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하워드 (Linda Howard)

프로필: 1950년생. 본명 Linda S. Howington . 1969년부터 1986년까지 Alabama의 Gadsden에 있는 Bowman Transportation에서 비서로 근무.

주소 : c/o Robin Rue, Anita Diamant Agency, 310 Madison Ave, New York, NY 10017, U. S. A. 또는 P.O. Box 2099, Gadsden Alabama 35903

홈페이지 : http://www.lindahoward.com

《맥켄지》 시리즈

제1편 《맥켄지의 연인》 울프 맥켄지(아버지), 메리 포터

제2편 《맥켄지의 하늘》 조 맥켄지(큰아들), 케롤라인

제3편 《맥켄지의 열정》 자니 맥켄지(넷째아들), 배리 러브조이

제4편 《맥켄지의 마법》 미번역. 마리스 맥켄지(막내딸)

제5편 《맥켄지의 선택》 챈스 맥켄지(양아들), 서니

《요원》 시리즈

1편 《하늘빛 미소》 그랜트 설리번, 제인 해밀턴 - 데인, 대니얼(쌍둥이), 크레이그

2편 《물빛 사랑》 켈 세이빈(그랜트의 동료), 레이첼 존스 - 브라이언(아들), 제이미(딸)

3편 《안개빛 추억》 루카스 스톤(켈의 부하), 자넷 진(제이) 그랜저

4편 《노을빛 유혹》 존 래퍼티(레이첼의 이웃), 미셸 캐보트

《Child》 시리즈

1편 《사라의 사랑》 롬, 사라

2편 《사랑할 수 있다면》 맥스(사라의 동료), 클레어

3편 《Bluebird Winter》 미번역. 데렉(사라의 친구 아들)

《남매》 시리즈

1편 《던컨의 청혼》 리스 던컨, 매들린

2편 《내 사랑 에반젤린》 로버트 캐넌(매들린의 의붓오빠), 에반젤린 쇼

spin-off

1편 《사랑의 표적》 마크 체스테인, 카렌 위틀로

2편 《사랑보다 유혹》 존 메디나(카렌의 아버지를 쫓아다닌 릭의 아들), 나이머 버닥

작품 연표

Against the rules 1983 (Mira 시리즈) 중독된 사랑(신영미디어, 2000)

열일곱 살이었던 캐서린은 룰에게서 도망쳐 혼잡한 대도시로 떠난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그녀는 확고한 자아와 새롭게 발견한 독립심으로 무장한 채, 룰에게 도전할 준비를 갖추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룰과의 내기에서 그녀가 감당해야할 위험은 더욱 커졌다. 만약 이번에 그녀가 지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녀의 마음이 걸린 내기였기에...

review:

어린이 놀이방에 있는 아이들용 의자에 커다란 어른이 여러명 앉자 있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들은 물론이려니와 주변 인물들이 하나 같이 개성이 강해 모두들 책에서 튀어나오려 하고 있습니다.

초기 작품(1983년 간행)임이 분명히 드러나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개성이 강한 등장인물들과 액션 위주로 구성된 묘사, 남녀간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는 플롯 등입니다. 그러나 남는 것이 없습니다. 보는 순간은 흥분되지만 기승전결이 분명하여 여운이 없는 할리우드식 활극을 본 느낌입니다. 평균이하입니다.

After the night 1995 마지막 약속(현대문화센타, 1999)

오랜 비밀을 밝히기 위해 돌아온 그녀, 그리고 새롭게 솟아나는 희망의 빛. 페이스 데블린

11살의 나이에 루이지애나의 프레스콧에서 허접쓰레기처럼 쫓겨난 가난한 소녀 페이스 그 소녀는 동네의 가장 멋있는 그레이라는 소년을 먼발치에서 끝없이 동경한다. 그러나 어느 후덥지근한 날 밤, 그 소년의 아버지가 페이스의 엄마와 야반도주를 하자 백마 탄 기사로만 생각했던 그가 자기를 쓰레기 같은 백인 계집이라며 가슴에 멍을 새겨 놓는다.

페이스는 그레이를 향해 밀려드는 욕망을 느끼고 싶지 않아 그를 미워하려 하지만 그를 향한 열정은 잠재울 수 없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12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 왔지만 그레이를 향한 사랑의 열정은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데...

그레이 르윌라드

흥분하며 야단법석을 떨 때조차도 자기 스타일을 지키는 남자 그레이.

르윌라드 家 재산을 뒷받침 삼아 프레스콧을 지배하는 무모하고도 매력적인 그레이는 데블린이라는 이름을 다시 듣는 것조차 싫어한다. 그렇지만 막상 페이스 데블린을 쳐다볼 때 분출되는 욕망의 감정은 숨길 수가 없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직 그녀의 얽힌 빨강 머리와 부드럽고 윤기 나는 살갗뿐, 그레이도 서서히 페이스에게 마음이 끌려 벅차 오르는 사랑의 굴레에 휩싸이게 되는데...

조용히 일기 시작한 사랑의 물결이 달콤한 행복으로 가슴에 다가오듯 두 사람 사이에 뜨거운 열기가 더해 가고 사랑의 열정을 발산하기에 이르는데...

All that glitters 1982 (Mira 시리즈)

All the queen's men 1999 사랑보다 유혹(현대문화센타, 2002)

CIA의 전설적인 특수요원, 존 메디나.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나이머 버닥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5년 전, 나이머와 그녀의 남편 댈러스는 존 메디나의 지휘에 따라 비밀작전을 수행하지만, 댈러스는 죽음을 맞게 된다. 비참하게.

나이머는 그 끔찍한 상실감으로부터 서서히 치유되어가던 중 존 메디나의 위험한 손짓을 받는다.

국제 테러 집단에게 무기 공급을 하고 있는 프랑스인 무기상에게 접근해 비밀 도청기를 장착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이머뿐.

위험한 줄 알면서도 그 위험에 매혹되어, 나이머는 무기 밀매상들의 세계로 잡입한다. 하지만 주도면밀했던 전략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하는데…….

Almost forever 1986 (Mira 시리즈) 사랑할 수 있다면(신영미디어, 2002)

맥스는 클레어가 일하고 있는 회사의 기밀을 빼내기 위해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는 처음부터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유혹하기 위해 다가간 그가 오히려 유혹을 당하고 말았다.

맥스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의 감정, 이제 맥스는 목표를 다시 조정할 수밖에 없는데…….

Angel Creek 1991 푸른 계곡(현대문화센타, 2001)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후 5년간 디 스완은 엔젤 크리크을 지키며 혼자 살아간다.

