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우 

꽃들이 피면 (개인지 1호, 2010. 7. 18,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궁중물, 환생물

시재/장소: 과거/가상제국

커플: 이해명(8-->사망, 황자-->황제, 일편단심공), 고은후(4-->사망, 정혼자-->귀비, 일편단심수)

해명의 모친은 선황제의 무남독녀로 제국 최초의 여황제이다. 그녀는 사촌언니 미령의 정혼자 무영을 사모하여 그를 사신으로 삼은 후 미령은 다른 남자에게 시집보낸다. 오랜 시간 무영과의 사이에 자식이 없자 신료들은 두 번째 사신을 들이라 주청하고 황제는 동표를 사신으로 삼아 아들 담을 낳는다. 황제는 2년 후 무영과의 사이에 아들 해명을 낳는다. 해명이 여덟 살 되던 해 황자 담이 결혼을 하며 해명은 사가로 내쳐진다. 그는 정혼자인 대장군의 아들 은후와 황궁의 일은 잊은 채 행복한 유년을 보낸다. 동표와 미령은 권력과 황제에 대한 복수로 뜻을 같이하여 황자 담을 황태자로 삼으려 황제를 압박하고 있다.

해명이 열아홉 살이 되자 황제는 해명을 황궁으로 불러들이려하나 해명은 거부한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황제는 은후를 중독시키고, 은후가 사경을 헤매자 해독약을 빌미로 해명을 황궁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한다. 황태자가 된 해명은 태자비를 간택하고 정혼자인 은후는 후궁이 된다. 은후가 후궁으로 입궐하는 날 동표는 해명을 죽이려고 자객을 고용하고 자객이 해명과의 대결에서 사로잡힌다. 살해 계획이 들킨 동표는 목베임을 당하고 해명은 명실상부 제국의 황태자로서 입지를 굳힌다. 이때 황제의 병이 알려지고 태자비 때문에 은후와 해병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만나지 못하고 오해가 쌓여 갈등이 커지는데 황제가 서거한다.   

세월이 흘러 태자비였던 황후가 회임하고 황제가 된 해명의 총애를 받는 은후를 핍박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황후는 아들 향을 낳고 바로 죽는다. 향은 은후의 손에서 크고 해명은 더 이상 황후나 후궁을 들이지 않고 은후와 해로하다 한 날 한 시에 죽는다.

꽃들이 피면   7

외전   221

후기   302

環   304

review: 

누워서 침 뱉기 같지만 책을 입수하게 경위를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네 개의 필명을 갖고 있는 조반유리님. 조반유리, 한주원, Joy, Sioux 중에서 Sioux의 발음이 '수우'인데 장터에서 검색하다가 '수우'라는 이름으로 모르는 책이 보이길래 Sioux님 작품인줄 알고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조반유리님께 본인의 글이 아니라는 대답을 듣고 어라?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리뷰로 돌아가서 이 책은 Sioux님이 아닌 '수우'라는 신인작가의 처녀작인데 출판을 하기보다 맞춤법 공부가 더 절실해 보입니다.

'부처님, 부디 폐하의 병을 낳게(--> 낫게) 해주십시오.' - 103 p. 

아예 이번 기회에 황태자 자리를 확실히 하자고 황제에게 다짐을 받는 것이 낳지(--> 낫지) 않을 까 했다. - 127 p. -

배다른(--> 씨다른) 형제인 담에게로 가 있던 일부가 저에게로 와서 얼굴을 비추기도 하면서 간사하게 손을 비벼댔다. - 132  p. -

허나 이 일은 우리의 사환이(--> 사활이) 걸린 문제입니다. - 153 p. -

"암, 그렇고말고. 드디어 눈에 가시거리같은(--> 눈엣가시 같은) 놈을 제거하고 내 아들놈을 앞세워 나 동표가 드디어 이 나라의 권력을 한손에 쥐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게야." - 168 p. -

황제가 고개를 여전히 밑으로 하며 장개를(--> 장계를) 보며 말했다. - 195 p. -

"신첩은 뱃속의 용정으로(--> 용종으로) 인해 근래 들어 힘이 부치기는 하오나 그럭저럭 버틸 만 하옵니다." - 228 p. -  

손가락 삐끗해서 틀린 오타 빼고, Saki의 《Motherhood》에 버금가는 띄어쓰기 오류를 제외하고 동일한 의미로 쓰이는 모든 단어를 잘못 알고 있습니다. 단어의 개념조차 헷갈리니 제대로 된 의미나 적절한 용어의 활용은 찾아 볼 수 없고, 계층이 철저히 분리된 황궁에서 사용하는 존대어도 중구난방입니다. 한마디로 자질이 의심스럽습니다. 후기에 주변 분들이 용기를 북돋워주셔서 책을 냈다는데 주변 분들은 용기가 아니라 오타와 문맥을 살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신경에 거슬리는 것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한밤중에 등장하여 설치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각자의 사정에 따라 돌아다니니 호기심보다 피곤함이 몰려옵니다. 분명 의미도 있고 나름 복선이니 암시니 생각하고 등장인물을 움직였을 텐데 나중에는 또냐? 얘는 도대체 누구냐? 그래 그랬구나? 다른 방법은 없겠냐? 너무 허술하구나! 나는 도저히 속아줄 수가 없겠다!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설정은 봐줄만 합니다. 남자와의 혼인도 허락되는 세상, 권력의 정점인 황제는 여성, 사촌언니의 정혼자 약탈, 연인의 조기사망, 사랑하는 아들을 내쫓아야 하는 비극, 죽을병. 그런데 재료를 그럴듯하게 요리하는 능력이 없습니다. 자객 한 명의 침입에 황태자궁의 모든 경비가 쓰러지는 무협지도 아닌 판타지 같은 얘기를 하질 않나(차라리 독을 썼으면 그러려니 할 텐데 끝까지 칼 한 자루로 해결봅니다), 황태자와 자객이 칼을 맞대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하나 남은 내관은 황제에게 뛰어가 자객이 들어와 지금 태자님과 대치중입니다 라고 고하질 않나, 황태자도 모르는 황궁의 비밀통로를 일개 내관이 알고 있질 않나, 남자 후궁을 질투하는 황후님은 어찌하여 건강한 황자를 낳으시고 바로 돌아가셨는지, 억지도 정도가 있습니다. 환생편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인 해명과 2학년인 은후가 만나자마자 전생이 기억나는, 《꽃들이 피면》은 도저히 '작품'으로 불러줄 수 없는 '책'입니다. 수준미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