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선

각의 유희 (영언문화사, 2003)

실물로 본 여자는 이혁의 심기를 건드렸다

명쾌하게 집어 말할 수 없는 어떤 이유로 그는 불쾌해졌다

그를 직시하던 말갛고 투명한 눈동자가 싫었다

필요에 의해 마지못해 집어든 패

언젠가는 이 여자를 버릴 것이다, 한올의 미련도 주저함도 없이

하지만 그전에, 결혼의 서약부터 해야만 한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겠노라고!

바람에 묻다(영언문화사, 2004)

유서 깊은 명문가의 후손으로 태어나 장래가 정해져 있던 다연과 태인. 그러나 다연의 지병과 부친들의 반목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의사와 상관없이 파혼을 맞이한다.

태인을 위해 그들의 인연을 매정히 거부했던 다연.

점점 깊어 가는 병세와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반전 속에서, 결국 단단했던 그녀의 의지는 허물어지고, 우연처럼 다시 찾아든 사랑을 불안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그들 앞에 놓인 긴 헤어짐의 시작임을 어쩌면 내다보았음에도. 그리고 이별. 이제는 그녀가 그를 찾을 때였다. 영원을 건너서라도…….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그를 구해낸 의문의 여인. 구카스 캐링턴은 재수 없는 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를 노리던 적은 사라지고 대신 엉뚱한 여자 하나의 그의 품으로 뛰어들어왔지만, 그는 자신을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검고 슬픈 눈동자에 처음부터 관여할 마음이 없었다. 전혀!

그녀가 신경 쓰이는 이유는 그저 생명을 빚졌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불멸의 연가 (영언문화사, 2002)

그는 냉소적이며 지쳐있었다. 어두운 과거의 밤, 신비한 안개처럼 그녀가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열정적인 첫 만남, 그러나 그들 사이에 가로놓인 것은 순탄하기만 한 사랑이 아니었다.

아무리 간절하고 아무리 원했어도 끝내 그녀는 그의 손에 잡히지 않았다.

장막처럼 드리워진 비극 사이로 연인은 달아났고 용서할 수 없는 남자는 그 뒤를 쫓아 죽음을 선택한다.

그리고…… 운명.

마침내 찾아낸 그녀를 이번만은 빼앗길 수 없다.

두 번 다시는!

review:

한수영의 《은장도》, 이진현의 《기억의 저편》, 서지인의 《환영속의 사랑》, 김정선의 《영원보다 깊은 사랑》. 환생이 소재로 사용되는 국내 로맨스도 많이 읽어서 슬슬 지겨워지던 참인데 이 작품이 결정적인 한 방을 먹입니다.

과연 소설이라 불러야 할지. 혹시 남주의 송덕비(頌德碑)는 아닌지?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남주가 얼마나 부자인지를 말하고 있으니 재물송(財物頌)이라고 해야 하나? 깊이도 없고, 개연성도 없고, 남는 것도 없고, 줄거리도 형편없고, 등장인물은 한 틀에서 찍어냈고, 사건도 평범하고, 고증도 믿지 못하겠고, 배경도 이상하고. 아류작, 이류작, 삼류작, 모방작……. 뭐라 불러도 좋습니다. 다 해당됩니다.

PS: 쉬어 가는 페이지입니다. 《다른 그림 찾기》유형의 문제이며, 역사물을 주의 깊게 읽은 독자라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열 개의 항목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쓰여 있습니다.

번호. 작가명 : 《작품명》 남주의 작위, 남주의 이름

이 중에 나머지 아홉과 다른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몇 번인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가선 : 《불멸의 연가》윈스턴 공작, 줄리어스 L. 윈스턴

2. 데보라 시먼스 : 《늑대와 굴뚝새 (원제: Taming the wolf)》웨섹스 남작, 던스탄 드 부르그

3. 로레타 체이스 : 《미녀와 야수 (원제: Lord of scoundrels)》데인 후작, 세바스찬 레슬리 가이 드 애시 밸리스터

4. 메리 조 푸트니 : 《꽃잎이 바람에 흔들릴 때 (원제: Petals in the storm)》캔도버 공작, 레이프 위트번

5. 빅토리아 알렉산더 : 《신부이야기 : 결혼 지침서 (원제: marriage lesson )》헴즐리 후작, 토마스 에핑턴

6. 아만다 퀵 : 《스캔들 (원제: Scandal)》블레이드 백작, 사이몬 아우구스투스 트라헤른

7. 조안나 린지 : 《나만의 레지나 (원제: Love only once)》몬티스 남작, 니콜라스 이든

8. 주디스 맥노트 : 《사랑의 왕국 (원제: A kingdom of dreams)》클레이모어 공작, 로이스 웨스트모어랜드

9. 줄리 가우드 : 《선택 (원제: Rebellious desire 1990)》브레드포드 공작, 제러드 마커스 벤튼

10. 줄리아 퀸 : 《공작의 여인 (원제: Duke and I)》헤이스팅스 공작, 사이먼 아서 헨리 피츠라눌프 바셋

스페셜 스테이지(영언문화사, 2002)

캄캄한 뉴욕의 뒷골목, 버려진 고아로 성장한 한재희.

극한의 위험과 스릴을 즐기는 그녀는 최고의 드라이버다.

어느 누구에게도, 심지어 자신을 애타게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곁을 주지 않는 그녀는 얼음처럼 차가운 여자다. 그리고 우연히 게임처럼 시작된 관계,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다. 그의 육체 이외에는.

모든 것을 가졌으며 자신만의 제국을 소유한 남자 마커스 로웰.

그는 여자를 즐기지만 좋아하진 않는다. 한재희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 역시 처음에는 그녀의 육체만을 원하는 것이라 확신했었다. 하지만 이제 저 여자를 가두고 싶다. 그의 품속에 영원히.

폭풍의 연인(신영미디어, 2001, 할리퀸 SY-4)

사막의 비단길이 성행하던 754년, 당과 토번국의 국경에 위치한 비류국의 왕실은 선왕이 타계하자 그 자리를 노린 선왕의 아우, 창무에 의해 피로 얼룩지고, 왕과 백성들로부터 화군자라는 칭송을 받던 여검객 자하는 어린 왕을 모시고 구사일생으로 탈출한다.

끝없이 펼쳐진 은백의 사막으로 피신한 두 사람은 검은 폭풍이라는 무서운 별칭을 가진 한 사내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