앤젤 크리크은 그녀의 땅이며, 그녀는 그 땅을, 그리고 자신을 다른 누구도 소유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맹세한다.

그 와중에 루커스 카크런이 오랜 떠돌이 생활 끝에 콜로라도로 돌아온다. 그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이제 자신의 소유가 된 더블 C 목장을 늘 꿈꿔왔던 축산 왕국으로 만들어갈 생각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 공급원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엔젤 크리크를 사들여야 한다. 야망을 이루기 위해 루커스는 그 땅을 내놓지 않으려고 하는 초록 눈동자의 고집센 여자, 디와 싸워야 할 것인가.

그러나 디 스완과 루커스 카크런은 만나는 순간 서로에게서 느껴지는 열정에 놀라게 된다. 예기치 않았던 자발적인 입맞춤은 두 사람을 위험한 운명 속으로 휩쓸리게 하는데…….

review:

고등학교 시절 내일 모레 모의고사가 있는데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자율학습 시간에 친구들과 수다만 떨다가 밤 열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던지. 아무 희망도 없는 것 같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고, 시험은 더 두렵고……. 그때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한 것이 '차라리 수녀¹나 비구니가 된다면 이런 고생 안 해도 될 텐데'였습니다. 대학에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보고 싶은 책을 맘대로 읽지 못하는 불만,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해야만 하는 현실에 마땅히 대항할 수단과 방법이 없다는 자각이 세상을 버리는 일탈을 꿈꾸게 했던 것입니다.

대학에 가서는 출가와 같은 극단적인 생각은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한 수산의 서정적 감성소설 - 《해빙기의 아침》이나 《모래위의 집》, 《거리의 악사》, 《가을꽃 겨울나무》같은 - 에 등장하는 상처받은 여주인공을 꿈꾸었습니다. 소도시에서 혼자(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사는 과거 있는(실제로는 과거도 없으면서) 여주인공이 당시에 제가 바라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청주나 춘천 같은 깨끗한 교육도시에서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 비슷한 직장을 잡는 것이 최고다'라는 다소 엉뚱한 희망사항을 갖게 되었는데, 청주와 춘천이 '깨끗한 교육도시'인지 아닌지는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실제로는 가본 적도 없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위의 두 가지 희망사항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가 추구한 것은 결국 '자유와 독립'이었습니다. 수녀와 스님들에게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²되는 '자유'가 있었으며, 비록 어딘가에 의탁을 하는 것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되는 '경제적인 독립³'을 이룰 수 있습니다. 소도시에 직장을 잡고 혼자 사는 것은 경제적인 독립을 이룬 상태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겠다는 자유를 향한 바램이었던 것입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디 스완은 18살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혼자가 됩니다. 그 후 6년 동안 그녀는 혼자서 잘 살아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새 6년이 지나고 있었다. 디는 작은 오두막집을 천천히 둘러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과 지금껏 살아온 삶이 만족스러웠다. 필요한 것은 무었이든 있었고 사치라면 사치일 수 있는 약간의 여유도 누리고 있었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은행 예치금도 착실히 불어가고 있고, 윈체스의 장부에도 적지 않은 돈이 남아 있었으며, 매년 곡식이 쑥쑥 자라주는 기름진 땅도 그녀의 것이었다.

- 중략 -

결혼을 하면 여자가 가진 것 모두가 자연스럽게 남편의 소유가 되며, 여자 자신도 모든 것을 남편의 뜻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디는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왜 자신의 뜻을, 자신의 땅을 포기해야 하는가.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것이 자신이 노처녀로 늙어가야 한다는 뜻이라고 할지라도 그런 것쯤은 괜찮았다. 세상에는 그보다 더 어려운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을 테니까.

여주인공의 모습에서 한때나마 꿈꾸던 희망사항이 오버랩 되어 객관적 서평(리뷰)이 아닌 주관적 감상문(추억의 한 자락)을 적어보았습니다.

주1 : armian은 공립 고등학교 출신이지만, 카톨릭 계열 - 특히 '성(聖)'자(字)가 포함된 교명(校名)을 지닌 고등학교 - 출신들은 선생님들 가운데 수녀님들이 많이 계셔서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보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주2 : 수녀와 스님이 되려면 공부를 더 많이 해야함을 깨달은 것은 훨씬 뒤의 일입니다.

주3 : 혹자는 경제적인 독립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먹고, 입고, 잘 수 있는 것은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신앙의 고백에 일차적인 원인을 둘 수 있습니다.

PS: 한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두 번이나 유산을 한 끝에 어렵게 얻은 무남독녀를 금지옥엽처럼 애지중지하면서 헌신적인 사랑을 쏟고 있는 분들이 아닌가?

- 중략 -

올리비어 밑으로 연이어 두 아이를 유산으로 잃은 아버지 윌슨과 어머니 오노러에게, 올리비어는 금지옥엽이었다.

올리비어의 부모님은 모두 몇 번의 유산을 했습니까? 네 번 입니까? 두 번 입니까? 만일 두 번의 유산을 했다면 올리비어의 위로 했을까요? 아래로 했을까요?

Bluebird Winter 1987 (Delivered by Christmas 중 일부)

Bouquet of babies 2000

Come lie with me 2001 사랑의 기적(신영미디어, 2001)

블레이크는 사고로 걸을 수 없게 되자, 아예 살려고 하는 의지를 포기한다. 오로지 재활 치료를 돕는 물리치료사 디온 켈리만이 그의 마지막 기회였다. 디온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블레이크를 치료하며 겪게 될 곤란함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부서진 남자의 회복을 돕는 동안 고통스러운 마음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그녀 자신을 치료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는데…….

Cutting edge 1985 (Mira 시리즈) 사랑, 그 두려움(신영미디어, 2003)

브렛은 카터 엔지니어링 사의 해결사로서 사내 횡령 사건의 배후를 밝힐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수사 도중 활달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테사에게 매료되지만, 그녀는 이번 사건의 주 용의자였다.

하지만 어느새 그녀에게 마음을 열어주고 만 브렛. 그는 이제 사랑을 건 무한도전을 받게 되는데…….

