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picalarmpit 

작품연표 

가부 1-5, 외전 (2016. 12. 2, 연필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21,500원)

작품유형: 동양판타지, 역키잡물, 기억상실, 재회물

시대/장소: 과거/중천

커플: 위강(아소, 탄생-->500, 흑해 영공왕, 집착공), 소공(20-->520, 무치-->용, 보모수)

성별 없는 가짜 용으로 태어난 '소공'

용왕의 가짜 신부(假婦)가 된다.

거짓된 세월이 흐르고, 용왕은 천제의 예언을 받는다.

그가 진짜 신부를 맞이할 날이 적힌 한 송이 꽃, 홍화.

그로 인해 하늘에 속한 자들의 운명이 흔들린다.

review: 

역키잡물의 대장 같은 작품입니다. 다음에 소개할 《폭설》을 비롯하여 앞서 소개한 《솔티 러스트》등 이 작가의 이세계물은 세계관이 남다릅니다. 허튼 설정이 없으며, 나중에 복선과 연계되어 무릎을 치게 만드는 관계성이 있습니다.

프롤로그가 길어서 지루한 감이 있는 것은 단점입니다. 초반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그러나 처음 부분을 지나면 죽 이어지면서 힘없는 무치 소공이 강력한 대왕용 위강을 품고, 낳고 키우고 반려가 되는 과정이 눈물과 회한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위강은 일편단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일한 약점일 수 있는 부분을 쉽게 드러내지는 않아서 소공을 힘들게 합니다. 위강에게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소공은 출생부터 성장까지 인생에 쉬운 때가 한 군데도 없는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중간에 성별도 바뀌고 사기도 여러 번 당하고, 끔찍한 죽음까지 타인에 의한 고생이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를 상쇄하는 것이 위강의 집착과 주변의 소소한 친절입니다. 평균이상입니다. 그러나 표지그림이 에러.

기담항설 1-5, 외전 (2017. 11. 17, 연필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25,000원)

작품유형: 동양판타지, 임신수

시대/장소: 과거/이름없는 마을

커플: 염곤(나이 많음, 염라국 장수, 집착공), 김강쇠(20대 초반, 화동-->인간, 마당쇠수)

병든 아비의 약을 구하려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을 찾아 여행을 떠난 강쇠.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에게 납치당한 신부를 찾는 사내와 조우한다.

그와 함께하는 매 순간, 어쩐지 온갖 기괴한 일들이 강쇠를 덮치는데…….

review: 

염라왕의 동생 염곤은 형님에 버금가는 일신의 능력이 있어 주위에서 견제를 받습니다. 그러나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제 각시에게만 집착하여 염라국에서 죄인들을 잡아들이는 장수로 있습니다. 염곤의 각시 사랑은 천계와 선계에서 유명합니다.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생불과로 있을 때부터 옆의 생불과를 훔쳐 가슴에 품고 있었던 연유입니다. 그러나 그의 각시는 태어나지도 못하고 염곤의 가슴에서 뽑혀 서천화원을 다스리는 사라도령과 원강암의 자식으로 점지됩니다.

가슴의 혹이 서천화원 화동으로 점지된 것을 알게 된 염곤은 화원으로 찾아가 혼인을 약속받고 3년을 무보수로 일합니다. 기한이 지나 각시를 태운 혼인 가마가 염곤의 집을 넘으려는 찰나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이 나타나 가마를 빼앗습니다. 가마는 조각이 나고 각시는 사라지고 염곤은 각시의 신발을 나침반 삼아 신부 찾기에 나섭니다. 

줄거리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몰락한 양반집에 업둥이로 들어온 강쇠가 염곤의 각시입니다. 양부의 약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 강쇠와 염곤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고 여행을 동행하며 여러 사건을 해결하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작품의 기둥 줄거리입니다.

제목처럼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고 용어나 전개가 전래동화풍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권선징악과 인과응보가 분명하고 배경과 설정이 전래동화 그대로입니다. 다만 고전의 재해석으로 보기는 어렵고 소재 돌려막기에 가깝습니다. 전개가 지루하고 염곤의 강쇠 인식이 늦었습니다. 악당 역할을 하는 호치산 호랑이나 구미호도 원인이 되는 가마 조각과의 연결고리가 《이누야샤》의 사혼의 조각 설정과 일치하여 신선함이 없습니다. 땅에 떨어진 조각을 모아서 다시 구슬을 완성시키는 것까지 닮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당하기만 하는 강쇠의 처지는 읽는 내내 답답함을 줍니다. 결말의 시원함보다 중간의 고구마가 인상에 남습니다.

강쇠의 고생과 눈물겨운 핍박이 염곤의 안하무인 횡포에서 비롯된 인과임을 알게 되면 의문에 휩싸입니다. 죄는 염곤이 지었는데 벌은 강쇠가 받으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평균작입니다.     

