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희(이상원)
사랑의 소나타 (영언문화사, 2002)
작품유형 - 신데렐라, 기억상실
쌍둥이 형의 그늘에 가려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어린 시절, 그를 원하는 존재는 없었다.
그러나 초라한 그의 삶을 불쌍히 여겼는지 신은 그에게 작은 소녀를 보내주었다. 형이 아니라 오직 그만을 바라봐주는 존재를!
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현하를 얻는 대신 분신이나 다름없는 형을 죽였다. 현하만 없었다면…….
모든 것이 그의 탓임을 알고 있지만, 또다른 목소리가 그를 광기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시작된 애증.
그들의 관계는 끝내 영원한 평행선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review:
에덴의 초상 (신영미디어, 2000, 제5회 로맨스 소설 현상공모 가작)
작품유형 - 신데렐라
원래 저는 할리퀸은 리뷰를 쓰지 않습니다. 이 글은 <에덴의 초상>에 관한 많은 리뷰들을 읽으며 서로 얻갈린 의견에 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직접 읽고 내린 결론입니다. 배경묘사, 표현방식, 그리고 주제라고 할 수 있는 테마, 마지막으로 작품에 드리운 기성 작가들의 그림자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1. 배경묘사
배경이란 작품의 무대가 되는 지리적인 장소이기도 하고 민속 문화거나 등장 인물이 소속되어 있는 어떤 사회의 계급층일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작품에 사실성을 주기 위해 작가가 현실 세계에서 추려 내어 작품 중에 삽입하는 모든 사항을 망라해서 배경이라고 부릅니다.
옥스퍼드 대학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은 도시 전체가 대학으로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각 전공별로 칼리지가 있습니다. 수업, 기숙사, 도서관 등 모든 대학 시설이 하나의 칼리지에 들어있으며 그 안에서 모든 일을 해결합니다. 그런데 작가는 우리나라의 종합대학 정도로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패트릭은 법학, 마리는 문학을 전공하는데 전공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한밤중에 바다에 떠 있는 두 개의 배가 서로 부딪히는 것만큼이나 드뭅니다. 그럴듯한 배경설명 없이 '보고 한눈에 반했다'는 간단한 묘사로는 독자들이 결코 납득할 수 없습니다.
에릭은 3월에 뉴욕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는데 그때 마리는 대학 신입생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영국의 대학들은 10월에 시작하여 다음해 7월에 학기가 끝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작가는 가장 간단한 조사조차도 하지 않은 채 소설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마리가 전공하게 된 문학부에는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여학생이 단 여섯 명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의 이백 명 가까운 학생 중에 여학생이 단 여섯 명이라니! 게다가 신입생 중에 여학생은 마리 혼자였다"
라는 글을 읽으면서 저는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스스로 '나는 이렇다' 고 주장하는 똘똘이 스머프를 떠올렸습니다. 세계 어느 대학의 문학부가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여학생이 단 여섯 명밖에 없을까요? 옥스퍼드 대학의 문학부가 실제로 그런 상황일까요? 이것은 동대문을 가리키며 "여기는 남대문이야!"라고 외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마리의 집이 있는 런던에서 옥스퍼드와의 거리가 차로 4시간이 걸린다 - 그래서 마리는 집을 나와 옥스퍼드에 있는 빌라에서 친구와 지낸다' 는 부분에서 정말로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옥스퍼드는 런던의 서북방 80K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로 통학해도 1시간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이미 의사에게 아이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어, 곧 검사가 나올 거야"
만일 부모의 동의 없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려면 법원의 명령서 정도는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에릭이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실제로 그런 일을 행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많은 할리퀸에서 남자주인공들이 "변호사에게 전화만 하면 된다" 내지는 "법정에서 만나자"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유전자 검사를 협박만으로 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검사 결과도 금방 나오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미미할 지라도 작가가 엉터리로 썼다는 것을 독자가 깨달을 때마다 작가의 신용은 그때마다 한 조각씩 떨어져 나갑니다. <에덴의 초상>은 한국인 고아소녀와 영국의 호텔 재벌과의 결합이라는 부담스런 판타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큰 데미지를 안고 있다면 그 외의 것들은 철저한 현실을 반영하며 오로지 판타지만을 부각시켜야 하는데 작가는 그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2. 표현방식
"아버지인 윌리엄 랭카스터를 생각하니"
"레밍턴 집사가 차에서 내리는 그를 맞아 주었다."
