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나무(Limetree) 

작품연표 

0.5 (2013. 4. 28, 예약: 12,000원)

작품유형: 재회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최경열(27-->33, 백화점 사장, 재벌 3세, 둔감공), 민효태(23-->29, 레스토락 직원, 짝사랑수)

스물셋. 동방에서 우연히 강열을 만난 효태는 첫눈에 그에게 반해 짝사랑을 시작한다.

아버지의 도박 빚으로 인해 학교를 자퇴하고, 사회에 뛰어들어 죽어라 돈을 벌어야 하는 동안에도 강열에 대한 짝사랑이 효태의 버팀목이었다. 세월이 흘러 1년 전, 가면파티에 웨이터로 일하게 된 효태는 술에 취해 엉망이 된 강열을 발견하고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아침에 술이 깼을 때 강열의 반응이 무섭고 두려워 도망치게 되고, 그로부터 며칠 뒤 친구인 진영으로부터 강열과 사귀게 되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한 번씩 찾아와 강열과의 연애사에 대해 늘어놓는 진영 때문에 괴롭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진영으로부터 강열의 어머니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되었고, 분명 거센 반대를 할 테니 당분간 제 대역을 해줄 사람을 찾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으나 우연히 만나게 된 선배로부터 진영의 대역을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한편 강열은 1년 전, 파티에서 자신과 하룻밤을 보낸 남자에게 집착한다. 기억나는 건 눈밑의 점뿐이라 진영과 사귀게 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식어가는 걸 느끼곤 정말 그 날의 상대가 진영이었는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진영이 신경 쓰고 왠지 꺼려하는 것 같은 효태에게 대역을 제안하게 되는데…….

1.   7

2.   67

3.   122

4.   200

5.   250

6.   307

Side.   323

Postscript.   383

Hidden.   386    

review: 

성실한 작가 어쩌고 꾸준한 발간순서 어쩌고 한 앞의 리뷰가 무색하게 이번 작품은 발행 순서가 없습니다. 드디어 40권이 넘어가면서 작가도 포기했는지 아니면 번외작인지 궁금합니다.

누군가의 대신이 되면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작품은 많습니다. 대충 기억나는 대로 꼽아도 그웬돌린의 《가면무》, 황곰의 《시인의 침묵》, Samk의 《37800》, 바밀씨의 《블러디 퀸》, 니르기의 《소원의 이론과 실재에 관하여》, 메카니스트의 《야수》가 있습니다. 이들 작품의 매력은 정석대로 가다가 궤도를 이탈하면서 생기는 긴장감입니다. 비틀린 운명과 탈선은 독자의 예상을 깨며 반전의 놀라움과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어떻게 흘렀을까 하는 궁금증을 남깁니다.

파티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낸 강열과 효태. 효태가 떨어뜨린 휴대폰을 제 것 인양 말해 강열의 애인이 된 진영. 강열 어머니의 노여움을 피하기 위해 진영의 대역이 된 효태. 과정이야 어떻든 1년 전의 입장으로 되돌아간 세 사람은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갑니다.     

오리지널에서 대역이 되었던 효태는 순리대로 다시 오리지널 연인으로 돌아오고 짝퉁 진영은 호된 보복을 받아서 후련했습니다. 둔한 강열의 뒤통수를 한두 번 때리고 싶었지만 진짜를 알아본 덕에 화를 면했습니다. 평균입니다.

오타입니다. 

김 교수 부인과 금술이(--> 금슬/금실이) 꽤 좋다고 들었는데 갑자기 이혼한대서 놀랐거든. - 314 p. -

PS: 

찢어지게 가난한 집 장남 A와 갓난쟁이 동생 B. 형편이 어려워 동생 B를 입양보낸다. B는 괜찮게 사는 집 C의 동생이 된다. 중간 중간 A와 B의 에피소드 추가. 어머니가 몸이 아파 동생을 포기했던 C는 B를 귀하게 돌본다. 부자가 된 A. 입양된 동생 B를 찾는다.

1. 동생 B네가 아주 어렵게 산다. A는 B를 위해 C를 도와주다 정분이 난다. 

   --> C집안의 몰락 설명  

2. 동생 B네가 부자로 산다. 형제간/부모 자식간 사이가 아주 좋다. 돈은 많지만 가족 간의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A는 B/C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가족의 호감을 얻는다.

3. A의 직업(사업가/조폭/연애인/천재 과학자/스포츠스타/유명작가/유능한 정보전문가(스파이 또는 해커)/로또당첨자 등)에 따라 다양한 주변인물/플롯 설정 가능.

4. 동생 B의 나이(초등학생/사춘기/대학생/성인)에 따라 다양한 주변인물/플롯 설정 가능.

--> B가 초등학생이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큐피트 역할 가능.

    --> 오글거리는 유아용 대사와 천진난만한 표정 묘사가 걱정. 