솔티 러스트(Salty Lust) 1-3, 외전 1-3 (2018. 2. 7, 연필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26,000원)

작품유형: SF, 임신공, 다공일수

시대/장소: 미래/가상행성 아산가, 소니악스

커플: 오윈(다섯의 오윈, 손수건/군인/황금왕/비탄의 군주, 아스페리어 공, 나이 많음, 아산가인, 질투공), 눅스 에엣 디스트릭트(20-->30대 중반, 화성 우주공학대 3학년 --> 직장인, 백수, 포기수)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모성을 버리고 우주로 떠났다.

이미 다양한 생명체가 지배하고 있는 우주에서 생존하기 위해 인류는 그들의 방식을 받아들인다.

버려진 지구 8구역에서 태어나 자기 잘난 맛에 살던 '눅스 에잇 디스트릭트'도 잘 먹고 잘살겠다는 일념에 무일푼으로 우주로 향했으나, 인생살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텨가던 눅스 앞에 우주부호인 오윈이 나타나게 되고, 우연히 그의 은밀한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그 뒤로부터 오윈은 눅스에게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끌림을 느낀다고 하며, 눅스를 유혹하기 시작하는데…….

우주 명랑 소년 눅스는 과연 수상쩍은 우주부호의 유혹을 떨쳐낼 수 있을까.

review: 

지금까지 읽은 게이 로맨스 중에서 가장 SF적인 작품입니다. 1인 다역이 가능한 진화의 최종 단계에 있는 우주인, 지구 출신이지만 우주인과 유전적 연관성이 있는 신인류가 주인공입니다.

하나이면서 다섯이기도 한 오윈은 앤 레키의 《라드츠 제국》시리즈와 비슷한 설정입니다. 유전적으로 동일하고 기억을 공유하는 여러 개체를 한 명으로 인식합니다. 머물고 있는 공간의 거리에 따라 기억의 공유에 시간이 걸리는 설정도 동일합니다.

적당히 똑똑하고 지구 출신답게 세속적인 눅스는 소시민다운 성격과 편리한 보신주의와 소량의 정의로움을 가졌습니다. 돈에 환장하고 불로소득을 좋아하지만 일말의 양심 + 소량의 동정심에 발목 잡혀 다섯 남편을 거느리는 우주 부호로 재탄생합니다. 미래지향적 사회제도와 일부다처의 반대 설정인 일처다부 가정에서 벌어지는 질투와 돈자랑의 대서사시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완독하고 나면 ‘게슴츠레’라는 단어가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평균이상입니다. 

폭설 1-5, 외전 1-2 (2016. 9. 26, 연필 출판, 리디북스 제공, 가격: 19,500원)

작품유형: 센티넬버스

시대/장소: 현대/서울, 독일

커플: 라이너 슈바르트(32, 제약회사 사장, 센티넬공), 박서진(29, 백수, 멀티 가이드, 상처수)

“언제까지 이대로 살 순 없잖아.”

센티넬은 가이드 없이는 살 수 없다.

센티넬 최환익은 남자 가이드인 박서진을 혐오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간다.

박서진은 단지 그런 최환익의 가이드로서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여름, 자유를 원한 환익은 목숨이 위험한 멀티 센티넬 실험에 서진을 몰아넣는다.

그 실험의 끝에 만나게 된 푸른 눈의 남자.

그를 만난 순간부터, 예기치 못한 폭설이 서진의 삶에 쏟아지기 시작한다.

1-5권 《暴泄》, 《暴說》, 《暴雪》

외전 1 《you must comeback home》

외전 2 《열음(熱吟)》

review: 

권에 따라 《暴泄(갑자기 심하게 나는 설사)》, 《暴說(난폭하게 말함)》, 《暴雪(갑자기 한꺼번에 많이 내리는 눈)》 등으로 제목의 한자가 바뀝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센티넬과 가이드로 만난 환익과 서진이지만 속마음은 따로따로입니다. 환익은 서진의 친구 혜선(가이드)에게 마음이 가 있고, 서진은 환익이 집안의 부와 권력으로 찍어 눌러 억지로 가이드가 된 것이 억울하여 이를 갈고 있습니다. 서진의 복수는 그가 스물아홉이 되어서야 이루어집니다. 이런 식의 긴 복수는 당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행하는 사람에게도 상처가 남습니다. 마음은 진작에 만신창이가 됐고, 몸도 환익의 이기적인 실험으로 오늘내일하는 서진에게 새로운 센티넬이 나타납니다.

작품은 똥차 치운 서진이 새로운 벤츠 라이너를 만나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환익의 숨겨졌던 사랑과 서진의 음습한 복수가 저변에 깔린 이중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완독하고 나서야 진실을 알게 되는 쾌감이 있습니다. 가이드 인권도 덤으로 알아갑니다. 평균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