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캐롤(Susan Carroll, Serena Richards, Susan Coppula)

프로필: 1952년 생.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 영문학 전공, 부전공으로 역사를 공부함. 1985년부터 집필시작. 현재 일리노이에서 십대인 두 아들과 살고 있음.

《세인트 리거》 시리즈

1편 《사랑의 섬》의 아나톨 세인트 리거, 매들린

2편 《나직한 사랑의 인사》 랜슬롯 세인트 리거(아나톨과 매들린의 쌍둥이 아들 중 첫째), 로절린드

3편 《소야곡》 발렌타인 세인트 리거(랜슬롯의 쌍둥이 동생), 케이트 피츠리거(레이프 모트메인의 딸)

Susan Carroll의 작품연표

Bishop's daughter 1990

Black lace and linen 1994 (Silhouette desire ; 760)

Bride finder 1998 사랑의 섬(씽크북, 2000)

낯선 남자의 초상화만 보고 선뜻 결혼을 결심한 매들린은 수수께끼 같은 남자 아나톨의 신부가 되기 위해 콘월로 향한다. 하지만 행복을 꿈꾸며 리거 성에 도착한 순간 그녀의 꿈은 그의 압도할 듯한 검은 그림자에 의해 산산히 흩뿌려지고 만다.

초상화 속의 우수 어린 눈동자 대신, 황량한 주변의 풍광만큼이나 거칠고 사나운 남자가 그녀에게 성큼 다가선 것이다.

아나톨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초능력이 신의 축복이 나이라 저주임을 잘 알고 있다. 그 능력 때문에 어린 시절 부모에게조차 거부당하고 쓸쓸한 삶을 살아온 그는 브라이드파인더에 의해 선택된 신부가 자신의 외로움과 고통을 씻어주길 바란다.

하지만 강한 여인을 바랐던 기대와 달리, 신부는 그의 투박한 손이 닿기만 해도 부서질 듯 투명하고 여려 보이는 여인인데....

review: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로맨스의 남자주인공이라면 전쟁에서는 용맹하고 왕에게는 신임받는 귀족이며, 궁전에서는 그 매력적인 용모로 귀부인들에게 인기 있는 부유한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시대가 좀더 흘러 레전시 시대의 로맨스라면 작위를 가진 귀족이거나 부유한 평민 또는 매력적인 해적이 해당됩니다. 그러나 어떤 시대의 로맨스이던 간에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바로 자신에 대한 당당함과 자신감입니다.

이 작품의 남자주인공 아나톨은 거인 같은 체격에 무자비한 인상을 갖고 있지만 생김새와는 전혀 다른 감수성을 나타냄으로서 기존의 정형화된 캐릭터를 과감히 타파하고 있습니다. 그가 저주받은 혈통을 두려워하며 고독, 슬픔, 괴로움 등 마음속의 상처를 솔직하게 토로하는 모습이 흥미를 자아냅니다. 작가가 아나톨의 시각에서 글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손에 잡힐 듯하다"는 표현이 있는데 수잔 캐롤은 이러한 감정이입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잘못 다루면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기 십상인 초능력과 같은 기이한 일들이 가문에 내려오는 전통임을 주변인물들을 적절히 사용하여 독자들이 위화감이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감정묘사와 특이한 소재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잘된 작품이며 앞으로도 리거 가문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계속 출판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소장가치도 충분합니다.

한 가지 단점으로는 《사랑의 섬》이라는 번역서명이 작품의 내용이나 분위기와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 것입니다. 작품 전체에 걸쳐 "신부를 찾아주는 사람"이 중요한 조연으로 등장하고 스토리 자체가 신부를 찾는 것에서 시작되는 만큼 "Bride finder"라는 원서명을 그대로 사용하든지 아니면 이를 연상시킬 만한 제목을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Brighton Road 1988 길 위의 사랑 (아름다운날, 2000)

여행중 예기치 않은 마차 사고를 당한 로맨스 작가 그웬다 비커스는 본의 아니게 데스몬드 래브넬이 청혼했다가 거절당하는 장면을 엿보게 된다. 말썽꾸러기 애견 버티 때문에 데스몬드로부터 오해를 받은 그웬다는 연애는커녕 키스 한 본 해보지 못했지만, 청혼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겠다고 그에게 제안한다.

