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e vale (ben, 벤)  

《직장》 시리즈

1편 《그들의 문제》 김인영, 공예준

2편 《숲 위를 걷는 남자》 취규엽(김인영 죽은 애인의 동생), 송기현(김인영과 공예준의 직장동료)

그들의 문제 (개인지 1호, 2006. 4. 3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리맨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김인영(31, 대리), 공예준(31, 신입)  

동갑이지만 회사에서는 4년 선후배인 인영과 예준. 인영은 동성 연인이 죽은 지 일년이 되어가고, 예준은 고아로 파란만장한 인생역전을 겪었다. 인영의 옆에는 죽은 애인의 남동생이 걱정반 기대반으로 배회하고, 예준은 고교시절 동급생들에게 몹쓸 짓을 당한 기억이 있다.

review: 

단편집 《ben’s world》에 실린 두 번째 단편입니다. 《외과가 내과를 오해할 때》와 예약광고, 후기를 보면 작가의 직업을 알 수 있습니다. 의사입니다. 작가의 직업을 알아서인지 리맨물인데도 허술한 구석이 보입니다. 피상적인 희사일, 피상적인 상하관계, 피상적인 동료애를 그렸습니다. 노력은 했으나 리얼리티는 없습니다.

회사의 인기 넘버원 김인영은 겉보기와 다르게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연인의 남동생과 관계하다 연인에게 목격당하고, 연인은 3개월 후에 죽습니다. 죽음의 원인이 나오지는 않지만 목격당한 일이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고아로 자라 고아이기 때문에 폭력에 노출된 예준은 동기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극적인 두 남자를 연결하는 인물이 인영의 불륜의 주인공 - 죽은 애인의 남동생 - 최규엽입니다. 그는 분명 인영에게 마음이 있으나 형의 죽음에 죄책감을 갖고 있고 인영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영의 눈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이기도 합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침학한 행동거지, 여유 있는 마음 씀씀이가 눈길을 끕니다.

공/수 설정은 물론 두 사람 사이에 육체적인 관계도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둘이 어울리겠구나 하는 예감이 듭니다. 평균작입니다.  

사막 (이둔출판사 ND Books, 2005. 6. 24, 가격: 8,000원)

작품유형: SF

시대/장소: 두 번째 지구 4820년 --> 작은 지구계 CA 398년 / 두 번째 지구, 작은 지구계 E 행성

등장인물: 

Sample no. 19 : 두 번째 지구의 G 연구소에서 탄생한 유언자 인간. 어린 시절 연구원에 의해 납치되어 동부 슬램에서 자람.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못하는 천재적인 두뇌와 뛰어난 신체 능력 외에 불노불사의 초인류.   

- 바시트 슐만 : 표면상 신분은 두 번째 지구의 수상 체케트라 올브의 정원사보. 실제 신분은 수상의 비밀 암살자임. 

- 바시트 : 동부 슬램의 보스. 인프라의 정신적 지도자. 어린 시절 슬램에서 이지스를 만나고, 스무살에 이지스와 재회한 후 사랑에 빠짐. 서른살에 이지스를 살해함. 사막부족의 일원이 되기로 계약하면서 동서 슬램 주민들을 인프라로 이주시키는데 사막부족의 도움을 받는다. 

- 검은 늑대 : 원주민으로 이루어진 사막부족 최고의 전사.

- 파이엔 지브, 파이엔 크루제, 제라르, 렌 : 바시트가 작은 지구계에서 시대에 따라 신분을 달리하며 사용한 이름.

이지스 올브 - 두 번째 지구의 마지막 수상. 수프라를 멸망시키려고 아버지를 죽인 후 수상이 된다. 바시트의 연인. 바시트의 손에 죽으며 영원히 살아서 자신을 기억하라는 유언을 남긴다.

오염된 지구를 떠나 두 번째 지구에 정착한 인류. 하나의 행성에 하나의 국가를 건설하고 오천년 가까운 문명을 향유한다. 행성의 구성원은 원주민인 사막부족과 행성을 지배하는 귀족, 시민권이 있는 일반시민과, 시민권이 없는 슬램 주민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초인류가 한 명 있다. 행성으로 크게 다섯으로 나누어져 있다. 남쪽의 인프라, 중간의 사막지대, 북쪽의 수프라, 수프라와 사막 사이에 완충지대로 존재하는 동, 서 슬램 구역. 그리고 수프라 위에 있는 바다.