Diamond Bay 1987 (Mira 시리즈) 물빛 사랑(신영미디어, 2001)

플로리다 다이아몬드 만에 사는 레이첼은 어느 날 밤, 의식을 잃은 채 파도에 떠내려오는 남자를 발견하고 정성껏 간호한다. 나흘만에 깨어난 그는 누군가의 공격으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버려진 것인데……. 하지만 여전히 그의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있었다. 레이첼은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려야 하는 걸까?

review:

《하늘빛 미소》에서 그랜트의 동료로 나왔던 켈 세이빈이 주인공입니다. 로맨스에서 스파이나 요원과 같이 위험한 직업을 갖는 남주들은 사랑하는 여인이 위험 - 그의 직업에서 파생되는 위험 - 에 빠지면 대부분 은퇴를 하는데, 켈은 결혼하고도 현직 - 덜 위험하긴 하지만 - 에 머무르는 점이 여타의 로맨스와 다른 점입니다.

적당히 긴장감있고, 적당히 센슈얼하고, 킬링타임용으로 적당합니다. 《하늘빛 미소》와 연결해서 본다면 비슷한 내용에 식상할 수도 있습니다. 평균작입니다.

Dream man 1994 아주 특별한 연인(현대문화센타, 1999)

초감각적인 지각 능력을 지닌 심령술사 말리 킨. 그녀의 소원은 과거의 어두운 기억을 잊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폭발할 듯한 열정을 지닌 남자, 데인 홀리스터. 이제 데인의 사랑에 힘입어 평범한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가혹한 운명은 다시금 그녀의 삶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Duncan's bride 1990 (Mira 시리즈) 던컨의 청혼(신영미디어, 2001)

목장 재건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 리스는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아이를 낳아주고, 살림을 하면서 그의 생활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단순한 아내가 필요했다.

매들린은 신붓감을 찾는 리스의 광고를 보고 직접 리스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거칠고 남성적인 리스에게 첫눈에 반해버리지만 그는 매들린이 목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돌려보낸다. 어느 날, 허탈감에 빠져있던 그녀에게 뜻밖에도 리스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review:

한 마디로 감상을 말하자면 '사랑은 모든 상처를 치료한다'입니다. 요 며칠간 십오년 만의 추위를 겪고나니 던컨이 눈보라 때문에 소들의 절반을 잃어야 하는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고, 50만 개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단어를 가지고 있는 영어의 묘미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감정적이지만 지나치지 않을 만큼 주인공들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가 일품입니다. 평균 이상입니다.

Game of chance 2000 맥켄지의 선택(신영미디어, 2000)

비밀 첩보요원인 챈스 맥켄지는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기 의해 테러리스트의 딸인 서니를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챈스는 공항에 있던 서니가 소매치기를 당하는 순간 영웅처럼 나타나 그녀를 구해내는 연극을 하고, 그녀와 단둘이 사막에 고립되려던 계획도 성공한다. 챈스는 비행기 조종사로 신분을 숨긴 채 서니가 테러리스트들과 한패인지 밝혀내려고 하는데....

review:

잘 짜여진 플롯으로 마치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화려한 액션을 생동감있게 묘사하는 린다의 특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입니다. 평균 이상입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챈스가 아들의 이름을 울프로 지은 것을 보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공들여 만든 원이 드디어 완성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맥켄지 가족은 이 작품으로 아름답고 완벽한 원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맥켄지 시리즈에서 두 번째의 순위를 매기겠습니다. 그러나 편집에 문제가 있습니다. 글자 사이에 공백이 너무 작아서 떨어져서 책을 읽으면 글자들이 거의 붙어 보입니다.

간략히 캐릭터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로맨스 주인공들의 특징중의 하나로 자의식이 강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챈스도 그런 유형의 한 사람입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나는 이러 이러한 사람이다. 그녀는 나보다 더 가치가 있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 되뇌이는 챈스의 모습에서 그가 사랑이 넘치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형제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은 것이 오히려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좀더 어린 나이에 입양이 되었더라면 다른 모습으로 성장했을 수도 있지만 14살이란 이미 형성된 가치관이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나이는 아닙니다.

반면에 서니가 어린 나이부터 숨어살아야 하는 고통 속에서도 낙천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녀의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 결과입니다.

서니의 직업도 재미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서류를 전달하는 정도이지만 미국은 넓은 나라이므로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니…….

PS: 울프는 모두 6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그 유형을 살펴보면 넷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처와의 사이에 아들 조, 메리와의 나이에 태어난 아들과 딸, 그리고 입양한 아들 챈스.

맥켄지 시리즈는 모두 5편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부모인 울프와 메리의 이야기를 뺀 4 편의 스토리가 위에 언급한 각각의 유형에 하나씩 해당됩니다. 작가가 맥켄지 가족을 대상으로 일종의 샘플 테스트를 한 것일까요? 묘한 것에 신경이 쓰이는 armian입니다.

Heart of fire 1993 낯선 시간 속의 향기(현대문화센타, 1999)

잉카도 마야도 아닌 또 다른 문명 도시 안자르의 땅. 녹색의 바다 밑에 존재하는 이 도시의 여왕이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남자는 안자르와 여왕을 지키려다 죽임을 당하고 슬픔에 빠진 여왕은 자신의 심장은 현세뿐 아니라 내세에서도 그에게만 속하리라고 그의 시체 앞에 맹세한다. 그녀가 죽은 후 그녀의 심장은 붉은 다이아몬드로 변해 사랑하던 남자의 무덤 앞에 놓인다. 사라진 도시 안자르와 붉은 다이아몬드를 믿고있는 고고학자 질리안은 그 전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 어떤일도 참아낼 생각이었다. 심지어 여행내내 그녀를 유혹하는 무법자 벤 루이스까지도...

Heartbreaker 1997 (Summer sizzlers중 일부) 노을빛 유혹(신영미디어, 2001)

유산으로 물려받은 목장은 파산 직전이고 산더미 같은 빚까지 떠안게 된 미셸. 그녀에게 거칠지만 매력적인 남자 존 래퍼티가 도저히 수락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한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그녀로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 그녀에겐 지켜야할 마음 외에도 밝힐 수 없는 비밀이 있었다!

Independent wife 1996 (Heart and soul중 일부)

Kill and tell 1998 사랑의 표적(현대문화센타, 2000)

카렌 위틀로는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나서 얼마 후, 수년 전에 모녀를 버리고 집을 나간 아버지로부터 의문의 상자꾸러미를 받는다. 그러나 오랜 세월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안고 살아온 카렌은 상자 안의 내용물을 애써 무시한다. 몇 달 후, 카렌은 뉴올리언즈의 마크 체스테인 형사로부터, 그녀의 아버지가 참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전해듣는다.

피살자의 신원과 그와 관련된 복잡한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점차 미궁으로 빠져든다.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코자 뉴올리언즈로 떠난 카렌.

