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랑

慕與期 상, 하 (2019. 7. 29, 예약: 28,000원)

작품유형: 무협물, 기억상실

시대/장소: 송대/중원(난주)

커플: 올안경(30, 귀양중인 무인, 기다림공), 희빈(당빈, 30대, 마교 교주, 기억상실수)

기억상실에 걸린 젊은 남자를 주은 올안경. 18년전 헤어진 이름모를 형에 대한 기억을 연상시키는 남자에게 당하기만 한다.

review: 

《추화련》에서 400년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혈연이나 무연(武緣)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희빈이 북리규현보다 몇 대 앞선 마교주입니다. 전반적으로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이 극적이고 희빈이 짊어진 과거와 희생도 연민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늘고 길게가 인생의 모토인 올안경이 전후좌우 살피지 않고 달려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천고의 기재이나 이복형제들의 질투에 희생당한 희빈의 복수는 카타르시스가 있습니다. 인과의 절묘한 맞물림이 시종일관 이어집니다. 이 작품을 먼저 읽고 《추화련》, 《추화애》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燕歌行 (2015. 12. 27(2쇄),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패러디

시대/장소: 후한말기-조위 초기/후한의 수도 허도

커플: 사마의(30대, 仲達, 문학연, 책사공), 조비(子桓, 20대, 조조의 삼남/장남, 2대 위왕, 초대 조위 황제, 야심수) 

사마팔달(사마가의 여덟 아들)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둘째 아들 사마의는 출사하라는 조조의 부름을 몇 년이나 거부하다 조조의 장자 조비의 휘하로 들어간다. 두 사람은 세간에 드러나지 않게 몸을 섞는 관계다. 

문무를 겸비하여 후계자로 손색없는 장남이지만 삼남을 익애하는 조조 때문에 정식 후계자가 되지 못한 조비는 초조함을 사마의에게만 터놓을 정도로 둘 사이는 가깝다. 그러나 조비는 일찍 죽은 형님을 잊지 못하여 잠자리에서 형을 부른다.

一 落花   7

二 地平   35

三 遺痕   71

四 隻行   117

五 顧我   141

六 蒼穹   179

外傳

炎上   207

賞春   251

蛟龍   263

後記   275

別傳晴嵐   283

review: 

《삼국지》패러디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삼국지》를 제대로 읽은 적이 없습니다. 살다 보면 《삼국지》에 빠질만한 시기가 있습니다.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대학 신입생이 되어 교과서가 아닌 자율적인 독서를 시작할 20대 초반, 직장생활에 적응하고 도서구입에 여유롭게 비용을 투자하는 30대, 국내에 《삼국지》 열풍이 불어 너도 나도 읽을 때. 이상하게 이런 흐름에 한 번도 동승하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김용의 《영웅문》을 비롯한 김용 무협에 빠져 살았고, 고등학교 때에는 박경리의 《토지》와 일본의 대하소설 《대망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외울 정도로 읽었으면서도 《삼국지》에는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SF와 공포소설을 탐독했고, 직장을 다니면서는 이성애/게이 로맨스를 읽었습니다. 따라서 주인공들이 생소합니다. 위, 촉, 오 세 나라의 싸움, 조조가 최후의 승리자, 관우, 장비, 유비의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등의 대표적인 키워드만 아는 수준입니다. 

역사를 모르고 평가하면 조비는 거대한 아버지 그늘에 숨죽이고 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는 잠룡으로 보입니다. 아버지 때문에 목숨을 잃은 큰형을 사모하는 상처도 있지만 필요하면 여인도 서슴없이 취하는 냉정한 성품입니다. 사마의는 조비를 성심으로 대하면서도 질투도 하고, 그런 자신에게 실망하는 인물입니다.

역사의 틈바구니를 열어서 박제된 인물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은 솜씨가 좋습니다. 실체를 모르기 때문에 괴리감과 위화감이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한시도 의미심장했고, 작가가 얼마나 원작을 아끼고 좋아하는지가 보입니다. 평균이상입니다.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Komm, susser Tod (2010. 3. 21, 예약: 11,000원)

작품유형: 중세판타지, 뱀파이어/위어울프, 재회물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카야트

커플: 데스가론 룅거(블레이즈, 에드 하너, 17-->80세 이상, 위어울프족 전사, 용병, 복수공), 페리타스(슈트로미안, 쉬른슈타인 백작, 1000살 이상, 뱀파이어 분노의 킨딘스키아 공작, 미치광이수)

태어나 자란 혈족의 마을이 뱀파이어 공작에게 몰살당한다. 위어울프족 최고의 전사 룅거는 복수를 위해 공작을 찾아가나 혈투 끝에 잡혀 왼쪽 눈을 잃는다. 공작의 농간으로 늑대로도 변하지 못한 채 공작의 애완견 취급을 받는데…….

