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주

너만을 위한 불꽃놀이(이가서, 2003)

대학원생인 지영. 우연히 회식자리에서 교수의 친구인 민재를 만나 한눈에 빠져든다. 자동차 설계 일을 하는 민재는 누구라도 반할 만큼의 매력적인 남자. 답답할 정도로 소심한 성격의 모범생 지영은 자신조차 몰라볼 정도로 화려한 여자로 가장, 지수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민재를 찾아간다. 그리고 삶 전체를 뒤흔들 만큼의 위험한 사랑이 시작된다.  

비꽃(여우, 2003)

비꽃이 무슨 뜻인지 알아?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아.

태규는 서은이 자신을 가슴에서 몰아내려고 애섰던 것보다 더 무섭게 그녀를 밀어냈다. 그의 가슴속에 비집고 들어갈 한 치의 틈도 주지 않고 모든 걸 잘라내고 있었다.

비꽃은 많은 비가 쏟아지기 전에 내리는 몇 방울의 비를 말하는 거야. 처음엔 몇 방울 내리다 말겠지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더라. 미처 피하기도 전에 흠뻑 소나기를 맞으며 또 생각했어. 소나기구나. 그런데 비가 그치지 않는 거야. 피하고 싶은데, 속옷까지 젖어오는데, 더 젖고 싶지 않은데 비는 계속해서 내리는 거야. 피하려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는데…… 알고 보니 장마라고 하더라. 언제 그칠지 모를 장마. 피해보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장마라서 어디를 가든지 비는 계속 내리는 거야.

태규의 흔들리는 눈빛이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