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엔(Xian)
《향토물》시리즈
1편 《등대마을 파출소》 구봉석, 서유섭
2편 《맛있는 것을 먹게 해주마!》 구봉석, 서유섭
3편 《어떤 날에 생긴 일》 한석중(유섭의 상관), 이영수
4편 《봄을 노래함》김민철, 이진우(봉석의 후임자)
작품연표
등대마을 파출소 (개인지 3호, 2004. 1, 예약: 9,000원)
작품유형: 향토물
시대/장소: 현대/주문진
커플: 구봉석(27 --> 30, 깡패, 호프집 주인, 애지중지공), 서유섭(23-->26, 순경, 둔감순진수)
상고 졸업 후 수협에 취직해서 3년의 밤공부 끝에 순경이 된 유섭. 덕분에 군대도 면제받고 집 앞 지서에 가벼운 마음과 더 가벼운 월급봉투로 출퇴근하고 있는데 파출소 단골손님으로 옛날 수고짱 구봉석이 있을 줄이야.
등대마을 파출소 l 009
로렐라이의 전설 l 189
전설, 그 이후 l 271
후기 l 288
review:
향토물은 낙무아이의 《호미와 오징어》이후 두 번째인데 아기자기한 재미와 삶의 무게가 《호미와 오징어》보나 낫습니다. 건들건들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봉석이 가출한 엄마를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전국을 일주하는 것이나 친아들은 뭣같이 보면서 양아들은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유섭의 엄마가 활자 이면의 것을 깨닫게 합니다. 유섭의 등 뒤로 벌어지는 소짱님(오타 아님)과 봉석의 유섭 쟁탈전은 작가의 의미심장한 복선과 암시를 캐치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살인사건과 태풍처리에서 유섭이 바지 순경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봉석 아버지의 자살로 봉석은 자유로워집니다. 봉석의 깡패 탈출 과정과 영수 챙기기에는 시골 토박이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뭐어… 그래도 배는 다 끓어(--> 끌어) 올렸으니 다행입니다.」 - 130 p. -
구본석은(--> 구봉석은) 감개에 찬 소리를 내며, 2년 전 자신이 붙인 자주색 꽃무니 스티커를 바라보았다. - 195 p. -
유섭이 잠을 깬 것은 봉석의 둥(--> 등) 위에서였다. - 201 p. -
맛있는 것을 먹게 해주마! (《봄을 노래함》소책자, 2004. 5)
작품유형: 향토물
시대/장소: 현대/주문진
커플: 구봉석(30, 호프집 주인, 애지중지공), 서유섭(26, 순경, 둔감순진수)
눈이 펄펄 내리는 날에 대관령의 관우 목장까지 간 봉석. 봉석이 연락도 없이 사라져 걱정하고 있는 유섭.
review:
개인지 4호 《봄을 노래함》의 예약특전 소책자 《어떤 날에 생긴 일 : 등대마을 파출소 외전》에 실린 단편입니다. 예전 요리 선생님이었던 관우 목장의 미자에게 가서 유섭의 몸보신용 갈비찜을 얻어 온 봉석. 그런 봉석을 기다리며 걱정중인 유섭. 먹을 것보다 네 걱정이 먼저라는 유섭의 한마디에 홀랑 넘어간 봉석이 전작의 흐름을 이어갑니다. 전작에는 인색했던 씬도 충분하고 둘이 행복한 것은 알겠는데 유섭의 어머니에게 들키면 어찌될는지 걱정입니다.
봄을 노래함 (개인지 4호, 2004. 5. 24, 예약: 9,000원)
작품유형: 향토물
시대/장소: 현대/대관령
커플: 김민철(21-->22, 국가대표 스키선수, 마당쇠공), 이진우(24-->25, 관우농장 일꾼, 외로움수)
IMF로 직장을 잃고 대관령 구석 농장의 일꾼이 된 진우. 고아로 자라 외로움에 사무친 그에게 부모 같은 농장주인 내외는 예상치 못한 인생의 선물이다. 동네 자랑인 국가대표 스키선수 민철은 진우에 대한 마음이 사랑인 줄도 모르고, 진우는 달덩이 같이 떠오르는 민철의 얼굴에 이별을 생각하는데…….
봄을 노래함 l 009
봄의 노래 l 243
후기 l 281
소책자 《어떤 날에 생긴 일 : 등대마을 파출소 외전》
review:
할리퀸 로맨스 작가 중에 메이저급 작가로 자넷 데일리가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작가로 활동했고 작품 수도 어마어마하지만 자넷 데일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Americana 시리즈입니다. 미국 50개 주를 남편과 함께 여행하면서 각 주를 배경으로 총 50권의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굳이 이성애 로맨스를 떠올린 것은 시엔의 향토물이 지방색을 특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단편 《강릉관광 안내 책자》나 《사춘기》같은 작품도 강릉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전작인 《등대마을 파출소》도 그렇고 작가의 고향에 대한 애착과 사투리의 향수가 느껴져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에서도 살아보지 못한 서울촌놈은 부러울 뿐입니다. 그러고 보면 게이로맨스에서 지방이 부각되는 작품은 별로 없습니다. 낙무아이의 《호미와 오징어》가 파주 용주골이라는 정확한 지명이 있고, 아드리안의 《Attract》에 부산대 근처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가규의 《방목》은 거제도가, 보이시즌의 《진저리》는 소작도라는 섬이 배경입니다.
