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타 체이스(Loretta Lynda Chase, Loretta Chekani)

프로필: 1949년 생.

홈페이지: http://www.geocities.com/~lorettachase/index.html

시리즈

1편 《라이언의 딸》 배리안, 에스메

2편 《미녀와 야수》 세바스찬, 제시카

3편 《Captives of the night》 에드몽 백작(에스메를 괴롭히던 악당 이스말의 또 다른 이름, 세바스찬의 친구), 레일라 뷰몽(제시카의 초상화를 그려줌)

4편 《마지막 스캔들》 비어 아일원 말로리(에인즈우드 공작, 세바스찬의 친구), 리디아 그렌빌(세바스찬의 사촌)

단편《mad Earl's bride》제시카의 사촌 여동생이 주인공

작품 연표

Captives of the night 1994

Devil's Delilah 1989

English witch 1988

Falling stars 1994 (A Christmas present : holiday stories 중 일부)

Isabella 1987

Knaves' wager 1990

last hellion 1998 마지막 스캔들(큰나무, 2003)

난봉꾼 - 저 여자가 그를 조종하려 하고 있었다. 맨살을 조금 보여 주고,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당신한테 너무 위험할 테니까, 라고.

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가 저항하지 못한다는 걸 아는 주문이었다.

그녀는 이제 비어가 따라붙어 자기를 도와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흥, 그런 신물나는 진부한 하찮은 수법으로 비어 말로리를 광분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똑똑하군, 빌어먹을.

미녀 - 이 남자를 원했다. 그 점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했다.

그의 사악한 맛과 체취를 마음껏 들이켰다. 생각을 그만두고, 키스하는 법, 감각 속에서 헤엄치는 법을 배웠다. 자제력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욕망이 얼마나 쉽게 이성을 제압할 수 있는지도…….

lion's daughter 1992 라이언의 딸(큰나무, 2001)

아버지가 알바니아의 권력다툼에 휘말려 암살당했다는 소식에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 에스메는 복수를 다짐한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정적들이 보낸 수하들에 의해 그녀를 꼭 닮은 사촌 남동생 퍼시발이 실수로 대신 납치되자 퍼시발의 보호자인 영국 귀족 배리안과 함께 구출에 나선다.

한편, 남장한 에스메를 사내아이라고만 믿은 배리안은 길고 낯선 여행길에서 불꽃같은 머리칼과 가녀린 몸집을 한 이국의 소년에게 끌리는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곤혹스러움을 느끼며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review:

'체스 세트의 블랙 퀸을 주목하라!' 중요한 비밀을 감추고 있지만 하도 여러 번 주인이 바뀌는 통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배리언과 같은 남주도 드뭅니다. 마음의 상처가 있어서 냉혹한 사람이 된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가산을 탕진한 것도 아니고, 술과 도박과 여자에 스스로 빠져들어 가문의 재산을 탕진하고 남동생들의 생계까지 위험에 빠뜨린 그는 다른 로맨스에서 여주의 재산을 노리는 조연으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에 가장 가깝습니다. 에스메는 복수에 불타는 점을 제외하면 용감하고 무모한 여주의 전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복잡한 플롯에 다량의 알바니아어와 지명이 등장해서 읽는데 - 이해하는데도 - 시간이 걸리는 작품입니다.

1998년 국학자료원에서 발행한 《연애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 연애소설의 구성요건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1. 연애소설이란 남녀간의 사랑을 행동 발전의 중심 축으로 하여 사건이 시작되고 종결되는 소설을 이른다.

2. 연애소설의 범주는 사랑이 소설의 구성상 전면적인 것이어야 한다.

3.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나 인물들이 반드시 등장해야 한다.

4. 인간간의 깊은 이해나 화합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5. 연애관이 확실해야 한다.