Chapter I. Vol Secare   9

Chapter II. Odium   69

Chapter III. Luminatio-Umbra   155

Chapter IV. Libera me   245

Epilogue   341

Postscript   367

Hidden track   371

review: 

초반에 몇 번이나 갸우뚱할 정도로 공작의 행동은 미치광이에 다름없습니다. 중반 이후부터 공작의 과거가 드러나며 연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반면 시종일관 복수를 노리는 룅거는 일관성이 있습니다. 작품을 이해하려면 세계관과 배경 이해가 필수입니다.

하늘의 천사가 타락하여 지옥에 떨어지면서 지옥의 악마가 일부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그들은 각각 뱀파이어 로드와 위어울프 어머니가 되어 혈족을 만들고 후계를 생산합니다. 지상에서는 마녀를 꿈꾸는 인간 여자들이 열여섯의 동족을 희생하여 지옥의 악마를 불러와 계약을 맺고 마녀가 됩니다. 마녀 히스테리카는 뱀파이어 로드에게 반하여 그의 일곱 후계중 하나인 킨딘스키아 공작이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연인을 위해 종족의 약점을 발설합니다. 뱀파이어 로드는 모든 마녀를 죽입니다. 이제 마녀는 뱀파이어가 된 그녀 혼자만 남았습니다.

후에 뱀파이어 로드와 위어울프 어머니는 혈투 끝에 동귀어진하고, 그들의 후예들은 철천지원수가 됩니다. 연인을 위해 동족을 멸절시킨 히스테리카는 연인이 죽자 자괴와 슬픔으로 미칩니다. 그녀는 연인을 따라 죽기를 원했으나 뱀파이어 로드는 일곱의 뱀파이어 계파가 명맥을 유지하길 원하여 자살도 하지 못합니다. 고민 끝에 그녀는 초대 신성기사단 기사이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페리타스를 후계자로 만듭니다.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문과 지인들의 죽음을 견딘 페리타스도 임신한 약혼녀의 피를 마시고는 정신을 놓아버리고 뱀파이어가 됩니다. 결국 그는 그를 뱀파이어로 만든 히스테리카를 죽이고, 두 번째 킨딘스키아 공작이 됩니다. 고대마녀 히스테리카는 숙원인 죽음을 맞이하고, 페리타스는 그녀의 능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습니다. 따라서 그는 뱀파이어 일곱 공작 중의 하나이며, 고대 마녀의 능력을 가진 특이한 존재가 됩니다.

반쯤 미친 공작은 이후 백 여년간 자신의 계파는 물론 다른 계파의 뱀파이어들을 죽여서  뱀파이어들의 공적이 됩니다. 또 백 여년이 지난 후에는 위어울프 학살자라는 타이틀도 얻습니다. 그러나 일신의 능력이 탁월하여 동료 공작은 물론 위어울프 종족도 그를 건드리지 못합니다. 뱀파이어가 된 순간부터 죽기를 바란 공작은 그를 뱀파이어로 만든 히스테리카처럼 그를 죽여줄 존재를 만들고자 합니다. 위어울프족 최고의 전사 룅거의 고향은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제목처럼 오랜 시간 죽음을 기다린 공작에게 찾아온 것은 늑대인간 룅거입니다. 정상과 비정상을 오가는 공작과 복수를 노리는 늑대인간의 조합이 괜찮습니다. 과거 정체를 모르고 만난 이들이 재회하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죽음을 기다리며 세계를 여행하는 모습이 위안을 줍니다. 작품에는 나오지 않지만 죽음이 필연적인 룅거가 죽을 때 공작도 데려간다는 암시는 충분히 설득적입니다. 공작과 룅거 외에도 와신상담 복수를 꿈꾸던 수녀 출신 뱀파이어 벨라투스의 쟁취도 인상적입니다. 많지 않은 등장임에도 작품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합니다.