하지만 데스몬드는 그녀에게 받은 좋지 못한 첫인상 때문에 단호하게 거절하면서 불쾌감을 나타낸다. 매사에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나머지 여정에 동행하게 되고, 여행길에서 그들은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린다.

한편, 데스몬드는 그웬다의 자기중심적인 행동에 분노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불러들이는 듯한 불운에 느낌이 좋지 않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이 그웬다의 소설 속의 남자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는 미묘한 감정을 발견하는데.....

review:

초기의 작품으로 내용이 무척 짧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여주인공을 더욱 황당한 상황으로 이끌어내는 솜씨가 일품입니다. '목석' 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남자주인공은 원서명에서 알 수 있듯이 브라이튼으로 가는 3일 동안 청혼을 퇴짜맞고 말을 도둑맞고 마차 사고를 당하고 억수같은 비속을 걸어가고 낡은 여관에서 밀수꾼과 드잡이질을 벌이다가 또 다시 청혼을 퇴짜맞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쉴새 없이 이어지는 통에 독자들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수준이상입니다.

작품이 황당하게 진행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은 작가가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상황을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Christmas belles 1992

lady who hated Shakespeare 1986 셰익스피어를 미워한 여인 (아름다운날, 2001)

어려서 어머니를 여읜 코델리아 렌윅은 아버지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빠져 지내느라 자신을 돌보지 않아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웰코움 언덕에서 그림을 그리던 그녀는 낯선 군인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게다가 기습키스까지 당한다.

집으로 돌아온 코델리아는 그 군인이 바로 아버지가 집에 초대한 마일즈 렌윅이라는 친척이며 그 또한 셰익스피어 중독자라는 사실에 경악한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방까지 내주게 된 그녀는 틈만 나면 그를 골탕먹인다. 하지만 그와의 신경전과 장난스런 복수가 계속될수록 그에 대한 미움과 증오와 경멸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는데....

review:

페이지가 짧은 작품들은 깜찍한 사건이나 강렬한 신이 포함되어 그럭저럭 읽을 만한 법인데 이 작품은 착상은 훌륭하지만 전개가 흐지부지 된 경우로 평균이하입니다. 아울러 책 뒷장의 설명 부분에도 오타가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갖는 문학사적 위대함은 백과사전에도 잘 나와 있으므로 생략하고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중요한 도서분류법(圖書分類法)에서 셰익스피어의 위치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분류법으로 십진분류(十進分類, Decimal Classification)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간행된 모든 책들을 0에서부터 9까지 번호를 주어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십진분류는 DDC(Dewey Decimal Classification - 듀이 십진 분류법)이며, 이것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변형시킨 것이 KDC(Korean Decimal Classification - 한국십진분류법)입니다.

DDC에서 영국문학은 820번입니다. 영국문학에서도 시는 821, 희곡은 822, 소설은 823, 에세이는 824.... 이런 식으로 829까지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유일한 예외가 있는데 바로 셰익스피어입니다. 셰익스피어가 지은 모든 작품들 -시(소네트)와 희곡(희극, 비극, 역사물), 서신 - 그를 주제로 하는 모든 작품들 - 비평, 전기, 인용문, 출처를 나타낸 책들, 해제(解題), 발췌문, 희곡을 소설로 바꾼 작품, 주석(註釋), 초록(抄錄), 서지(書誌) 등 - 은 그 주제와 형태와 분류를 막론하고 단 하나의 번호를 갖습니다. 822.33

살아있는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전 세계적으로 도서 분류법상 자기 자신의 고유번호를 갖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셰익스피어입니다.

PS: 책값 얘기를 해 볼까 하는데 중학교 때 수학 시간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아름다운날에서 발행한 수잔 캐롤의 《셰익스피어를 미워한 여인》은 273 페이지에 7,500원, 현대문화센타에서 발행한 줄리 가우드의 《가디언 엔젤》은 477페이지에 8,500원 입니다. 《셰익스피어를 미워한 여인》은 페이지당 단가가 27.47원이며, 《가디언 엔젤》의 단가는 17.82원입니다.