    --> 결정적 장면에서 방해하는 B의 등장은 상투적인데 안 넣을 수 없는 딜레마.  

--> B가 사춘기/대학생/성인 이상이면 연애상담과 더불어 큐피트 역할 가능.

    --> 눈치 빠른 B의 이죽거림을 참아야 함. 유머가능.

    --> 가족애, 치유, 상실감 회복, 유머 등 긍정적 테마.

    --> B와 C의 부모님 설득이 문제. B와 C를 고아로 만드는 것은 개연성 없음.

    --> 이 플롯 추천.

A와 B/C의 첫 만남. 성인이 된 A가 인적사항을 보고 받는 장면/차 안에서 훔쳐보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궁금증 유발. A와 B/C형제들의 사귐이 진행되고 A와 C의 육체관계를 직전/직후에 A의 목적을 터뜨려 긴장감 고조.

길게 뽑으면 장편 2권, B의 연애를 포함한 후속작까지 염두에 두면 4권 가능. 

짧은 단편으로 앞 뒤 잘라내고 C를 잡아먹기 위한 A와 B의 비밀음모만 발췌. 적당한 가학성 가미. A와 B가 C를 예뻐하며 괴롭히는 장면 필수. 두뇌회전 빠른 A와 B 사이에서 아방/어리바리한 C가 휘둘리는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하여 관음증과 웃음 유발. 맘에 듦. 머리 좋은 형제들은 C 모르게 암호문을 주고받는다.

A: ?

B: TT

A: &? 

B: 〃〃‿

A: !

20대 초중반까지 습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작품을 읽고 너무 많은 리뷰를 써서 글을 쓰기도 전에 이런저런 비평이 가해졌습니다. 유치하고, 개연성이 없고,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자료 조사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대충 쓸 수는 없고, 결정적으로 애로틱한 장면이 쥐약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만두었는데 뜬금없이 이 작품을 읽다가 위의 설정이 떠올랐습니다. 1챕터 읽고 2챕터 시작하려는 찰나였는데 엉뚱한 생각을 한 것을 보니 지루했던 모양입니다. 단편으로 마무리한 것은 바로 전에 읽은 Samk의 소책자 《7月》 영향이 분명합니다. 버리기는 아깝고 자세한 플롯도 오랜만이라 적어봤습니다.

Ijen의 《나의 푸른 하늘》과 묘하게 일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동생 B를 뺏긴 A가 동생을 죽인 남자의 아들인 C를 괴롭혔는데 알고 보니 C가 B더라. 억지 입양과 친동생 찾기 키워드가 일치합니다. 가규의 《차이나타운》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새엄마와 살게 된 A.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여 친엄마를 찾는다. 사업적 성공과 헤어진 가족의 재회가 일치합니다. A와 B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C는 그웬돌린의 《Mayday》와 《Payday》가 떠오릅니다. 독창적인 묘사나 기발한 유머가 없으면 사용이 불가능 할 듯. 암호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나저나 A와 C의 어젯밤이 궁금하군.

A: ? (어젯밤 C의 반응은?)

B: TT (울던데)

A: &? (그리도 또?)

B: 〃〃‿ (부끄러우면서도 뭐가 좋은지 실실 웃더라)

A: ! (yes!)

아래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떠오른 설정입니다. 다른 설정은 모두 A가 C보다 사회적으로 우위를 점하는데 로또 당첨자는 반대 설정이 가능해서 만들어 봤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 장남 A와 갓난쟁이 동생 B. 형편이 어려워 동생 B를 입양보낸다. B는 괜찮게 사는 집 C의 동생이 된다. 중간 중간 A와 B의 에피소드 추가. 어머니가 몸이 아파 동생을 포기했던 C는 B를 귀하게 돌본다. 로또 당첨으로 부자가 된 A. 입양된 동생 B를 찾는다.

A: 머리 나쁜 로또당첨자

착한 심성, 건강한 신체 + 로또당첨금 = 헤어진 B를 찾자 

엄청난 돈 때문에 모종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B와 C. C의 천재적인 두뇌와 B의 뛰어난 실행능력으로 복수를 완성하고 태평하게 지내던 어느 날. 그들의 레이더에 어리버리한 A가 걸린다. 어린 시절 입양 보낸 동생을 찾겠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A는 알고 보니 B의 친형. 무료하던 차에 재밌겠다는 생각에 형제는 A에게 접근하고, C는 A를 손에 넣는데 성공한다. 

흔치 않은 공수구도(엘리트 공/떡대수, 새로 만난 친형에게 발정하는  동생-서브공 가능)에 결정적으로 이제까지 본적 없는 플롯임. 결과부터 거꾸로 순서를 밟아 마지막까지 A가 B와 C의 음모를 모른 채 끝나는 것이 포인트. 좀 더 음모론적으로 풀면 로또 당첨도 B와 C의 계획이라는 설정도 가능. 단편 분량. 옛 배경은 한 두 줄짜리 독백으로 대체. 어젯밤 이후  머리 좋은 형제들은 A 모르게 암호문을 주고받는다.

