p. -
“과연…… 그렇군. 그래……”
뜻모를 말을 하며 미소짓는 한영의 얼굴은 차가왔다. 인우는 불안해졌다. 형섭과 인우가 삼촌과 조카의 관계라는 것을 알고, 한영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그것이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그리고 그는 어떻게 해서 형섭을 알게 된걸까.
“커피라도-”
방을 나가려는 인우의 등을, 한영의 한마디가 거칠게 때렸다.
“그와 잤었지, 몇 번.”
- 《nacht》 131 p. -
“준하는, 내 현실이자 약점이야. 지금은 어떻게도 할 수 없어. 더 휘젓지 마라.”
“하지만..., 틈이 생겼잖아.”
“틈?”
“준하와 너 사이에는 도저히 파고들 틈이 없었지. 예전에는,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야. ... 틀려?”
바라보는 시선이 농염하게 번득이기 시작한다. 사냥감의 숨통을 마침내 물어뜯은 짐승의 그것처럼, 집요하고 잔혹한 - 검게 젖은 듯한 빛을 띄고.
“...틈은 틈일 뿐이지.”
후욱, 웃음소리가 불어든다. 대헌이 웃고 있었다.
- 《Selfish》 104 p. -
버젓한 배우자나 애인이 있는 사람에게 대시하는 것은 기본이요 근친상간과 사돈관계를 넘어서 아버지의 애인, 동생의 애인, 형의 애인, 상사의 애인, 애인의 애인, 친구의 동생과 관계를 가집니다. 보통 복잡하고 신경 쓰이는 관계가 아닙니다. 혈연과 학연과 지연에 얽매인 한국 사회의 인간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듯한 모습입니다. 작가는 등장인물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긴장을 작품에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생각이 깊은 주인공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주변인물들과 충돌하고 홀로 긴장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합니다. 독자들에 따라서 머리가 아플 수도 있는 설정입니다. 복잡한 인간관계야말로 루크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둘째, 꿈
복잡한 인간관계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주인공은 해결방법을 찾고자 노력하지만 길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 대안으로 등장하는 것이 꿈(상상)입니다. 주인공은 자주 꿈속으로 빠져들어 당면한 문제를 피하고 마음의 위안을 받고자 합니다.
꿈의 정원에 서서 하늘을 내려다 보면, 파랗고 파랗고 파란, 새파랗게 투명한 하늘, 그 서늘한 물결 아래에 내가 있다. 눈을 감고 창백한 얼굴로, 꿈의 정원을 향해 두 팔을 뻗은.
- 《꿈의 정원에 서서》 205 p. -
"무슨 짓이야!“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리고 눈을 떴다. 하지만 곧 시야가 휘청거리며, 졸은 같기도 하고 통증 같기도 한 묵직한 기운이 눈꺼풀을 억눌렀다.
꿈이었던가. 꿈인가보다. 뭘 생각하는 것도, 눈뜨는 것 조차도 귀찮았다. 계속 자려고 눈을 감는데, 누군가가 짤짤 흔들어 댔다.
“눈 떠봐! 쇼우, 눈 떠보라구!”
- 《상상하는 세계, 배반하는 현실》 38 p. -
매일 윤조를 본다. 그리고 매일 밤, 꿈을 꾸었다. 음란하고 몽롱한 광경. 어디에도 녹아들지 못하고 방랑하는, 달아오른 욕망에 대한 꿈을.
- 《여름은 흐른다》 20 p. -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 때, 완은 수치스러운 꿈에 헐떡이는 자신을 깨닫고 혀를 찼다. 이미 오래전의 일일뿐인데, 그것은 사라질 줄 모르고 순간순간 완의 의식을 침범하고 유린한다.
- 《아지랑이 「靄」》 31 p. -
“.... 꿈을 꿨어요.”
“꿈?”
천천히 몸을 움직여, 야마시타의 곁에 누워 끌어안아 주며 우이다가 물었다.
“당신에게 처음 얻어맞은 그 때의.”
- 《장밋빛 인생》 164-165 p. -
토요일, 강의가 없는 주말의 오전. 모두가 아직 잠자리에서 헤매고 있을 이런 시각에 더러워진 속옷이나 세탁하고 서있어야 하다니.
다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음…, 그렇긴 했지만 어젯밤의 꿈은 굉장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 《치스》 84 p. -
오늘도 목표량 미달이었다. 진도는 반도 채 나가지 못했다.
간밤에 꾼 꿈만이 내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꿈이란 것이 무의식적 욕망의 반영이라고는 하지만, 형을 강제로 범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범할 수도 없었다. 그러기에는 해정이 너무 어렸었다. 자신을 향해 다리를 벌리는 형이, 오히려 두려웠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진은.
- 《풀 사이드》 132 p. -
헉헉헉헉헉...
눈을 번쩍 뜨자, 온통 어둠뿐....... 역시 꿈이었다. 그렇지만, 그 선명한 빨간색이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찢어진 애널에서 수돗물처럼 흘러내리던 그....
- 《프린스 메이킹》 224 p. -
현실과 꿈의 부드러운 경계 언저리에서도 끊임없이 부유하던 신영의 모습이 떠오르자, 지섭은 기도하듯이 성진을 불렀다.
