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새드새드새드(발렌타인북스, 2004)

“찬 신기한 일이야. 고지는 언제나 어떠한 상황에서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 내지. 슬픔을 지니고 있든, 기쁨을 지니고 있든…… 어떤 식으로든 빛을 내는 여자니까. 자신의 존재를 어떤 수단으로든 주위에 알려서 사랑을 얻어 내고야 마는 여자니까. 그녀가 상처 받았다고? 고지가 아파한다고? 그래서?, 뭐가? 난 그녀 대문에 자그마치 20년을 넘게 아파야 했어. 그런데 걔가 대체 뭘 얼마나 상처받았다는 거야? 어?”

- 중략 -

"당신의 본심이었겠지. 이봐요, 우승우 씨. 난 말이야,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아 보질 못 했어. 심지어 날 낳은 엄마에게서조차. 날 사랑해 주던 사람은 내 아버지뿐이었지.

내 온몸에 상처와 흉터를 낼망정…… 그는 내게 유일한 사랑이었어. 그런 사람을……. 큭큭큭! 그 사람이 죽었을 때 나는 죽어 버렸어. 그런 내가, 그런 날…… 누가 사랑해 줄 거라 생각하지도 않아. 하지만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고지에게 접근하기 위해 날 가지고 놀지는 말았어야지!"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