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 퀸(신영미디어, 2003)
영화를 위해 6개월 안에 탱고를 마스터해야 하는 초빈은 천재 댄서 승하를 찾아나선다.
그러나 최고의 발레리노라는 지위를 버리고 자신 안의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는 탱고로 또 다른 전설을 일으켰던 그는 어두운 비밀을 감춘 채, 잠적해 버리는데…….
초빈은 차갑게 식어버린 승하의 가슴을 탱고의 열정으로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을까?
사랑에 중독되다(대현문화사, 2002)
정략결혼. 너무나 증오하는 단어다. 아니, 꿈만 같은 단어다. 사랑하지 않는 이와의 결혼이라니. 평생을 함께 해야 한다니. 그런 걸 감당할 수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새벽은 곧 굳은 결심이 서린 눈동자로 꾸려 두었던 작은 짐을 집어 들었다. 이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면 조금 더 나은 생황으로 바꿔치기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했다. 잘못된 집안 규율의 희생양이 되어 평생을 우리 안에 갇힌 짐승처럼 사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새벽은 미처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한 눈물을 단번에 훔쳤다. 그렇게 그녀의 가출은 감행되었다.
현석은 눈썹을 움찔하며 새벽의 정수리를 내려보았다. 따분한 헤어스타일. 일부러 눈을 가린 듯한 참을 수 없는 돋보기 안경. 제대로 된 여자라면 거져 주어도 입지 않을 것 같은 펑퍼짐한 옷. 그러나 팔에 감겨 오는 허리의 굴곡은 이제껏 현석이 안았던 그 어떤 여인네보다 아름다운 것이었다. 한 오라기도 비져 나오지 않게 질끈 묶은 머리에서는 은은한 향내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그 향은 지금껏 그가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은밀하고도 자극적인 향이었다. 갑자기, 정말로 갑자기 현석은 근육들이 단단해지며 성마른 욕구가 치미는 것을 느꼈다. 못난이 여비서에세 욕구 따위를 느끼다니, 제길! 당혹감은 곧 분노로 돌변했다.
정혼자를 사로잡기 위해 기꺼이 못난이 비서가 되기를 자처한 엉뚱한 여자, 여새벽. 걸핏하면 눈싸움을 걸며 빽빽대는 못난이 여비서를 철저히 무시하는 남자, 황현석.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죽독되다!
review:
플롯은 유치한데 드물게 보이는 심오한 말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작가가 뭔가를 아는 사람인가 단순한 흉내내기에 불과한가? 제 결론은 흉내내기입니다.
납치, 기억상실, 정략결혼, 변장 등 로맨스의 전형적인 소재를 끌어다 쓴 흔적이 역력한 작품입니다. 아무 할 일이 없을 때 시간때우기 용으로 적당합니다. 남는 것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