C: ?

B: TT

C: &?

B: →

C: ☎

B: OK   

아래는 해석입니다.   

C: ? (어젯밤 A의 반응은?)

B: TT (울던데)

C: &? (그리도 또?)

B: → (도망가려고 짐 싸고 있어)

C: ☎ (쫓아가서 거처 정해지면 전화해)

B: OK (알았어)

알을 훔치다 (개인지 40호, 2013. 2. 24,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판타지

시대/장소: 현대/서울, 신계

커플: 무결(187, 신수일족인 늑대들의 왕, 사기꾼공), 강해조(51, 짐새혼혈, 난조, 눈치수) 

독을 가진 새인 짐새의 혼혈인 해조. 혼혈이라 봄철 털갈이 때만 독을 지닌 검은 털이 나지만, 어쨌든 독조라는 이유로 다른 새들에게 따돌림을 받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신계에서 내쫓겨 인간계에서 살아가며 겨울철 발정기 때만 신계로 돌아올 수 있다. 아무도 자신을 반기지 않지만 발정기 때마다 부지런히 신계로 돌아와 암컷들한테 구애를 하고 매번 뻥뻥 차인다. 그러던 어느 날 혼혈이라 길어야 백세까지 밖에 살 수 없다는 말에 모두가 피하는 박새한테까지 구애하지만 따귀와 함께 차인다. 결국 해조는 알을 훔쳐 인간계로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알을 찾던 중 신계의 신령한 나무속에서 발견하고 희희낙락 집으려는 순간, 기절하고 마는데…….

눈을 떠보니 신수들의 왕이라는 늑대가 ‘도둑새!!’란다. 알은 사라졌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해조에게 죽일까? 잘까? 의 고민을 하는 늑대의 모습이 보인다. 해조는 아이고, 내가 잘해드릴게, 동침으로 합의 합시다 라며 총각의 순결을 바치는데……. 그런데 한번으로는 어림도 없단다. 밖에 살림 다 정리하고 들어와 살라며 내준 것은 작은 새장. 해조의 머릿속에 진정으로 떠오른 한마디는 어.쩌.라.고.

Prologue   7

1.   11

2.   66

3.   106

4.   191

5.   267

Epilogue   297

외전   301

후기   343

review: 

종족번식의 유혹에 충실한 기회주의자 새와 그런 새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늑대의 모습이 연상되어 읽으면서 즐거웠습니다. 업둥이로 키워진데다 세파에 시달려 몸보신에 혈안이 된 해조는 해조다웠고, 인간을 흉수로부터 지키기 위해 인간세상에서 살아가는 무결은 지루하고 나태하지만 힘을 감추고 있는 절대자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교배’보다는 ‘교미’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수정시킨다는 의미인 ‘교배’보다는 자연스러운 번식을 가리키는 ‘교미’가 작품과 어울립니다. 각종 신수들의 왕이 늑대라는 것도 의아합니다. 기린도 등장하고 백호나 사자와 같은 힘센 동물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늑대는 중량감이 떨어집니다. 일부일처를 강조하다보니 늑대가 선택된 것 같은데 청룡이나 다른 강력한 신수를 왕으로 내세우고 일부일처는 플롯과 줄거리를 변경하여 설명하는 것이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에 어울립니다. 신수와 인간의 공존을 설명하는 부분도 허술합니다. 평균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우리가 모르다(--> 모른다) 뿐이지, 분명 인산이 아닌 존재들은 우리 곁에 있을 거라고요. - 11 p. -

해조가 깃털을 멀리는(--> 말리는) 곳은 온실로 만든 앞쪽 베란다와는 정반대 방향에 있는 뒤쪽 베란다였다. - 71 p. - 

연풍 1 (2015. 11. 29, 예약: 12,000원)

연풍 2-3 (2016. 5. 1, 예약: 24,000원)

작품유형: 동양판타지, 황궁물, 영혼이동

시대/장소: 과거/가상제국 경

커플: 한무의(24-->28, 숙친왕-->황제, 계약공), 연희윤(17-->20 / 단해월 26-->30, 상재-->황후, 책략수)

진나라 왕비를 고모로 둔 명문거족의 자식 단해월. 왕비와 외척을 제거하려는 왕의 모략으로 집안이 몰락하고 유일하게 살아난다. 열다섯의 나이에 왕의 유일한 형제 정안군의 책사가 되어 왕을 폐위시키고 정안군을 왕으로 옹립한다. 복수에 기력을 소진한 그는 얼마 후 죽고 이웃나라 경제국의 연희윤으로 눈을 뜨는데…….

review: 

거꾸로 읽으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달을 여신으로 삼고 모계혈통으로 이어지는 월족 어머니를 둔 단해월은 여신의 눈물이라는 보석을 유산으로 받았습니다.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보석의 내력은 전설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죽기 1년 전 폐주의 명령으로 이웃나라 경제국에 사절로 따가란 단해월은 그곳에서 자유분방한 숙친왕과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몸이 약하고 복수에 집중하느라 친왕의 교류 신청을 반려하고 고국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1년 후 복수를 완성하고 기력이 다하여 죽습니다.