이기적인 인류의 보편적인 행태를 반복한 두 번째 지구의 귀족들은 행성에 도착하자마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죽이거나 사막으로 쫓아내고 그들이 살 곳을 확보한다. 사람들의 신분에 차별을 두어 귀족과 신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랑아와 부적응자들은 사막과 가까운 남쪽으로 쫓아내어 슬램을 만들고, 그들이 사는 구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면서 위협이 되는 사막지대에 완충지역으로 둔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사막이 서서히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언젠가 그들이 사는 지역도 모래에 파묻힐 것임을 알게 된다. 일부의 사람들은 사막을 건너 남쪽의 인프라에서 정부를 조직한다.

이주민들에 의해 사막으로 쫓겨나 유목생활을 하는 사막 부족 최고의 전사 검은 늑대는 원래 수프라의 연구소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신인류로 탄생 전부터 뇌 속에 지식을 주입받고 인간보다 육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긴 생을 사는 유일한 종(種)이다.  연구소 직원에 의해 유괴되어 동부 슬램에서 자란 그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며 행성의 미래에 책임감을 갖는 동부 슬램의 보스 바시트가 된다. 사막의 이동이 필연적으로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것임을 예견한 그는 사막부족의 전사이자, 동부 슬램의 보스이며, 수상의 정원사로 고용되어 비밀리에 사람을 없애는 암살자가 되어 살인을 저지르고 다닌다. 

평소 아버지의 치세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지트 올부는 정원사 바시트를 만나고 과거 슬램에서 살던 기억을 되살린다. 그리고 그와의 사랑을 알게 되나 움직이는 사막 만큼의 차이가 둘 사이에 놓여있음을 알게 된다. 빈민들을 사막의 방어용 장막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프라 인들을 멸망시키고 두 번째 지구에서 수프라인들을 떠나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는 바시트와 장차 수프라의 수상이 될 청년 사이에는 접점이 없다. 사막은 점점 올라오고 동부 슬램의 보스인 바시트는 사막부족이 되는 조건으로 슬램 주민의 인프라로의 이주에 사막 부족민의 도움을 얻어낸다.

10년에 걸쳐 슬램인들의 이주가 마무리되고 올라오는 사막에 견디지 못한 수프라의 시민들까지 인프라로 넘어올 때 이지스가 인프라로 건너온다. 인프라 정치 협의회의 회장을 총으로 쏘고 감옥으로 들어간 이지스. 바시트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사람을 해쳤고, 바시트와 재회한다. 그리고 이지스는 바시트의 손에 죽는다. 바시트는 연인의 부탁대로 그를 기억하면서 영원히 살아간다.

인프라인들이 두 번째 지구를 탈출하여 작은 지구계에 자리를 잡은 지 500년 후. 작은 지구계에서는 3급 거버너(장관급) 닐스 멜코엘의 유언을 따라 두 번째 지구로의 귀환을 추진한다. 대상자 중에 2급 거버너(수상급) 파이엔 지브가 있는데 그가 바로 바시트이다.

귀환   7

별, 바다 : 사막으로 가는 첫 번째 이야기   10

혼자가 된다는 것   70

Prologue    77

사막 1부   82

사막 2부   182

유리 바다 : 사막의 마지막 이야기   258

설정자료   306

작가후기   318

review: 

2005년 이둔출판사에서 발행한 상업지입니다. 특이하게도 게이 로맨스 라인(NB Books - New Be Book)이 아닌 환상소설 라인(ND Books - New Door Books)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구구절절한 후기가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작가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고, 《사막》은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집필한 것으로 일종의 배설행위이자 치유행위이며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인을 죽이고 그의 부탁대로 그를 기억하며 영원히 살아야 하는 초인류.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으며, 미치지도 않는 존재. 절망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였습니다.

시작은 작은 지구계에서 두 번째 지구로의 귀환이 추진되며 파이엔 지브라는 극비인물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도표와 등장인물 소개와 자세한 줄거리를 보면 아시겠지만 불친절한 작품입니다.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이야기는 갑자기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두 번째 지구에서 정원사 바시트와 수상의 아들 이지스의 만남을 보여줍니다. 가위질 같은 장면 전환은 계속되어 사막 부족과 동부 슬램이 차례로 등장하고, 캐릭터도 이름과 신분을 바꿔 게임기에서 두더지 튀어나오듯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설정이 복잡하고 2011년 같은 제목의 수정판이 동인지로 나와서 이 한편으로는 완벽한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철학적 주제와 복잡한 인물관계, 상대적인 인과(因果)가 맞물려 생각할 거리는 많습니다. 완벽한 존재의 고독하고 슬픈 삶은 완벽하기 때문에 불완전함을 갖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절묘합니다. 그러나 여파가 있으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고, 기본적인 SF적 지식이 있어야 소화가 가능합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삶과 몰락을 복제한 것 같은 사막부족의 라이프스타일은 옥의 티입니다. 세세한 부분의 설정은 하나하나 만들고 기록했으면서 작품의 큰 축인 사막부족을 모방한 것은 준비부족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평균작입니다.   