처음 만남에서부터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이끌림이 생기고, 그녀의 첫인상을 별로 좋게 판단하지 않았던 마크 역시 곧 그녀를 유혹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오하이오의 집으로 돌아간 카렌은 자신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음을 하게 되고,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마크 체스테인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review:

모든 사람은 나름대로의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성은 책을 읽는 취향에도 반영되어 공포물, 추리물, 판타지, SF, 스릴러, 논픽션, 다큐멘터리, 로맨스, 무협지 등 누구나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습니다.

로맨스에도 역사물, 현대물, 서부물, SF, 시간여행 등 다양한 하부 장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르를 초월하여 로맨스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한번쯤 겪는 공통의 경험이 있는데 바로 명작을 읽었을 때, '나도 이런 글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창작의 욕망과 '이런 글은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작가에 대한 감탄입니다. 이 작품은 저에게 욕망과 감탄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떠올리게 했습니다.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와 흐름을 이렇게 잘 포착하고 묘사한 작품은 드뭅니다.

경찰서에서 두 사람이 만난 이후 마크에게서 카렌에게로 흐르는 감정의 변화와 그 전이를 주의 깊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시체안치소에서 마크가 카렌의 속마음을 꿰뚫는 장면, 카렌이 아버지의 유품을 받는 장면,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카렌의 감정의 폭발과 그에 따르는 적절한 배경묘사(구름이 끼었다가 억수같은 비가 내리고, 다시 개임). 두 사람이 춤을 출 때, 카렌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한 행동과 혼자 남은 마크의 생각 등.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간다면 책 한 권을 통해 여러 사람의 인생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옮긴이는 "추리소설에 가까운 스토리"라고 했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생각한다면 이 작품은 정통 로맨스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적절하지 못한 번역서명에 있습니다. 카렌의 아버지만큼 '죽은' 다음에 많은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는 로맨스를 전체를 통틀어 거의 없습니다.

Lady of the west 1990 동행(현대문화센타, 2001)

작품유형 - 그림의 떡

전쟁으로 몰락한 남부 귀족의 딸, 빅토리아 웨이블리는 돈에 팔려 무자비한 서부의 목장주에게 시집을 간다. 그리고 명예와 자존심만이 빅토리아가 이름뿐인 고통스런 아내의 역할을 견디도록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명예가, 고용된 총잡이 제이크 로퍼를 향한 빅토리아의 금지된 욕망을 가라앉힐 수는 없다. 얼음처럼 차가운 그이지만, 숨길 수 없는 부드러운 감정이 우아한 사랑의 신비를 드러내도록 빅토리아를 부추기고……

제이크는 그녀에 대한 자신의 불타는 욕망을 저주한다. 그는 자신의 목장 살래트 왕국을 되찾는 데 방해가 되는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날의 잘못과 타오르는 열정이 자존심 강한 고결한 여인에게로 조금씩 다가가게 한다.

유혈의 시대, 두 사람의 희망과 꿈과 운명이기도 한 그 사랑의 쟁취할 수 있을지……

review:

"린다 하워드의 (미국)역사물은 재미가 없다" 단 두 편만이 번역되었지만 이런 결론을 내려야 할 정도로 형편없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빅토리아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서 멕레인을 성불구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작품의 시작부분에 나온 장면(제이크가 멕레인의 성기를 절단하려고 시도함)에 따른 것이라면 이해가 가는데, 그동안 여러 여자들을 섭렵한 남자가 뻣뻣한 귀족 출신의 숙녀를 상대하면 발기가 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있다고 하더라도. 빅토리아의 순결은 후에 제이크와의 관계에 있어서 오해의 해결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 설정된 멕레인의 성불구는 어설픕니다.

멕레인은 하녀 주애나를 강간하고, 그녀에 의해 보이지 않는 위협을 받습니다. 그것은 그를 정신적으로 황폐하게 만들고 환각을 보게 합니다. 이것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점입니다. 작가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지 못하고 억지로 끌고 나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질감이 느껴지는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빅토리아의 멍청한 동생 셀리아입니다. 작가는 순진하고 착한 캐릭터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셀리아는 차라리 등장하지 않는 편이 나았습니다. 멍청한 여동생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빅토리아를 보면서 답답함 밖에 느낄 수 없었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빅토리아를 괴롭히는 것이라면 셀리아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빅토리아의 신의나 성실과 같은 덕목을 셀리아를 통해서 부각시키려는 것이라면 실패한 설정입니다. 로맨스는 균형이 맞아야합니다. 즉, 일방적인 애정공세나 보살핌은 반드시 적절한 원인(동기부여)이 필요한 법인데, 셀리아의 행동에서 그런 것들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빅토리아의 사촌 엠마의 캐릭터만 있어도 작품은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작위적인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 책에 등장하는 세 여자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게 된 점입니다. 무슨 짝짓기 놀이도 아니고 셀리아는 죽는 설정인데 굳이 어린 여자아이를 누군가와 맺어줄 필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몇 군데 오타와 더불어 지금가지 번역된 린다의 작품 중에서 단연코 최악입니다.

Lake of dreams 1995 (Everlasting lovewnd 일부)

Loving Evangeline 1994 (Mira 시리즈) 내 사랑 에반젤린(신영미디어, 2001)

작품유형 - 처녀 유부녀(미망인)

에반젤린 쇼. 작은 시골 마을의 순수한 여인처럼 보이지만 로버트 캐넌은 속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스파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는 자신의 컴퓨터 제국을 붕괴시킬 그녀의 범죄 사실을 직접 증명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길고 뜨거운 남부의 여름을 그녀와 함께 보내는 동안, 그는 확신하고 있던 모든 사실을 송두리째 의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review: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전부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과 억측의 연속임을 보면서 소설이 허구임은 분명하지만 그 속에서도 속임수를 보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수준은 평균작입니다.

로맨스에서는 순결을 취한 이후(플롯이 정상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때 두 사람의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경우에 해당됨) 남주가 가지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소유욕과 책임감과 보호본능. 둘째, 순결을 미끼로 결혼을 나꿔채려는 음모와 올가미. 로버트의 오해가 작품을 좌우하는 요소이긴 하지만 《내 사랑 에반젤린》에서 그가 취한 행동은 첫 번째 경우에 해당됩니다.

작품 마지막 부분에 꼭 토를 달고 싶은 대화가 있어서 적어 봤습니다. (제가 로버트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 같은 기분이…….)

"거짓의 연인 사이는 없었소."

"달도 항상 동그랗지만은 않죠."