단해월의 영혼이 이동하여 깨어난 연희윤은 한미한 가문의 남색가 소년으로 정인이 혼인한다는 소식에 목숨을 버릴 정도로 정신이 연약한 인물입니다. 새로운 얻은 건강한 육신과 남색소문 덕분에 편안하고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기 3년. 20살이 되던 해 쌍둥이 여동생이 후궁이 되기 싫다며 야반도주를 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당금의 황상은 남색가라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는 점을 이용하여 단해월은 누이를 대신하여 입궁하고 운명적으로 황제와 마주칩니다. 그리고 황제가 4년 전 교류하던 숙친왕임을 알게 됩니다. 

필연적으로 황제와 단해월은 가까워지고 이를 견제하려는 태후 세력의 공격이 들어옵니다. 황제는 태후의 양자로 둘은 친모자간이 아닙니다. 단해월은 전생에 정안군을 왕위에 올린 경험을 살려 태후를 물 먹이는 동시에 황제와 결탁하여 총애 받는 후궁 자리를 꿰찹니다. 황후 세력을 몰락시키고 남자임을 들켜도 황제의 도움으로 무사히 넘어가고 도망간 여동생도 나타나는 등 일이 잘 풀리려는 찰나 진국에서 사신이 옵니다. 그리고 지금의 황제가 단해월에게 연서를 보냈고 그를 대신한 정안군에 의해 차갑게 거절당했음을 알게 됩니다. 더불어 황제의 친왕시절 죽은 정비가 월족 무녀 가문의 후계자로 그녀도 여신의 눈물을 갖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결정적으로, 죽은 연희윤의 정인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연희윤을 유혹했다 버렸고, 연희윤이 자살한 날 단해월도 죽었음을 알게 됩니다.

두 개의 여신의 눈물이 갖는 시너지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능력임을 알게 된 단해월은 모든 사건의 배후에 황제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지금가지 황제가 겪거나 벌인 일을 시기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세 살 때 모비가 태후의 강압으로 자결하는 것을 목격하다

2. 4년 전 친왕시절 한미한 가문의 양녀를 정비로 맞이하다

3. 연희윤의 정인을 사주하여 연희윤의 자살을 유도하다

4. 정비의 도움으로 단해월의 영혼을 연희윤의 몸으로 옮기다

5. 연희윤의 쌍둥이 누이가 외간남자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다

6. 연희윤의 누이를 후궁으로 간택하다

7. 연희윤 누이의 야반도주를 돕다

8. 연희윤이 누이 대신 입궁하자 죽림원에서 우연히 만나다

9. 연희윤을 총비로 만들고 그의 비밀을 이용하여 밀약을 세우다

10. 연희윤을 사랑에 빠뜨려 고백을 받아내다

11. 연희윤의 도움으로 태후 세력을 몰락시키다

위의 사건이 역순으로 밝혀지는 것이 작품의 기둥줄거리입니다. 복선과 암시가 삐지지 않아 황제의 계획과 심계를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처한 상황과 개인적 능력을 보면 이만큼 닮은 두 사람을 찾기 힘듭니다. 계략에 능하고, 기다릴 줄 알고, 냉정한 이성을 유지하다 결정적일 때 터뜨릴 줄 아는 무서운 남자들입니다. 반면 복수에 목맨 연인을 되살리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황제는 불타는 연심의 화신 같은 인물입니다. 한편 목적을 이루자마자 기력이 다해 스러진 단해월의 두 번째 인생도 전생의 전철을 밟아가는 것이 안쓰러웠습니다. 남의 목숨을 강탈하여 자기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 양심에 걸린 것입니다. 반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던 황제는 가라는 것이 없습니다. 황제의 설득이 단해월의 죄의식을 없앨 수 있는지가 작품의 관건입니다. 평균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어머니는 진국에서도 이름만(--> 이름난) 미인이었지만 - 1권 58 p. -

지나치게 금술이(--> 금슬이) 좋은 두 분을 하늘이 질투해 - 1권 79 p. -

태후는 사면초과인(--> 사면초가인) 셈인가 - 2권 322 p. -

“치부를 지난(--> 지닌) 자들이 이제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 - 2권 364 p. -  

운명의 아침 1-2 (2014. 4. 12, 예약: 22,000원)

작품유형: 판타지, 영혼이동 

시대/장소: 제국력 782년/가상제국 로퍼스

커플: 테이오스 카일리 유아린 로퍼스(31, 황제, 뻔뻔공), 에자임 예암 리테리안 (25, 예암 공국의 둘째 왕자, 씩씩수) 

