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전쟁(현무, 2003)
김은비
주무기 : 거친말과 발로 물건 차기, 빈정거리기
전적 : 1패 (장외아웃)
칼렙 루퍼트 손튼
주무기 : 느끼한 말솜씨와 뻔뻔스러움으로 중무장
전정 : 1승(상대의 기권으로 어부지리 1승)
신인 뮤직비디오 감독상을 거머쥔 은비, 그녀가 실수로 계약한 기획사의 회장인 칼렙.
둘의 만남은 싸움으로 시작해서 싸움으로 끝난다.
계약 기간인 3년이 제발 화살과 같이 흐르길 바라는 은비 앞에 얼굴보기도 끔찍한 지경인 칼렙이 그녀의 옆집으로 이사오는데…
사랑과 전쟁에선 룰이 없다는 것을 철저히 지키는 칼렙.
사랑의 행방은?
환영속의 사랑 (현무, 2002)
권력과 부, 세상의 모든 것이 내 손안에 있지만 진정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나의 여왕은 내 곁에 없다!!
나의 여왕, 그대를 만날 수 있다면…
소유하지 못한 사랑은 나의 인생을 뒤흔들며 놓아주지 않는다. 그녀를 만날 수 있다면 신조차 베어 버리겠다 다짐을 하지만 기다리는 것은 좌절과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는 잔인한 정복욕. 헌신의 사랑을 담아 나만을 바라보는 애절한 눈동자…
나의 여왕, 레지나… 그대는 어디 있는가?
신은 물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냐고…
난 사랑이라 대답했다.
신은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난 나의 삶… 생명이라 대답했다.
하지만, 체사레!
지울 수 없는 정열의 눈빛을 가진 남자.
난, 내 생명을… 내 마지막 숨결을 모두 던져서라도 그를 지켜야 한다.
그를 사랑한다.
자신의 여왕을 위해 주홍색 법의를 던진 체사레 보르자.
비행기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신의 아이 레지나 레인.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은 400여 년의 시간…
황금빛 이몰라…
그들의 전설이 숨쉬는 낙원
review:
"그를 찾아 갈거구나… 그렇지?"
"그래… 가야해."
작품을 읽는 내내 말줄임표 생각을 했습니다. 필요한 곳, 필요치 않은 곳 가리지 않고 남발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사용한 그 많은 말줄임표에 도대체 어떤 말들이 생략되어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누구… … ……에게도 … ……당신을 …… 주지마… …… 내가…… 당신을…… 찾을 때…… 까지…"
죽는 와중에 하는 말이니 말줄임표가 사용되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말줄임표는 '…'도 아니고 '………'도 아닙니다. '……'입니다.
소설이 예술의 한 형태로서 성장해 왔던 초기 단계에서는 작가가 얘기 도중에 자기의 테마를 강조하거나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노골적으로 예고하느라고 독자에게 직접 말로 일러주는 수법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현대의 세련된 독자들은 그러한 일방적인 설명을 봐주지 않는다. 작가가 독자에게 직접 말을 붙이는 순간 독자는 지금 읽고 있는 것이 한낱 꾸며진 이야기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깨달아 버리면 이제껏 사로잡혀 있던 마법에서 완전히 풀리게 되는 것이다. 여러분이 어쩌다 궁지에 몰려 예고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반드시 등장 인물을 통하여 그들의 목소리로 얘기를 하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전능하신 하느님처럼 작가 자신이 얼굴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
- 딘 쿤츠, 《베스트 셀러 소설 이렇게 써라 (원제: How to write best selling fiction)》 (문학사상사, 1996) 236 p. -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다 아실 것입니다. 역사소설은 작품에 시대상황을 제대로(정확히) 반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챕터 끝에 따로 설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난 그의 무차별적인 이탈리아 전쟁에 꼬리표를 달아 정당화 해주고 싶었고 나름대로 결정한 것이 어찌 보면 유치한 사랑이었다.
- 중략 -
그렇게 레지나라는 여자가 생겨났고 내 마음대로 식의 역사 짜깁기가 시작되었다.
물론 체사레가 그렇게 했을 리는 만무하지만"
- 작가 후기에서 발췌 -
작가 스스로도 자기가 쓴 얘기를 믿지 못한다면 제가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개연성 제로, 역사성 제로, 소설의 기본적인 수순도 밟지 못한 이 작품에서 건진 것, 아무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