"달은 항상 동그랗소. 단지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

PS:

"순결한 미망인"은 어의(語意)적 측면에서 볼 때 패러독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불가능한 상황은 아닙니다. 에반젤린과 같이 미망인이 순결한 경우는 현실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소설에서는 가끔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하이틴 로맨스 91번 캐롤 모티머의 《사랑의 법정 (원제: Love's duel)》과 할리퀸 로맨스 R43번 베치 페이지의 《실험 결혼 (원제: The Arrangement)》은 남편이 장애자로 등장하고, 하이틴 로맨스 243번 클라우디아 제임스의 《스코피오의 사나이 (원제: The Scorpio man)》는 《내 사랑 에반젤린》과 마찬가지로 결혼식 당일 또는 그 다음날 남편이 죽으며, 할리퀸 수퍼로맨스 37번 데보라 시먼스의 《마녀와 결혼하는 법 (원제: De Burgh bride)》은 여주인공이 남편을 죽여서 순결을 지키고 있습니다. 새 남편(또는 파트너)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미망인 처녀는 독자들이 원하는 환상을 표현하기 위해 설정되기보다는 플롯의 진행상 여주인공이 처녀로 남아있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등장합니다.

위에 설명한 작품중에서 《사랑의 법정》의 레오니는 18살 어린 나이에 법정에서 상대방 변호사인 자일즈에게 호된 시련을 받습니다. 자일즈는 레오니를 남자의 등을 빨아먹는 꽃뱀정도로 인식했으며, 실제로 법정에서 그런 의견을 피력하여 레오니에게 공포와 수치심을 주고 있습니다. 후에 두 사람은 자일즈의 숙모의 일로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자일즈는 그녀가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되자 오해의 골은 더욱 깊어갑니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레오니가 처녀인 것을 깨닫고야) 자일즈는 알게 됩니다. 레오니가 사실은 누명을 쓴 것이었으며, 남편과의 관계도 친구와 같은 우정이 전부임을. 《사랑의 법정》은 레오니가 처녀가 아니라면 진실이 밝혀질 수 없는 플롯입니다.

《실험 결혼》에서 타일러는 사업의 경영권을 갖기 위해 케이트와 결혼하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습니다. 그는 케이트가 아버지를 구슬려서 자기와 결혼하라는 계획을 세웠다고 오해를 하고 그녀를 찾아가 돈으로 결혼을 무마시키려 합니다. 한편 케이트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돈 많은 부자와 결혼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미망인이지만 처녀인 상태. 성불구인 남편의 비밀을 지켜줄 필요를 느낍니다. 결국 그녀는 처녀성을 버릴 남자로 살고있는 마을과는 아무 연고도 없는 타일러를 택하고 두 사람은 함께 잠을 잡니다. 진실을 알게 된 타일러, 처음의 계획과는 무관하게 케이트에게 실험 결혼을 제의합니다. 이 작품에서 성불구인 남편의 존재는 케이트의 순결과 결부되어 타일러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됩니다.

《스코피오이 사나이》에서 레온과 홀리는 상사와 비서의 관계입니다. 두 사람은 출장을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하룻밤 정사에 빠져들 순간입니다. 이때 홀리가 "그만"을 외치고 레온은 "당신 정말 너무하는군." 이란 말로써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지만 신사답게 뒤로 물러섭니다. 홀리는 그 자리에서 뛰쳐나가고 레온은 곰곰이 생각에 빠져듭니다. 그리고는 '거기서 "그만"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다음을 모르는 사람뿐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도망친 홀리를 쫓아가 결혼을 신청합니다. 이 작품은 두 사람이 성관계를 갖지 않은 상태에서 순결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마녀와 결혼하는 법》에서 엘렌이 에이버리(전남편)를 죽인 것은 순결을 지키고 악당을 없애야하는 플롯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품의 초기에 설정되어있는 그녀의 캐릭터(불같은 성미에 상스러운 말버릇, 그리고 행실이 제멋대로인)에 신빙성을 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내 사랑 에반젤린》에서 에반젤린의 순결은 작품의 플롯 중에서 어떤 부분을 위해서 설정되었을까요?

Mackenzie family 1998

몇 년간 벼르던 책장정리를 하면서 만화책 백여 권과 로맨스소설 수십 권을 처분하면서 일독했습니다. 사람의 감성이라는 것이 변하기 마련이라 20년 전에는 가슴 찡하게 읽었던 만화가 20년 후에는 잘 그린 그림체에 불과할 뿐이라는 깨달음이 씁쓸했습니다. 반면 로맨스는 20년 전에 몰랐던 작품의 진가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노라 로버츠의 《맥그리거》시리즈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유치한 일관성이 예전과 마찬가지로 오그라드는 부분이 있는 반면 린다 하워드의 《맥켄지》시리즈는 예전에는 몰랐던 남녀간의 미묘한 끌림과 흔들림, 가족 간의 단단한 결속력이 느껴졌습니다.

깐깐한 노처녀 교사 메리 엘리자베스 포터와 홀아비 인디언 혼혈로 폐쇄적인 백인 커뮤니티에서 아웃사이더로 살아온 울프 맥켄지의 만남과 사랑은 라빌 스펜서의 서부개척시대 작품¹과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메리와 울프의 만남의 계기가 되었던 큰아들 조의 성장과 커리어를 다룬 작품은 열여섯 살에도 아버지의 매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성인남자의 치명적인 분위기를 풍기던 소년이 사랑과 격려의 발판으로 성장하여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조가 천재 물리학자이자 공학박사인 캐롤라인의 성숙한 육체와 미성숙한 경험차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과정입니다.

조의 동생이자 메리의 셋째 아들인 자니의 사랑은 남자인 자니보다 부유한 대사의 딸로 어머니와 오빠를 테러로 잃고 아버지의 과보호 속에서 자란 배리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납치당하여 성적 위험에 시달리고 긴장된 위험 속에서 그녀를 구해준 남자에게 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순결을 빼앗길 바에는 차라리 주겠다는 의지의 변화도 이해 가능합니다. 해군 특전대 소속의 자니가 육체적인 욕망을 누르고 배리에게 협조하는 모습에서 마찬가지로 어머니 메리의 교육의 성과가 엿보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홀로되어 보호자 없이 14년동안 숨어 살다가 메리에게 발견되어 맥켄지가에 양자로 들어간 챈스의 이야기는 오갈 데 없는 거친 인디언 혼혈 소년이 사랑이 넘치는 대가족에 둘러싸여 안정을 찾고 가족애를 알아가는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챈스의 연인 서니는 유명한 테러리스트의 딸로 그녀 또한 가족의 사랑과 안락한 가정의 보호를 모르는 것은 물론 오히려 친아버지에게 생명이 위험해지는 아이러니에 처합니다. 이런 서니에게 비슷한 과정을 먼저 경험한 챈스야말로 그녀의 상처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적임자입니다.