로퍼스 제국의 속국 예암 공국. 공국에서는 제국의 황제가 새로 등극할 때마다 볼모로 공주를 보내야합니다. 하지만 당대 공국에서는 자식이 쌍둥이 왕자 둘 뿐이라, 그 중 동생인 에자임을 제국으로 보내기로 합니다. 대륙 제일의 검사를 꿈꿨던 에자임은 무언의 행동으로 압박해 결국 형인 수하르로부터 “내가 제국으로 갈게.”라는 말이 나오게 합니다. 그러나 2년 후, 형인 수하르가 독을 먹고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죄책감에 미친 듯이 말을 달리다 낙마하게 되는데……. 깨어나 보니 제국이고, 석 달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간 채 형인 수하르의 몸속에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형이 되었으니, 형은 내가 되어 공국에서 잘 살고 있겠지? 그럼 되었다. 난 여기서 살겠다.’ 는 심정을 갖고 있던 중, 제국 황제와 얽히게 되는데…….

review:

신분이나 정체를 숨기고 만나는 작품은 여럿 있습니다. 가규의 《Snow white》시리즈, Zig의 《태양의 연인》, 호박대왕의 《황금악어》, 이순정의 《불꽃》, 우주토깽의 《만약 신이 원하신다면》등 당사자인줄 모르면서 흉을 보거나 친밀한 태도를 유지하다가 “황제폐하 납시오”와 함께 등장하는 사람을 보며 놀람과 더불어 역시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작품은 비슷한 유형의 작품 중에서 구성이 허술한 편입니다.

신화와 예지몽, 쌍둥이의 일치성, 전제군주와 정치게임, 영혼이동이 섞여 있는데 일관성과 통일감, 긴박감이 없습니다. 신화는 신비롭지 못하고 예지몽은 엉뚱한 미래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설픈 신화와 반쪽짜리 예지는 작품을 허술하게 보이도록 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쌍둥이의 신비로운 일체감과 우애는 적절히 사용했으나 1인2역이라 해야 할지 2인1역이라 해야 할지 아무튼 꼭 닮은 쌍둥이 형제가 번갈아 형이 되었다가 동생이 되었다가 하니  헷갈렸습니다. 1권까지는 그래 둘째가 몰래 형 노릇 하는 구나 정도로 이해했는데, 2권에 들어와서는 둘째가 공식적으로 형 노릇을 하고 그것이 자신이 몰래 하던 형의 흉내이니 부하기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황제가 예암의 둘째 왕자 에자임을 보면서 다른 에자임(수하르의 몸에 들어갔던, 에자임으로 불러달라던  에자임 본인임) 얘기를 하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아악~ 하는 기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파워게임에 긴박감과 치밀함이 없습니다. 전제군주의 위엄은 주위와 설정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황제 본인의 입으로 떠들고 있으니 설득력이 없으며 정쟁은 허술하여 몇몇 후궁의 치마폭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좋아, 저거(--> 저기) 있는 가장 큰 놈을 사냥해야겠다.’ - 상권 272 p. -

그건(--> 그걸) 안 수하르가 먼저 나서서 팔을 무리하게 쓰면 좋지 않으니 – 하권 142 p. -

란돌이 저택에 들어온 뒤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이 들이닥친 걸로 봐서 란돌의(--> 란돌의 뒤를) 쫓은 것 같긴 한데, - 하권 236 p. -

수하르 님을 인질로 붙잡고 페하를(--> 폐하를) 압박할 수도 –하권 240 p. -

제가 돌아가길 거부한다면 그 아이는 페하의(--> 폐하의) 곁으로 – 하권 250 p. - 

“나를 모욕하는 건 즉 페하의(--> 폐하의) 총애가 가볍다고” - 하권 318 p. -

“페하와(--> 폐하와) 제가 연인이 되는 모습을 보고 미래를” - 하권 339 p. - 

유유자적 상, 하 (2014. 10. 25, 예약: 22,000원)

작품유형: 동양 판타지, 퇴마물, 재회물

시대/장소: 과거/가상제국 금

커플: 경무혈(18-->28, 황태자-->황제, 기다림공), 주은현(11-->21, 도사, 둔감수)

도성의 저잣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당과를 사준 공자에게 호신부를 준 꼬마도사 주은현. 그러나 준 것은 호신부가 아닌 인연부였다. 엉뚱한 부적을 받은 황태자는 그날로 양물이 서지 않는 저주를 받는다. 세월이 흘러 황제가 된 황태자는 사건의 원흉인 꼬마도사가 성장하여 사술이 풀리기를 기다리는데…….

review: 

거짓말을 못하는 순진한 도사와 음흉한 황제의 소꿉장난 같은 이야기입니다. 지나치게 달아서 손발이 오그라들고 몇 번이나 그만 읽고 싶었지만 집어던질 정도는 아닙니다. 진지한 플롯이나 두드러진 사건은 없습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 도사는 어린 꼬마 만큼의 도력이 없어서 못된 요괴에게 속기나 하고, 제국을 좌지우지하는 세력가들은 황제 앞에서 고양이 쥐 꼴이 되어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당합니다. 황제가 고자가 되는 과정도 현실성이 없고, 저주를 푸는 방법도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작가 특유의 유쾌한 허술함만이 작품에 넘칩니다.