"그는 어머니 캐서린 랭카스터에 대해 별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순발력을 가진 마리를 몹시 아끼던 세바스찬 크레이튼 교수도 그녀의 결정을 열렬히 환영하며..."
등의 표현에서 초보자가 저지르는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아버지나 어머니를 생각할 때 그냥 아버지, 어머니로만 말하지 거기에 이름을 덧붙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군더더기가 많은 묘사는 작가가 독자들에게 등장인물의 이름을 반드시 주지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강박관념의 소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군데군데 읽으면서 한국적 표현임을 알 수 있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초저녁부터 그렇게 울어대다니" 라던가 "귀가 간지럽다" 등의 표현입니다. 이런 표현들을 과연 영국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까 의문입니다.
3. 테마
에릭은 16살 나이에 9살인 마리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뺨을 후려쳐서 나뒹굴게 합니다. 아버지가 있는 자리에서 어린 아이의 뺨을 때렸다는 설정이 가능할까 의문입니다. 만일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그 무서운 아버지가 가만히 있었을까요? 에릭은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았을까요?
그는 후에 올리비아의 뺨도 때리는데 당시 그녀는 임신 중이었습니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임신중인 여자의 뺨을 때린다..... 특히 에릭이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억지결혼을 해야할 정도로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명문가의 자제임을 생각할 때, 이런 행동은 모순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에릭의 행동은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럽습니다. 주인공의 성격은 스스로 행동하기보다는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일들로 나타내는 경우가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즉, 파괴적인 행동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하는 것보다는 주변 인물들의 대응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이 더 인상적입니다.
로맨스의 주제는 남녀간의 사랑입니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남녀간의 사랑도 그 중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에덴의 초상>은 "남녀간의 사랑" 만을 부각시킨 나머지 주변의 여러 사람들을 지나치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두 사람을 방해하는 올리비아는 결국 아이를 유산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주제와는 어울리지 않는 복수와 앙갚픔이 작품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습니다. 사랑의 다른 모습인 용서나 관용, 자비의 모습을 작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 스스로도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일종의 "자기파괴적 사랑" 또는 "이기적인 사랑"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작품을 읽으면서 청소년에게 유해한 폭력 만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19세 미만 구독 불가 - 딱지를 붙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4. 그림자
린 그레이엄 얘기는 다른 분들이 하셨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주디스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에릭이 마리에게 딸을 낳을 때의 얘기를 해달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파라다이스>를 떠올렸습니다. 매트가 메리디스에게 "많이 아팠었어?"라고 묻는 장면이 바로 연상되었는데 저만 그럴까요?
<에덴의 초상>은 공모전의 당선작이라는 사실. 그리고 지금까지 간행된 국내 로맨스의 대부분이 한국의 고대사를 배경으로 한 반면 국내 로맨스에는 드문 현대물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첫째, 다른 작가 지망생들에게 모델 역할을 한다는 것.
둘째, 현재 국내 로맨스의 현주소라는 것 (특히 현대물에 있어서)
결과는 실망스럽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철저한 배경조사도 없었으며, 미숙한 표현방식, 작가의 지나친 자기본위가 작품에 남아 있습니다. 아직 습작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단지 잘 팔릴 것 같다는 출판사의 판단에 따라 뽑은 것은 아닌지? 아니면 국내 현대물의 수준이 단지 그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인지 궁금할 뿐입니다.
PS: 참고문헌
大學史 / 이광주 지음. 서울 : 민음사, 1997
(케임브리지·옥스퍼드)오리엔테이션 / 에드가 엘리슨 피어즈 지음 ; 예맥출판사 편집실 옮김.
서울 : 예맥, 1984.
하늘아래 천국 (여우, 2003)
자유분방한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오개 된 최유진.
두팔 벌려 환영해 줄 사람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냉정한 할아버지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에 굴하지 않고 특유의 처세술을 동원해 미운오리 새끼의 탈피를 꿈꾸지만, 좁쌀영감처럼 시시콜콜 참견하는 현웅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이다.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여동생이 미우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최현웅.
날마다 사고만 치는 시스터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차에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들은 또 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현웅은 최후의 선책을 하는데…….
과연 그는 자신이 꿈꾸는 천국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