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쯔나

밤꽃(합동지 《Dog Rain Hall》 5호, 2000. 6. 20 - 초판)

작품유형 : 패러디

시대/장소 : 현대/시골 촌구석

커플 : 동원(고3, 눈치공), 현진(고3, 둔감수)

동원이네 별장지기를 하는 현진네의 사정 때문에 현진이는 동원이를 어려워한다. 그러나 동원이는 이를 이용해 현진이의 개를 괴롭히고 현진이도 못살게 구는데…….

review:

부와 신분의 차이를 이용한 은근한 대시 --> 상대방의 심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주인공 --> 이에 대한 반발로 주인공의 애완동물을 못살게 구는 상대방 --> 얼떨결에 대든 주인공(그러나 혼자 수습하기는 일이 지나치게 커져버림) --> 이를 무마해주는 조건으로 내세운 두 사람의 약속까지 원작의 흐름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원작의 풋풋하고 발랄한 분위기에서 발랄한 분위기를 유지한 채 에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느낌입니다.

원작소개

원작자 :김유정

원작 : 《동백꽃》

발행사항 : 1936년

미리 읽기 :

《동백꽃》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농촌을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시종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사춘기의 순박한 남녀들이 벌이는 사랑 이야기는 인생의 봄을 그리고 있어 늘 희망차고 순수한 것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계절적 배경 또한 봄에 맞추어져 있다.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장면이야말로 봄의 따뜻한 정경을 보여 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나'는 작품의 주인공이자 서술자이다. 그러나 '나'는 지적으로도 뭔가 부족하고 어리숙한 인물로 그려져 있다. 늘 가까운 거리에서 접하는 점순이의 심리 상태조차 읽어 내지 못할 정도로 바보스럽다. 반면 점순이는 사춘기 소녀답게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물론 자기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저 안달만 내고 있는 여자는 아니다.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는 유교적 윤리에 철저했을 당시에 이만큼 적극적인 여성을 보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점순이는 '나'에 대해 직접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지는 못한다. 그러나 '감자'와 '닭싸움'이라는 계기를 이용하여 '나'에게 집요하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점순이가 무심히 건넨 감자 몇 알, 주인공의 닭을 향한 집요한 공격 등에는 '나'에 대한 점순이의 짝사랑이 깔려 있는 것이다.

작품을 읽을 때, 사소한 상징이나 소도구를 제대로 파악해 가면서 읽는다면, 좀더 생생하게 작품의 활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감자와 닭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따져 보며 읽어 보자.

- 《(고교생과 함께하는) 김윤식 교수의 소설 특강 3권》/ 김윤식 엮음. 한국문화사. 2001. 200 p. -

콘돔 한 장(합동지 《Dog Rain Hall》 5호, 2000. 7. 12 - 초판)

작품유형 : 패러디

시대/장소 : 현대/이태원

커플 : 나(공), 아이(수)

나는 이태원에서 포장이 벗겨진 콘돔을 들고 다니며 진짜인지 묻는 아이를 만난다. 호기심에 아이를 쫓아가 사연을 듣는데…….

review:

갑자기 주어진 친절이 과연 진짜인지 확인하는 아이의 모습이 눈물겹습니다. 원작이 내부에서 일어난 욕구를 표현한 것인 반면 패러디는 외부에서 주어진 친절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불쌍한 인생에 뜻하지 않게 찾아든 행운을 확인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작품 뒤에 《학습활동》이 실려 있는데 메꾸어 봤습니다.

1. 이 이야기의 내용을 간추려 요약하고 다음을 공부해 보자.

(1) 이야기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나

(2)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 한 아이가 성인용품점을 찾아다니며 포장이 벗겨진 콘돔의 진위 여부를 묻는다.

(3) 이 작품은 소설과 매우 흡사하지만 소설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소설로서의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의 같은 점과 차이점을 생각해보자.

--> 이 작품은 소설이 아닌 수필이다. “내가 이태원에서 본 일이다.”로 시작하는 서두는 이 수필이 작가가 직접 격은 체험적 수필임을 나타낸다. 소설과 비소설의 차이는 허구(fiction)냐 아니냐(nonfiction)의 차이다.

2. 이야기에 나오는 하나의 행동, 한 마디의 말은 모두 그 이야기를 하는 의도와 관계가 깊게 마련이다. 이 작품의 내용이 함축하고 있는 뜻을 공부해보자.

(1) 어린 사내아이가 콘돔 한 장이 진짜인가 거듭거듭 문는 까닭은 무엇인가?

-->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행위.

(2) 어린 사내아이의 마지막 말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 자기에게 베풀어진 하찮은 배려를 간직하고 싶다는 의미.

(3) 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사내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불쌍하고 가엽게 여김.

원작소개

원작자 : 피천득

원작 : 《은전 한 닢》

--> 원작자 사후 50년이 지나면 저작권은 자동으로 소멸¹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시대와 전쟁을 겪으면서 (본의 아니게) 요절한 작가들이 많아서 2000년을 전후로 웬만한 근대소설은 자유롭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피천득님은 지금까지 살아계십니다. 따라서 원문을 함부로 퍼올 수 없습니다. 여기저기 자료를 찾았지만 인쇄매체로 발행된 《은전 한 닢》의 감상 글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교과서에 실린 유명한 수필이라 검색엔진에서 “피천득”과 “은전 한 닢”으로 찾으면 원문과 함께 많은 감상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발행사항 : 1959년.

PS:

주1. 저작권의 자동 소멸 : 원작자 사후 50년이 지나 저작권이 자동으로 소멸되는 것은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양에서는 저작권이 없어진 작품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Project Gutenberg(구텐베르그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Dog Rain Hall = 개비굴 (합동지5호, 2000.4.4 - 초판)

작품유형 : 패러디

C사감과 러브레터 written by YUUJI - 원작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백치 어버버 written by 새우깡 - 원작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메밀꽃 질 무렵 written by YUUJI - 원작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감자밭 written by 새우깡 - 원작 김동인의 《감자》

콘돔 한 장 written by Setsuna - 원작 피천득의 《은전 한 닢》

벙어리 삼룡이 written by MITRA - 원작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밤꽃 written by Setsuna - 원작 김유정의 《동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