허술함 -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입니다. "~했도다" 하는 도사투의 말투도 어색하고 작품 전반에 드리운 도술 관련 설정도 치밀하지 못해 이 작품이 목적이 아니라 도피였음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 보통 진지하고 복잡한 글을 쓰다가 어리 식힐겸 도피로 쓰게 되는 소품은 허술하고 가벼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 어떻게 장편 2권 짜리가 나올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가볍고 단순합니다. 중간 중간 요즘 시대에 사용하는 용어를 서술하기도 했고, 마지막의 후계 문제까지도 쉽게쉽게 넘어간 것이 고민의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대무라는 큼직한 고깃덩이를 두고 하이에나 같은 도사들이 얼마나 치열한 눈치적전을 벌이고 있는지 구경이나 가세." - 상권 55 p. -

--> 하이에나, 눈치작전 같은 단어가 그 시대에 사용됐을지 의문입니다.

가문에(--> 가문의) 몰락에 연관된 여우를 말하는 것이리라. - 상권 243 p. -

검은 구렁이은(--> 구렁이는) 차마 더 이상 가까이 오지 못하고 - 하권 88 p. -

"도사는 욕식하지(--> 육식하지) 않아도 된다." - 하권 303 p. - 

애증 = 愛憎 (개인지 9호, 2006. 7. 30,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제이혁(26, 재벌2세, 건설회사 상무, 질투공),차해윤(25, 첼리스트 지망생, 방기수)

잘난 공 제이혁이 우연히 한 바에서 수인 차해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해윤이 제이혁 인생에서 기름과 물처럼 섞일 수 없는 라이벌이자 이름만 들어도 속이 끓어오르는 상대인 차원재가 죽고 못 사는 사촌동생임을 깨닫게 되자 이혁은 해윤을 이용해 자신의 라이벌에게 물 먹일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해윤을 자신이 머무는 호텔로 데려와 라이벌에게 물 먹일 그 날을 위해 잘 거둬 먹이던 중 묘한 감정이 싹트게 되고...그 와중에 해윤이 가출 청년이 된 사연을 알게 되는데......

무슨 사연인지 집을 나온 가출 청년인데다가 애인에게 차여 갈 곳 없어진 해윤을 이용하기 위해 자기 멋대로 주웠다가 지 혼자 사랑에 빠져놓고 상대가 자기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분노하는 성깔이 나쁘고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아는 공과 돈 2000원에 코 꿰여 이혁을 따라갔다가 그의 애증을 한 몸에 받아야 하는 불쌍한 처지가 된 해윤의 이야기.

프롤로그   9

그 남자, 차해윤   23

사랑과 증오, 그 사이에는   127

애증   231

엔딩을 향하여   317

에필로그   351

후기   361

review: 

성실한 작가는 어떤 작가일지 생각해봤습니다. 몇 년 몇 월에 어떤 책의 몇 권을 들고 나오겠다고 공언하고 한 번도 어기지 않는 작가? 판매전마다 3-4권의 장편을 들고 나와 독자를  감탄시키는 작가? 편집에 신경 써서 오타를 거의 볼 수 없는 작가? 철저한 고증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느낌을 주는 작가? 꾸준한 재판으로 독자의 통장을 지켜주는 작가? 작은 폰트, 촘촘한 자간, 빡빡한 편집으로 한 권으로 두 권의 기쁨을 주는 작가? 스릴러, 스포츠, 할리킹, 판타지 등으로 특화된 장르별 대표작가? 

개인적으로 나오는 책마다 일련번호를 매겨 집필 순서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작가를 성실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가규, 우주토깽, 라임나무, Ijen 같은 작가는 "아무개의 몇 번째 이야기"하는 식으로 적어서 발행 순서와 일련의 시리즈군(群)을 알 수 있도록 하는데 전작주의 독자로서 마음에 듭니다. 작품의 수집은 물론 어느 작품부터 읽어야할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가들을 보면 마음속에 몇 권의 책을 내겠다는 마법의 숫자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상상되는데, 마치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표시처럼 보입니다. 이 달 말까지 리뷰 몇 개를 쓰겠다고 마음먹고 수첩에 리스트를 적어놓고 책을 읽는 제 모습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나다, 송곳니, 스탠, 에리훤 같은 작가들이 초기에는 번호를 적다가 어느 순간부터 사라진 것을 보면 순서를 정해 글을 쓰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단편집이나, 합동지, 돌발본, 패러디 같은 광필신이 내려서(필 받아서) 계획에 없는 작품이 나오면서부터 순서가 사라지는데 소설 집필이 예술의 한 분야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저 또한 한 작가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읽다가 옆길로 센 적이 많습니다. 미래를 알 수 있으면 인생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라임나무의 아홉 번째 작품입니다. 다작하는 작가가 아니라면 중견 타이틀을 붙여도 무방하겠으나 현재 40호가 넘어가는 작품의 수를 생각하면 초기작에 넣어도 무리가 없고, 결정적으로 초기작의 나쁜 습관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38호 《질주》와 40호 《알을 훔치다》는 이 정도로 형편없지는 않습니다.