가족의 유일한 딸, 오빠들의 귀염둥이,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마리스는 어머니 메리의 외모와 성품을 빼다박아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의 커리어에 자부심을 가지며 한 남자와 대등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자아의 소유자입니다. 단지 소품 정도의 분량에 다음 시리즈의 주인공이 챈스임을 알려주기 위한 징검다리 용도로 사용한 것은 단점입니다.

20년쯤 후에 다시 읽으면 장성한 자식과 손자를 둔 메리와 울프의 마음이 이해가 될지 궁금합니다.        

주1. 라빌 스펜서의 서부개척시대 작품 :

희생, 배려, 위험, 보호 등 개척정신과 가족애가 메인 테마인 일련의 작품들을 말 함.

Mackenzies 1996 (Mira 시리즈)

Mackenzie's magic 1996 (Mackenzie family중 일부) 맥켄지의 마법(신영미디어, 2005, 증정본)

멕켄지 가의 유일한 딸, 마리스는 아버지를 닮아 야생마를 다루는 데 신비한 능력이 있었다. 경주마를 둘러싼 사기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목장에 온 알렉스를 본 순간, 그녀는 난생 처음 남자를 길들이고 싶다는 충동에 빠지는데….

Mackenzie's mountain 1989 (Mackenzies중 일부, Mira 시리즈) 맥켄지의 연인(신영미디어, 2000)

울프 맥켄지는 와이오밍의 깊은 산꼭대기에서 그의 아들과 고독하게 살고 있다. 누명을 쓰고 2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시간은 그에게 아무도 믿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와이오밍 주의 교사 메리 포터는 성적이 뛰어난 조가 자퇴하자, 그의 아버지인 울프를 만나야겠다고 결심한다. 추운 날씨에 산으로 올라온 그녀를 만난 울프는 그녀의 언 몸을 녹여 주게 되고 하얀 피부의 가냘픈 모습을 보고는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을 느끼는데.......

review:

역시 여러분들이 추천해주신 이유가 있더군요. 수줍은 노처녀 여교사와 아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믿지 않던 남자가 사랑으로 인해 변하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린다 하워드의 작품 중에서 수작에 속합니다.

같이 읽으면 좋은 책으로는 1993년 책중의 책에서 간행된 카렌 로바즈의 《우리가 처음 사랑할 때(원제: One summer)》가 있습니다. 로바즈의 처녀작이기도 하며, 특이하게도 후에 개작이 되었습니다(소설이 개작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등장인물과 상황설정이 《맥켄지의 연인》과 비슷합니다.

명망있는 가문의 여주인공은 고등학교 영어선생이고 노처녀이며 약혼자가 있습니다. 남자주인공은 그녀의 제자입니다. 남자주인공은 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10년을 살았고, 감옥에서 출소한 후 여주인공이 그를 취직시켜 줍니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이를 질투한 진짜 범인이 또 다시 살인을 저질러 남자 주인공을 모함하는 패턴이 거의 비슷합니다.

Mackenzie's mission 1992 (Mackenzies중 일부, Mira 시리즈) 맥켄지의 하늘(신영미디어, 2000)

최신예 전투기 나이트 윙의 시험 책임자가 된 조는 아름다운 캐롤라인이 레이저 담당자로 오면서 팀에 내분이 생기자, 그녀에게 자신의 여자처럼 행동하라고 제의한다.

캐롤라인은 너무도 강렬한 조에게 이끌리게 되고, 두 사람은 진짜 연인 사이가 된다. 하지만 나이트 윙이 시험 비행을 나갔을 때, 갑자기 레이저 무기가 발사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캐롤라인은 의심을 받아 조사를 위해 갇히게 되는데......

review:

수준급의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머리는 뛰어나게 좋지만 육체적으로는 어린아이와 같은 캐롤라인이 조에게 끌리는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했으며, 건강한 욕망을 자신 있게 요구하는 두 성인 남녀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들이 군더더기 없이 이어져 지나치게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한가지 단점으로는 출판사에서 6,000원짜리 책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7,500원짜리 책으로 만들려고 행간과 글자 수를 무리하게 늘려 책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전편인 《맥켄지의 연인 (원제: Mackenzie's mountain)》에 비해 오히려 한 페이지 늘어났지만 사실상의 분량은 상당히 적어 보입니다.

Mackenzie's pleasure 1996 (Mackenzie family중 일부) 맥켄지의 열정(신영미디어, 2000)

해군 특전사 대장인 자니 맥켄지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된 그리스 주재 미국 대사인 러브조이의 딸 배리를 구출하라는 명령을 받고 대원들과 리비아로 간다. 배리를 구출한 자니는 근와 은신처에 숨어서 팽팽한 긴장 속에 대원들의 합류를 기다리는데....

review:

남녀간의 불가사의한 이끌림을 감각적으로 묘사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의도에 충실한 나머지 작품에 깊이가 없습니다. 평균작입니다.

Midnight rainbow 1986 (Mira 시리즈) 하늘빛 미소(신영미디어, 2001)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전직 비밀요원 그랜트에게 무기 설계도의 마이크로 필름과 함께 볼모로 잡힌 대부호의 딸 제인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그는 코스타리카로 향한다. 그러나 구출작전에는 성공하지만 헬기 조종사의 배신으로 둘은 정글에 남겨진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review:

납치와 탈출이라는 소재가 린다 특유의 생동감과 역동성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플롯 구조상 마이크로 필름과 관련된 역할, 배경설명, 묘사가 부족한 것을 제외하고는 깔끔하고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균작입니다.

PS:

각 chapter가 시작되는 페이지에 그려진 그림(무늬?)을 보고 맨 처음 떠올린 생각이 뭔지 아십니까?

'새책인데 왜 얼룩이 묻었지?'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표지에 그려진 나뭇잎이더란 말씀. 그런데 멀리서 오면 인쇄 중에 실수로 얼룩이나 펜자국이 묻은 것처럼 보입니다.

Mr. Perfect 2000 미스터 퍼펙트(현대문화센타, 2003) - 2000년 Romantic Times Award 수상(Best Romantic Intrigue 부문)

제인과 그녀의 절친한 회사동료 셋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농담삼아 '완벽한 남성상'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한다. 조금은 논리적으로 조금은 장난처럼 그리고 조금은 도발적으로.