《하얀 불꽃》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한자 어휘력이 남다릅니다. 보원(報怨/복수), 존숭(尊崇/존경, 경외), 질증(疾憎/증오)처럼 비슷하지만 생소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중세물이라 의복과 무기에 대해서도 모르는 단어가 나오는데,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따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세 마녀사냥이나 뱀파이어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독을 권합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영주의 저택은 수더분한 외간을(--> 외관을) 가진 단출한 2층짜리 건물이었다. - 20 p.-

追和戀 (2011. 11. 27, 예약: 11,000원)

追和愛 : 追和戀 외전 (2017. 4. 22, 예약: 5,000원)

작품유형: 무협물

시대/장소: 명대 / 십만대산

커플: 북리규현(60대, 마교 교주, 까탈공), 능시우(32, 무림맹주, 짝사랑수)

무림맹주 능시우와 마교 교주 북리규현의 비무가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비무에 지친 북리규현은 수하의 축고를 귀담아 듣고 능시우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review: 

직진남의 정석을 보았습니다. 스승대 부터의 구원(舊怨)은 한 세대가 차이나는 제자들에게도 이어져 60대의 마교주와 32살의 무임맹주가 이어집니다. 주인공 두 사람 외에도 불리규현의 제자들과 무림맹의 수뇌들 캐릭터도 잘 살렸습니다.

발단의 놀라움, 전개의 황당함, 위기의 긴장감, 절정의 황홀함, 결말의 카타르시스가 유기적이고 눈치 채지 못한 반전도 숨어 있습니다. 툴툴거리면서도 일일이 챙겨주는 마교주와 처음부터 한눈팔지 않는 무림맹주의 케미가 좋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하얀 불꽃 1-2 (2015. 6. 28, 예약: 20,000원)

작품유형: 센티넬버스, 군부물, 초능력물, 복수물, 치유물

시대/장소: 현대/가상왕국 오시안  

커플: 지크하르트 카시야스(27-->38, 대령, 가이드, 보모공), 오르피어스 벨포드(26-->37, 소령, 발화능력자, 센티넬, 학대수)

일반적으로 능력자인 센티넬은 이를 통제하는 가이드와 페어로서 각인하면 평생을 함께 합니다. 하지만 오르피어스는 벌써 5명째 가이드가 사고사하여 저주라는 소문까지 붙어 있습니다. 그의 이복형이자 총독인 아이릭은 5번째 가이드마저 죽자 이번에는 직접 오르피어스의 가이드를 지목해 줍니다

지목당한 새로운 가이드는 반년 전에 죽은 누나의 가이드이자 약혼자였으며, 사관학교 동기인 지크하르트입니다. 남자입니다. 지금 남자랑 떡 치라고 하는 거냐며 오르피어스는 펄펄 뛰며 거절했지만 아이릭은 완강했고, 남자랑 떡치는 것보다 총독의 명령을 거부해서 해직당하는게 더 싫었던 지크하르트는 일단 받아들이긴 합니다

절대 지크하르트와 페어가 되지 않겠다고 반항하며 빠져나갈 다른 수를 찾던 오르피어스는 결국 가이드의 부재로 폭주하게 되고, 폭주한 오르피어스를 지크하르트가 진정시켜주며 두 사람은 정식 페어가 됩니다

다행히 속궁합은 잘 맞아서 그럭저럭 필요할 때 떡만 치는 관계로 지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서로 부대끼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서로 숨기고 있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고,

그 와중에 오르피어스가 폭주하여 지크하르트가 지내던 관사를 홀라당 태워먹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오르피어스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하게 됩니다

슬슬 과거가 불거지려 하고 있을 때 오르피어스의 주변에 지크하르트가 도저히 그를 내버려둘 수 없을 사건이 터지게 되어 두 사람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review: 