《가디언 엔젤》에 《셰익스피어를 미워한 여인》의 단가를 적용시키면, 273 : 7500 = 477 : X 라는 공식이 성립합니다. 여기에서 X= (7500 x 477) / 273, 즉 13,104원이 됩니다. 반대로 《셰익스피어를 미워한 여인》에 《가디언 엔젤》의 단가를 적용시키면, 273 : X = 477 : 8500 라는 공식이 성립합니다. 여기에서 X= (273 x 8500) / 477, 즉 4,865원입니다.

위의 공식대로라면 7,500원짜리 책이 원래는 4,865원이 될 수도 있으며, 8,500원짜리 책은 13,104원으로 둔갑할 수도 있습니다. 이 엄청난 갭에 대해서 누군가 적절한 설명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지가(紙價, 종이값)가 상승했다는 둥의 이유를 둘러댈 수 있으므로 비슷한 시기(2001년 2월, 3월)에 발행한 책을 기준으로 삼았음을 말씀드립니다 -

이 글이 나간 후 아름다운날에서 답글이 있었는데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로맨스를 떠나 전반적인 서적을 놓고 본다면 400쪽이 넘는 책이 8,500원 내지 9,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는 것은 순수 제작비(로열티, 번역비, 교정비, 표지디자인비, 종이값, 제판비, 인쇄비, 제본비)를 감안하면 정말 '싼' 것입니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잘 팔리기만 한다면 상관없지만 말입니다.

물론 독자들이 앞다투어 읽으려고 할 만큼 좋은 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출판사의 몫입니다.

400쪽 분량의 책인 경우 최소한 12,000원은 매겨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신생 출판사로서 독자들을 확 사로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작품이 아닌 이상 그런 모험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셰넌 드레이크의 《사랑에 빠진 천사》《내 곁에 온 사랑》은 타회사처럼 8,500원을 매겼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그보다 분량이 적은 수잔 캐롤의 작품을 내기로 결정한 뒤 가격 문제로 고심을 했습니다. 단순히 쪽수의 개념만으로 책값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돈을 내더라도 아깝지 않은 책을 만들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Love power 1995

Midnight bride 2001 소야곡(씽크북, 2001)

부모에게 버림받고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낸 케이트는 누구에게도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는 신비로운 힘을 지닌 발렌타인 세인트 리거 외에는. 하지만 그는 가문의 전설에 매어 그녀를 그저 동생으로만 대한다. 스스로 결혼할 수 없는 운명임을 알기에, 그 운명을 거스르면 사랑하는 여인에게 저주가 내릴 것임을 알기에. 하지만 케이트는 그 운명을 바꾸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찾아 리거 성의 금지된 방에 숨어든 뒤 오래된 마법의 책을 훔쳐낸다.

그리고 선량한 영혼과 사악한 영혼이 이승에서 뒤섞인다는 만성절 전야, 그녀는 고대의 비석 앞에 모닥불을 피우고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하지만 그 주문의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뒤틀려 나타나는데…….

review: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원제: The picture of Dorian Gray)》에서 탐미주의적 성향을 유감 없이 발휘했는데,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속마음을 상징하는 초상화는 흉측한 늙은이의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쌍둥이¹, 형이나 동생², 생판 모르는 남³이 다른 사람의 역할을 연기하는 플롯은 자주 사용되었고, 상대방의 영혼을 읽는 작품⁴은 봤어도 완전히 바뀐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발렌타인은 레이프와 영혼이 바뀝니다.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있는 영혼의 뒤바뀜이 순조롭게(?) 이루어진 것은 미약하나마 상대방에게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겉모습을 하고 있던 흉측한 늙은이의 모습이건 간에 둘 다 도리언 그레이 자신인 것처럼.

성자 발렌타인은 온전한 몸을 갖고 있는 형에 대한 질투와 항상 고통을 호소하는 동네사람들에 대한 미움을, 악마 레이프 모트메인은 어린 시절 어머니에 의해 버림받은 상처와 살던 수도원이 습격을 당할 때의 아비규환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여기에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다가 에피에게 입양되어 발렌타인의 사랑을 흠뻑 맛본 케이트가 등장합니다. 즉, 케이트는 발렌타인과 레이프로 상징되는 영혼(선과 악)을 반반씩 갖고 있는 셈입니다. 기본 설정은 완성되었으니 선으로 몰고 갈 것인지 악으로 몰고 갈 것인지는 작가의 의지입니다. 작가는 로맨스의 정공법에 따라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 작품은 남녀간 로맨스보다는 선악간 두 갈림길에 선 인간의 심리묘사에 중점을 두었으므로 등장인물들의 '자아 발견'에 감상 포인트를 두시기 바랍니다. 평균작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염동력을 발휘하고, 숨겨진 물건을 찾아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발렌타인의 대단한 아버지 아나톨은 왜 사건 현장을 떠나 있었을까요? 아들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 누구보다 - 심지어 프로스페로보다 - 잘 알고 있었을 것이 분명한 사람이 말입니다. 의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작품이 끝날 때까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PS:

