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후

《몽계》시리즈

1편 《크리스털 하트 (CRYSTAL HEART)》 - 미간

2편 《사계(死界)》 - 미간

3편 《영매》 - 미간

4편 《영매》 - 미간

5편 《몽계(夢界)》 지후영(영매), 양유민(신문기자)

6편 《마녀록》 유진(마녀사냥꾼, 후영이 유진을 도와줌), 한소이

가을날의 동화 = Nursery story of the fall (나라원, 1997, 나라원 로맨틱 북스 ; 1)김진 그림.

고등학생인 지민은 우연히 친구에게서 '뒷골목의 남자'라 불리는 쎄일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고 어느 날 불량스런 남자들에게 붙잡히자 자신도 모르게 '오세일'을 언급한다.

한편 등교길에 지민과 맞부딪친 쎄일은 그녀가 떨어뜨린 마스코트를 돌려주려 하지만 지민은 만날 때마다 도망을 가고 쎄일은 그런 지민에게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쎄일의 마스코트가 된 지민은 일면 '신데렐라'라고 불리게 되는데…….

남편을 찾아서(여우, 2003)

그 남자의 아내가 되지 마

그냥 못된 남자로 있어줘

날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 줘

당신을 사랑하게 되는 일이 없게 해 줘

내 감정을 가져가려 하지 마

사랑하지 마

우리는 서로 사랑할 수 없어

그 여자를 떠올리지 마

더 이상 나를 흔들지 말아 줘

나를 만족시키는 대답을 하고 뒤돌아 줘

내 감정에 의미를 달지 말아 줘

그를 보면 언제나 입술을 샐룩서리던 서하

그녀는 남편을 찾아 떠나면서 승원의 손을 붙잡는데

우리 서로 사랑할 수 있을 까 

노처녀 길들이기 (신영미디어, 1996)

리아의 계약 (여우, 2003)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는 것에는 목에 칼을 들이밀어도 수긍 못하는, '물 아니면 불'이라는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여자 유리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그녀에겐 단순무식한 구석이 있는데…….

스스로가 인정하고 납득한 것에는 쉽게 응한다는 것.

그녀는 유빈과의 계약결혼을 납득했다.

헛말이라도 감정에 대한 말을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지만 장난이라면 '물, 불' 안 가리는 남자 지유빈.

숨쉬는 것조차 장난으로 아는 그에게 함정이 생겼는데…….

리아의 성격이 재미있다고만 생각한 것.

그는 리아와의 계약결혼을 장난으로 여겼다.

마녀록(영언문화사, 2002)

나를 미치게 하는 여인이 있다.

검은 망토, 하얀 피부, 붉은 입술의 그녀,

빗자루 타고 날아와 나를 열망에 빠지게 하는,

그녀를 잡고 싶다.

나를 갈등에 빠뜨리는 여인이 있다.

기분이 좋을 때면 두 팔을 휘젓는 아이 같은 그녀,

젖은 머리와 뜨거운 숨결로 나를 유혹하는,

그녀를 갖고 싶다.

마녀의 타로카드는 말하네.

내 직업은 운명의 수레바퀴

과거는 광대역위치

현재는 연인

방해요소는 달

미래는…… 죽음.

review:

남주의 일인칭 시각으로 쓰여진 특이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여성 작가의 글임을 알았기 때문인지 남주가 남자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이 가늘다고 해야하나? 김동화·한승원의 1980년대 만화 - 《내 이름은 신디》같은 - 에 등장하는 바짝 마른 남자(여성화된 남자)가 연상됐습니다. 처녀 귀신이나 유령, 여우면 몰라도 한국에서 마녀라는 용어는 아직 생소한 편입니다. 결국 작품을 읽는 내내 생소함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1인 2역을 하는 여주과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남주가 답답하긴 했지만 《몽계》보다는 나아서 작품을 이해했습니다. 모르는 용어와 모르는 영어, 우연의 남발, 생각지도 않았던 후영의 등장(마녀사냥꾼과 퇴마사, 동양과 서양의 만남? 겉도는 느낌입니다)과 남주의 지나친 억측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해 가능하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달았기에 평균이하입니다.