원랑님의 작품은 처음 읽었는데,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정신계 능력자인 아버지에게 정신을 간섭받아 살인도구로 전락한 오르피어스가 동기이자 원수인 지크하르트에게 구원받는 내용이 전체 줄거리입니다. 처음의 이해 안가는 대치는 작품이 진행되면서 과거가 밝혀지며 연민으로 바뀌었습니다. 감정이 없는 이복형에게 육체를 빼앗기고, 유일한 진심은 정신을 지배하는 누이에게 농락당하는 오르피어스는 감정이입은 고사하고 직시하기도 어려운 캐릭터입니다. 오르피어스를 동정하면서도 아이릭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는 유안이나 불감증인 아이릭은 오르피어스의 울타리는 될 수 있지만 치유자는 되지 못합니다. 반면 복수에 몰두하면서도 잡아먹히지 않는 이성의 소유자 지크하르트는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오르피어스를 잡아줄 유일한 존재입니다. 특히 그가 오르피어스의 오랜 짝사랑의 대상임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플롯도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최후의 보스몹이 아버지가 아니라 누이라는 설정도 반전이었고, 죽은 자의 복수가 타인의 손을 빌어 이루어지는 것도 참신합니다. 사건을 주도하는 메인 캐릭터 외에 보조 캐릭터에도 생명력을 불어넣어 각자 사연을 만들어준 것도 마음에 듭니다.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여(문맥의 이해는 가능하나 처음 보는 단어가 많았음) 안목을 넓힌 것은 좋으나 오타와 비문이 많은 것은 단점입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아이릭 벨포드가 (오르피어스에게) 지크하르트 카시야스의 가이드가(--> 센티넬이) 되라고 명령했다. - 1권 20 p. -

오르피어서는(--> 오르피어스는) 일각이라도 그와 만나는 걸 미루고자 하는 –1권 200 p. -

허기서(--> 하기사) 그때는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 해서 –1권 279 P. -

외부의 정보가 일체 차단된 유안은 록사나의 우괴로(--> 유괴로) 헤임이 발칵 –2권 6 p. -

“오늘이 힐리리아(--> 힐라리아) 기일이잖아.” - 2권 234 p. -

사복은 편하고 부담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기만 (하면) 상관없었다. - 2권 240 p. -

오르피어스의 모습 자체가 시작적인(--> 시각적인) 자극이라 만족하여 –2권 306 p. -  

Dominus Sánguinis 1-2 (2018. 9. 8, 예약: 25,000원)

작품유형: 뱀파이어물

시대/장소: 현대/북유럽 가상국가 우나론드

커플: 군나르 뢴(70세 이상, 외모 30대 중후반, 용병-->신부-->연쇄살인범-->어린 뱀파이어, 무뚝뚝공), 외위스테인 아우구스트 하랄 토스테 에스트라바움(400세 이상, 외모 20대 초반, 쇠름가르덴 공작, 왕세자-->원로 뱀파이어, 알비노, 외톨이수)  

북유럽 가상의 나라 우나론드.

뱀파이어 사회의 공적으로 몰려 죽을 뻔한 어린 뱀파이어 군나르는 처형되지 않는 대신 강대한 원로 뱀파이어 외위스테인에게 예속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외위스테인에게 예속되며 그의 피를 마시게 된 군나르는 외위스테인의 피에 난생처음으로 지독한 욕망을 느끼게 됩니다. 피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되었던 감정은 차츰 외위스테인에 대한 욕망으로 변해 가지만 외위스테인은 그를 거절합니다.

한편 군나르는 뱀파이어들로부터 수백 년 동안 소외되고 있는 외위스테인의 상황을 알게 되는데...

review: 

3왕자로 태어났으나 알비노인 탓에 국왕부부에게 외면당한 외위스테인. 그런 그를 뱀파이어로 만든 대모 군힐드는 부모 대신이었습니다. 자식을 낳지 못한 그에게 대녀는 마음껏 사랑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자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왕은 그에게 어머니와 자식은 물론 친구와 지인도 빼앗았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외톨이로 오랜 세월을 살라온 외위스테인에게 책임 지워진 어린 뱀파이어는 피하고픈 존재입니다.

원인도 모른 채 피에 대한 갈급함으로 연쇄살인범이 된 군나르는 외위스테인의 피에 이성을 잃습니다. 작품 전반에 드리운 의문은 2권 중반부터 풀리는데 미친 권력자의 몇 백 년에 걸친 부활 계획이 원인입니다. 외로웠던 남자는 포기가 일상이고 죽음과 친구하고 있습니다. 사생아, 고아, 용병, 신부, 연쇄살인범, 뱀파이어로 맥락 없는 신분이동을 했던 군나르와 접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생전 왕세자였던 외위스테인과 전쟁고아 군나르는 섭리에 따라 조우하고 인연을 맺습니다. 권선징악은 정의로웠고 외위스테인은 보상을 받습니다. 과거는 치유할 수 없지만 미래는 희망에 차 있으니 완벽한 해피엔딩입니다. 평균작입니다.     