주1. 메리 조 푸트니의 《바람의 춤》 - 쌍둥이 동생이 언니 역할, 조안나 린지의 《실버 엔젤》 - 쌍둥이 동생이 형 역할

주2. 셜 헨크의 《행운의 신부》 - 이복 동생이 형 역할, 안드레아 케인의 《위기의 상속녀》 - 사촌인 여주들끼리 상대방 역할.

주3. 수잔 브럭맨의 《왕자와 나》, 마가렛 치텐튼 《당신인가요》 - 두 작품 모두 생래적으로 닮은 꼴로 태어난 남자주인공이 등장. 산드라 브라운의 《죽음보다 깊은 사랑, 타인》 - 여주인공이 사고를 당해 성형 수술을 받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뀐 상태에서 상대방의 역할을 함.

주4. 아이리스 요한슨의 《내 마음을 사로잡은 기사》 - 여주인공이 남주의 속마음을 읽음.

Miss Prentiss and the yankee 1993

Mistress mischief 1992

night drifter 1999 나직한 사랑의 인사 (씽크북, 2000)

육체에서 영혼을 분리시킬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랜스 세인트 리거는 한밤중에 표류하다 젊은 미망인 로절린드를 만난다.

로절린드는 그의 영혼을 원탁의 기사 랜슬롯의 유령으로 오해하고, 진실을 숨긴 채 그는 그녀와의 만남을 계속한다.

하지만 짓궂게 그녀를 놀리고 유혹하면서 랜스는 그 정중한 유령 기사로선 결코 만족시켜줄 수 없는 열망으로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우게 된다.

진실한 사랑과 전설적인 마법의 힘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어느새 랜스 역시 로절린드를 자신의 '운명의 신부'로 받아들이고...

한편, 누군가 세인트 리거 가문의 막강한 힘에 도전하면서 리거 성에는 서서히 잔인하고 무시무시한 저주가 감돌기 시작한다.

결국 사랑하는 이를 차갑고 깊은 죽음의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로절린드는 자신이 직접 리거 가문의 마법을 시험하게 되는데 ....

review:

《사랑의 섬》의 아나톨과 매들린의 쌍둥이 아들 중 큰아들인 랜슬롯의 이야기입니다. 전작과 비교해 수준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아나톨은 어머니의 거부와 아버지의 무관심 등 외부의 적에 의해 고통받은 반면 랜스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모멸감 등 내부의 적에 의해 고민한다는 점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사랑의 섬》에 묘사된 아나톨의 결점 많은 성격이 아들의 눈에는 완벽하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랜 세월을 살면서 변화된 것일까요? 아니면 아들의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요?

PS: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랜스가 원탁의 기사 랜슬롯으로 등장할 때 어투를 고어(古語)로 표현했으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원작은 고어로 되어 있습니다)

painted veil 1995 순백의 사랑(씽크북, 2000)

천사라도 타락시킬 만큼 관능적인 입술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를 가진 맨델.

사교계에서 냉소적인 바람둥이로 통하는 그는 어느 날 집 앞에서 마주친 정숙한 여인 앤 페어헤븐에게 끌린다.

그녀는 남편의 유언 탓에 모든 것을 잃고 어린 딸까지 사악한 시동생에게 빼앗긴 채 흐느끼며 밤거리를 배회하던 중이었다.

그에게서 뜻밖의 제안을 받은 앤은 딸을 찾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기로 결심한다. 우연히 맨델의 아픔 과거를 알게 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빠져드는데....

review:

수잔 캐롤답지 않은 수준이하의 작품입니다. 개연성은 있는데 설득력이 모자라서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Parker and the gypsy 1997 (Silhouette desire ; 1068)

Shades of winter 1988

sugar rose 1987 사랑과 우정(아름다운날, 2001)

오렐리아 싱클레어는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해온 저스틴 스펜서 경에게 청혼을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그녀를 그저 이상적인 결혼 상대로 생각할 뿐이다.