PS: 고쳤으면 하는 단어가 두 군데 있습니다.

근 5년간 갑자기 늘어난 한국 마녀들에 대해 영국의 위치헌터 본가(--> 본부)에서는 비상령을 내렸고,

- 중략 -

나는 마른(--> 바른) 정신이 돌아왔음에도 잠든 척 포즈를 유지했다.

마누라가 되고픈 남자 (신영미디어, 2000)

만화가 태신은 문하생들이 장난으로 낸 광고 때문에, 구혼 편지 더미에 시달려 괴롭기만 하다. 어느 날, 만화 주인공을 빼닮은 매력적인 남자가 느닷없이 찾아와 그녀의 단잠을 깨놓고는 가출한 자신의 동생을 내놓으라며 협박을 한다.

잠이 덜 깬 그녀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지만 오직 한 가지, 원찬의 멋진 외모와 쭉 빠진 몸매에는 두 눈이 반짝이는데….

그때 느닷없이 울려온 초인종 소리와 함께 원찬의 동생인 원희가 찾아온다. 태신에게 자신의 새언니가 되어 달라며….

review: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만화가들의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고. 그러나 작품 초반에 태신의 집에 나타나는 원희의 돌출행동과 그에 따르는 두 사람의 반응이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진지함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몽계(영언문화사, 2002)

후영은 인간계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이다. 6년간 사계에 머물다 첫사랑의 아픔을 안은 채 돌아온 현계는 그에게 또 다른 낯설음이다. 영매로서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를 보듬어주는 이는 오직 사계에서 함께 온 수호령 레이뿐이다.

그렇게 악한 영혼들과 대적하며 은둔자의 삶을 살아가는 그의 공간에 어느 날 한 여인이 등장한다.

유민, 그녀 역시 악령의 희생양이 될 운명이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알 수 없는 보호본능을 느끼고, 그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공간에 친 결계를 허문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간 몽계에서 사랑이 다시 시작된다. 그 사랑만은 아픔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지만, 그 아픔 또한 그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것인데…….

review:

서두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습니다. 《한겨레》신문? 《몽계》의 저자 후기? 출판되자마자 없어질 위기에 처한 로맨스의 하부 장르? 오류와 오타? 판타지적 요소가 포함된 국내 로맨스?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작품을 처음 읽은 날 - 정확히는 읽기로 마음먹은 날 - 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야기를 순서대로 풀어 가는 좋은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9월에 국내 로맨스를 다 읽을 계획이었는데, 차일피일 미루어지다 9월을 넘길 것 같아 급한 마음에 9월 30일과 10월 1일 이틀 휴가를 냈습니다. 10월 3일이 개천절이라 10월 첫 주는 월·화·목 3일의 휴가가 생겼습니다. 9월 27일 금요일 저녁. 《몽계》, 《마녀록》, 《햇살좋은 날》, 《플러스 1, 2》, 《애련》, 《절름발이 사랑》 일곱 권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뭐부터 읽을까 고심하다가 《몽계》를 집어들었습니다. 위의 작품들 중 유일하게 동일 작가의 두 권의 작품 중 먼저 출판된 작품이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열흘이 지난 오늘, 나머지 여섯 권을 모두 읽고 《몽계》를 제일 마지막으로 덮었습니다.

《몽계》는 그만큼 집중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원래 《몽계》는 다섯 권짜리로 계획한 작품이었다.

- 중략 -

물론 그만큼 이 옴니버스의 중심에 있는 벨리알에게도 집착을 하고 있다. 벨리알은 대사악마로 색욕을 부추키는 악마이기도 하다. 악마 중에서 가장 멋있고 잘생긴 악마이기에 난 그를 선택했다. 2권에서는 유피미아를 정부로 둔 악역이고, 3권에서는 후영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겨주는 냉혈한이기도 하다. 그가 없는 《몽계》시리즈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비중이 크다.