Heartbeat (2015. 12. 27, 예약: 13,000원)

작품유형: 마피아물

시대/장소: 2000년/ 태국의 가상 섬 야이쑤코

커플: 저우룬칭 (周倫淸, 루이, 34, 차이니즈 마피아. 현직 요리사, 남난공), 옐리세이 페오필락또비치 슈이스끼(레샤, 28, 현직 러시아 마피아, 다혈질수) 

홍콩 송의방 전보스 차오쑹윈의 오른팔 저우룬칭은 드랙퀸의 사망에 관한 스캔들로 일본에 은신하다 보스와 그 아들이 적대 세력에 죽는 것을 막지 못한다. 홍콩으로 돌아온 그는 잔인한 복수를 완료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은퇴하여 태국의 작은 섬 아야쑤코로 온다. 보스의 정부 홍위롄과 어린 시절 함께 자란 그는 누이의 보디가드겸 그녀가 운영하는 음식점 주방장으로 만족하며 살 계획이었다. 

여섯 살이나 어린 러시아 마피아 옐리세이가 그의 엉덩이에 혹해 쫓아다니기 전까지는.

Heartbeat   5

奴隸 x хозя́ин(노예와 주인님)   365

心跳   406

Hidden track   455

review: 

장르를 마피아물(조직폭력)으로 구분하긴 했으나 엄밀히 말하면 개그물에 가깝습니다. 단순, 무식, 다혈질의 옐리세이는 입이 험하고 잘난 척이 하늘을 찌르지만 연인에게는 어린아이 같고 당하기만 하니 주변인들의 '어이구 두야' 소리가 절로 이해됩니다. 등짝 스매싱을 절로 벌어들이는 캐릭터입니다.

반면 루이는 날카롭게 연마된 진검이지만 어두운 창고에서 방치된 분위기입니다. 모시던 보스와 아들이 죽고, 복수가 끝나자 목적도 방향도 잃고 허무하게 스러질 인물입니다. 루이의 엉덩이에 꽂혀 시도 때도 없이 발정하고 들이받는 옐리세이가 아니었으면 태국의 작은 섬에서 (과거가 굉장했던 / 그것도 아는 사람만 아는) 요리사로 조용히 살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천방지축 어린애 옐리세이의 연애수작에 어울리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같은 마피아지만 평범한 가정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혀 이쪽으로 접어든 옐리세이와 마약중독자 창녀의 사생아로 태어나 열두 살에 소아성애자에게 팔려 첫 살인을 저지른 루이는 경험의 차이는 물론 인생의 그릇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경륜의 차이는 행동에도 묻어납니다.  옐리세이의 치기어린 자만이 거슬리지 않는 것은 타고난 외모와 루이를 향한 한결같은 연정, 그리고 어설프지만 밉지 않은 주책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제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엉뚱한 결과가 나오거나 안 하느니만 못하더라도 과정을 짐작하면 픽 웃게 되는 것이 옐리세이의 매력입니다. 

여러 남자에게 시달린 루이의 남난을 물리쳐줄 용자로 옐리세이 도련님이 간택되었는데, 당사자는 뽑힌 줄도 모른 채 얼결에 물리칩니다. 용은 루이 왕자님이 물리치고, 옐리세이 시종은 루이 왕자님에게 용을 물리칠 의지를 불어넣는 담당이 정확한 역할분담이지 싶습니다. 

모든 일에 담담하던 루이가 진지한 몰두맨으로 변하는 과정이 웃기면서도 자연스러워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발랄한 대화, 뒷목 잡는 억측, 절묘한 상황의 마주침이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마피아임에도 마피아답지 않은 동료들과 등짝을 때리면서도 응원 해주는 주변인도 빼놓을 수 없는 조력자입니다.

야이쑤코도 매력적인 섬입니다. 러시아, 차이니즈, 이탈리아 마피아가 사이좋게 싸움도 하고 어깨동무도 하는 가상의 장소입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퀴즈 하나.

아래 등장인물의 공통점은?

피모 《청홍사》가지야마 가지

채팔이 《향현문자》묵야

원랑 《Heartbeat》옐리세이 페오필락또비치 슈이스끼

하나이라츠 후지코 《쿠로하와 모즈메》모즈메 타카유키

--> 구슬 박은 남자들입니다. 몇몇은 나중에 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