숲 위를 걷는 남자 (개인지 1호, 2006. 4. 3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리맨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최규엽(27, 대학생, 짝사랑공), 송기현(32, 대리, 상처수)

어린 시절 이유 없이 당한 폭력으로 악몽에 시달리는 송기현. 연말 회식 후 김인영을 데리러 온 남자 최규엽에게 끌린다. 그러나 최규엽은 김인영만을 바라보는 것이 역력하다. 송기현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최규엽이라도 괜찮다고 그에게 다가가는데…….

review: 

단편집 《ben’s world》에 실린 세 번째 단편입니다. 앞서 소개한 《그들의 문제》와 연결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김인영과 공예준의 직장동료 송기현은 김인영과의 인연으로 알게 된 남자 최규엽에게 끌립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사람과 사귀어본 적이 없는 그에게 다른 남자를 바라보는 최규엽은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사랑을 시작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깊은 상처를 간직한 그는 때로 악몽을 꾸는데 원인은 마지막에 나옵니다. 여러 번 파양당한 경험이 있는 아동학대의 당사자였던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와 현재의 고통에서 헤어날 생각이 없는 남자의 결론은 어둡기만 합니다. 어찌어찌 잠자리는 하지만 그 이후가 기대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송기현의 동거남 의사 형민과의 앞날을 추측하게 됩니다.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열리(--> 열려) 있는 창문으로 고개를 살짝 들이민 규엽이 빙긋 웃었다. - 209 p. -  

예인(銳刃) (2006. 4. 3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환생물

시대/장소: 중세/가상제국 레알

커플: 세고마로스(황제의 호위기사단장, 반역죄로 도주), 타라니스 아르토(아스테르, 용병 --> 대장군, 세고마로스에게 살해당하나 환생함)

대륙 통일의 절박한 순간 그의 왕은 독이 묻은 칼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세고마로스는 은신처에서 만난 용병을 즉석에서 고용하여 왕의 목숨을 구한다. 고용한 용병을 전쟁에 참가시켜 승승장구한 레알은 대륙 최초의 통일 왕국을 세운다. 세고마로스는 반대파의 견제로 황제의 호위기사단장이 되었고, 용병은 대장군이 되었다.

인간 같지 않은 검술 실력과 해박한 지식을 소유한 대장군 타라니스 아르토는 그의 왕을 죽여야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묘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충성심 깊은 세고마로스는 황제 대신 자신을 먼저 죽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타라니스에게 왕은 황제가 아닌 세고마로스였으니…….

review: 

자신의 왕을 죽여야 반복되는 환생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타라니스. 그의 연륜과 검술 실력은 오랜 세월 반복된 환생에 의해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세고마로스는 대륙을 통일한 지 5년밖에 지나지 않은 제국을 위하여 스스로 반역자가 되어 죽음을 자처합니다. 세고마로스에게 진짜 왕을 말하지 않은 타라니스는 세고마로스를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고 다시 태어납니다. 세월이 흘러 도망친 세고마로스 앞에 전생을 기억하지 못한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난 타라니스. 세고마로스는 소년을 가까이에 두며 과거를 회상합니다.

오픈엔딩에 공수도 불분명한 작품으로 개인지 1호 《ben’s world》에 실린 다섯 번째 단편입니다. 타라니스가 왜 그의 왕을 죽여야 환생에서 벗어나는지 타라니스의 왕과 세상의 왕은 왜 다른지 명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리고 황제를 구하기 위해 반역자가 되는 길이 황제의 목숨을 구하는 길이라고 착각한 세고마로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년 아르테스는 단순히 얼굴만 타라니스와 닮았는지 아니면 별도의 표식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의문만 남기고 해결은 되지 않은 작품으로 평균이하입니다.

윌리엄 클리토 (2006. 4. 3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역사물

시대/장소: 1112년 –1128년/플랑드르

주인공: 윌리엄 클리토(William Clito, 노르만디 공작, 플랑드르 백작, 정복왕 윌리엄의 손자)

정복왕 윌리엄의 손자로 노르망디 공작인 아버지가 삼촌인 영국왕 헨리에 의해 유폐당하자  클리토는 이복누이의 집에서 자란다. 추후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그들에게 이용당한다.

review: 

단편집 《ben’s world》에 실린 마지막 단편입니다. 서양사는 20년 전 쯤 열심히 읽었던 중세 로맨스소설을 통해 사실과 허구를 가감 없이 받아들였던 때를 제외하고는 따로 공부한 경험이 없습니다. 따라서 윌리엄 클리토가 누군지도 몰랐고 정치적인 상황이나 역사적인 사실도 모르고 읽었습니다. 