그렇기에 《몽계》출간을 결정하기 전 난 걱정을 했다.

앞의 이야기들을 다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몽계》의 지후영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그냥 믿어보기로 했다.

- 박윤후, 《몽계》 영언문화사, 2002. 《저자 후기》-

아쉽게의 작가의 믿음을 저버린 독자가 되어 《몽계》의 지후영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도. 그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으며 벨리알의 역할은 무엇인지, 레이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레이가 테이의 아들인지 아닌지, 몽마는 왜 생겼으며 어떻게 없어졌는지, 몽계에 나타난 유피미아/성환이 진짜 그들인지 몽마인지 혹은 주인공들이 상상의/기억의 결과물인지 작품을 다 읽은 지금도 모릅니다. 아는 것이라곤 여주가 몽마에 홀렸다는 것. 남주가 여주를 집으로 데려가 숨겼다는 것. 여주와 남주가 몽계에 갔다는 것. 마지막에 격렬한 전투가 있었다는 것. 둘의 사이가 좋아졌다는 것 정도입니다.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장 좋은 방법은 순서대로 나오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부록》에 실린 《몽계 전권 줄거리》는 마지막에 실릴 것이 아니라 작품의 앞머리에 나왔어야 합니다. 작품 첫머리에서 흥미를 읽으면 독자는 집중할 수 없습니다. 시리즈의 중간이라 전편에 나왔던 사람들이 등장했는데, 성(姓)도 없는 이상한 이름의 외국인이 듣도 보도 못한 장소에서 칼 휘두르며 주인공에게 뭐라 말해도 - 처음 듣는 용어가 많았습니다 -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이들의 관계를 파악하기도 급급했습니다. 또한 이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상상의 산물인지 기억의 산물인지도 알아내야 했습니다. 용량 초과되는 것, 순식간입니다.

둘째, 문체가 건조합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한겨레》신문을 떠올렸습니다. 《한겨레》신문은 다른 신문보다 건조하고 핵심만 요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문이라면 해될 것 없지만 로맨스의 문체가 건조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사랑/분노/긴장 등의 감정을 독자에게 하나의 사실로 전달할 뿐 크기와 분위기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뜨거운 음식(감정)을 차가운 그릇(문체)에 담아내어 희석시킨 느낌입니다.

셋째, 작품에 처음 듣는 단어와 개념이 너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랜드 샴서와 바스타드 소드는 저에게 검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나마 한두 번 설명하고 끝입니다. 여러 장면에서 자주 사용되었다면 정확한 용도와 기능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장면이 바뀌면 물건도 사라지니 알 길이 없습니다. 머리 속에 많은 용어가 난무하다가 서로 얽키고 설켜서 터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넷째, 기존에 알고 있던 의미와 다른 의미로 사용된 용어들이 있습니다.

"영매라 하면 박수무당과 같은 건가요?"

- 중략 -

"무당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 중략 -

보통 영매들은 귀신을 모시거나 신내림을 받는 형식으로 다른 귀신을 물리치는 격이었다. 그러나 후영은 특별히 귀신을 모시거나 신내림을 받지 않았다.

후영은 그가 가진 기와 몇 가지 주술로 충분히 귀신들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성조차 못 느껴왔다.

- 본문 중에서 -

사전적인 의미로 영매는 "신령이나 망자의 영과 의사가 통하여, 혼령과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사람(《금성판 국어대사전》 금성출판사, 1992)"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저도 이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다른 귀신을 물리치는" 퇴마사(退魔師)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후영은 작품에서 말하는 "귀신을 모시거나 신내림을 받는" 보통 영매(퇴마사)가 아니라 "그가 가진 기와 몇 가지 주술로 충분히 귀신들을 제압할 수 있는" 특별한 영매입니다.

독자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영매라는 개념을 작품에서 두 번 꼬았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는 같은 용어에 세 개의 개념이 공존합니다.

