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븐하임
《별》시리즈
1편 《별이 없는 밤》 에이머리 스타니스, 레이튼 플라이어
2편 《별이 흐르는 방법》엔리 스타니스(에이머리의 조카손자), 다림 램파드
작품연표
도마뱀들의 도시 1-2 (개인지 1호, 2013. 6. 2, 예약: 26,000원)
별이 없는 밤 Starness-less Night (개인지 2호, 2014. 6. 29, 예약: 18,000원)
작품유형: SF
시대/장소: 연방력 85년 --> 연방력 355년 / 가상 행성 시어튼
커플: 에이머리 스타니스(엠, 29, 스타니스 그룹 CEO), 레이튼 플라이어(레이, 30-->300, 천재과학자)
천재 과학자 레이튼에게 돈 버는 재주가 비상한 남자 에이머리가 찾아온다. 돈벌레인줄 알았는데 로맨티스트에 착한남자라 레이는 몸과 마음과 재능을 엠에게 맡긴다. 잘 나가던 파트너십은 엠의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중단되고, 스물아홉의 나이에 엠은 가사상태에 빠진다. 의학의 발달한 미래에 엠을 깨워 병을 고치리라 마음먹은 레이는 레이를 냉동수면상태로 만들고 스스로도 냉동수면에 들어간다. 270년 후 엠이 잠든 행성에 들른 레이. 행성에 큰 불이 나자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엠을 냉동하고 있는 캠슐의 냉매제를 꺼내 불을 끈다. 대신 엠은 다시는 깨어날 수 없게 되는데…….
review:
《별이 흐르는 방법》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단편입니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별》시리즈가 시작하니 발단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스타니스 가문의 로맨틱한 혈통의 기원이 되는 남자와 천재 과학자의 불꽃같은 사랑과 슬픈 헤어짐을 담담한 독백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짧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 수작입니다.
별이 흐르는 방법 1-2 (개인지 2호, 2014. 6. 29, 예약: 18,000원)
작품유형: SF, 재회물, 기억상실
시대/장소: 연방력 350년-->377년 / 가상행성 코닐, 지구
커플: 엔리 스타니스(28, 전우주적 기업 스타니스 그룹의 부회장, 로맨틱공), 다림 램파드(48세 이상, 지구연방군 중사, 무덤덤수)
인류가 지구가 좁다 느끼다 못해 우주로 진출해 새로운 별을 개척지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먼 미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지구연방군 중사 다림 램파드는 그의 분대가 사고를 치고 잠시 근신 처분을 받은 동안, 다른 수식어 다 필요없고 그저 '우주 갑부'라는 한 마디로 설명 가능한 엔리 스타니스를 코닐이라는 행성까지 호위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그런데 어째 자신만 빼고 다들 엔리가 코닐에 가는 것을 꺼림칙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그 의혹에 찬 시선들을 받아치던 엔리는 자신의 스캔들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관심도 없는 유일한 인물인 다림을 신기하게 여긴다.
코닐은 스타니스 그룹의 사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행성으로, 잘만 개발하면 제3의 지구가 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재 그곳에 파견된 연구진들과 통신이 두절된 상황. 다림 일행은 코닐과 가장 근접한 개척 행성인 이올린에 착륙하고, 이 과정에서 생긴 사고로 엔리는 다림이 갖고 있는 비밀 아닌 비밀이 그야말로 까도 까도 끝없는 양파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나치게 매사에 초연한 다림에게 엔리는 왠지 모를 서운함을 가진 듯하고, 다림 역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코닐에 가려는 엔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충돌한다. 그러나 다소 껄끄럽던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 사건을 기준으로 급변하게 되고, 서로가 겉에서 보이는 것만큼 그저 단순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종류의 인간임을 인정하게 되는데......
