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작
《연상연하》 금강석, 서진영
《여우와 단무지》 조윤영(강석의 후배), 남경아(진영의 부하직원)
귀여운 남자 (아름다운날, 2001)
방송국 여작가들은 흰눈처럼 순결하기로 소문난 백 PD를 유혹할 주인공으로 체리를 선정하고 내기를 건다.
체리는 며칠 전 보았던 도톰한 입술의 귀여운 남자가 바로 백 PD임을 알고 본격적인 입술훔치기 작전을 펼친다.
섹시퀸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그의 스케줄을 파악한 체리는 강렬한 와인빛 립스틱을 바른 후, 그를 만나 실수인 척 커피를 엎질러 그의 오피스텔로 그녀를 데려가게 만든다.
한순간 입술의 빼앗겨버린 백 PD는 립스틱 자국을 지워보지만 그녀만큼이나 섹시한 립스틱은 지워지질 안는데……
review:
주인공은 분명히 둘인데, 작가가 초보자가 저지르는 실수를 해서 세 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두 사람이 등장해야 할 장면에 독자를 위한 서비스 컷이 포함되어서 등장인물이 세명이 되었습니다.
작품을 통해 작가가 말하려는 것이 분명하게 나와있습니다.
"여자에게만 순결을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남자도 순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자의 욕망도 인정해주어야 한다."
이 작품을 과연 로맨스의 범주에 넣어야 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해피엔딩¹이 아닐뿐더러 엔딩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 1 : 미국의 RWA(Romance Writers for America)협회에서 말하는 로맨스 소설의 구성요소 세 가지.
첫째, 남녀간의 사랑이 작품의 중심을 차지해야 한다.
둘째, 감정적인 만족을 주어야 한다.
셋째,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이 요소를 적용한다면 ≪귀여운 남자≫는 로맨스 소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여우와 단무지(영언문화사, 2003)
애교만점 미소 하나면 세상 그 어떤 여자도 흐물흐물 녹여버리는 초특급울트라꽃미남파워!
24년 유혹 인생, 먼저 고백해 본 경험 전무(全無)! 살인미소에 안 넘어가는 여자 전무(全無)!
불치의 중증 왕자병을 앓고 있는 사랑스런 그녀석
꿈결처럼 달콤하던 그의 일생에 일대 파란을 예고하는 엽기누나 등장하다!
단순·무식·지멋대로가 인생의 모토인 '단무지 남경아'
럭비공 같은 그녀를 공략하기 위한 필생일대 러브레슨이 펼쳐진다.
남경아, 이제 넌 내거다. 하!하!하!
컴퓨터, 바닐라향 버블바스, 딸기맛 요플레 외엔 아무 것에도 관심 없는 그녀.
컴퓨터 한번 켜면 잠자는 것, 밥 먹는 것, 씻는 것마저 싹 잊어버리는 못 말리는 둔탱이.
어는 날 갑자기 등장해 "누나 좀 씻고 다녀"를 입에 달고 사는 잔소리쟁이 왕모기 녀석, 딱 질색이다! 근데 뭐? 신형 노트북 줄 테니 애인 하자고? 아하, 지겹게 들러붙는 여자들 좀 떼어내 달라 그거지?
흐음, 이와 하는 애인 행세, 사랑스런 노트북을 걸고 이 누나가 퍼펙트하게 보내주마!
그런데……이자식, 진짜 요물이네. 컴퓨터를 봐도 자꾸 이자식한테 눈길이 가는 건 또 뭔 조화냐고요!
연상연하 (영언문화사, 2002)
열일곱
나와 세상 사이. 두꺼운 유리벽을 쌓는다.
불안이 거센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나의 세계, 어느 날 그녀가 들어왔다.
황량한 사막의 모래바람 이는 내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는 그녀의 눈빛.
아픈 내 어린 날의 한 조각 파편처럼 아프게 와 닿는 그녀.
의미 있는 단 하나의 여자,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랑이 무모할지라도.
스물 둘.
외롭고 힘든 삶의 무게가 버겁다.
우연히 마주친 남자, 거칠지만 매력적인 그 눈빛에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다.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줄 강한 사람이 절실한 지금, 그 남자는 막무가내로 돌진하는 철없는 소년일 뿐이다.
기를 쓰며 밀어내려 했지만 어느새 내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그.
결코 지울 수 없는 흔적을 새겨놓는다.
review:
일상에서 보기 드문 소재를 사용했지만 여주의 현실적인 행동으로 잘 커버했습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설과 실제 작품 사이에 뚜렷한 구분이 없어 어디가 소설이고 어디가 현실인지 헷갈리는 점은 아쉽습니다. 남주와 여주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사실적인 에피소드가 아니라 단순한 서술로 묘사되어 흡인력을 키우지 못한 점도 흠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무난히 읽힙니다.
PS: 한 번도 춤춰본 적이 없는 여자가 술취해서 멋지게 춤을 출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천생연분 (영언문화사, 2003)
하늘이 내링 구제불능 싸가지 안신우.
대한민국 정·재계를 주무르는 대단한 집안의 도련님, 명실공히 모든 여자들의 Dream~ 백마 탄 왕자님이다!
목숨걸고 쫓아다니는 수많은 여자들에 신물이 날 정도지만, 통통한 후배 아영만은 꼭 필요한 존재다.
하늘이 내린 밥통 박아영.
신우에게 홀딱 반해 그 앞에만 서면 바보가 되어버리는 순진한 후배다!
느림보에 울보, 밥통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쓸모가 참 많다.
하기 싫은 과제 대신 제출! 귀찮은 수업 대출! 심심할 때 호촐!
부려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가을 축제, '느림보' 아영을 질질 끌고 참석한 물풍선 게임은 그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우연히 아영에게 눈을 돌린 신우는…….
그의 심장을 처음으로 울린 줄도 모르는 '밥통'아영이 설마 신우의 천생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