학창시절 라이벌이던 차원재를 물 먹이기 위해 그가 애지중지하는 사촌동생에게 접근한 제이혁.

사촌형의 집착에 집안을 뛰쳐나와 법적으로 죽은 사람이 된 차해윤.

동생에게 눈이 멀어 좌우를 분간하지 못하는 차원재.

톱니처럼 맞물리며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풍겼으면 좋겠으나 실상은 어지간히 생긴 재벌 2세의 자뻑과 희생자인척 하면서 이 남자, 저 남자 메뚜기 뛰는 어린 남창과 싸이코 기질 다분한 냉혈남의 일인극에 불과합니다. 먼치킨, 치기어린 질투심/복수심, 앞뒤 분간 못하는 맹목, 목적 없는 방기, 상투적인 이물질녀, 흥미로운 방관자 친구, 먹여주고 재워주는 이해심 넘치는 게이바 주인 등 하나만 사용해도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소재를 무더기로 사용했습니다. 오타는 얼마나 많은 지. 수준미달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오타만 읽어도 내용파악이 가능합니다.

여전히 피아노의(-> 피아노와) 첼로의 서투른 합주, 사랑의 인사가 흘러나왔다. - 42 p. -

뭐라 해도, 차성민 의원은(의원의) 조카인 것은 확실하니까. - 88 p. -

완전한  거짓말을(--> 거짓말은) 아니다. - 117 p. -

다시 밖으로 나와 캔맥주 하나와(--> 하나를) 들고 입에는 불을 붙인 담배를 문 채 욕실로 들어갔다. - 141 p. -

이혁과 화수련 사이에 있었던 일을 잘 알고 있는 태정에게 여왕 마나는(--> 마마는) 매끄럽지 않은 상대였다. - 157 p. -

‘나보다 한 달 이나 늦게 태어난 원재(--> 윤재) 놈도 나를 한참 어린 동생 취급하고.’ - 163 p. - 

그 날 첼로 부분에 참여한 소년, 소녀들 중 유난히 눈에 뜨이는 소년이 하나 있었는데 처남이 데리고 온 남자는 바로 그 소년을 담아(--> 닮아) 있었다. -186 p. -

한 편의 슬프고 어이없는 소설 같은 이야기를 소설처럼 쓰는(--> 쓰면) 되는 걸까. - 213 p. -  

뭐, 지금 생각하면 놈의 취향은 강해윤이지만(--> 차해윤이지만). - 251 p. -

“젠장. 나도 그 애의 형을(--> 형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은 아니라고!!!” - 327 p. -

큰아버지가 초밥 도시락을 가가지고(--> 가지고) 들어오면 윤재와 둘이서 서로 좋아하는 생선이 올려진 것을 먹겠다고 난리를 쳤었다. - 335 p. - 

“혀엉, 이러지 않고(--> 않기로) 했잖아. - 336 p. - 

“아마도 이제 형을(--> 형은) 해윤이를 털어버릴 수 있을 거예요.” - 349 p. -

질주 (개인지 38호, 2011. 12. 11,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카레이싱

시대/장소: 현대/영국

커플: 케트릭 란월(27, 레드불팀 드라이버, 자존심공), 채서한(29, 레드불팀 메커닉, 둔감수)

F3000에서 메커닉으로 일하던 채서한은 연인에게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고약한 스캔들에 휘말려 팀을 나온다. 그러나 드라이버와의 스캔들에 휘말린 서한을 써주는 팀이 없어 고국인 한국으로 돌아와 친구의 집에 잠시 머물던 중, F1 팀인 레드불의 팀 매니저와 면접을 볼 기회를 얻는다. 다행히 면접에서 합격해서 팀 본부가 있는 영국으로 가게 되고, 집을 얻을 동안 팀의 톱 드라이버인 케트릭 란월과 동거를 하게 되는데.

질주   7

후기   281

외전   285

review: 

카레이싱을 다루었지만 기술(技術)적인 면에서는 B1의 작품을 따라가지 못하고 감정적인 면에서는 그웬돌린의 《Killing me, gently》와 란마루의 《악연》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코믹하지도 않습니다. 노력은 가상하나 결과가 미치지 못한 작품으로 주인공의 이름이 신경을 갉작거리는 이상한 경험도 했습니다.