불행하게도 그 목록이 한 미치광이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네 사람은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고, 제인은 늘 자신의 신랄한 비웃음을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치는 옆집 남자 샘 도노반을 절실히 찾게 된다. 비밀경찰인 그가 이 이름모를 살인자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그들 중 누군가가 혹은 그들 모두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review: 

2002년은 개인적으로 변화에 해당하는 해입니다. 이성애 로맨스에서 게이 로맨스로 리뷰 장르를 바꾸기도 했고, 몇 개의 비공개 동인사이트에 가입하여 동인지를 본격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그즈음 이성애 로맨스계 최대의 기대작이었습니다. 장편과 연작으로 명성을 쌓은 작가의 네임 밸류와 관련 업계에서 알아주는 출판사의 푸시와 매끄러운 번역으로 소문난 오랜 경력의 번역자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2000년 미국에서 처음 발행되었을  때 소식빠른 국내 독자들과 애독자에서 번역자로 진화한 성골출신 번역자들과 유행에 민감한 편집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을 정도입니다.

미국 유명 신문에 베스트셀러로 소개되고 연말에 로맨스 관련 상도 수상하고 이제나 저제나 국내 번역을 기다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15년이 지나서 읽었습니다.

15년의 세월은 무시할 수 없어서 고전적인 묘사와 패턴화된 플롯이 보이지만 그때의 기대가 무색하지 않습니다. 살인 사건에 관련된 미스터리와 완벽한 남자의 조건을 순위매긴 리스트에서 파생되는 젠더 문제와 작은 것을 크게 부풀리는 매스컴의 속성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난폭한 형사 샘과 발칙한 전문직 여성 제인의 솔직하고 육욕적인 주고받음이 작품에 긴장과 흥분을 가져옵니다. 15년이 지나도 읽을만 합니다. 

Night moves 1998

Now you see her 1998 영원한 사랑의 약속(현대문화센타, 2000)

패리스 스위니는 어느 날부터인가 유령을 보기 시작한 후로,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며 살아가던 그녀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그녀는 몽유현상 중에 보게 되는 기괴하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살인장면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기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도 차가운 한기를 느끼면서 깨어난다. 그런 와중에 스위니의 인생에 불시에 찾아 든 남자, 리처드 워스. 또한 그는 스위니의 그림을 팔아 주는 갤러리 주인의 남편이기도 하지만, 묘하게도 리처드 워스와의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가져야만 그 지독한 한기를 없앨 수 있는데.....

처음에는 스위니가 즐겨 사먹던 핫도그 장사를 하는 할아버지가 단돈 27달러 때문에 살해되고, 두 번째로 갤러리 주인인 캔드라가 이백만 달러 때문에 살해된다. 이 두 사건을 그녀는 몽유현상 중 실제 살인이 일어나기도 전에, 피살자의 모습을 정확한 묘사에 의해 캔버스에 그려내게 되는데.....

끔찍한 성장기 과정에서 강한 독립심을 지닌 스위니. 지난날의 삶에서 벗어나려는 충동과 함께 스위니를 자신의 미래의 일부가 되게 하려는 결심을 굳히는 리처드. 과연 두 사람의 앞날은.....

review:

심령술이나 미스테리를 싫어하는 분들은 다소 지루하게, 그리고 좋아하는 분들은 '좋다'와 '싫다' 두 가지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좋다'는 무조건 이런 류의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싫다'는 잘 짜여진 구성을 즐기면서 읽는 사람들에 해당됩니다. 저는 작품을 읽으면서 플롯 분석을 필수로 여기는 만큼 '싫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작품은 린다 특유의 생동감과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부족합니다. 그 이유로는 먼저, 패리스의 기이한 능력에 대한 원인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에필로그에 간략히 언급되는 어설픈 설명으로 독자들이 납득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베리 우드의 《M의 비밀 (원제: The killing gift)》이나 스티븐 킹의 《죽음의 지대 (원제: The dead zone)》에는 더 황당하고 놀라운 현상들이 나오지만 적절한 원인을 제공하므로 독자들이 아무 의심 없이 내용을 받아들입니다.

《M의 비밀》은 여주인공이 모계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으로, 《죽음의 지대》은 남자주인공이 스케이트를 타다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깨어난다는 원인이 제공됩니다.

제인 캐슬의 《아마릴리스, 지니아, 오키드》 시리즈도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초능력이 등장하지만 탁월한 배경 설명(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무대로 삼은 점)으로 무난히 커버하고 있습니다.

구성 자체도 평범합니다.

이 작품에는 모두 4번의 살인 사건이 나옵니다. 첫째는 우발적으로, 둘째는 계획적으로, 셋째와 넷째는 계획적으로 시작됐으나 우발적으로 끝났습니다. 두 번째 살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연'이라는 상황을 설정하여 소설적 허구에 어울리지 않는 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연이 겹칠 때마다 현실감이 떨어지고 독자들이 작품에 몰입되는 순간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허술한 편집입니다. 위에 있는 Story line은 책 뒷 커버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인데, "갤러리 주인인 캔드라가 이백만 달러 때문에 살해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책의 내용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캔드라가 문으로 다가가 잠금 장치를 열었다. 그리고 뜸을 들인 후 고개를 돌려 어깨너머로 카슨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액수를 백만불로 해주세요."

캔드라는 처음에 50만불을 요구했다가 후에 백만불로 올립니다. 줄거리의 "이백만 달러"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액수입니까? 그 외에도 몇 군데 오타가 보입니다.

평균이하이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는 말에 딱 어울립니다.

Open season 2001

Overload 1993

Sarah's child 1985 사라의 사랑(신영미디어, 2000)

사라는 롬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그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했다.

그에 대한 혼자만의 사랑을 비밀로 간직한 채, 그녀는.... 그의 결혼식과, 아내와 아들들을 비극적인 사고로 잃고 냉혹하게 변해버린 그를 말없는 고통 속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어느 날, 롬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그들의 인생을 바꾼다.

친구의 짐을 정리하며 추억에 잠겨있던 그녀에게 그는 자신의 아픔이 배어있는 키스를 퍼부었고, 그들은 불같은 열정이 휩싸여......

review:

이 작품에는 위험한 모험도, 생명의 위협도, 신비한 초능력도 등장하지 않지만 섬세한 심리전이 있습니다.

두 주인공에게는 각각 한 번씩 중요한 선택의 기회가 있습니다. 사라에게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롬과 결혼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롬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라는 당연히 결혼을 선택합니다.

롬에게는 임신한 사라를 떠날 것인가 아니면 남아있을 것인가 하는 선택의 순간이 있습니다. 그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기억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사라에 대한 사랑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두 번째 기회(기적)'은 이 '두 번의 선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을 《사라의 선택》으로 하는 것이 ..... 아니면 《두 번째 기회(기적)》으로....)

