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찬

비첩(秘妾) 1-5, 외전 (2019. 8. 14, 문라이트북스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20,100원)

작품유형: 동양황궁물

시대/장소: 과거/가상국가 대연국

커플: 곽윤(13-->24, 건웅성 소왕야 --> 황제, 집착공), 송헌(19-->30, 검술스승-->황귀비, 미인수)

13세의 대연국 황손 윤은 심각한 검치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당대 최고의 검객 석대오에게 검술을 배우고자 도화촌을 찾아온다. 석대오는 윤의 신분을 알리지 않은 채로 자신의 마지막 제자 송헌에게 윤의 수련을 맡긴다. 송헌은 윤이 칼이라도 제대로 뽑게 하겠다며 혹독하게 훈련을 시킨다.

두 사람 관계가 점점 돈독해지던 어느 날, 대연국에 의해 멸망된 희나라 유민들에 의해 윤의 납치 사건이 일어나고 송헌이 윤을 구하는 과정에서 윤과 송헌은 서로의 신분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갈등을 풀지 못한 채로 그대로 헤어진다.

윤은 송헌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키워 가게 되고 결국 자신의 마음이 연정임을 깨닫고 송헌을 찾아가 고백을 하려 하지만, 이때 황가의 대부분이 몰살을 당하는 ‘금의 변’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황위 계승과는 거리가 먼 15세의 어린 윤이 황위에 오르게 되고 수년 후, 두 사람은 재회한다. 하지만 송헌은 윤의 가슴에 칼을 겨누고… 윤은 송헌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비첩으로 삼는다.

review: 

먼저 리뷰한 비익조의 《앙숙》과 비슷합니다. 황제공과 연상의 스승수 조합니다. 윤과 송헌은 선대의 업이 있는데, 두드러지게 대립하고 있어서 엮이기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를 다섯 권에 걸친 우여곡절로 헤쳐 나오며 인연을 만드는 것이 기둥 줄거리입니다.   

대연국에 의해 멸망한 제월국 왕실의 마지막 호위대장의 아들과 대연국 황제의 손자는 원래 함께 할 수 없는 인연이지만 소년기에 얽힌 3개월의 사제관계가 여물어 끈끈한 인연을 이어갑니다. 어처구니없는 반역으로 황실 일가가 몰살하고 열다섯에 황제가 된 윤을 멀리서나마 지탱해 준 것이 송헌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두 명의 역모자도 끝까지 살아남아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도합니다. 책임감에 압사할 것 같은 황궁에 살면서도 송헌을 쫓는 어린 황제와 복수와 연민에 고뇌하는 미인 검사와 그런 검사를 비틀린 방식으로 소유하려는 제국 제일의 상단주까지 등장인물이 깊이가 있습니다.

《앙숙》과 마찬가지로 혼란한 시기의 나라를 선정으로 안정시키는 일련의 정책 결정 과정이 인상적입니다. 복속한 나라의 유민을 향한 애민정신이 나라 잃은 연인에 대한 이해와 연민에서 시작되었더라도 걸출한 결말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사랑과 청치와 반역이 어우러진 대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