제가 이 글을 인용한 이유는 로맨스를 읽으면 읽을수록 현실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로맨스에 두 남녀의 사랑 이외에 다른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두 남녀간의 사랑만으로 플롯을 구성하기도 어렵습니다.) 그것이 금전적인 문제, 과거 깊은 상처를 입은 영혼의 문제, 불타는 복수심, 서로 반대하는 집안의 사람들, 쫓김, 누명, 기억 상실, 두 남녀의 결합을 방해하는 악랄한 조연들의 존재이건 간에 두 사람은 한 가지씩 또는 그 이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준이 높은 책, 낮은 책, 현대물과 역사물, 판타지를 막론하고 로맨스가 현실과 다른 것은 바로 3번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나 인물들"에 따라오는 문제들이 결말에 이르러 두 남녀의 사랑의 확인과 더불어 함께 해결된다는 점입니다. 돈이 없는 여주는 부자 남주를 만나고, 가난한 남주는 어떤 방식으로든 돈을 모으게 되고 - 《라이언의 딸》처럼 말입니다 - 자식이 없는 사람들은 친자식을 낳건 입양을 하건 자식을 갖게 되거나 우아한 방법으로 체념을 하고 - 주로 자식보다는 사랑이 먼저라는 결론을 내림 - 영혼이 위태로운 사람은 영혼을 치유 받고,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으면 복수를 하거나 화해를 하고, 서로 반대하는 집안의 남녀들은 집안을 화해시키거나 한 사람이 아예 집을 떠나고 - 맥노트의 《사랑의 왕국 (원제: Kingdom of dreams)》에 해당 - 쫓기는 사람은 쫓는 사람을 죽이거나 쫓김을 당하는 원인을 제거하고, 누명은 반드시 벗겨지고, 읽어버린 기억은 되돌아오거나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고, 악랄한 조연들의 결말은 모두 비참하게 끝을 맺습니다.

현실에서는 두 남녀가 사랑의 승리자가 될 수는 있지만 그들의 문제는 여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전히 가난하고, 직장이 없고, 자식을 원하지만 자식은 없고…… 그러나 로맨스를 읽으며 희망을 갖게 됩니다.

PS: 네팔 사람들만 부정과 긍정의 표현을 거꾸로 하는 줄 알았더니 알바니아 사람들도 그러는군요.

왠지 퍼시발의 스토리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스파이로 등장하면 딱인데……

Lord of scoundrels 1994 미녀와 야수(큰나무, 2001)

미녀 - 지적이고 독립적인 영국 미녀 제시카 트렌트는 유럽 사교계의 난봉꾼들과 어울리는 남동생 버티를 구하러 파리로 건너와 그들의 우두머리격인 데인 경과 대면한다. '대마왕 경'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에 대한 온갖 악명을 접했고 거기에 더해 덩치 크고 괴물 같다고 들었지만.... 막상 만나 본 데인은 너무나도 남성적이고 매력 넘치는 남자였다. 최소한 그녀의 눈에는....

야수 - 정신이 제대로 박힌 귀족 아가씨라면 그의 근처에도 얼씬 않을 정도의 평판을 지닌 세바스찬 데인 경. 섬세하지 않은 용모 탓에 어려서부터 사랑받지 못했기에 그의 내면에는 깊은 상처가 새겨져 있다. 이런 '대마왕 경'앞에 너무나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재치 넘치는 제시카가 나타난다. 그때부터 데인은 그녀에 대한 열망으로 가슴앓이를 시작하지만 그런 순결한 미녀가 자신과 맺어질 리 없다는 것을 익히 알기에 절망에 빠지는데....

review:

