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좋은 날(신영미디어, 2002) 제7회 로맨스소설 현상공모당선작(가작)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 온 준영의 회사에 부푼 마음으로 입사했지만 첫날부터 꼬일 줄이야……. 글세 경비원인 줄 알았던 남자가 사실은 팀장이라니! 달콤한 로맨스를 꿈꾸며 은수는 무시무시한 팀장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는데…….
review:
메인 요리 전후에 나오는 에피타이저나 디저트 같습니다. 소품의 매력은 가볍고 단순함에 있는데 잘 표현했습니다(《플러스》를 읽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이 작품으로 간신히 분위기를 돌렸습니다). 재벌 아들이 등장함에도 조연으로 머무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국내 로맨스에 자주 등장하는 '본가가 어쩌고'하는 대목이 없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한 부분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에피소드만 나열할게 아니라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좀더 통일성있고 진지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회사에서 진행되는 일이 절반이 넘는데,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놀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회사의 숨겨진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여주의 부모님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이상합니다. 과년한 딸자식 둘을 놔둔 채 부부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설정은 작가가 다루기 어렵다고 눈앞에서 치워버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볍고 단순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