결론은 괜히 읽었다 입니다. 게이 로맨스도 아니고 어린나이에 실권도 없이 지위만 높아 후견인들에게 이용당하다 커서는 싸움을 빙자한 자살을 하는 우울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출근길 (2006. 4. 3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리맨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강우형(38, 대기업 검양의 영업이사, 권력공), 이영욱(30, 검양의 영업부 대리, 혼란수)  

한집에 동거하던 동료 직원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를 묻고 오는 날 새벽 엄청나게 내리는 비속에서 히치하이커 한 사람을 태웠다. 히치하이커는 그의 회사에 프리랜서로 고용되고, 그에게 들이대기 시작한다. 그러나 남자에게는 오래 사귄 연인이 있었으니 회사의 영업이사로 유부남 재벌 2세다.

그에게 연심을 품고 있던 죽은 동료가 사실은 회사의 치부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것을 알게 된 남자. 그에게 접근하던 히치하이커는 연인의 지시로 동료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연인은 모든 것을 알게 된 남자에게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그는 혼란에 빠진다.  

review:

단편집 《ben’s world》에 실린 첫 번째 단편입니다. 분량으로는 중편에 해당합니다. 동료의 죽음에 대한 비밀과 불륜남에 대한 배신감을 마지막에 드러내어 갈등과 긴장이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출근하는 도중에 다양한 사건들이 생기는데 패턴이 비슷해서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적시하지 않고 복선과 암시를 통해서 비밀과 사건을 독자에게 알려주는 솜씨는 괜찮습니다. 평균작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아, 지난 분이(--> 분기) K&C 계약 사본인데요.” - 51 p. -

허리에 둘러둔 수건을(--> 수건의) 꼬리가 풀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 98 p. - 

편지 (개인지 1호, 2006. 4. 30,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편지

시대/장소: 현대/가상국가

커플: 데이빗 홉킨스(40대 후반, 홉킨스 상사 대표, 국왕의 외삼촌), 로이드 캐스퍼(29, 신진 소설가, 자살)

국왕의 외삼촌이며 대기업 경영자인 데이빗에게 의문의 편지가 온다. 우편함에 들어있던 편지는 연서로 데이빗은 수신인지 자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두 번째 편지에서 발신인은 수신자가 데이빗 본인이 맞다고 한다. 보낸이는 어린시절과 현실의 괴로움과 그를 향한 열렬한 진심을 토로하고 있다. 세 번째, 네 번째로 그에게 오는 편지를 읽으며 데이빗은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는데…….

review: 

단편집 《ben’s world》에 실린 네 번째 단편입니다. 자살한 신진 소설가와 중년에 독신인 국왕의 외삼촌은 스캔들 감입니다. 그러나 신진 소설가와 왕가의 일원인 대기업 경영자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데이빗은 처음에 편지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발신자에게 편지를 잘 못 보낸 것이라는 요지의 답장을 자신의 편지함에 넣습니다. 아이러니합니다. 자신의 편지함에 남에게 보내는 편지를 남기다니. 그러나 다음 편지에서 발신자는 데이빗을 향한 연심과 어린 시절의 경험, 할아버지의 죽음과 사랑에 관한 개념과 정의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합니다. 그리고 데이빗에게 사랑한다는 고백도 합니다. 또 다른 편지에서 발신자는 이사계획과 유언과 유산을 남깁니다. 그리고 자살합니다.

발신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데이빗은 죽은이의 에이전트게 추궁을 당합니다. 죽은이가 열 다섯에 쓴 처녀작을 그에게 남겼으며 팬들을 위해서 작품을 넘기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에이전트는 데이빗의 신분을 안 뒤에도 물러서지 않고 실랑이를 벌입니다. 그러나 연륜과 경험의 차이를 여유롭게 보이며 데이빗은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하는 소설가의 유품을 왕실 박물관에 기증하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됩니다.

센티멘털하고 자조적인 편지 내용보다도 로이드의 자살 후 데이빗과 에이전트의 실랑이가 기억에 남습니다. 로이드는 데이빗의 일생에 잊히지 않는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씁쓸하고 달콤한 편지 내용과 우울하고 희망이 없는 로이드의 죽음과 모든 일이 끝난 후 사건에 개입할 여지없이 남겨진 데이빗과 로이드의 유품이 돌이킬 수 없는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몇 페이지 안 되는 내용이지만 여운이 깁니다. 평균이상입니다.    