수준은 평균작입니다. 충분한 설득력과 적절한 개연성으로 커버하고 있지만 '결혼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결혼-임신' 이라는 단순한 플롯과 부족한 배경설정으로 작품이 답답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로맨스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비밀과 수수께끼로 독자들을 궁금하게 하는 것과 진실로 감동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라의 사랑》이 독자들 사이에서 서로 엇갈린 비평이 나오고 있는 것은 '작가의 진실'을 위선이나 독선으로 받아들여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롬의 행동을 당연하다는 듯이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맥스를 통해서 이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롬이 미쳤거나, 바보라고 생각했소. 당신이 임신한 아이가 내 아이였더라면, 나는 자랑스러워 어쩔 줄을 몰랐을 거요. 그렇지만 나는 롬이 치러야 했던 것처럼 끔찍한 일을 겪은 적이 없으니까...."

결국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그의 심정을 유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납득하느냐 못하느냐는 독자들 각자의 몫입니다.

Shades of twilight 1996 황혼의 결혼식(현대문화센타, 1998)

작품유형 - 그림의 떡

대번포트 집안의 어린 숙녀, 로안나와 제시. 둘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어릴 적부터 비교를 당하며 자라난다.

못생긴 말썽 꾸리기 로안나와 예쁘지만 사악한 제시. 친척들이 냉대하고 제시가 업신여겨도 로안나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웹이 있어 행복하다. 하지만 웹은 아름다운 제시를 결혼 상대자로 선택하고 만다.

그렇지만 어느덧 해바라기처럼 웹만을 바라보는 로안나의 마음은 결국 웹의 마음을 뒤흔든다. 하지만 제시의 오해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는데...

애처롭고 간절한 로안나의 마음이 하늘을 움직일 수 있을까?

Son of the morning 1997 잊혀진 전설(현대문화센타, 1998)

고고학자 그레이스는 자신의 회사 사장이 오빠와 남편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들이 원하는 건 그레이스의 손에 있는 고문서. 도망자의 삶을 시작한 그레이스는 고문서의 비밀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신의 보물'과 그 수호자 니엘을 알게 되는데.... 6백 년을 오르내리는 황홀한 밀회의 막이 오른다.

Tears of the renegade 1985

Touch of fire 1992 열정의 불꽃(현대문화센타, 2001)

작품유형 - 납치와 인질

실버 메사에서 여의사로서의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던 애니. 그녀는 어느 날 황혼이 물들 무렵 총상을 입고 추적자들에게 쫓겨온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 남자, 레이프 맥케이는 애니에게 총구를 겨눈 채 그녀를 애리조나의 깊은 산 속으로, 위험한 세계로, 그리고 결국은 열정의 세계로 이끈다. 그의 충격적인 과거사에 의해서 휩싸이게 된 전율적인 여정. 애니는 그에게서 상처를 입은 남자의 모습과 버려진 영혼을, 레이프는 그녀에게서 부드러운 갈망을 느끼게 된다. 애니란 존재와의 만남으로 레이프 맥케이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잃어버렸던 희망이 싹트고.....

review:

로맨스를 읽다보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심리가 있습니다. 부자 남자주인공과 가난한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신데렐라 신드롬(Cinderella syndrome)', 여주인공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착한여자 신드롬(good girl syndrome)' 그리고 납치를 소재로 한 작품에 사용되는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 특히 남녀 주인공들 간에 이루어지는 납치의 90% 이상은 스톡홀름 신드롬의 전개를 보입니다.

스톡홀름 신드롬이란 1973년 스톡홀름에서 일어난 인질사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질이 범인들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현상'을 말합니다. 인질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의 본질은 잊어버리고, '인연'을 맺은 인질범들을 옹호하고 이들에 대한 비난에 반감을 갖게 되는 것으로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자에게 심리적으로 동조함으로써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욕구입니다. 로맨스에서는 남치범과 인질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모습으로 변형되어 나타납니다.

이 작품은 린다의 작품 중에서 역사로맨스에 속하는 것으로 납치와 추적이라는 스릴 넘치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다소 맥빠지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두 남녀 주인공 사이에 흘러야 할 린다 특유의 긴장감이 스톡홀름 신드롬에 가려져 빛이 바랬기 때문입니다. 반면 여주인공이 보여주는 신비로운 치료 능력은 후에 《아주 특별한 연인》과 《영원한 사랑의 약속》에서 보여지는 불가사의한 능력으로 발전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준은 평균 이하입니다.

작품 중간에 오기(誤記)가 있습니다.

"애트워러 자신의 아내는 1949년 캘리포니아에서 술에 취한 광부 두 사람의 총싸움에 말려들어 목숨을 잃었다."

1871년에 애리조나 주에서 한창 사건이 진행되다가 느닷없이 1949년이 어쩌구 하는 것은 분명한 오타입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연도, 지명, 인명 등 주관적 감정이 아닌 객관적 정보가 포함되는 단어의 번역과 교정에는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합니다.

PS: 납치는 많은 작가들이 소재로 삼는 단골 메뉴 중의 하나로 주디스 맥노트의 《사랑은 폭풍처럼 (원제: Perfect)》, 산드라 브라운의 《너무도 아름다운 사랑 (원제: Hawk O'Toole's hostage)》, 카렌 로바즈의 《사랑에 눈뜰 때 (원제: Amanda rose)》, 줄리 가우드의 《매들린의 기도 (원제: Honor's splendour)》 에서 여주인공이 납치되며, 조안나 린지의 《사랑의 포로 (원제: Prisoner of my desire)》에서는 남자주인공이 납치되고 있습니다.

Way home 2000 (A bouquet of babies에 포함됨)

White lies 1988 (Mira 시리즈) 안개빛 추억(신영미디어, 2001)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FBI요원으로부터 전 남편의 신원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제이. 하지만 그는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친 상태여서 그녀는 그가 자신의 전 남편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가 없었다. FBI는 제이에게 그 남자의 간호를 부탁하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수락하는데……

review:

'역(逆)의 역(逆)' 생각하는 플롯에 각각의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그들의 성격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자세한 상황묘사가 돋보입니다. 작가는 속고 속이는 두 남녀의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을 미리 염두에 둔 듯 처음부터 분명한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여 진행하다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평균이상입니다.

PS: '끝' 자가 없는 것으로 보아 또 다른 시리즈가 있는 것 같은데……

White out 1997 (Upon a midnight clear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