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그린 핑거(영언문화사, 2002)

사랑의 온기에 목마르고 외로움에 얼어붙은 여자는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차마 손도 내밀지 못한다.

어린 시절의 아픈 상처로 인해 마음의 빗장을 굳게 잠그고 혼자만의 공간 속에 살아가던 시우.

그녀를 향한 갈망의 정체조차 알지 못하는 남자는 두려움에 떠는 작은 어깨를 끌어안는다.

그녀를 언제까지나 지켜주겠노라고, 그리하여 온통 마음을 빼앗겨버린 찬혁.

작게 봉우리를 틔우기 시작한 꽃망울처럼 여리고 부드러운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길, 그의 몸짓…….

그렇게 남자는 여자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review: 

능력 있는 남주와 상처받은 여주인공. 여주를 보호하는 동료들과 여주가 의지하는 선배(지인)들 그리고 악당.

전형적인 캐릭터, 전형적인 구도, 전형적인 플롯입니다. 스토리도 예상대로 흘러가 무난한 결말을 맞습니다. 여주의 아버지가 그녀가 어릴 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이 특이한 부분입니다.

작품의 마지막부분에서 여주가 좀더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야래향 (영언문화사, 2003)

기환국(奇幻國)

지수화풍(地水火風) 네 개의 보주(寶珠)를 결계로 삼아 보호받는 나라. 봉황주(鳳凰珠)를 도둑맞는 위기에 빠진다. 보주를 지l키는 신비로운 여인 사란(絲蘭)은 봉황주를 찾기 위해 결계를 나선다.

용연국(龍延國)

황제가 위독하자 병약한 황태자를 몰아내고 황위를 차지하려는 황자들의 분투가 일어날 조짐이다. 이황자 염휘(炎輝)는 사냥과 기루에 여념이 없는 한량 행세를 하지만, 실은 황태자를 돕는 든든한 바람막이다.

암암리에 이름높은 기루를 순방하며 괴사건을 조사하던 염휘는 사자춤축제가 한창인 대로를 지나던 중 너울을 쓴 여인의 고고한 자태에 마음을 빼앗기지만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황도 사대 기루 중의 하나인 월화루를 찾은 염휘, 여느 기루의 여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아름답지만 차가운 여자가 왠지 낯설지 않다.

그녀는 월화루의 주인, 사란이라 했다. 

카사블랑카 (영언문화사, 2002)

사랑하는 이와의 영원한 이별로 심장을 잃어버린 가은.

감정도 눈물도 모조리 말라붙은 그녀에게 전해진 생모의 갑작스헌 부음과 유언.

생모에 대한 일말의 정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차마 망자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가은은 홍콩에 있는 외가로 향한다.

그러나 홍콩에서 만난 외조부는 홍콩 트라이어드 조직의 세 핵심세력 중 하나인 양 가문의 가주.

뜻하지 않게 양 가문의 상속녀로 부각된 가은은 홍콩 트라이어드의 권력다툼에서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아 신변이 위험해진다.

한편, 트라이어드 삼대 가문을 아우르는 힘을 가진 타이판은 말간 눈빛을 지닌 가은을 향해 알 수 없는 소유욕을 불태우며 그녀를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그녀를 자신의 저택으로 데려간다.

세상과 삶에 대한 의지마저 상실한 가은.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타이판의 도발에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고, 시시각각 검은 음모의 그림자는 그들을 향해 다가온다.

review: 

여주를 제외한 타인에게 철저히 무자비한 카리스마 남주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마피아류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눈길을 끈 것은 '언어'입니다.

가은은 머리 위를 넘나드는 중국어를 들으며 고민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중국어를 배워두는 건데. 그녀가 할 줄 아는 외국어는 영어와 이탈리아어뿐이었다.

- 본문 중에서 -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여주는 중국어를 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작품에 등장하는 중국인들 모두와 막힘없이 대화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 하리라고 예상되는 남주와 주변의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나이많은 할아버지, 하찮은 사용인들과도.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여주와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다는 설정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카사블랑카》는 반쪽의 가치밖에 갖고 있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