“…잡아줘, 형. 이대로 버려두지 말라구……”
눈을 감았지만, 환영은 사라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는 마음의 귀퉁이를 붙잡고, 지섭은 성진을 불렀다. 그러나 사라져간다. 소중하게 빛나고 있던 것이, 먼지를 내며, 힘없는 소리를 삐걱이며 - 조금씩, 조금씩,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 《흐림, 한때 비》 126-127 p. -
젠장.
눈을 질끈 감고, 원이는 다시 양치질을 시작했다. 새 칫솔의 거친 모가 입안을 따갑게 문질러댔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생각을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이 기묘하고 수치스러운 망상에 끌려들지 않을 수만 있다면. 어느 새 끌려들어 신음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좋은 것이었다.
- 《Green fish》 15 p. -
끝없이 펼쳐진 금빛모래, 거대하고 부드러운 모래 계곡 저 너머에도 또 모래언덕, 하늘, 햇살, 그리고 고요함뿐이겠지만, 그래도 가야한다고, 머리 속에서 되뇐다. 발을 움직인다. 그리고 깨어난다.
언제나의 꿈이다. 덧없이 바스라져,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는.
- 《Monday morning 5:19》 31 p. -
가쁜 숨을 헐떡이며, 달콤한 신음을 흘리며, 인우가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인우야......인우야!”
그는 무거운 신음을 내뱉으며, 그 깊은 밤 속으로 자신을 구겨 넣었다.
“형......혀엉!!!!”
“응? - 아.”
난폭하게 두들겨 깨워지듯, 형섭은 갑작스럽게 현실로 끌어내려졌다. 몇 명의 동기들과 후배가 강의실 입구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 《nacht》 15 p. -
"뭐, 안 좋은 꿈이라도 꾼 거냐.“
대호가 담배를 내밀며 재차 묻는다.
그러나 기은은, 말 할 수가 없었다. 방금 전 까지 자신이 뭘 보고, 뭘 생각하고 있었던가. 남아있는 거라고는 어렴풋한 감촉에의 기억, 지금까지도 몸 속에서 스멀거리는 기이한 열기뿐. 그런 것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 건가.
- 《Norwegian wood》 74 p. -
어쩌면 지금은 - 푸르스름한 달빛에 물든 비현실적인 이 공간은, 어쩌면, 그 10영 년 전이 아닐까. - 라는, 그 역시 비현실적인 불안감.
사실은 아직도 자신은 10대이고, 하룻밤 동안 길고 긴 꿈을 꾸다가 깨어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제부터 그 길고 긴 시간을 홀로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팔 안의 온기를 잃어버린 채 어디론가 떠나서, 낯선 곳을 떠돌며, 잊으려고 애쓰면서?
- 《Selfish》 212 p. -
소설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헐리우드 스타일과 유럽 스타일이 있습니다. 헐리우드의 액션 영화처럼 산뜻한 결말을 깔끔하게 발산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진지한 유럽 영화처럼 애매모호한 결말로 마무리하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헐리우드 스타일은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합니다. 사랑하고 싶으면 사랑하고, 장애물이 있으면 과감한 행동으로 장애를 무너뜨립니다. 이들 작품은 캐릭터-캐릭터, 캐릭터-환경이 갈등을 빚을 때, 결과를 외부로 표현하며 물리적인 영향을 남깁니다. 이들 작품은 대화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헐리우드 스타일의 주인공이 박대섭입니다. 자기 행동에 절대적인 확신을 갖고 있으며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 남자. 그에게는 오직 돌진만이 있을 뿐입니다.
반면, 유럽 스타일은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상황에 얽매여 일치할 수 없습니다. 루크의 작품은 유럽 스타일입니다. 유럽 스타일의 작품은 캐릭터-캐릭터, 캐릭터-환경이 충돌할 때 주인공이 심적인 타격을 받습니다. 따라서 대화가 적어지는 대신 독백과 사색이 많습니다. 여동생의 약혼자와 헤어질 수도 맺어질 수도 없는 현실, 동경하는 연인의 조카와 몸을 섞어버린 남자, 삼촌과 조카, 아들과 아버지, 아버지의 연인, 친구의 연인 등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주인공. 생각과 행동의 불일치를 메우기 위해 이들은 꿈과 상상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꿈은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고 눈을 뜨면 답답한 현실이 기다립니다. 밖으로 표출할 수 없는 갈등은 고스란히 주인공의 안으로 스며듭니다. 현실의 갈등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주인공. 상황과 인습의 노예가 되어 안으로 억누르는 루크의 주인공들은 내성적이며 이성적이지만 행동가는 아닙니다.
루크의 작품을 가리켜 ‘성인용’이라고 하는 것은 복잡한 인간관계에 놓인 주인공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잔뜩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든 독자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중 삼중으로 꼬인 관계에 근친상간이 대부분이라 비현실적인 작품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자세히 살펴보면 주인공의 처신에 리얼리티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문제를 원만히 처리했다면 상당한 수준의 작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갈등해결을 다룬 독서치료용 교재로 쓰일 수도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거기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문제제기만 할 뿐 합당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픈 엔딩과 미완성 작품이 많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