1. 신령이나 망자의 영과 의사가 통하여, 혼령과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사람 : 사전적인 의미의 "영매"(작품에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독자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개념. 작가 또한 《마녀록》에서 이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우리 아빠……영매였어."

내가 믿지 못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소이는 그렇게 속삭였다.

영매? 귀신을 다루는 사람?

- 박윤후, 《마녀록》 영언문화사, 2002. 244 p. -

2. 귀신을 모시거나 신내림을 받는 형식으로 다른 귀신을 물리치는 사람 : 작품에서 일반적인 개념으로 사용한 "보통 영매"(퇴마사의 개념)

3. 스스로의 기와 몇 가지 주술로 충분히 귀신을 제압하는 사람 : 자신을 "영매"라고 소개한 후영을 가리킴(스스로의 힘으로 퇴마를 할 수 있는 특별한 영매)

하나의 단어가 세 개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니 헷갈리는 것 당연합니다.

다섯째, 오류

범인들 대부분은 경찰에 잡히기 전 자살을 했으며 그렇지 않은 범인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기억조차 못했다. 또, 그들은 심한 정신착란으로 모두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였다.

- 중략 -

"실은 지금까지 말씀 안 드렸지만, 이번 몽마는 사람의 눈을 통해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범인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눈이 마주친 사람이 다음 범인이 되는 거죠."

--> 죽기 전 마지막으로 눈이 마주친 사람이 다음 범인이 된다면 정신병원에 갇힌 범인(죽지 않은 범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다음 범인을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여섯째, 오타

"넌 그 정도 남자밖에 못 되는 거지? 한 여가(--> 여자)를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면서, 괜히 혼자 비참한 척하는 이기적인 남자야."

이상입니다. 플롯이나 줄거리 개연성, 캐릭터 등을 언급하지 않고 단편적인 원인만 나열한 이유는 전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는 작품이지만 좋은 점도 있습니다. 국내 로맨스 중에서 "판타지 로맨스"라는 타이틀을 처음 사용한 작품이라는 점, 퇴마록이나 만화가 얘기를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주위를 환기시킨 점 등. (좋은 점은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시리즈물인 《마녀록》의 전편 《몽계》는 로맨스가 아니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몽계》전권은 판타지 소설로 낼 생각을 한다. 로맨스란 타이틀을 버리기로 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로맨스다.

- 박윤후, 《마녀록》 영언문화사, 2002 《작가의 말》-

작가는 앞으로 판타지 로맨스를 출판할 의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작품이든 나쁜 작품이든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 하나가 출판되자마자 사라진다니 애석한 일입니다. 표지그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 무섭다.

PS: 국내 로맨스에 판타지적 요소가 포함된 작품을 정리했습니다.

가선 : 《불멸의 연가》 환생

고영희 : 《늑대 둘 여우하나》 달토끼(요정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가 조연으로 등장

김정선 : 《영원보다 깊은 사랑》 환생

박윤후 : 《마녀록》마녀사냥꾼 남주, 마녀와 영매의 피를 이어받은 여주(마녀), 《몽계》영매 남주, 몽계라는 초현실적 배경

서지인 : 《환영속의 사랑》환생

이선미 : 《아란야의 별빛》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초능력자 주인공, 아란야 배경, 《아란야의 요정》외계인 여주

이진현 : 《기억의 저편》 환생

한수영 : 《은장도》환생, 《연록흔》- 가상 국가 황룡국 배경

이들 열 한 권의 작품 중에서 비정상적인 시간과 장소(배경)에 비정상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정통 판타지는 《몽계》와 《아란야의 별빛》입니다. 국내 로맨스 작가들 중 가장 많은 작품(현재 여덟 권 출판)을 발표한 두 명의 작가가 정통 판타지를 다루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백번째 남자 = The hundreadth man (나라원, 1997, 나라원 로맨틱 북스 ; 2)

유현 무역센타에서 근무하는 동시 통역가인 하경은 4년 전 친구들과의 내기 도중에 술에 취해 ROSE 호텔에서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다음날 아침 자신이 왜 이 호텔방에서 있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던 하경은 내기의 백번째 남자가 자신의 첫남자가 된 것을 알고는 그의 얼굴을 확인하지도 않은채 서둘러 호텔을 빠져 나온다. 자신의 통장에 오천만 원이 든 것을 모른 채.