《영원한 내사랑 알렉산드라 (원제: Something wonderful)》의 조르단(주디스 맥노트), 《공작의 여인 (원제: Duke and I)》의 사이먼(줄리아 퀸), 《자마리스의 여인 (원제: Mischief)》의 콜체스터(아만다 퀵), 《거부할 수 없는 사랑 (원제: So speaks the heart)》의 로우랜드(조안나 린지), 《황금빛 사랑의 날개 (원제: Inheritance)》의 니콜라스(조앤 존스턴), 《그대가 있는 세상 (원제: Taming)》의 로건(주드 데브루), 《매들린의 기도 (원제: Honor's splendour)》의 던컨(줄리 가우드), 《이사벨라의 향기 (원제: Tiger's eye)》의 알렉(카렌 로바즈), 《사랑이 찾아올 때 (원제: Dream fever)》의 니콜라스(캐서린 서클리프), 《신데렐라 (원제: Pure temptation)》의 잭슨(코니 메이슨), 《슬픈 연인의 노래 (원제: Siren's song)》의 워릭(콘스탄스 오베니언), 《두번째 사랑 (원제: Nightingale legacy)》의 노스(캐서린 쿨터), 《그대 가슴 속의 향기 (원제: Prince of dreams)》의 니콜라스(리사 클레이파스), 《마지막 화살 (원제: Last arrow)》의 그리핀(마샤 켄험), 《사랑의 하모니 (원제: Seduction of Samantha Kincade)》의 트레이스(메기 오스본), 《사랑의 섬(원제: Bride finder)》의 아나톨(수잔 캐롤), 《운명이 가르쳐준 사랑 (원제: Dark rider)》의 롤랜드(아이리스 요한슨), 《아름다운 너에게 (원제: Only mine)》의 울프(엘리자베스 로웰), 《멋쟁이 신사 (원제: well favored gentleman)》의 이안(크리스티나 더드), 《집시의 사랑 (원제: Gypsy lord)》의 도미닉(캣 마틴), 《진실 (원제: Fairest of them all)》의 오스틴(테레사 메디로우즈) ....

상처입은 마음을 가진 남자주인공과 그들을 사랑으로 치유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역사로맨스는 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수많은 작가들의 단골 메뉴입니다. (더 많이 있지만 작가 한 사람 당 대표작 하나씩만을 예로 들었습니다) 《미녀와 야수》도 위의 목록에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들 작품에서 여주들은 처음부터 탁월한 통찰력, 풍부한 모성애, 날카로운 감수성으로 연인의 문제를 꿰뚫어보고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남주들은 처음에는 사랑을 불신하다가 상대방의 마음이 진실임을 알게 되면 두 가지 패턴을 보입니다. 똑똑한 사람은 그것을 결사적으로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 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끝까지 믿지 않다가 연인이 떠나려고 하거나 그녀의 신변에 위험이 닥칠 때에야 스스로의 마음을 깨닫고 허둥지둥 행동에 들어갑니다.

데인 경은 똑똑한 케이스에 속하는데 그의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운지 읽는 내내 창밖으로 손을 내밀며 연인을 부르는 늙은 히스클리프가 연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상처입은 남주와 사랑 넘치는 여주가 등장하는 기타의 역사로맨스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는데, 제시카가 데인이 취하는 행동에 대해 과정(process)은 알고 있지만 원인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즉, 데인이 앞으로 어떤 모션을 취할 것인가 예측하여 대비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미봉책일뿐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데인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제시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로 끊임없이 갈등을 겪고 싸움을 합니다. 작품의 마지막에 가서야 두 사람은 문제의 근원과 맞닥뜨리게 되며 제시카는 정확한 처방을 내립니다.

등장인물들의 머리속에 분주히 오가는 생각들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수다스러울 정도로 집요하게 묘사한 것은 동기부여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적절한 번역과 자세한 주석까지 나무랄 데 없으며, 올 들어(지금까지) 간행된 작품 중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외모만를 떠올리게 하는 《미녀와 야수》 보다는 데인의 용모와 더불어 성격도 나타내는 원제 《대마왕 경》이 훨씬 낫습니다.

PS: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로맨스에서 남주들은 사생아나 고아가 많으며, 힘들고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남주들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들은 주로 가족 중심의 시리즈에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가족으로 조안나 린지의 《말로리 시리즈》와 주드 데브루의 《몽고메리 시리즈》, 데보라 시먼스의 《드 부르크 시리즈》가 있습니다.

mad Earl's bride 1995 (Three weddings and a kiss 중 일부)

sandalwood princess 1990

Viscount vagabond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