다시 리뷰로 돌아와서 눈 내리는 대관령을 배경으로 외로운 남자와 대형견같이 커다랗지만 짖지 않는 남자의 순서를 밟아가는 연애가 보기 좋았습니다. 과정도 절차도 빼먹지 않았고 과속도 하지 않아 매순간 즐기면서 읽었습니다. 부티나는 운동을 하지만 머릿속에 배추와 진우씨만 들어있는 민철이와 출생의 괴로움을 또 다른 탄생으로 극복한 진우씨의 미래가 밝아 보입니다. 잠깐 등장하는 봉석씨도 여전하고 큐피트 역할을 한 못된 선배 형진은 다른 작품의 주인공감인데 뒷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정주는 간만에 열심히 소리를 질러 스트레스도 (해소) 했겠다, 형진을 슬쩍 피할 겸 심부름꾼을 자처했다. - 94 p. -
물론 사람들은 삽식 간에(--> 삽시간에) 두 사람 관계에 대한 수많은 억측들을 내놓고 퍼뜨렸다. - 187 p. -
어쨌거나 형진에겐 지금 이 수간(--> 순간) 손정주란 존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 203 p. -
비탈진 길에 서다 (2008. 4. 27, 예약: 10,000원)
작품유형: 현대물, 리맨물
시대/장소: 현대/서울
커플: 최유건(24-->27, 돈 많은 백수 --> 와인바 사장, 집착공), 권서인(28-->31, 식품회사 사원, 상처수)
스물 한 살의 권서인은 격렬한 사랑을 했다. 사랑은 치정 사건이 되었고, 칼을 들고 연인에게 덤빈 그는 칼에 찔려 오른손이 부자유하다. 군대도 면제 받고 대학도 늦게 졸업한 그는 집안에서 쫓겨나 홀로 살며 이태원 게이 클럽에서 하룻밤 남자와 만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돈 많은 게이 최유건은 몇 달간 권서인의 섹스 파트너였다. 그에게는 권서인 말고도 많은 상대가 있는데, 감정적으로 질척해 지는 순간 칼 같이 끊어버리는 습관에 모두가 진저리를 친다. 감정적 고자인 권서인은 오히려 그에게 반가운 상대다. 그가 권서인에게 집착하기 전까지는.
비탈진 길에 서다 9
언젠가 그곳에서 143
Side stories 223
일상 225
이사 247
권서인 275
후기 295
the hidden track 새해맞이 303
review:
의미심장한 제목입니다. 비탈진 길 위에는 똑바로 설 수가 없습니다. 권서인의 위태로운 현재와 상처받은 영혼을 은유합니다. 개인적으로 담적단의 《깨진 거울도 세상을 비춘다》는 제목도 좋아합니다. 육체는 상처받았으나 굽히지 않는 기윤의 의지가 드러납니다.
스물 한 살의 사건은 권서인을 소진시키고 그 후의 삶은 의미가 없습니다. 최유건은 처음에 그런 권서인의 성ㄲ과 처지를 마음에 들어 했으나 감정이 깊어지며 갈등과 충돌의 원인이 됩니다. 최유건의 감정 몰입에 개연성이 없고, 마지막의 결혼식까지 뜬금없는 전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균이하입니다.
PS: 오타입니다.
“앞으로는 아랫도리 관수(--> 간수) 잘 하면서 살아.” - 218 p. -
어떤 날에 생긴 일 : 등대마을 파출소 외전 (《봄을 노래함》소책자, 2004. 5)
작품유형: 향토물
시대/장소: 현대/강릉
커플: 한석중(41, 전직 파출소장, 카페주인, 능글공), 이영수(28, 시청공무원, 강단수)
무사히 대학생활을 마치고 강릉시청의 공무원이 된 영수. 13살의 나이차 때문에 망설이던 석중은 결국 영수와 살기 위해 경찰도 그만두고 카페를 차린다.
review:
개인지 4호 《봄을 노래함》의 예약특전 소책자입니다. 《등대마을 파출소》의 카리스마 소장님과 애꿎은 충성심의 희생양인 이영수의 조합에 처음에는 어라 싶었는데 나중에는 괜찮아졌습니다. 단지 영수의 성향이 원래부터 게이였는지 아니면 석중을 만나면서부터 바뀌었는지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홀어머니에 똑똑한 효자 아들이라 마음먹기 쉽지 않았을 텐데 거침없이 석중에게 들이대는 모습에서 보통내기가 아닌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리버리한 유섭이는 일편단심 봉석이에게 넘겨주고 쓸쓸한 소장님은 팔팔한 연하를 물었으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닙니다. 분량이 적어서 자세한 리뷰는 어려우나 분위기는 괜찮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플로리스트 단편집, 2004. 12. 26, 예약: 3,000원)
작품유형: 가출물, 회상물
시대/장소: 현대/강릉
커플: 아저씨(치대생, 자상공), 여진명(17, 가출수)
열일곱의 여진명 사랑하는 친형이 대학에 들어가고 찬밥 신세가 되자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을 뛰쳐나온다. 맨발에 슬리퍼, 추리닝의 그는 강릉 시내를 헤매다 쓰러지고 눈을 떠보니 누군가의 꾸질한 집이다.
review:
《플로리스트 단편집》에 실린 단편인데 후에 《사춘기》로 개작됩니다. 《사춘기》의 프롤로그 부분으로 두 사람의 만남을 진명이가 회상하고 있습니다. 친형과의 크리스마스를 기대했지만 성인도 되지 않은 소년을 날름 잡아먹은 치대생 아저씨를 선물로 받은 진명은 아저씨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에 다시 기다리는 것을 보면.
PS: 오타입니다.
진명을(--> 진명은) 길거리를 돌아보며 뭘 하면 타락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참 많이 고민했다. - 30 p. -
플로리스트 단편집(2004. 12. 26, 예약: 3,000원)
No wonder / 나다
크리스마스 선물 / 시엔
집 안의 고양이 / 유우지
테론 청동의 새 / 호박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