케트릭 란웰이라니 패트릭과 켄드릭의 오기(誤記)같아서 심심찮게 보이는 오타와 함께 이름 때문에 불편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Cacao 59 (개인지 19호, 2007. 12. 2, 예약: 12,000원)

작품유형: 재회물, 연극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채주한(18-->22, 무대연출 지망생, 일편단심공), 주창희(23-->27, 휴학생, 연극배우 겸 연출 지망생, 길치수)

심각한 길치에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주창희. 일찌감치 성 정체성을 깨달고 열심히 게이바를 드나든다. 어느 날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남자의 몸에 반해 모텔로 끌어들이고 하룻밤을 보낸다. 평소처럼 클럽에서 만난 남자겠거니 생각했던 연하남은 절친의 금지옥엽 막냇동생으로 창희에겐 버거운 상대다. 예정된 군대로 도망치듯 입대하고 제대 후엔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스텝으로 2년간 지내다 귀국한다. 오매불망 큰형의 절친을 기다리던 주한은 창희의 오피스텔에 장제로 들어와 옛 사건을 들먹이며 눌러 앉는데…….

달콤, 쌉싸름한 story   7

Side story   317

후기   397

Hidden track   404

review: 

오크 체격의 절친과 콧김 내뿜으며 달려드는 친구의 동생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의 심리를 표현했습니다. 독자는 알고 있는 비밀이지만 당사자들은 모르는 진행은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과연 언제 주한의 형이 알게 될지, 알고 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조마조마 했는데 예상보다 스무드하게 넘어갔습니다. 극적 반전이나 하늘이 무너지는 배신감보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이해와 상호존중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주인공수 모두 극단에 소속된 희극인이라 평소 접하지 못했던 희곡과 연극에 대한 언급이 흥미로웠습니다. 작가가 조사했다기보다 평소 관심 있었던 부분을 자연스레 노출했는데 편하게 읽었습니다. 몰랐던 사실도 몇 가지 알았습니다. 가볍게 읽을 만합니다. (주한의 친구 민도연의 이야기도 어디에 등장했을 것 같습니다)

PS: 솔숲/술숲(두 사람이 소속된 극단이름) 오타는 작가후기에도 나왔습니다만 몇 번 보입니다. 그 외에도 몇몇 오타가 있습니다.

동생을(--> 동생이) 그 자식을 만나나, 안 만나나 - 29 p. -

어머니는 당연히 공연은(--> 공연을) 좋아했다. - 52 p. -

무슨 사고인지는 모르게지만(--> 모르겠지만) 잘 되었다 싶었다. - 131 p. -

접어서 옆에 두고 경한의(-->경한이) 창희의 뒤를 살펴보았다. - 405 p. -

Second Love (개인지 34호, 2010. 12. 19,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조예준(27-->28, 현금왕, 동정공), 강세형(30-->31, 치킨호프집 사장, 트라우마수)

치킨호프를 운영하고 있는 서른 살의 솔로 강세형군. 첫눈이 내리던 어느 새벽 장사를 접고 귀가를 하던 중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는 취객을 발견하게 됩니다. 연말이라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심정으로 얼어 죽을 위기에 처한 취객을 가게로 데려와 재워준 다음 날, 취객은 목숨을 구해줘 고맙다며 큰절을 해도 모자랄 판에 도와줬으니 돈을 주겠다. 얼마면 되냐, 며 철지난 원빈 멘트를 날립니다. 그러나 취객은 이미 지갑이며 핸드폰이며 다 털린 상태. 차비로 돈 이만 원을 쥐어주며 취객을 내쫓은 것으로 일이 마무리 되는 줄 알았으나 이틀 뒤 다시 찾아온 취객을 무려 천만 원짜리 수표를 내밀어 세형을 뒷목잡고 쓰러지게 만듭니다.

안 받겠다고 한 수표를 몰래 찔러 넣고 간 취객을 찾아가 멋지게 수표를 내던지진 않고 조용히 돌려준 세형군에게 취객은 뜻밖에 “사귀자”는 제안을 해옵니다. 사귀자는 이유도 황당하지만 ‘돈 많고, 잘생기고, 성격 나쁜 놈’에게 데인 기억이 있는 세형은 당연히 취객의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나오다 비참한 기억만 안겨준 첫사랑과 우연히 재회하게 되는데…….

1.   7

2.   62

3.   95

4.   140

5.   187

6.   220

7.   265

8.   285

side story   303

post script   343

review: 

첫사랑에 데인 두 남자의 두 번째 사랑이야기입니다. 예준의 첫사랑은 어려서 죽었고, 세형의 첫사랑은 자존심 상하는 비웃음으로 끝나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길 가다가 마주치기도 힘든 이들은 첫눈 오는 날 우연히 만나 서로의 오해와 주변인의 계획적인 방해를 받습니다. 

처음 겪는 감정적 두근거림이 늦게 나와서 지루한 감이 있지만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 세형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이물질 같은 두 남자의 방해에 결정적인 한 방을 먹여주는 장면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평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