헨리 (2011. 8. 23, 예약: 6,000원)

작품유형: 근친상간

시대/장소: 현대/가상국가

커플: 필립 린든(6-->26, 중령, 기다림공), 헨리 린든(12-->32, 필립의 이복형, 행정부 국장, 연약수)

이복 형 헨리와의 빛나는 어린 시절을 최고의 기억으로 간직하는 린든가 차남 필립은 7년만에 지방으로 요양을 갔던 형 헨리와 재회합니다. 필립은 어른이 된 헨리와 새로운 나날을 시작하고, 그에 대한 사랑이 방향을 틀었음을 자각합니다. 나이가 들어 헨리는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공무원이 되고, 필립은 헨리를 피하려는 의도 반, 아버지의 방임 반으로 사관학교에 진학합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돌아 온 집에서 잠이 든 헨리의 셔츠 단추를 풀어 주던 필립이 충동적으로 헨리에게 키스를 하다가 이언에게 들키고, 이후 화가 난 이언과 헨리의 정사를 목격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오랫동안 품고 기다린 필립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review: 

현실도피당(bene vale, MyLL, Nirugi)의 합동지 《Mostly Hopeless》에 수록된 단편입니다.

개구지고 명랑한 차남이 약하고 어른스러운 장남을 동경하다가 커서 형이 욕망의 대상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근친 패턴입니다. 이 작품에서 특이한 것은 필립의 아버지에 대한 쿠데타  준비가 철저한 반면 아버지와 헨리의 연결고리가 느슨한 부분입니다. 아버지는 본처의 자식이자 정통 후계자인 헨리를 왜 매춘부로 내돌렸는지 헨리는 거기에 반발하지 않았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헨리와 아버지의 관계설정 없이 헨리와 필립의 동행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공통의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는 것도 아니니 무덤덤한 헨리와 혼자 흥분하는 필립을 보았습니다. 쉽게 읽히는 문체와 흔들리지 않는 의지의 필립은 돋보이는 캐릭터임이 분명하나 설정에 문제가 있는 작품으로 수준은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필립은 슬쩍 웃으여 축축이 적은(--> 젖은) 헨리의 아래를 더듬었다. - 52 p. -

Ben’s world (개인지 1호, 2006. 1. 30, 예약: 10,000원)

I

출근길   5

그들의 문제   109

숲 위를 걷는 남자   173

II

편지   257

예인   279

윌리엄 클리토   321

후기   368

Let’s : For our beautiful teenage  (개인지 2호, 2007. 9, 예약: 9,000원)

작품유형: 학원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정호웅(고2 --> 대1, 의대생, 둔감공), 이종인(고2 --> 유학생, 굴림수)

재벌가 둘째 아들의 연심 때문에 고교시절 강간당한 여고생의 사생아 이종인. 함부로 몸을 굴리다가 연애 비슷하게 된 연상의 연인은 이복형으로 밝혀지고 충격은 배가 된다.

정신을 추스르고 동급생과 연인관계를 이어가던 중 이번에는 이복동생의 농간으로 강간을 당하는데…….

Part 1. Good bye my lane.   5

Part 2. It’s a magnificent view!   45

Part 3. Where are you?   76

Part 4. You are my brothers.   106

Part 5. Is it true that you broke up?   132

Part 6. He’s swinging.   161

Part 7. I’m a bitch.   192

Part 8. You’ll always be there.   217

Part 9. I met an Angel.   248

Part 10. Is this an end of the story?   271

Let me   283

Appendix   292

review: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대를 이어 받았다는 데서 경악했습니다. 동생의 순정을  되돌리기 위해 순진한 여학생을 강간한 남자는 그로 인해 태어난 아이를 아들로 받아들이지만 그것이 원인이 되어 본처는 우울증으로 이상행동을 보입니다. 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인 살해 위협을 받은 것은 종인이나 남자의 둘째 아들이나 마찬가지지만 돈과 권력이 있던 남자의 아들은 종인이를 괴롭히는 데 일조합니다. 

작품에서 종인이의 연인으로 나오는 호웅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종인를 위험에서 구하지도 못하고 종인이의 과거를 알고 나서는 수많은 남자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착각하여 의지가 되 주지도 못합니다. 종인이의 상처는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쌓여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치유되기는커녕 더욱 큰 상처만 쌓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유학을 떠나는 종인을 공항에서 만나 재회를 다짐하는 호웅이 미래를 담보하지 못하고  공수표를 남발하는 한량으로 보이는 것은 제 착각일까요? 미진한 느낌만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