그리고 4년이 흘러 외국 바이어를 접대하고 우연히 ROSE 호텔을 다시 찾은 그녀 앞에 ROSE 호텔의 경쟁 호텔 사장인 주원이 나타난다. 하경은 상사인 유 사장의 지시로 호텔 계약권을 가지고 주원의 호텔을 찾아가는데 주원은 다짜고짜 하경에게 키스를 하며 '네 번'을 요구한다.

사막의 남자 (영언문화사, 2000)

어떤 부름에 이끌려 무작정 사막으로 향한 실버레인, 정은우. 어딘가에 운명의 상대가 존재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지닌 채, 그녀는 여인의 몸처럼 관능적으로 끊임없이 변해 가는 모래능선에 자신을 내맡긴다. 하지만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 스스로를 포기할 즈음 투아레그족의 정통 왕위 계승자 아심에 의해 구해지고, 그의 존재로 인해 가슴속 심한 갈증을 잊어가는데....

사막 한가운데에서 하얀 그림자를 발견한 순간, 아심은 자신의 운명에 새로운 별이 깃들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 왕위 계승도 포기한 채 자유로운 삶을 갈구하는 그에게는 사람을 포함해 그 어떤 구속도 전혀 달갑지 않다. 하지만 위태로운 정세에 떠밀려 그는 그녀에게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을 계약 조건으로 내세우게 되고, 그 거짓 맹세와 더불어 버리는 데 자유로운 동양 여인의 낯선 매력에 서서히 침몰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데....

review:

여주인공의 성격분석은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스토리의 진행이 자꾸 끊기고 있으며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열애 (영언문화사, 2001)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보디가드 장서호. 그의 존재를 애써 외면하려는 선진그룹 비서실장 민유희. 6년 전 뜻하지 않은 오해로 인해 헤어진 두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란 단어가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를 용서할 수 없는 여자 민유희.

그럼에도 그녀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남자 장서호.

그에 대한 미움으로 사랑을 인정하지 않던 그녀는 어느 날 중국 상하이에서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

review:

작품의 내용을 논하기 전에 문학사적 의의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프라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열애》는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최초의 국내 장편 로맨스'가 됩니다. 지금까지 발행되었던 국내 로맨스는 작가의 《마누라가 되고픈 남자》나 김지혜의 《햄릿의 연인》과 같은 소수의 중편을 제외하고, 장편의 경우 《사막의 남자》는 이국(異國)을 배경으로 했고, 이선미의 《아라사의 서우여》와 이진현의 《해적의 여자》는 고대를 배경으로 했으며, 김지혜의 《공녀》는 고려시대, 이선미의 《경성애사》는 일제시대가 배경입니다.

잘 된 작품입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작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관성이 느껴지는 작품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작가는 잘못을 용서하고 감싸주는 것이 사랑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호에 대해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려는 유희의 행동이 '사랑의 발로'임을 알수 있게 묘사한 것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군데군데 의표를 찌르는 등장인물들의 행동, 잘짜여진 플롯, 긴장감 넘치는 싸움묘사에서 작가가 이미 프로임을 알게 됩니다.

마지막 갈등의 해결 부분에서 TV에서 본 것과 같은 - 주로 김용림이나 반효정이 그런 역할을 많이 맡았었습니다 - 큰손 윤 여사의 존재말고 다른 방법을 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처음부터 등장했던 캐릭터 이외에 새로운 캐릭터 - 비록 언급은 되었지만 - 가 나타나서 작품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에는 그럴듯한 개연성이 필요한데, 윤 여사가 주는 이미지 자체가 은밀하고, 숨어있는 느낌이어서 충분한 개연성을 부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윤 여사는 지나치게 '판에 박힌 유형'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