review:
호박대왕의 《백은의 곰》이후 오랜만에 보는 로맨티스트 공입니다. 캐릭터 설정이 잘 됐습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로맨티스트 혈통에 우주 제일의 돈에 죄책감이 결합했으니 돈지랄하기 딱 좋은 조합입니다. 대리만족을 목표로 하는 독자로서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돈을 돌같이 보는 상습적 기억상실자 아무개씨 덕분에 돈(money)목현상만 구경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뒷목 잡을 돈목현상이지만 개그감이 섞여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달걀 품은 어미닭같이 참견하는 맥이나 전형적인 무뇌아 부하 같은 짐이나 릭콘도 필요한 만큼 행동하고 있습니다. 절단장애를 가진 캐릭터의 정사씬도 본 적이 없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퍼주기만 했던 첫사랑과 아무것도 줄 수 없는 마지막 사랑으로 극과 극을 오가는 엔리는 심리치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상습적인 기억상실에 시달리는 다림도 평범한 인생을 살지는 않았으니 막상막하입니다. 시리즈의 전개 부분인 탓에 –발단도 위기도 절정도 아닌 것이 작가의 유머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깔끔한 결말은 보기 어려웠지만 상대적으로 뿌려놓은 떡밥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평균이상입니다.
흑이 없는 세계 (개인지 3호, 2014. 11. 9, 예약: 7,000원)
작품유형: 중세판타지, 환생물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에레로아
커플: 아셰그라프(1,000살, 선을 수호하는 백룡, 바른생활공), 시그리드(25-->32, 황태자--> 황제, 깐족수)
제국의 적통 황태자가 태어나자 황제는 주술사들을 불러 축복을 내리려 한다. 그러나 황태자의 수명이 짧아 축복이 소용이 없다. 황제는 주술사들을 닦달하여 황태자의 수명을 늘인다. 대가로 황태자는 인간의 감정을 잃어버린다.
25년 후 황제의 후계자로 자란 황태자는 검술에도 능하고 백성들을 '이성적'으로 대한다. 단, 감정이 없어서 동정심도 공감도 하지 못해 잔인한 성정이 있지만 통치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의 잔인한 성정은 백룡 아셰그라프를 자극한다. 아셰그라프는 황태자의 지근거리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사하며 지내는데…….
사랑하는 인간 005
사랑하는 인간. Side 025
흑이 없는 세계 034
Til the end of world 147
후기 178
Epiologue 181
review:
레븐하임의 작품은 처녀작 《도마뱀들의 도시》부터 입수했는데 정작 2호 《별이 흐르는 순간》부터 읽었습니다. 빽빽한 편집에 작은 폰트, 두툼한 두께의 《도마뱀들의 도시》는 펼치기만 해도 예사롭지 않은 '처녀작'의 기백이 느껴져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읽고, 중요 부분은 메모하고, 전공 3학점까리 중간고사 대체용 리포트 쓰듯 리뷰를 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한 김 빠진 《별이 흐르는 방법》부터 읽고 리뷰를 썼습니다. 작가 후기를 보니 《별이 흐르는 방법》의 프롤로그를 《도마뱀들의 도시》를 집필하며 기분전환용으로 썼고, 이 작품의 시작부분도 《별이 흐르는 방법》을 집필할 때 외도하듯 썼다니 역시 한 김 빠진 분위기가 납니다.
기분전환용/현실도피용이라 그런지 《별이 흐르는 방법》은 재벌 로맨티스트가 등장하는 SF고, 《흑이 없는 세계》는 감정 없는 황태자와 용이 등장하는 판타지로 두 작품 모두 리얼리티가 없습니다.
감정은 없지만 머리 좋고 눈치 빠른 황태자는 주변인들을 열받게 하는 깐죽거림이 일품입니다. 천 년 간 선(善)을 추구하며 살아온 용님도 참기 힘든 깐죽거림입니다. 사랑을 먼저 느낀 용님은 시름시름 말라가고, 이를 보다 못한 황태자는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원래의 운명대로 요절합니다. 상상임신하는 적룡이 나오고, 대규모 싸움인지, 눈 가리고 아웅인지 헷갈리는 전쟁 후에 용과 황태자는 입장을 정리합니다. 일찍 죽은 황태자의 환생을 기다리는 백룡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평균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