한편 오렐리아가 자신의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에브라드 램지는

그녀가 저스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옷차림부터 머리 모양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마침내 오렐리아가 미운 오리에서 아름다운 백조로 변모하자 에브라드는 그녀에게 향하는 사랑 때문에 갈등하게 되는데…….

Valentine's Day ball 1994 발렌타인 무도회(아름다운날, 2001)

부모님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며 자란 마리아는 눈앞의 현실을 애써 외면한 채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 앞에 나타난 자레드는 그녀가 꿈꾸던 대로 친절하고 섬세하기는 커녕 군인 집안에서 자란 탓에 무뚝뚝하고 자신의 마음조차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남자이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은 사랑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만다.

그로부터 10년 후.

세월의 무게만큼 성숙해진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금 서로에 대한 간절한 사랑을 확인한다. 그리고 자레드는 마리아가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한마디를 어렵게 털어놓는다.

"당신을 사랑한단 말이오."

review:

자다가 눈을 떴을 때 코앞에서 큐피트가 씩 웃고 있다는 것으로 시작된다면 큐피트가 들고 있는 화살이 금이 되었던 납이 되었던 간에 독자들은 이 작품이 사랑을 다룬 소설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발렌타인 무도회》에 부제(subtitle)를 붙이자면 《평범한 사람들의 불완전한 사랑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불편한 몸에 카리스마도 없고 지나치게 현실적인 자레드와 어설픈 영웅 흉내를 내지만 결코 영웅이 될 기회를 잡지 못하는 마리아는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평균 이상입니다.

옮긴이가 자레드의 시종 프롱테나의 프랑스인 답지 않은 캐릭터에 관해 언급했는데, 소설 작법의 측면에서 한 번 살펴봤습니다.

주연, 조연을 막론하고 등장 인물을 창출함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몇 마디 간단한 말로 그의 성격을 요약하거나 규정지을 수 있는 판에 박은 듯한 유형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술주정뱅이인 아일랜드 사람, 색골인 프랑스 사람, 호모인 남자 미용사, 말수 적은 스코틀랜드 사람, 교활한 동양인, 마음 착한 매춘부, 이런 따위의 유형은 벌써 무수한 소설과 영화에 출현한 인물들이다.

물론 술주정뱅이인 데다 아일랜드 사람인 등장 인물은 절대 안된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그런 주정꾼이 꼭 끼어야 하는 작품일 것 같으면 그 인물을 묘사할 때 다각적으로 아주 세부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요는 아일랜드 사람에 대한 판에 박힌 묘사는 가급적 멀리하고 위스키와 아일랜드 사람을 한데 묶어 버리는 표현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쿤츠의 《베스트셀러 소설 이렇게 써라 (원제: How to write bestselling fiction)》에서 발췌 -

판에 박힌 캐릭터의 주인공, 뻔한 조연들이 등장하는 로맨스 중에서 아주 뛰어난 몇 작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작품이 지루하고 따분한 느낌을 주는 것은 너무 많은 작품에서 너무 많이 사용되어 독자들이 식상했기 때문입니다.

PS: 서양인의 눈에는 동양인이 교활하게 보이나 봅니다.

Winterbourne 1987 사랑의 굴레(씽크북, 2001)

내 사랑 멜리산!

영혼이 순수한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몸도 마음도 황폐한 냉혈한에 지나지 않았소. 당신이 가진 약간의 육체적 장애는 뒤틀린 나의 영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오. 당신의 고운 마음은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소. 내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 남자라면 좋겠소. 오래 전부터 당신이 꿈꿔오던 젊고 용맹한 기사일 수만 있다면...

당신에 대한 사랑을 결코 동정이라고 말하지 마오. 그 말은 내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니까. 내가 죽는 날까지, 그 이후로도 영원히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변치 않을 거요.

review:

평균작입니다. 그런데 책 중간에 나오는 "솔라 방"이란 것이 "일광욕실"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까?

wooing of Miss Masters 1991

Serena Richards의 작품연표

Escapade 1991

Masquerade 1990

Rendezvous 1991